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전 국민 70%가 사는 공동주택이지만..
우리나라 전 국민의 70% 이상이 공동주택에 산다. 그리고 매달 관리비를 낸다. 해마다 내는 관리비가 15조 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정작 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입주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관리비 비리를 막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주택 회계 감사’ 제도가 생겼다.
서울을 들여다봤다. 25개 자치구에서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팀을 별도로 뒀다. 그런데 지난해 기준으로, 자치구별로 문제가 있는 단지를 감사하는 횟수가 천차만별이었다. 강남구는 24회인 반면, 구로구는 0회였다.
2년 연속 부적합 판정에도 자치구 감사는 ‘0건’
더구나 회계감사에서 2년 연속 부적합 판정을 받은 서울 공동주택은 19개 단지였는데, 25개 자치구 중 단 한 곳도 문제의 단지들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부적합 판정은 상장기업으로 따지면 상장 폐지 사유에 해당될 정도로 문제의 소지가 크다. 법으로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회계 감사는 의무적으로 받게 만들어놓고, 두 번이나 문제가 있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단지들을 방치한 셈이다.
해마다 회계보고서에 반복되는 문장들도 문제가 됐다. 감사인이 감사 결과와 별도로 권고사항 등을 적는 ‘중요한 발견사항’에서 특히 그랬다. 숫자만 다르고 문장의 시작과 끝 어절이 똑같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회계보고서는 그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
회계감사 결과 전수조사..부실감사 의혹 제기
자치구가 실시하는 아파트 관리실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회 국토위 소속 김교흥 의원실의 도움을 받았다. 김교흥 의원실이 제공한 지난해 서울지역 자치구 공동주택 관리실태 현황과 국토부에서 공개 운영하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천여 개 아파트 단지 회계감사 결과를 일일이 대조했다.
지난해 가장 큰 과태료가 부과된 아파트의 감사인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해당 회계사로부터 지난해 말 10억 원 대의 관리비 횡령 의혹이 일자 아파트 직원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노원구 아파트도 감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노원구 아파트를 110만 원 받고 10시간도 채 안 되게 감사했다며, 제대로 감사하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부실 감사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 법적으로 아파트들을 감사해야할 자치구는, 자신이 2년 연속 부적합 의견을 제시한 단지들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며 관리가 엉망이라는 내용이었다.
‘사정’ 있다는 자치구 공무원들
각 자치구에 찾아가 공동주택 담당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어떤 자치구는 지속적으로 뉴타운이 들어서고 있지만, 공동주택을 담당하는 직원 수는 수년 전과 변동이 없다고 했다. 또 어떤 자치구는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사람이 1명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실태조사를 나가는 감사위원은 서울시 인재풀로, 회계사와 주택관리사, 퇴직 공무원으로 이뤄진 33명이 전부라는 공통된 답변을 했다.
감사 일정이 잡히면 감사위원 33명에게 일정을 문의해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감사비용은 하루 20만 원 정도. 대부분의 감사가 5일 정도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사람당 백만 원 정도가 지급되는 셈이다. 1회 3백만 원 정도 비용이 지불되는 건데, 이러한 감사가 서울 공동주택에서 지난해 169회 실시됐다.
하지만 구로구는 예산이 잡혀 있었는데도, 예산을 전혀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한 번 실태조사를 나가면 수년치 회계장부를 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없던 갈등과 소송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자치구들은 늘어나는 아파트만큼 예산을 늘리지 못했다. 예산을 늘리면 집행해야 하지만, 실태조사를 나갈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회계 감사 6년차..후퇴 또 후퇴
각 자치구가 실태조사를 나가는 기준은 철저히 ‘민원’ 중심이었다. 3년 전 정부가 발표한 관리 비리를 막기 위한 자치구 실태조사 내용과는 상반된다. 아파트 회계 감사 제도가 생긴 지 올해로 6년째이지만, 제도 초기에 실시한 범정부 실태조사나 전국 지자체 합동감사를 장려하는 캠페인도 최근에는 찾기 힘들다. 이마저도 현장은 코로나19로 관리실태 조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국토부의 공동주택관리법과 서울시의 공동주택관리규약준칙에 따르면 각각의 조항만 따져봐도 100개가 넘는다. 조항마다 여러 개 부수 항목이 덧붙여지는 것을 감안하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촘촘하다는 불만이 장에서는 터져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법들이 잘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할 자치구는 스스로 그 권한을 놓고 있었다. 출퇴근 시간 혼잡한 거리에서 교통경찰을 본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위반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의 공동주택에도 경찰 역할을 하는 공무원들이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공동주택 문제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서울 회계 대상 단지 천3백여 곳 감사 보고서 전수 분석
서울의 의무 회계 감사 단지, 천3백여 곳의 2017 회계연도와 2018 회계연도 감사 결과를 모두 들여다봤다. 사안에 따라서는 회계 감사 보고서가 처음 공개된 2015년 이후부터의 모든 보고서를 비교 분석했다.
회계사와 주택관리사, 현장 관리소장,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입주민, 자치구 공동주택 담당 공무원 등 공동주택과 관련 있는 모든 주체들을 만나고 인터뷰했다. 기업 회계감사와 비교하기 위해 공동주택 감사인과는 별도로 기업 회계사와 금융감독원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아파트 관리비 횡령과 이로 인한 비극적 사건이 보도되기는 했지만, 이번 연속보도는 아파트의 부실한 회계감사 실태를 단독으로 다뤘다. 또 2년 연속 외부 회계 감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서울 아파트들에 대한 자치구 실태조사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언론 최초로 보도했다. TBS 연속 보도를 토대로 김교흥 의원실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어 경인일보, 신아일보, 이코노미리뷰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경인일보>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01018010003133
<신아일보>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2224
<이코노믹리뷰>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415721
4. 사회에 끼친 영향
국토위 서울시 국정감사 질의·서울시, 자치구 관리 감독 철저 답변
10월 20일 국토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자치구의 부실한 공동주택 관리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교흥 의원이 서울시민 절반이 사는 공동주택에 대한 자치구별 실태조사 횟수가 왜 천차만별인지, 2년 연속 외부 회계 감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왜 실태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자치구의 부실한 관리실태를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자치구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관리비 비리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외부 회계 감사에 근거한 지자체 실태조사가 시행될 수 있도록, 서울 자치구의 실태조사 아파트 선정시 회계 감사 결과 반영 비율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치구, 현장 실태조사 행정지도
TBS가 연속보도를 시작하자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된 자치구 공동주택 실태조사팀 일부가 현장 감사 준비에 착수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장 실태조사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구로구의 실태조사에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반복되는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문구에 대해 자치구들은 전혀 몰랐다며, 앞으로 현장 실태조사 시 감사 보고서의 권고사항이 반복되지 않도록 행정지도 하겠다고 답했다.
아파트 관리소, 투명한 관리비 회계 관리 매뉴얼·교육 강화
대부분의 관리소장들이 속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측에서는 아파트 현장의 인력 부족 등으로 현장 실태조사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투명한 관리비 회계 관리를 위한 매뉴얼과 교육 등을 강화할 계획임을 전해왔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팩트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보도를 위해 국토부 운영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2017, 2018 회계연도에 대한 서울시 공동주택 감사 결과를 전수조사했다. 또 보다 정확한 감사결과 분석을 위해 50여 건의 회계 보고서를 심층 분석했다.
TBS는 서울시 아파트 감사 보고서 전수 분석 보도를 시작으로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서울과 유사한 사례를 취재해 보도하고 아파트 관리 실태와 대안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획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소송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