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 √ )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잇단 환매중단 사태가 올해 국내 금융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보장이 된다’던 금융사 직원의 말을 믿었던 수많은 투자자들이 텅 빈 계좌를 보며 망연자실해했습니다. 피해자 중 절반은 환갑을 넘긴 고령층이었습니다. 투자금 대부분은 평생 예적금으로 조금씩 쌓은 돈과 퇴직금 등 노후자금이었습니다. 피해 노인들은 ‘금융사의 배신’ 탓에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서울신문이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6일까지 약 한 달 간 6회에 걸쳐 보도한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시리즈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뿐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 범죄집단 등이 황혼의 자금을 어떻게 탐하는지 심층 취재하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모두 24개의 기사(번외‧후속 반응 기사 6개 포함)로 구성된 시리즈의 취재와 기사 작성에는 4개월(2020년 7~10월)이 걸렸습니다. 경제부의 금융팀 기자 3명과 정책팀 기자 1명 등 모두 4명이 취재했습니다.
다음은 회차별 보도내용 요약입니다.
1회 <금융사의 두얼굴>에서는 은행, 증권사가 사모펀드와 파생결합증권‧펀드(DLF‧DLS) 등 고위험 상품을 고령 고객들에 기만적으로 판매해온 실태 등을 다뤘습니다. 1면 <‘황혼 자금’ 3조 삼킨 은행 성과급‧승진 잔치 벌였다>에서는 금융감독원과 각 은행‧증권사 등으로부터 입수한 환매중단 펀드 설정액 규모, 사모펀드의 노인 가입자 비율 등을 토대로 환매 연기됐거나 연기 예상되는 사모펀드 568개의 전체 피해액의 45%가량(3조 730억원)이 노후자금이라는 점을 분석해냈습니다. 또 고령 고객을 울린 판매사의 임직원들은 승진뿐 아니라 성과급까지 챙겼다는 점도 단독 취재했습니다.
5면 기사 <“PB 그놈이 수시로 오니 믿었지”…구순 노인, 그렇게 5억 털렸다>에서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이탈리아건강보험채권 펀드 등 39개 환매중단 상품 피해자 395명(노인 피해자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노인 피해자 10여명은 따로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기사에서는 노인들이 ▲금융사 직원의 기만적 설명에 속아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하게 된 과정 ▲환매 중단 이후 책임지지 않는 금융사 탓에 겪는 어려움 ▲피해 이후 겪는 심리적 고립감과 건강의 악화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또 금융사들이 판매 때 방문판매법을 위반하거나 투자자 성향을 임의로 기재하는 등 불법행위를 일부 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굴, 보도했습니다.
4면 기사 <“눈먼 돈 물어와야 살아남아요”…PB, 그렇게 ‘펀드팔이’가 됐다>에서는 현장 판매자 입장에서 고령 고객에 검증 안 된 상품을 판매하게 되는 이유를 담았습니다. 전‧현직 프라이빗뱅커(PB)들과 은행 본점 상품 판매 담당자, 금융당국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 30여명을 인터뷰했고, 고령 피해자가 녹취해 둔 PB들의 발언 등을 토대로 잘못된 관행을 꼬집었습니다.
2회 <핏줄의 배신>에서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인 노인 대상 ‘경제적 착취’(Financial Abuse) 문제를 다뤘습니다. 가족, 간병인 등 노인을 보살펴야 할 이들이 인지‧판단력이 떨어진 점을 악용해 노인의 금융‧부동산 자금 등을 빼돌리는 실태를 고발한 것입니다.
1면 <가족에게 뜯기는 노인 55만명> 기사에서는 정부가 공식집계한 국내 경제적 착취 피해 건수는 426건에 불과한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산치를 기준으로 하면 55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4면 기사 <“몰래 빼도 엄만 몰라”…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에서는 황혼기에 가족 등에게 돈을 빼앗긴 노인 13명의 사연을 토대로 경제 착취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또 5면 기사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딸은 처벌받지 않았다>에서는 노인 돈을 빼앗아간 가해자들의 면죄부 수단이 된 형법상 ‘친족상도례’ 조항의 문제점을 비판했습니다.
