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어떻게 하면 노동 관련 기사를 더 많은 독자가 볼 수 있을까. 내 일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감동을 줄 순 없을까. 작은 고민은 [비정규직 노동자 배성도입니다] 기획으로 이어졌습니다.
8회 연재를 목표로 잡고 지난 9월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 배성도입니다] 기획은 11월 3일 기준, 마지막 편만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기획은 15년 넘게 불법파견 문제, 비정규직 처우를 바로 잡고자 맞서 싸운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삶을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장인 배성도 지회장 시선을 빌려, 부평공장과 폐쇄된 군산공장을 두루 살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되풀이되는 이유가 뭔지, 그들이 삶을 통해 조명하려 했고 연대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비정규직, 죽음을 등에 지고 출근하는 비정규직, 해고가 일상인 비정규직 등 그들의 아픔 곳곳을 들여다 봤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히 해당 기획은 창원-군산-부평으로 나눠 영상을 제작, 현실성을 높였습니다. 직접 발로 뛰며 작성한 기사 쟁점을 살리며, 독자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제공한 셈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영상 촬영 기자와 협업했습니다. 이로써 스토리텔링형 기사와 현장 목소리를 생생히 담은 영상이 조화를 이뤘습니다. 더불어 지면-인터넷-유튜브 콘텐츠를 같은 날 공개해 독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겼습니다. 지역신문사로서는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였습니다. 그 덕에 뉴미디어 시대에 발맞춘 방식으로 거리로 내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스피커 역할을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편집에서는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부당한 노동 현실과 마주하면서 포착된 처절한 감정, 순간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특히 기사 제목에 주인공 성도의 시선에서 전해오는 묵직한 감정을 녹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사진은 내용 특성상 투쟁 현장이 주를 이룹니다. 언뜻 비슷한 이미지들의 조합으로 보이지만, 사진을 통해 부당한 노동환경에 맞서 싸우고자 결연한 신념을 나타내는 모습을, 힘겨운 사투 현장에서 꺾이지 않는 의지를 반영하는 상황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기사의 전반적인 색감은 회색이나 검은색 등 다소 어두운 감성을 자아내는 색을 사용했습니다. 강렬하면서도 깊은, 때로는 따스함을 담은 수묵화 같은(비유하자면) 느낌을 내고 싶었습니다.
*영상은 아래 주소(경남도민일보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창원 https://www.youtube.com/watch?v=yok-25JLFOo
(2) 군산 https://www.youtube.com/watch?v=s1F4NhU3FN4&t=70s
(3) 부평 https://www.youtube.com/watch?v=UqQr_qhTKQw&t=207s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사는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뿐 아니라 옛 군산공장 비정규직지회(부평공장 비정규직지회로 흡수), 부평공장 비정규직지회로 두루 퍼졌습니다. 각 지회장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기사, 잘 보고 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감사 인사를 들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과 시선과 목소리에 관한 8차례 기획연재이다. 이런 기사를 지역 신문에서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기획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누군가는 기획을 보며 단독 보도, 고발 기사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해당 기사가 비정규직 노동자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지난 투쟁 역사를 정리하고, 비정규직지회 간 연대 강화에 힘썼다는 것만큼은 성과로 내세우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독자 일상에 ‘노동 존중 가치’를 새기는 데 힘을 보탰다고 자신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비정규직 노동자 배성도입니다]는 비정규직 현안 해결을 위해 장기간 싸우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장인 한국지엠 노동자의 삶, 그리고 투쟁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낸 기사입니다.
일반적인 인터뷰와는 다른 방식으로 기사를 풀어냈고 그 속에 비정규직이 처한 삶을 녹여내려 애썼습니다.
15년 넘게 이어온 불법파견 문제를 8편의 짧은 기획으로 끝낼 수 없다는 사실은 기자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기획을 이어왔던 것은, 이 기사로 말미암아 단 한 명이라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몇몇 독자들로부터 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11월 대법원 심리불속행 판결에 기대를 거는 비정규직은 대법원 앞에서 여전히 투쟁 중입니다. 그들 투쟁에 해당 기획이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