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국가스공사의 사라진 130억”
한국가스공사가 천연가스 운송사업 과정에서 혈세 130억 원을 날렸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어쩌면 해외 운송사업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발생한 사고는 아니었을까. 하지만 취재 결과 백억 대의 손실을 야기한 원인은 능력 부족과 업무 태만으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약의 기본인 채권의 유효기간을 지키지 않아 받을 돈도 받지 못하고 날린 겁니다. 단순한 업무상 실수라고 보기에는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너무나도 허술했습니다. 이 130억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나. 징계 역시 솜방망이 논란을 낳았습니다. 가스공사는 중징계를 요구한 감사팀 의견과 달리 대부분 경징계로 경감했습니다. 과거 포상실적과 공적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4천 명이 넘는 직원, 한 해 매출만 24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이 130억 원이란 금전적 손실에 대한 대처는 크게 안일했습니다.
“계약 기본 놓쳤다”
사고의 발단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국가스공사는 선박회사인 현대상선에 전년도 운임정산금 130억원을 돌려줄 것을 통보했습니다. LNG 운송사업자인 현대상선에 가스공사가 선불로 지급한 운송비용에서 남은 돈이 바로 130억원입니다. 안썼으니 돌려달라는건데 이 돈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받지 못합니다. 가스공사의 130억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즉석식품이 돼버렸습니다.
현대상선은 2014년 LNG운송사업을 신생 계열사격인 현대LNG해운에 양도 매각하면서 채무 역시 넘겼다고 버티기 작전에 들어갑니다. 현대LNG해운 마찬가지, 두 해운사의 핑퐁게임이 시작됩니다. 양 해운사의 사업양도계약서만 봐도 알 수 있는 지급의무 대상이었지만 가스공사는 확인하지 않고 채권의 제척기관을 모르고, 담당자가 바뀌는데도 인수인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130억원 채권에 대한 유효기간, 즉 제척기간이 도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2018년 11월, 가스공사는 130억 환수를 위해 민간법원 격인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신청을 합니다. 당시 중재원의 판단은 130억을 내야 할 주체는 현대상선이지만 채권의 제척기간 2년 이내 재판상 청구가 없으니 채권은 소멸했다며 가스공사의 중재신청을 각하하기에 이릅니다. 법무팀도, 법률자문단도 꾸려진 가스공사는 제척기간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의 판결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척기간 전에 소를 제기하거나 제척기간을 연장하는 등 최소한 하나는 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거대공기업의 취약한 리스크 관리와 전문성 부족이 드러난 겁니다.
“감경에 감경, 솜방망이 징계 논란”
어처구니 없는 업무 태만으로 백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낸 가스공사는 자체 감사를 통해 담당 직원들에 대한 해임과 정직 등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인사위원회는 이를 뒤집었습니다. 퇴직을 앞둬 징계 자체가 의미가 없는 부장급 한명만 감사실 요구대로 해임 처분을, 나머지는 모두 감경돼 경징계를 받았습니다. 과거 공적과 포상실적이 반영됐다는 이유였습니다. 저희 보도는 물론 자체적으로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일고 한달 뒤 재심의까지 거쳤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입사 1년차 직원과 제척기간을 넘기기 전출된 실무진들에 대한 감경은 그렇다 쳐도 끝까지 업무를 담당했던 차장과 이미 퇴임한 처장과 본부장 등 당시 의사결정권이 있었던 간부급들은 모두 징계를 피해간 겁니다. 과거 금전적손실, 품위유지의무위반 등으로 징계가 내려진 직원 대부분은 감봉 이상의 중징계였다는 점과 비교할 때 제 식구 감싸기였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1. 5월 19일 TBC 뉴스
채권 부실 관리 130억 원 날린 가스공사
http://www.tbc.co.kr/tbc_news/n14_newsview.html?p_no=20200519163842AE03861
2. 5월 20일 SBS 뉴스
가스공사, 채권 부실 관리로 130억 날릴 판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
news_id=N1005795958&plink=ORI&cooper=NAVER
3. 5월 20일 TBC 뉴스, 5월 21일 SBS 뉴스
130억 날린 가스공사, 계약 기본도 놓쳤다
http://www.tbc.co.kr/tbc_news/n14_newsview.html?p_no=20200520153018AE03908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799168&plink=ORI&cooper=NAVER
4. 5월 21일 TBC 뉴스
130억 날린 가스공, 리스크 관리 보완 시급
http://www.tbc.co.kr/tbc_news/n14_newsview.html?p_no=20200521154005AE03954
5. 9월 20일 TBC 뉴스
가스공사 '솜방망이' 징계 논란
http://www.tbc.co.kr/tbc_news/n14_newsview.html?p_no=20200910164735AE08704
6. 10월 20일 TBC 뉴스
130억 날린 가스공사.."아직 정신 못 차려" 질타
http://www.tbc.co.kr/tbc_news/n14_newsview.html?p_no=20201020143606AE00194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익명의 제보원을 비롯해 객관적 자문을 위해 전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위원, 관세무역 전문 법조인, 학계 전문가 등을 통해 취재했습니다.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가스공사 특성상 실명은 공개하기 어려웠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가 없는 TBC 단독보도입니다. TBC 보도 이후 일부 매체가 보도했지만 외부 공개된 자료가 아닌 자체적으로 제보를 통해 수집한 자료들이라 보도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타 매체 반항
10월 2일 (월간조선) “국민 세금 130억원 날린 사건, 올해 퇴진할 부장에게만 책임… 핵심 실무자는 견책”
4. 사회에 끼친 영향
TBC 보도 이후 130억을 날린 가스공사 문제는 이번 국감 도마에도 올랐습니다. 산자부 국감에서 한국가스공사의 방만하고 안일한 업무 처리와 솜방망이 징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국민의 에너지 복지를 위해 써야 할 130억을 가스공사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겁니다. 특히 130억의 손해를 끼친 대형사건의 징계 부분에서 과거 46억과 13억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 2016년 인천기지본부과 삼척기지건설단 징계의 경우 이번 사건보다 경미한데도 실무자와 관리자 모두 중징계를 받았다며 가벼운 징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재발방지를 위한 조직개편과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문제가 된 수송분야 혁신TF를 구성해 계약서상 불합리한 조항을 찾고 수정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또 공사 내부통제부와 감사실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법률과 계약전문가로 자문단을 꾸려 공사가 맺은 계약에 대한 면밀한 검증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익명제보로 시작된 한국가스공사의 130억 원 금전적 손실에 대해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제보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내부자료 없이 취재를 시작했지만 130억이 날아가게 된 과정과 이유, 징계까지 상세히 파헤쳤고 시청자 눈 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보도했습니다. 특히 채권의 제척기간을 비롯해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지만 LNG운송사업 관련 실무자, 대한상사중재원 전 중재위원, 학계 전문가, 법조인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취재했고 보도를 통해 국감으로 이어지고 가스공사가 자구책을 내놓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고 평가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