3회 <보험의 그림자>에서는 노인에게 암보험과 치매보험 등을 적극적으로 팔고도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면부책 조항(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을 교묘히 악용해 돈을 내주지 않는 행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1면 기사 <“짐될라” 두려운 노인들 무작정 보험 들었다…5년간 81조>에서는 금감원으로부터 단독입수한 자료를 분석해 60세 이상이 보유한 국내 34개 생명보험사의 보험료 적립금 총액이 최근 5년 새 76.5%(81조 2332억원)나 늘어난 점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몸이 아파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두려워 보험사의 권유로 생명보험 상품을 무작정 가입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입니다.
4면 기사 <“암 걸렸는데 입원비 못 준대요”…황혼 고객은 ‘호갱’이었다>에서는 보험 불완전판매 피해를 당한 노인 8명과 전현직 보험설계사 6명, 보험관련 학계‧업계 전문가 10명 등을 심층 인터뷰해 보험사가 고령 고객을 상대로 기만적 상품 판매하는 실태를 다뤘습니다.
4회 <금융사기 표적 된 노후자금>에서는 보이스피싱‧유사수신‧투자사기 등 노인 대상 금융범죄 사건을 다뤘습니다. 1면과 4면 기사에서는 2018~2020년 노인 대상 금융사기 사건 판결문 85건(보이스피싱 55건 포함)을 현직 경찰 프로파일러인 방원우 경남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신동석 서울 서초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장 등과 함께 분석했습니다. 노인들은 반복되는 범죄에 왜 당하는지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서입니다. 프로파일링 결과 노인들은 ▲의지 대상의 부재 ▲문제해결능력 저하 ▲단순한 행동 패턴이라는 공동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5회 <언택트 금융, 노인을 잊다>에서는 은행들이 최근 10년간 온라인 서비스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면서 각종 불이익을 당하는 노인 고객의 사연을 다뤘습니다.
1면 기사 <노인 늘어난 동네, 셔터 더 내린 은행>에서는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도움을 받아 전국 228개 시군구의 2010년과 2019년 사이 노인 인구(65세 이상) 변화와 지점 감소(1427개) 추이를 분석해 노인 인구 비율이 많이 늘어난 기초 지자체에서 폐쇄 지점 수가 더 많은 경향을 최초 확인해냈습니다. 또 국내 주요 17개 시중‧지역‧국책은행의 전국 지점 6591곳의 위치를 전수 분석해 전국 3554개 읍면동 가운데 은행 점포가 1곳도 없는 비율이 48.4%(1720곳)나 된다는 점도 새로 확인했습니다.
8면 기사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에서는 지리정보분석업체인 ‘비즈GIS’의 분석시스템인 ‘엑스레이맵’을 이용해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의 편익을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봤습니다. 일반 은행점포가 줄어든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5년 새 2.5배 늘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6회 <전문가 23명이 본 노후자금 착취 예방 해법>에는 심층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노후자금 착취 문제를 막을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저희는 고령화와 함께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후자금 착취 문제를 심층 취재, 보도해 독자들이 현상의 원인을 이해하고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대책 마련 때 인사이트를 제공하려 했습니다. 저희 시리즈의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1)피해자에게 직접 듣다…40여명을 만난 발품팔이 저널리즘
많은 경제 부문의 기사들이 금융당국의 발표 자료나 수사당국의 조사 내용, 금융권의 입장, 사건 연루자들의 폭로 등을 중심으로 보도합니다. 최근 사모펀드 이슈 보도만 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겪는 고초나 판매 현장에 뿌리 내린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시리즈 매회마다 고령 피해자 이야기를 중심에 뒀습니다. 피해자가 당한 수법 등을 구체적으로 다뤄야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잘못된 시스템을 고칠 수 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현장에 강점이 있는 기자들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의미있는 ‘힌트’를 주려면 현장의 이야기를 충실히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시리즈 취재를 위해 40여명의 금융사고, 사기, 불이익을 당한 피해 노인들의 사연을 대면 또는 전화 인터뷰로 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경기권 뿐 아니라 강원‧경남 등 피해자가 있는 지역이라면 어디든 찾아갔습니다. 설문조사, 판결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연을 전해들은 피해자까지 합치면 200명이 넘습니다.
