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재심 청구 경위)
경향신문은 지난해인 2019년 8월26일 매일경제방송(MBN)이 2011년 12월 종합편성방송 출범 당시 최소 자본금 요건을 조작했다고 최초 보도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회계업계 등 여러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가 경향신문 보도 후 해당 내용을 인지하게 됐습니다(첨부파일 참고). 경향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감리 과정 중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전방위적인 물밑 작업이 있었고 이 때문에 심의가 계속 미뤄졌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언론 보도가 없었다면 자칫 사안이 묻힐 수도 있는 사건이었따고 생각합니다. 경향신문은 첫 보도 이후에도 MBN 측 주장에 대한 반박 내용, 검찰 수사 상황, 금융위의 늑장 심의 등을 8~10월 차례로 보도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2019년 10월30일 회의를 열고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등 전·현직 임원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해임 권고, 과징금 부과 등의 중징계를 의결했습니다. MBN의 종편 승인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증선위 발표 1년 만인 2020년 10월30일 MBN에 6개월간 업무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MBN은 법적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방통위 처분이 솜방망이에 그쳤다고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의 최초 보도 당시만 해도 해당 사안이 행정처분까지 갈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련보도가 계속되고 검찰 수사가 이어지며 사회 각계의 관심과 비판이 커졌습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세칙 제8조(재심)는 “기자상에 출품한 작품이 심사에서 탈락이 결정된 이후 사회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거나 심사 당시에 비해 새로운 진실이 밝혀진 경우에 한해 출품자는 자료를 보충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심사위원회는 재심 요청자료에 대해 재심을 거쳐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에도 해당 기사를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했습니다. 당시 심사 결과에는 전적으로 수긍합니다만 방통위의 최근 결정이 나온만큼 재심을 청구합니다.
방통위는 MBN에 대한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당일 회의 및 속기자료에서 ‘19.8.26 종편 승인시 차명주주 의혹 관련 언론보도’라고 명기했습니다. 지난해 일부 언론은 경향신문 보도 후 유사 내용을 보도하면서 자사가 최초로 보도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해당 언론사는 경향신문 보도 다음날인 2019년 8월27일 관련 내용을 지면에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금융분야 취재를 담당한지 8개월쯤 지났을 무렵 매일경제방송(MBN)이 2011년 12월 출범 당시 회계조작을 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어렴풋이나마 알았고 금융 분야를 수년간 취재해온 일부 언론사 기자들도 이를 알고 있다는 내용도 알게 됐습니다.
올 초 업계에서 관련된 소문이 돌았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분식회계 규모, 방법, 동기, 금융당국의 심사일정 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어떤 언론보도도 없었습니다. 인터넷 블로그나 SNS 글도 없었습니다.
초기 취재 과정에서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MBN건은 올 하반기 금감원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남들보다 늦은’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경향신문은 평소 알고 있던 금융위와 금감원 관계자, 회계업계 관계자 여러명을 상대로 관련 내용을 취재한 결과 MBN이 2011년 4월 종편승인요건인 자본금 3000억원을 맞추기 위해 우리은행에서 자사 및 계열사 직원 16명 명의로 약 600억원을 차명대출받았고,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등에 대한 검찰 고발을 건의하는 내용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 심리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MBN이 2012년 11월 우리은행 대출금을 갚으면서 직원 및 계열사가 전년도에 회삿돈을 빌려 샀던 주식 매입금을 갚은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민 의혹을 금감원이 확인했다는 내용도 알게 됐습니다.
취재원을 직접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다수의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내용으로 기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진술뿐 아니라 구체적 수치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취재원들은 사실을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동종업계 내용을 기사화할 수 있겠냐”며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피조사기관에서 금융당국과 언론사를 상대로 로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향신문은 감리위 첫 회의인 지난 8월29일 전인 8월26일자에 이를 기사화했습니다.
첫 회의가 공방으로 끝난 후이자 2차 감리위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9월18일자에는 MBN 측 주장에 대한 반박을 다뤘습니다. MBN 측을 대리한 대형 법무법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금감원 측의 반박자료를 취재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공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고 취재 결과 MBN 측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기사화했습니다.
9월30일자로 경제부에서 사회부로 인사이동한 후에도 MBN 관련 취재를 하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10월18일 MBN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금융당국 등을 취재한 결과 검찰은 이미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금감원 조사 자료를 확보했고 MBN 관계자 다수(20여명)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0월21일자에는 후속 기사로 MBN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의 가장 빠른 공소시효가 11월14일 완성되는데 금감원의 조사가 2년 가까이 계속됐고 금융위의 심의도 늑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일부 언론사는 금융당국의 MBN에 대한 회계감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내용은 물론 감리위 첫 회의 일정까지 확정한 언론보도는 경향신문 기사가 최초였습니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 동기, 분식회계 규모 등도 다뤘습니다.
경향신문 첫 보도 후 미디어오늘, 한겨레신문, MBC, JTBC, 한국기자협회보 등이 관련 내용을 차례로 전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증권선물위원회 확정 전까지 공식적인 사실 확인을 전혀 해주지 않았기에 타 매체 기사 내용은 MBN 관계자의 진술 외에는 대부분 경향신문 보도 내용과 유사했습니다.
이후 언론사들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이 “MBN 편법이 사실이라면 승인취소 가능성이 있다”는 인사청문회 발언, 검찰 압수수색, 10월30일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고발 등 증선위의 중징계 조치 확정 등을 기사화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 보도 후 언론계에서는 MBN의 방송 승인 취소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MBN 사측은 해당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증선위 결정, 검찰 수사 등으로 보도는 사실임이 확인됐습니다.
방통위는 경향신문 보도가 나온 8월26일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로 <경향신문『MBN, 종편 요건 ‘최소 자본금’ 편법 충당』기사 관련 방통위 입장. 보도 내용에 대해 MBN 측에 관련자료의 제출을 요청해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금감원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 내용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임>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증선위가 중징계를 결정한 후에는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MBN 노조도 경향신문 보도 후 사측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감리위와 증선위는 사정당국의 수사 과정 못지않게 확정 전까지 논의 내용이 철저히 비공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밀실 결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보도는 감리위나 증선위가 불편부당한 결정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은 언론보도를 전후해 금감원에서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지난 10월18일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N의 범죄혐의에 대한 가장 빠른 공소시효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11월6일 정부과천청사 내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MBN의 차명 출자 의혹과 관련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습니다.
이유상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월24일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류호길 MBN 대표, 장대환 회장의 아들 장승준 대표도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금융위 증선위 결정 1년 만인 지난 10월30일 MBN에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장승준 대표는 방통위 처분 전날 사퇴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수차례 기사 방향과 구성에 관한 내부회의를 거쳤고 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수집한 기초자료와 취재내용 검증에 힘썼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기사에 대한 정식 반론보도 요청 및 정정보도 신청은 없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