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12월 전주교도소에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교도소 내부의 부조리와 가혹행위를 고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보자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취재팀은 내부 논의를 거쳐 제보자의 출소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교도소를 나온 제보자와 전주에서 만났습니다. 2시간가량 대화를 이어가던 중 ‘7사’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7사라는 특정 사동에서 특정 재소자들에 대한 가혹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제보자의 주장은 구체적이었지만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위 파악을 위해 더 많은 증언과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취재팀은 9개월에 걸쳐 전주, 부산, 인천, 영월, 원주 등 전국 각지의 전주교도소 출신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수감기간도 다르고 일면식도 없었지만 마치 입을 맞춘 듯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자해를 하거나 난동을 피우는 재소자를 끌고 간다, 빛이 없는 좁은 방에 가둔다, 수갑을 뒤로 채운다, 3종 세트(수갑, 족쇄, 헤드기어)를 착용시킨다, 살려달라는 곡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린다, 식사 시간이나 용변이 급해도 풀어주지 않는다 등 7사라는 말만 꺼내도 그들은 술술 답했습니다.
여러 출소자들의 공통된 증언을 통해 7사의 존재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증언을 뒷받침해줄만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증언만으로 보도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자칫 교정행정의 최전선에 있는 교도관들의 노고와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증언에 나섰던 전주교도소 출신들이 7사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려웠습니다.
취재팀은 자료 확보에 주력했습니다. 7사를 경험한 재소자를 수소문하던 중 자신의 아들이 전주교도소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찾았습니다. 7사와 관련있다는 생각에 청원인과 접촉했습니다. 당시 청원인의 아들은 전주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청원인이 제공한 여러 법정 기록을 통해 그동안 만났던 전주교도소 출신들의 증언이 거짓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자료, 진술서, 변호인 의견서, 교도관 근무일지 등을 통해 7사의 실체가 하나 둘 확인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청원인은 자신의 아들이 취재를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팀은 곧 접견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해당 재소자가 접견을 거부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선뜻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상황을 알게 된 청원인은 돌연 자료 제공을 거부했습니다. 아들에게 보복행위가 가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7사에 대한 증언을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취재팀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청원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당일은 청원인이 그의 아들과 화상접견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취재팀은 동석을 요청했고 청원인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화면 너머 재소자는 어찌된 영문인지 취재를 꼭 와달라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가 7사에서 겪었던 이야기도 잠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의지를 재확인 한 청원인은 자료를 사용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취재팀은 교도소 측에 다시 취재요청서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재차 거부당했습니다. 이미 사법적 판결이 끝난 사안이고,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보도한다면 교정행정에 우려를 줄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전 사유였던 재소자의 접견 거부는 없었습니다.
전주교도소 출신들과 청원인은 7사에서 이뤄지는 가혹행위가 재소자들을 더 악랄하게 만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재소자들의 인권을 말하기에 앞서 사회적으로 끼치는 해악이 너무 크다고 했습니다. 교도소를 둘러싼 높은 담과 재소자들을 향한 냉소적인 감정이 대중의 눈을 가리는 사이, 교도소라는 사각지대 안의 또 다른 사각지대에서는 분노로 가득 찬 괴물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들이 사회로 나와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요시사 취재팀은 사건 고발에 멈추지 않고, 대안 제시와 문제 해결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인권시민단체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일요시사 보도를 토대로 20여개 시민단체 및 정당과 함께 ‘수용자 인권침해 의혹 진상규명과 관련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국민신문고에 ‘전주교도소 교정행정 남용 및 인권침해 의혹에 대한 법무부 감찰 요청’을 접수했습니다.
보도 이후 전국 각지에서 재소자들의 편지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제2, 제3의 7사가 전국 교도소에 존재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일요시사는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교정행정의 긍정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추가 보도를 준비 중입니다. 이번 보도가 그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제보자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 취재했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일요시사 최초 보도입니다. 다른 매체의 보도를 참고하거나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일요시사 보도 이후 진행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시민단체 “교도소 보호실 인권 침해 여부 조사해야” - KBS
·전북 시민·사회단체 “전주교도소 내 인권침해 진상 규명하라” - YTN
·전북 시민단체 “전주교도소 내 인권침해 진상 규명하라”(종합) - 연합뉴스
·전주교도소 수용자 인권침해 의혹…전북 NGO, 진상규명 촉구 – 뉴시스
·전북 시민사회단체 “수용자 인권침해 의혹, 진상규명 하라” - 뉴스1
·전주교도소 특별사동 인권침해 의혹 “진상규명 하라” - 경향신문
·“CCTV 없는 7사동서 폭행”…전주교도소 인권침해 진상조사 촉구 – 서울신문
·시민단체, 전주교도소 7사동 내 인권침해 의혹 제기 - 전북일보
·“전주교도소 ‘7사동’ 수용자 인권침해 당해” -전라일보
·시민단체 “전주교도소 수용자 인권침해 의혹 진상규명해야” - 새전북신문
·전주교도소 인권침해조사 촉구 - 전북중앙
4. 사회에 끼친 영향
① 전북지역 인권단체 ‘전북평화와인권연대’를 주축으로 20여개의 시민단체 및 정당에서 지난달 14일 ‘전주교도소 수용자 인권침해 의혹 진상규명과 관련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② 전북지역 인권단체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지난 3일 국민신문고에 <전주교도소 교정행정 남용 및 인권침해 의혹에 대한 법무부 감찰 요청>을 접수했습니다.
③ 보도 이후 전국 각지에서 재소자들의 편지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제2, 제3의 7사가 전국 교도소에 존재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보도가 교정행정 변화의 시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모든 취재 과정과 보도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관련 당사자들의 반론 요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 피신청된 사실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