특히 1회에서는 환매중단된 사모펀드 피해자 단체를 모두 접촉해 피해자 395명(65세 이상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또 옵티머스와 라임, 팝펀딩 펀드, 아름드리펀드 등의 피해 고령자 10여명은 따로 만나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언론이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터진 사모펀드‧파생상품 피해자 수백명에게 투자와 사고 수습 과정 등 전반을 물어 비극의 뿌리를 역추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노인 피해자의 인터뷰를 성사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족 등에 의한 경제 착취를 다룬 2회 기사의 피해자들은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하거나 인터뷰 도중 “그만하고 싶다”며 중단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가해자가 자녀나 형제‧자매, 친인척 등 피붙이였기에 이들의 잘못을 고발하는데 주저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보도의 공익적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 피해자들을 설득했습니다. 2회 1면에 등장한 청각장애인 윤석진(73‧가명)씨의 사연 등은 이런 과정을 통해 발굴해냈습니다. 취재팀은 피해자들과 접점이 있는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각 지방자치단체 등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팩트의 크로스체크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은행 등 판매사와 금융당국, 연구기관과 시민단체를 취재해 사실관계를 검증했습니다. 1회 보도 때 사모펀드‧파생상품 사고가 많았던 시중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 등 내부자료를 입수해 PB들이 승진 등을 위해 고위험상품을 노인들에게 추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도했고, 전‧현직 PB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은행 PB센터 등에서 지점장 등 관리자가 직원들을 어떻게 몰아붙이는지도 생생하게 보도했습니다. 1~6회를 취재하며 저희가 의견을 들은 전문가는 약 60명입니다.
(2)숫자에 묻다…데이터저널리즘을 통한 숨겨진 팩트 확인
저희 취재팀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술적 기법이나 매핑(mapping‧데이터의 지도화) 등 데이터저널리즘 기법으로 분석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 독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5회에서는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협업해 전국 228개 시군구의 2010년과 2019년 사이 노인 인구 변화와 지점 감소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노인 인구 비율이 많이 늘어난 기초지자체에 폐쇄 지점 수가 더 많은 경향(분석자료는 붙임자료❶로 첨부)을 밝혀냈습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학술적 인과관계를 밝히려면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노인 수가 늘었는데 점포는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데이터로 관측된 점은 의미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전국 3554개 읍면동 가운데 시중‧지역‧국책은행 점포가 1곳도 없는 곳 비율이 48.4%(1720곳)나 된다는 점도 밝혀냈습니다.
같은 회에서 지리정보분석업체인 ‘비즈 GIS’와 협업해 각 은행들로부터 입수한 2010년 이후 폐쇄 점포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1년간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점포가 집중적으로 사라졌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최근 없앤 지점 인근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비율 을 분석해 은행들이 노인 인구에 대한 고려없이 폐쇄 지점을 결정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1회 5면 기사에서는 환매 중단 사모펀드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노인들이 사고 이후 느끼는 감정을 워드클라우드 기법으로 표현하는 등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그래픽에도 신경썼습니다.
또 노인 상대 금융사기를 다룬 4회에서는 현직 경찰 프로파일러와 협업해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판결문 85건(사건 101건)을 분석해 기존 보도들보다 깊은 분석을 했습니다.
(3)새로운 팩트들
금융당국이나 피해자들이 어렴풋하게만 추정하던 숨겨진 팩트들을 새롭게 취재했습니다. 1회에서는 하나은행에서 DLF를 가장 많이 판매한 일반 영업점 중 한곳인 서울 서초구의 한 지점장이 인근 지역 본부장으로 영전했다는 사실과 신한은행 서울 강북 복합지점(PWM센터)에서 라임 등 사모펀드를 팔아 피해를 키운 PB팀장 등이 승진해 같은 곳 지점장이 됐다는 사실을 확인, 보도했습니다. 금융사들이 고객 앞에서는 고개 숙였지만, 뒤로는 관련자를 문책하는 대신 승진시키고 성과급을 주는 등 챙겨줬다는 점을 짚은 것입니다.
