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0년 8월 초순 대전 서구 월평동 정부대전청사 인근 박통막걸리 집에서 지인들과 하루의 회포를 막걸리로 달래던 중 옆 테이블 손님들이 나누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지금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사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아파트 값도 전국 최고치로 올랐고, 전세도 없다는데….” “야! 너네 공장 이사 가냐?”
대전청사 인근에서 근무처를 ‘공장’이라고 한다면 십중팔구 공무원이다.
그래서 옆 자리 대화에 귀를 더욱 기울이게 됐다.
“대장이 파워풀해서 가는가 봐.”
“이사 걱정하는 거 보니까 확정됐나 보네. 뉴스엔 안 나오던데….”
“아니 결정된 건 아니구….”
‘공장’이 대전청사이고 ‘대장’이 파워풀하다면 어디일까?
중소벤처기업부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지만 술자리의 ‘설(說) 안주’로 기억 한 켠에 남겨두었다.
왜냐하면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세종 이전설은 중기청이 부로 승격한 뒤 2019년 4월 중순 국무회의 석상에서 중기부 세종 이전을 처음 거론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한 두차례 제기됐었지만 번번이 ‘설(說)’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2-3일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중소기업 대표와 술자리를 가졌는데, “중기부가 대전 떠난다는 얘기가 있어. 진짜 가는가 봐요.”라는 얘기를 또 듣게 됐다.
“어떻게 간다는 데요?”
“아니 그냥 그런 소문이 있어. 어떻게 간다는 건 들은 게 없는데 간다는 거야. 문 기자.”
설마, 설마하면서 이번에도 또 ‘설(說)’로 끝나겠지 치부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진짜 중기부가 대전을 떠나려고 하나“라는 기자적 호기심과 의구심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었다.
얼마 안 있어 중기부 출입 후배 기자에게 “이런 얘기가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라”고 귀뜸을 해줬다.
사실 확인에 나선 후배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아니라는 데요”, “무슨 소리냐는 데요” 등 예전 기억 그대로 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청사 인근 식당 옆 테이블에서 들려왔던 얘기와 중소기업인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사실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감정이 생겼다.
이런 얘기가 지역에서 자꾸 떠도는 것 자체는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전은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적다 보니 소위 한 다리만 걸치더라도, 한 일주일만 지나도 소문이 확 퍼질대로 퍼지는 게 일상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밝혔지만 소문이 나돌고, 설은 흘러 나왔지만 그렇다고 뭔가 구체적인 인물이 묘사되거나 장면이나 상황이 얘기된게 아니다 보니 답답함 그 자체였다.
이후 만나는 공무원마다, 아는 지인들에게 “혹시 중기부 세종 이전한다는 얘기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여전히 “잘 모르겠는데”, “아는 게 없다”라는 얘기뿐이었다.
하루하루 고된 취재와 기사 마감에 쫓기면서도 오로지 ‘중기부 세종 이전설’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싶었다. 일과 시간 이후에도 만나는 사람마다 중기부 이전에 대한 질문을 해대니 나중에는 ‘중기부맨’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다.
8월말 혹시 몰라 행안부 부처 이전 업무를 관장하는 사무관과 통화를 했지만 담당사무관은 “아는 바가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러던 9월 초 국회를 오가며 공공기관에서 대관업무를 하던 선배를 만났는데, 그 선배가 지난 8월에 국회를 방문했다가 왔는데 3층에 있는 박영순 국회의원실에서 고성이 오고 가고, 곧이어 박영선 장관이 나오던데 뭔일이 있는거 같다고 귀뜸해졌다.
이어 9월 6일 일요일 출근한 뒤 서울지사 국회 출입기자 선배와 크로스 체크를 한 결과 박영선 장관이 중기부 세종 이전 추진을 위해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협조를 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9월 7일자 대전일보 1면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설 재점화’ 기사를 보며 너무 짜릿한 감정이 들었다. 앞서 밝혔지만 중기부는 그간 사안의 특수성과 20여 년 동안 정부대전청사에서 성장했다는 점 때문에 대전 시민사회의 반발 여론을 의식해 세종 이전을 공식화하지는 못했는데, 우연히 듣게 된 중기부 세종 이전설에 대해 한 달여 간 추적한 끝에 팩트를 확인, 보도할 수 있어 너무 짜릿했다.
