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건설업계에서 들어온 제보...중앙일보 최초 보도
지난 5월 14일 건설업계 관계자로부터 “오늘 함바왕 등 함바 업자들과 윤상현 의원 측이 한꺼번에 압수수색 당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작지 않은 사건이 발생한 것을 직감했습니다. 윤 의원은 4선의 중진 의원이었습니다. 함바왕 유상봉씨는 2012년 ‘함바 게이트’의 장본인으로, 경찰 총수 등 고위 인사들을 줄줄이 구속시킨 전력이 있습니다.
수소문 끝에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업자들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업자 중에는 2012년 함바 게이트 당시 검찰에 결정적 제보를 한 박 모씨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박씨가 수사를 일으킨 것이었습니다. 5월 17일에는 “함바왕이 체포됐다”는 사실을 추가로 파악했습니다. 제2의 함바 게이트가 터질 가능성이 컸습니다.
수사 대상자들로부터 구체적 증언을 듣고, 자료를 건네받고, 수사당국 취재를 병행해, 피의자들의 혐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윤 의원 측이 지난 총선에서 유씨로 하여금 경쟁 후보인 안상수 전 의원에 대해 허위 사실로 고소하도록 하고 관련 보도, 윤 의원 당선으로 이어지게 했다’는 혐의였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중진 의원 측이 거대 로비스트와 언론을 이용해 선거 공작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2020년 대한민국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중대 사건이었습니다. 바로 다음날인 5월 18일 오전 5시 언론사 중 처음으로 의혹 제기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부실 수사’ 우려
이번 수사는 경찰청 범죄정보과의 첩보 수집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인천지방경찰청에 배당된 이후 수사를 무마하려는 힘이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제 수사가 개시되기 직전 기밀(압수수색 계획)이 수사 대상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이 때문에 수사 초기에 상당한 증거가 인멸됐고, 결과적으로 수사가 공소시효 만료 때까지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첫 보도 후 2일 만에 ‘수사기밀 유출 의혹’ 보도를 한 배경입니다. 비상이 걸린 경찰청 수사 지휘부는 기밀 유출 사실을 인정, 기자에게 “경찰의 명운을 걸고 기밀 유출자를 색출하고 본래 수사를 명명백백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굳게 닫혀 있던 함바왕 ‘입’ 연 보도는...
경찰 안팎의 주시를 받게 된 수사는 강도 높게 진행됐습니다. 그러다 ‘윗선’으로 지목된 윤 의원 조사에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함바왕 유씨가 입을 굳게 다물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5차례가량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윤 의원은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이 점차 압박 수위를 높여가자 유씨는 5월 26일 중앙일보와 대면 인터뷰를 할 것으로 약속했습니다. 언론을 이용해 자신의 신병 처리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뷰 예정일 당일 유씨는 아무런 말도 없이 잠적했습니다. ‘중앙일보와 인터뷰한다는 소문을 듣고 누군가가 유씨를 회유했다’는 뒷말이 들릴 뿐이었습니다.
윤 의원과 유씨의 연결 고리를 파헤칠 후속 보도가 필요했습니다. 첫 보도 후 10일 만인 5월 28일 ‘유씨가 윤 의원 부인과 연관된 함바 일감을 땄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기사에 명시적으로 윤 의원 부인과의 연관성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함바가 소속된 현장 실명을 명확히 지목함으로써 알 만한 사람은 연관성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해당 현장의 시공사는 롯데건설로, 윤 의원 부인은 ‘롯데家’ 사람입니다.
유씨는 ‘더는 윤 의원과의 연결 고리를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6월 17일 언론사 중 처음으로 중앙일보와 대면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때쯤 경찰에도 “윤 의원이 범행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함바왕, 중앙일보에 처음으로 전모 털어놓아
검증 과정을 거쳐 6월 27일까지 ①윤 의원과 함바왕 유씨가 총선 직전 3차례 이상 만남 ②윤 의원과 유씨 측이 안상수 전 의원뿐만 아니라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 남영희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에 대해서도 공작 ③윤 의원이 유씨의 다른 사건을 위해 채동욱 변호사 소개 ④윤 의원이 아산병원에 부탁해 유씨 진료 시 편의 제공 ⑤선거 공작 과정에 지역지 기자 대거 연루 정황 등을 보도했습니다.
이 밖에 ‘유씨가 다른 사건과 관련해 현직 고위 검사와 경찰 간부에게 뇌물 6000만원을 줬다’는 증언도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피해자인 안 전 의원 측이 중앙일보 보도를 근거로 윤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검찰 수사를 거친 끝에 윤 의원과 유씨 등을 포함해 총 11명이 무더기로 기소되었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중앙일보의 의혹 제기를 대부분 사실로 인정한 것입니다.
탐사보도 안 끝나...수사 방해한 세력 밝혀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중앙일보 보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사 초기 기밀 유출자에 대한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취재 결과 기밀 유출에는 유력 매체의 기자가 연루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의 명운을 걸고 기밀 유출자를 색출하겠다던 경찰은 “기자를 통해 기밀이 전달됐는데, 기자에 대한 강제 조사를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며 수사를 그대로 종결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보완 수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한편 검찰은 함바왕 유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고위 검사와 경찰 간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 밖에도 최근에는 함바 업자들이 사기 혐의로 유씨를 고소한 것으로 확인돼 파생 보도는 해를 넘어서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최대한 실명 처리했습니다. 다만 피의자,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우려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취재에 도움을 주거나 인터뷰에 응한 사건 당사자 등 모든 사람과 금전 등의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김민중 기자와 심석용 기자 모두 직접 취재에 참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일부 단신 기사의 경우 속보팀에 의뢰해 보도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초보도 전에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타 보도에 관한 표절도 하지 않았습니다.
추종보도는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 통신사, 방송, 라디오 등에서 총 200건가량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매체가 KBS입니다. KBS는 지난 7월 ‘뉴스9’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추종 보도했습니다(온라인 기준 32건). 8월 18일에는 MBC가 ‘PD수첩’을 통해 『의원님과 ‘함바왕’』 제목으로 추종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검찰이 11월 6일까지 2차례에 걸쳐 “윤 의원과 함바왕 유씨 등 11명을 기소(6명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중으로 인천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될 계획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대상자인 윤 의원과 함바왕 유씨 등은 중앙일보 보도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도 없습니다. 보도 전에 제보자 등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진행했고, 윤 의원 등의 반론을 충실히 반영한 덕분입니다. 중앙일보 보도를 추종 보도한 다른 매체 2곳의 경우 윤 의원이 SNS를 통해 “허위 보도”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