또 같은 회에서는 환매 중단 사모펀드의 노인 피해액을 추정해냄으로써 노후자금의 착취의 심각함을 드러냈습니다. 금융당국도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2회에서는 노인 대상 경제적 착취의 규모가 정부 통계(연간 426건)보다 1000배 이상 많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3회에서 다룬 노인들의 생명보험 가입 급증세 등의 데이터도 새로 발굴한 내용입니다.
(4)그 밖의 특징
저희는 고령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실명보도 원칙을 지켰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은행‧증권‧보험사 등의 이름은 모두 실명으로 내보내 보도의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다만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기를 당한 노인 피해자들은 “가족조차 피해 사실을 모른다”며 실명 보도를 꺼려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보도 내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피해자의 옆‧뒷모습 사진, 통장 등 관련 자료 등은 적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저희는 취재 초기에 제보에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보도가 나가자 많은 제보가 쏟아졌지만 제보자와 취재기자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례는 없었습니다. 제보 내용도 철저한 사실 관계 검증한 뒤 보도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모펀드 사태나 은행 점포 수 감소, 보이스피싱 등을 단편적으로 다룬 보도는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재팀은 급증세인 고령 피해자에 초점을 맞췄고, 심층성 측면에서 이전 보도와 차별점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서 서술했듯 저희 취재팀이 취재한 주요 내용들은 대부분 새 팩트들입니다. 서울신문 자체 취재 내용이 많아 다른 매체에서 이를 인용보도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라임‧옵티머스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사태가 커지면서 저희가 앞서 취재한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다른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정치권 반응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시리즈 내용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국정감사 기간과 맞물려 국회의원들은 고령자 금융 착취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련 기관에 촉구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13일 금감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서울신문의 사모펀드 피해자 대상 설문조사 내용을 언급하며 “60대 이상 고령자 피해액이 3조원이 넘었다. 이런 영업행위는 부도덕하며 악질적이다. 60~70대에 환매 중단 펀드를 판매한 임직원은 승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100% 동의한다”면서 “노인에 대한 금융교육 뿐 아니라 구조적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같은 날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도 “고령투자자의 금융 리스크 줄이려면 불완전 판매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금감원 관계자는 고령 투자자 보호 대책에 대한 취재팀의 질의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이날 국감에서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저희가 번외편으로 보도한 <고객 넷 중 셋은 초고위험 투자 성향?… 입맛대로 꿰맞춘 증권사> 기사를 파워포인트 자료로 띄워놓은 뒤 “증권사가 고객 투자 성향을 초고위험 성향으로 조작, 유인할 가능성에 대해 검사를 해봤느냐”고 윤 원장에게 질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이 부분까지 검사해보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감독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울신문이 시리즈 2회에서 보도한 경제적 착취 피해 노인에 대해서도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22일 정무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서울신문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경제적 학대를 당하는 70~80대가 굉장히 많은데 보건복지부가 822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26명이 당한 것으로 나온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6.8%인 55만명이 학대받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의원은 이어 “친족상도례 규정이 있어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는 형을 면제하는 부분이 있다”며 “복지 문제를 볼 때 돈(예산)만 생각하는데 복지부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이런 문제들은 자금을 안 들이고도 풀어 갈 방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연구원·금융권협회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노인금융피해방지법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조만간 법안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2)관가 반응
