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대전을지대병원 노동조합은 지난달 8일 병원 측과 맺은 노사합의문이 이행되지 않는다며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간호사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묻던 중 임금체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대전고용노동청에 확인해보니 을지대병원 간호사 17명이 지난 8월 임금체불로 병원을 고발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간호사들이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입니다. 교대근무를 위해 1시간 더 일찍 출근하고 병원이 이를 인정해 지급하던 ‘인수인계 시간외수당’이 갑자기 삭감됐습니다.
매월 계산하면 적게는 10여만 원 적게는 17만 원입니다. 평균을 따져보니 간호사 1명당 매월 13만 1,000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노동청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렇게 받지 못한 간호사가 300명으로 늘어났고, 10개월 간의 수당이 쌓이면서 체불금액만 4억 5,000여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병원 측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지난해 급여를 인상하면서 간호사들의 경우 처우개선 차원에서 2.28%의 수당을 추가로 인상했다고 합니다.
간호사 1명당 월 평균 8만 2,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추가 인상으로 8만 원을 더 주고, 시간외 수당을 삭감하면서 13만 원을 줄인 조삼모사격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병원은 이 문제에 대해 노동조합과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법적 효력을 발휘하는 노사의 ‘임금인상 최종합의서’에는 삭감 내용을 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노조는 병원 측과 이런 불합리한 합의는 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습니다.
간호사 임금체불을 취재하던 중 또 다른 흥미로운 내용을 듣게 됩니다.
대전을지대병원의 병상이 반토막 났다는 얘기입니다.
병상 신고를 관할하는 대전서구보건소에 확인을 해봤습니다. 불과 4년 전에 900병상을 신고한 대전을지대병원, 그런데 최근에는 600병상으로 신고 규모가 줄었다고 합니다.
추가로 병원에 확인 작업을 거쳤습니다.
대전을지대병원 입원병동 11층과 14층이 텅 비어있고, 나머지 병상도 법정간호인력을 갖추지 못해 병상수를 크게 줄였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1024병상을 갖춘 대형대학병원입니다. 그런데 병원 측을 통해 확인해보니 평상시 가용병상은 500병상, 병상 자원이 급감했을 때는 400에서 450병상까지 떨어졌었다고 합니다.
환자가 없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병상등급 유지를 위한 법정 간호인력을 충당할 간호사의 인력유출에 이어 의료기사 등의 병원인력 유출로 인해 환자가 몰려도 받을 수 없었던 상황에 빠졌다는 노동조합의 말을 시작해 그리고 병원장과 병원 수뇌부의 인터뷰까지 동일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들이 낮은 처우에 높은 업무강도 임금체불 논란까지 벌어지자 이직과 사직을 거듭하면서 숙련직 간호사들의 부재가 낳은 결과였습니다.
병원 측은 한국산업보건진흥원의 자료를 들며 간호직 평균 급여가 타 병원보다 높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흥원 자료는 1년차부터 최고참인 간호국장의 급여 평균을 낸 산출자료일 뿐 동일한 연차의 임금 비교자료는 어니어서 분석하기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을 통해 대전과 충남권역 사립대병원 간호사의 급여 지급내역을 초임부터 5년차, 10년차, 15년차, 20년차로 나눠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평균자료가 아닌 연차별 급여비교에 들어갔더니 초임은 1,000여만 원, 20년 차에선 3,000만 원의 급여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가 줄어서 병상을 줄인 게 아닌데 왜 처우개선은 더딘지 궁금해졌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영인 의원실을 통해 대전을지대병원의 수년치 회계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뜻밖의 수치가 나왔습니다.
대전을지대병원의 지난해 순수익은 427억 원, 전국 76개 대학병원 중 전국 6위에 달하는 수치인데 ‘서울 탑5 대학병원’보다 앞선 수익구조를 냈습니다.
2018년에도 486억 원, 2017년은 463억 원, 2016년은 539억 원 등 해마다 400억~500억 원의 수익을 거둬들인 병원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회계상 최종 당기순이익은 29억 원의 적자가 났다고 발표됐습니다.
수백억 흑자가 적자로 바뀌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 마법의 비일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난해 대전을지대병원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478억 원, 여기에 환입액 20억 원을 빼도 순수익 427억 원을 뛰어넘는 458억 원에 이릅니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투자나 대규모 건설사업에 쓰이는 명목인데 그동안 대전을지대병원에서 책정해간 준비금이 4,415억 원에 달했습니다.