지역 정·관가 관계자 등의 풍문과 전언을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사실 보도에 나서야 한다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토대로 후속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중기부의 세종이전의향서 제출 보도 후 불과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본보가 쏟아낸 기사는 20여건을 훌쩍 넘어섭니다. ‘대전에 있던 중기부가 세종으로 떠난다고 한다-지역사회가 반발한다-존치토록 해야한다’는 단순한 도식에서 탈피해 중기부 이전의향서 전후의 사정 즉, 대전 혁신도시 지정, 대전-세종 통합 논의 등 지역사회 이슈와의 연결성 의혹, 향후 혁신도시 조성의 어려움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심층적인 분석기사를 싣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10월 20일자 첫 보도에서 이미 대전 혁신도시와 중기부 이전의 상관관계를 다룬 바 있고 이는 대전시 고위 공무원과 청와대 비서관 간 만남과 대화가 알려지면서 10월 29일자 1면 ‘혁신도시 지정-정부부처 이전 빅딜 의혹’ 제하 기사로 보도돼 지역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또 중기부 이전의 키를 쥐고 있는 행안부에 대한 지속적인 취재와 핵심업무를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1급상당) 취재를 통해 중기부 이전을 위한 공청회 등 법적 절차 추진 관련한 행안부의 입장(행안부 중기부발 후폭풍에 곤혹-2020년 11월 6일자 1면)을 후속보도하는 등 다양한 관점과 입장을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10월 20일자 1면 ‘대전시, 혁신도시 받고 중기부 내줄 판’ 제하 기사의 반향은 컸습니다. 지역 신문과 방송, 통신이 서둘러 본보 기사를 토대로 중기부가 세종이전의향서를 제출해 이전을 ‘공식화’했다며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10월 말 본보는 사흘 연속으로 중기부 특집기사 시리즈를 집중편집, 보도했고 11월 들어 나머지 신문 역시 시리즈 기사를 기획·송고 중입니다.
-타매체 보도 사례
중기부 "세종 이전, 공식 논의된 바 없다"...찬반 양론<TJB 2020.9.8>
http://www.tjb.co.kr/sub0301/bodo/view/id/44979/version/1
중기부 세종시로 이전하나…대전시·지역 정치권 `화들짝`<이데일리 2020.9.9.>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001206625898480&mediaCodeNo=257&OutLnkChk=Y
대전 정치권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막아라"<충청투데이 2020.9.15.>
http://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4065
중기부 세종 이전 재점화?...반대 목소리 커<TJB 2020.9.21.>
http://www.tjb.co.kr/sub0301/bodo/view/id/45249/version/1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기부 이전 문제는 중기부가 대전에서 활동·성장했다는 측면, 부처 승격과 세종 이전 추진, 국가 및 지역 균형발전,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골자로 한 혁신도시 등 다양한 이슈와 맞물려 있는 사안입니다. 보기에 따라 지역이기주의로 매도될 수 있고 대전시민조차 중기부 이전 문제가 왜 이렇게 논란이 되는지 의아해할 정도입니다. 본보가 지역균형발전을 토대로 한 국가균형발전, 비수도권 기관의 세종 이전의 부당함에 대해 집중 보도한 이유입니다. 이 같은 노력에 지역 정치권이 화답하면서 입법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지난 3일 비수도권에 위치한 중앙행정기관은 이전대상 기관에서 제외시키고 외교·안보 부처를 제외한 모든 부처를 이전대상 기관에 포함하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것입니다. 이 개정안은 중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위치한 중앙행정기관은 이전대상 기관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차관급 외청인 중소기업청에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독립부처로 격상되면서부터 잊힐 만하면 떠오르는 휘발성 강한 이슈 중 하나다. 중기부는 그간 사안의 특수성과 20여 년 동안 정부대전청사에서 성장했다는 점 때문에 대전 시민사회의 반발 여론을 의식해 세종 이전을 공식화하지는 못했다.
그런 중기부가 2대 장관인 박영선 장관 취임과 동시에 세종 이전 관련, 정치적 보폭의 범위를 확대하기 시작한다. 여당 4선 의원 출신의 실세 장관으로 불리는 박영선 장관은 취임 직후인 2019년 4월 중순 국무회의 석상에서 중기부 세종 이전을 처음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고, 1년 만인 올해 총선 직후엔 대전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비밀리 접촉한 사실이 본보 취재로 최초로 확인됐다. 본보는 관계기관들에 대한 크로스 체크 과정을 거쳐 박 장관의 국회의원 면담 사실을 확인하고 올해 9월 7일자 1면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설 재점화’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지역 언론 및 중앙 언론에서도 후속보도가 이어졌으며 대전지역 정관계 및 시민사회단체 반발여론이 확산됐다. 또한 10월 20일자 1면에는 ‘대전시, 혁신도시 받고 중기부 내줄 판’이라는 기사를 역시 최초 보도했다. 이전설 재점화 보도 후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하던 중기부가 ‘세종이전의향서’를 행안부에 제출한 사실을 확인한데 따른 것입니다.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한 중기부 외 다른 기관 및 지역 정·관가 관계자 등의 풍문과 전언을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종합해 행안부 측에 취재한 결과 중기부의 이전의향서 제출을 공식 확인, 본격적인 보도에 들어가게 됐다.
자칫 중앙부처 등 행정기관들만의 협의로 묻혀 지나갈 뻔했던 이전논의를 공론화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대전잔류의 당위성과 이전에 따른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발굴한 보도로 평가된다. 또, 한 달 넘게 관계 공무원과 기업인들의 밀착취재를 통한 끈질긴 취재력도 돋보인다.
6.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