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사소개 및 취재착수 과정>
총 5회로 구성된 <AI를 위해 일한다, 데이터 노동의 등장> 시리즈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된 ‘데이터 노동’을 종합적으로 톺아본 기획보도입니다.
정부는 지난 7월 ‘데이터댐(Data Dam)’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930년대 미국 뉴딜 정책의 상징 ‘후버댐’에서 착안했다는 데이터댐은 디지털뉴딜의 핵심으로 꼽혔습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디지털뉴딜에 총 58조20000억원을 투자해 90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화려한 비유와 거창한 숫자들이 나열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사업인 디지털댐의 개념부터 생소했습니다. ‘디지털댐이 대체 뭐지?’ ‘이게 왜 지금 필요한 거지?’ ‘국가재정 수십조원이 투입돼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어떤 일자리지?’ 물음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막 제시된 정책인 탓인지, 관련 보도들은 개념을 설명하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구상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데이터 노동’ 역시 대개는 ‘데이터 라벨링’으로만 등치되는 듯했고, 하루짜리 단기 체험기가 많았습니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국가의 대규모 정책이 무엇이고, 왜 필요하며, 국민들의 실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는 어떤 노동이며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인지 등 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일이 필요해보였습니다.
국민일보 이슈&탐사2팀은 정부기관이 주관하는 데이터 일자리에 직접 취업해 한 달간 데이터 노동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디지털 뉴딜로 만들어지는 기술이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되고, 이 과정에서 인간의 데이터 노동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현장의 데이터 노동자들을 접촉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새로운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발표 이후 데이터 노동을 종합적으로 다룬 첫 보도입니다.
<주요 보도내용>
시리즈는 총 5회입니다. 1회는 취재팀 방극렬 기자의 ‘디지털 노동 한 달 체험기’입니다. 방 기자는 지난 9월 1일부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데이터 구축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8월 온라인 AI면접과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고 다른 디지털 노동자들처럼 교육 및 실습 훈련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동료 근무자 수백명이 모인 실명·익명의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이들의 생각과 반응, 대화를 관찰했습니다. 기자는 인공지능(AI)이 학습하기 위한 과학 논문을 데이터로 바꾸는 텍스트 구축 및 검토 업무에 배정됐습니다. 대개는 잘못된 띄어쓰기를 일일이 이어붙이는 업무였고, 다른 데이터 노동자가 이 일을 제대로 했는지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AI 학습을 돕는 ‘비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오랜 시간 데이터 노동을 하면서 기존 보도에서의 하루 체험으로는 알 수 없는 경험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장시간 데이터 노동으로 양 눈의 실핏줄이 터지기도 하고, 다른 데이터 노동자들과 오픈채팅방·소셜미디어·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업무에 유용한 팁을 공유하며 협업했습니다. 다른 참여자가 오픈채팅방에 띄어쓰기 오류와 오탈자를 자동으로 교정·수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공유하는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2회와 3회에서는 디지털 뉴딜로 우리 생활에 어떤 AI 기술이 생겨날지 구체적인 사례를 전하면서, 동시에 AI 기술 발전 뒤편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의 데이터 노동을 주목했습니다. 예컨대 2회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페이스 피싱’ 범죄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를 막기 위한 ‘딥페이크 변조영상 탐지 AI’ 역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상 촬영(데이터 수집), 눈·코·입 등 라벨링 작업(데이터 가공), 감별대상이 될 딥페이크 영상 제작(데이터 제작) 등 다양한 데이터 노동과 인간의 일을 보여줬습니다. 3회에서는 AI가 사회 여러 분야로 확산되면서 데이터 노동 역시 번역, 의료, 법률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4회에서는 현장의 디지털 노동자 5명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각각 휴직자, 전업주부, 프리랜서 번역가, 취업준비생, 대학생인 데이터 노동자들은 딥페이크 변조영상 탐지 기술을 위한 영상촬영, 자율주행 AI의 학습용 데이터 라벨링, 번역 AI 학습용 데이터 말뭉치 번역 및 검수, 신경세포 이미지 라벨링 등 다양한 데이터 노동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대다수 기존 보도들이 ‘데이터 노동=데이터 라벨링’으로 등치시킨 것과 차별화된 지점입니다. 또한 대다수 참가자들이 데이터 노동에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이는 ‘부업’인 경우에 한정됐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5회는 ‘유령 노동’으로서의 데이터 노동을 조명하고, 새로운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노동 전문가들은 데이터 노동이 대부분 질 낮은 단순·반복·단기 일자리라는 점을 우려합니다. 반면 AI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동 없이는 AI 발전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데이터 노동은 ‘유령 노동’으로 불립니다. 실재하고 필수적인 노동이지만 직업 분류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AI 뒤편에서 보조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입니다.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소비자들이 볼 수 없도록 감춰져 있다는 특성 탓에 ‘유령’이라는 수식이 붙습니다. AI 시대 일자리의 딜레마를 잘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AI 시대에 데이터 노동의 확대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새로운 노동 형태에 맞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래 노동자’를 위한 안전망으로 출산·육아·간병을 위한 유급휴가, 시에서 운영하는 공유 사무실, 평생교육, 기본소득 등을 제시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팀 기자는 ‘데이터 노동 한 달 체험기’를 위해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디지털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 과학기술 논문 데이터 구축 사업에 응시해 합격했습니다. 합격 이후 KISTI에 취재 사실을 알리고 취재 협조를 구해 ‘이중 취업’ 문제를 해소했습니다. 기자는 한 달간 무급으로 데이터 노동에 참여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동안 디지털 뉴딜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이를 설명하는 단발 기사들이 많이 나왔지만, 데이터 노동에 방점을 찍어 디지털 뉴딜 정책의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예상되는 변화를 종합적으로 전달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데이터 노동 역시 기존의 ‘데이터 라벨링’ 하루 체험 등이 단편적인 보도가 아니라, 한 달 체험기 외에도 영상촬영, 언어번역 등 다양한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AI 전문가와 노동 전문가들은 ‘데이터 노동’을 피할 수 없는 미래로 보고 있었습니다. 미국과 중국 등 AI 선진국에서는 ‘데이터 노동’이 수년 전부터 시작돼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입니다. 취재팀의 ‘AI를 위해 일한다, 데이터 노동의 등장’ 보도는 다가올 데이터 노동 시대를 조망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AI데이터추진단은 시리즈 보도 이후 “지속적인 교육훈련, 노동기본권에 대한 새로운 안전망 등 좋은 지적사항을 잘 살피겠다”고 취재팀에 답변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