수익이 나도 준비금으로 빼가니 처우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빠져나간 준비금은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학교법인 을지학원은 경기도 의정부에 12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건설 중이었습니다.
고영인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방의 거점병원에서 벌어들인 수식 대부분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항목으로 수도권 병상확보를 위한 건설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지역의료자원 불균형 현상을 심화시키는 상황이며 보건복지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충남권역 공공의료정책전문가는 “보건의료에서 장비와 기술, 지식, 인력, 병상이 선순환 돼야 하며 이 구성요소 중 하나만 빠져도 병원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그런데 을지대병원은 인력뿐 아니라 병상까지 문제가 벌어진 상황이며, 이렇게 지역 의료의 거대한 축을 맡은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권역 전체 의료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습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대전권역 유일의 권역외상센터입니다. 이곳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하면 지역의료체계가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보도에 등장하는 익명의 간호사들은 모두 을지대병원 소속 간호사들이며,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는 없습니다.
을지대병원장부터 인사팀장, 노조위원장, 의원 등은 모두 직접 현장에서 취재를 진행했으며,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2020년 10월 13일 <뉴스9> 리포트
인수인계는 ‘공짜 노동’?… 을지대병원 간호사 300여 명 임금 체불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4549
2020년 10월 15일 <취재K> 디지털기사
급여 올랐는데 실수령액은 줄었다? 을지대병원의 ‘조삼모사 임금’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5719
2020년 10월 18일 <취재K> 디지털기사
대전을지대병원 병상 수 반토막…그 곳에선 무슨 일이?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7880
2020년 10월 18일 <뉴스9> 리포트
[단독] 을지대병원 간호사 부족 ‘병상 반토막’…번 돈 ‘수도권’으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8005
2020년 10월 19일 <뉴스7> 리포트
[뉴스후] 을지대병원 병상 ‘반토막’…이유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8824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매체 선행보도와 표절여부는 없었으며, KBS의 보도 이후 타 매체에서 관련기사가 줄이어 보도됐습니다.
‘간호사 임금체불’ 대전을지대병원, 노조와 협상 진행 中(메디컬투데이, 10월 16일)
대전 을지대병원, 임금체불 등 부족한 처우에 간호사 '인력난'(메디컬투데이, 10월 27일)
을지대병원 노사 '임금 인상·처우 개선' 놓고 평행선(연합뉴스, 11월 4일)
대전시민단체, "대전서 번 돈 의정부에 쓰는 을지재단 규탄한다"(중도일보, 11월 4일)
"을지재단, 의정부병원 건립 투자 적자구조"…대전병원 보건의료노조 상경 규탄(경인일보, 11월 3일)
대전을지대 노조, 의정부 을지병원서 임금개편, 처우개선 기자회견…을지병원 “불순 의도 굴하지 않을 것”(인천일보, 11월 2일)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를 계기로 국회 보건복지위 차원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자원 배분 문제에 대한 환기가 이뤄졌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영인 의원 등 의료정책 전문가들은 지역의료자원의 역외 유출, 특히 수도권 병상 활용을 위한 지역의료자원 활용은 수도권에 편중된 의료서비스 실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보건복지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또, 지역 의료체계의 거대한 축을 맡고 있는 대전을지대병원의 현 실태에 대한 보도를 통해 간호사 처우 개선부터 병상 문제 등 지역사회에 담론을 형성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전을지대병원 사태에 대한 심층 취재를 진행해 300명이 넘는 간호사가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부터 간호인력 유출 현상을 보도로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법정 간호인력의 부재로 인해 1,000여 병상을 운영하던 대전지역 대학병원이 보건소 신고 기준 600병상, 실제 운영에 있어 400에서 450병상까지 급감한 점을 밝혀냈고, 공공보건의료정책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지역의료자원의 급감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고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왜 간호사 임금체불과 병상 급감문제가 벌어졌는지에 대한 원인도 파헤쳐 보도에 담아냈습니다.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대전을지대병원의 수익금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명목으로 400억~500억 원가량을 거둬들인 후 회계상 적자로 바꿔놓은 사실을 비롯해 이 돈이 1,200병상 규모의 의정부 새 병원의 건설사업에 투입된 점을 밝혀냈습니다.
지역에서 번 의료수익이 수도권 병상확보에 쓰는 동안 지역민에게 제공해야할 의료서비스는 뒷전으로 밀린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보도한 점을 후보작 추천 사유로 꼽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여 보도했으며, 사실관계에 입각한 내용만을 담았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지원은 없었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에 대해선 인터뷰 등으로 담았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의 피 신청사항은 후보작 제출 당일까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