금융위와 금감원 등에서는 저희 시리즈가 보도되는 내내 내용을 주목했습니다. 시리즈 5회에서 지적한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의 은행 점포 감소가 심각하다’는 현실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올해 중으로 은행 점포폐쇄 절차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들도 취재 기자들에 전화해 “정책을 만들 때 큰 참고가 될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3)피해자 반응
사모펀드 환매중단, 보험금의 미지급, 보이스피싱 등 피해로 고통받아온 피해자들은 서울신문의 보도 이후 “같은 주제를 다뤘던 다른 기사들과 비교해 노후자금 착취 문제를 심도깊게 보도해줬다”고 긍정적 평가했습니다. 특히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피해자 단체들은 1회 보도 이후 “노인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내보내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단체 대표들은 “환매중단 전후 현장에서 당한 이야기를 가장 현실적으로 보도한 기사였다”며 자필로 의견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첨부 ❷)
또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서는 “연구자료로 활용하고 싶다”며 1회 보도에 인용된 설문조사 데이터를 요청해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4)독자 반응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연재 기간 내내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주요 기사’, ‘많이본 뉴스’ 등으로 회자됐습니다. 1회의 <황혼 자금 3조 삼킨 은행 성과급, 승진 잔치 벌였다>(네이버 기준 공감 1207개, 댓글 324개 / 다음 기준 공감 901개, 댓글 686개), 2회의 <“몰래 빼도 엄만 몰라”…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네이버 기준 공감 1747개, 댓글 514개/ 다음 기준 공감 706개 , 댓글 662개), 3회의 <“암 걸렸는데 입원비 못 준대요”…황혼 고객은 ‘호갱’이었다>(네이버 기준 공감 697개, 댓글 295개 / 다음 기준 공감 673개, 댓글 607개) 등은 특히 관심이 컸습니다.
댓글들이 대부분 기사의 깊이를 긍정평가하는 내용들인 점도 고무적이었습니다. ‘이런게 진짜 기사’(다음 닉네임 로또1등), ‘저널리즘이 살아있는 훌륭한 기사 감사하다’(다음 닉네임 life), ‘이런 기자들 응원한다’(네이버 ID wate****), ‘좋은 기사’(네이버 ID jjol****), ‘이런 문제를 짚어주는 기자들이 있어 언론에 희망이 보인다’(네이버 ID rinw****)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또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시리즈 기사가 매번 여러차례 공유되는 등 화제성을 키웠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내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시리즈 기사들은 서울신문 편집국이 기사의 질과 조회 수 등을 기준으로 수여하는 주간 킬러콘텐츠상을 모두 2번 수상했습니다.
-본 기획은 3분기 사내 특종상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숙지하고 충실히 따랐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보도 과정에서 외부의 재정적 지원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반론보도신청 등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취재후기
(362회)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 서울신문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서울신문 경제부 유대근 기자
올해 나이 일흔 다섯인 유혜경 할머니는 NH투자증권 본사와 청와대, 국회, 대검찰청 등을 돌며 5개월째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옵티머스 사모펀드 피해자입니다. “노인에게 딱 어울리는 보수적 상품”이라는 PB의 말을 믿고 노후자금을 부었다가 환매 중단됐습니다.
할머니는 “살날이 얼마나 남지 않은 노인에게 한국 사회는 왜 독기를 품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탄식했습니다. 유 할머니는 취재팀이 지난 4개월간 만난 수많은 노후자금 착취 피해자 중 한명입니다. 취재팀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 범죄집단 등이 황혼 자금을 어떻게 탐하는지 취재해 고령 피해자의 이야기를 6회에 걸쳐 연재했습니다. 자식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노후자금을 운용하려다 기만당해 좌절하는 노인들의 이야기는 비극적이게도 흔했습니다.
보도를 통해 사건 해결에 터럭만큼의 기여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건도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았습니다. 허탈함도 있지만 계속 지켜보고, 기록해 사건이 잊히지 않게 하는 게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기 어려운 사연까지 털어놔 실태를 알리는 데 도움 주신 피해자 단체들을 부르는 것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대신증권 라임자산 피해자 대책위원회, DLF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하나은행 피해자모임,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모임, 신한금융그룹 사모펀드 피해자 연합(라임·젠투·아름드리펀드·독일 헤리티지펀드), 한국투자 자비스·헤이스팅스 환매 대책위원회,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