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공공임대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회생 신청’
한 기사에서 공공임대아파트 임대업체가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해당업체는 세종시에서 임차인들과 우선분양자격여부와 고분양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상태로 광양과 강원에도 임대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KBS순천의 취재 관할인 광양지역 임차인들은 문제가 없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3년 전인 2018년, 광양지역 아파트가 해당업체와 소송 전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를 여러 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의 진행상황은 자세히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기사에 공개된 아파트 이름을 토대로 취재에 나선 결과 한 아파트 임차인 대표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3년째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악덕기업’으로 전락한 임대업체....공공성은 어디로
민간건설사가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지은 분양전환 공공임대. 임차인 대부분은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홍보를 보고,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입주했습니다.
하지만 건설사는 분양까지 책임지지 않고 분양시점에 임대업체에 아파트를 통째로 매각했습니다. 광양에서만 3개 단지, 2천여 세대가 넘습니다. 주민들은 임대업체를 ‘악덕기업’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수익을 위해 우선분양비율은 줄이고, 부적격자를 양산한다는 주장입니다. 부적격세대는 일반에 시세에 가깝게 매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주민들과 업체의 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취재를 통해 해당업체가 광양시와도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임대업체가 부적격세대를 일반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광양시가 업체가 신청한 일반분양공고를 반려했기 때문입니다.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에섭니다. 소송이 끝나지 않아 당장 일반 매각이 어려워지자 업체는 편법으로 매각에 나섰습니다. 관련법에 ‘임대사업자’끼리는 일반분양 승인 전에라도 매각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한 아파트 임차인들의 협조를 얻어 부적격세대들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봤습니다. 임대사업자끼리 사고판 세대가 100여 건 이상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하루에 세 차례나 임대사업자가 바뀌기도 했고, 여러 차례 매각을 거치며 가격도 광양시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30%이상 올랐습니다.
위아래 층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끼리 거래한 내역도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 임차인과 해당 임대업체 측을 취재한 결과 이른바 ‘교차매각’으로 확인됐습니다. 부적격판정을 받은 세대를 각각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하고 매각한 뒤 서로 되팔게 하는 수법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업체 측이 임차인들에게 ‘교차매각’을 안내하거나 유도하는 녹취도 여러 건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자본금 8억 원으로 수천억 원대 공공임대 아파트 소유 비결은?
임대업체는 어떻게 전국 9곳에 수천여 세대의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었을까.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복수의 회계사와 시민사회단체의 협조를 받아 감사보고서 재무제표 등을 살펴봤습니다. 업체는 자본금이 8억 원 정도에 불과한 상태. 그런데 2017년과 2018년 재고자산, 즉 임대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입했습니다. 재고자산액은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액을 더한 금액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임대보증금과 차입금, 즉 대출로만 재고자산을 매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취재결과 이 업체는 기존 건설사로부터 주택도시기금 대출에 더해 언젠가 돌려줘야할 임차인들의 임대보증금을 떠안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남의 돈’으로만 공공임대아파트를 소유하고 임대사업을 해 온 겁니다. 업체 측은 광양에서부터 처음 임대사업을 시작할 때 일반분양이 순조롭게 된다면 주택도시기금과 임대보증금을 모두 갚고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감사보고서 분석을 통해 해당업체가 자회사의 주식을 수십억 원어치 사들이고, 자회사에 아파트를 수백억 원어치 매각하고도 회수하지 못해 업체의 손실로 남게 된 것도 수상한 거래로 지적됐습니다. 감사보고서에도 확인할 수 있는 부실한 경영 상태.... 업체는 결국 ‘돈이 없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회생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수천억 원 주택도시기금 투입해 놓고도 검증은 허술
취재과정에서 주택도시기금이 눈에 띄었습니다. 민간건설사가 지었더라도, 분양전환 공공임대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파트가 지어지고 난 이후에는 임대사업자끼리 사고팔아도 주택도시기금은 사업자의 상환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그대로 이전됐습니다. 때문에 임대업체는 별다른 문제없이 전국에서 수천세대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업체가 소유한 아파트에는 1세대당 4천 5백만 원에서 9천여만 원의 주택도시기금이 설정돼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2천 억 원에 이릅니다. 업체가 제대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임차인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광양시가 주택도시기금을 상환하도록 하라며 은행 측에 공문을 보낸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도, 수탁은행 측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업체는 결국 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공적기금이 들어가고도 관리감독은 허술했던 겁니다.
■이 업체만의 문제?전국에서 임대업체와 임차인 갈등
취재를 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해당 업체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해당업체가 가장 큰 규모이긴 했지만 대구와 광주광역시, 전북 군산, 경기 안성 등에서 또 다른 임대업체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임차인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고 있었습니다. 3년 전, 광양의 임차인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국토부나 지자체가 적절하게 대처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취재내용은 모두 6차례에 걸쳐 보도되었고, 디지털 기사로도 선보였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현장을 취재하고 기사화하였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존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와 관련해 ‘고분양가’ 논란과 이로 인한 임대업체들의 수익 챙기기 행태를 다룬 기사들은 종종 있었으나 임대사업자끼리 편법 매각과 교차매각, 포괄승계, 임대업체의 경영 능력, 주택도시기금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기사는 없었습니다.
기획보도인만큼 타 매체 반향은 없었지만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해당 기사와 관련한 임대업자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일부 언론이 국감 자료발로 기사화하였습니다.
뉴스1(10월 16일)
"산후조리원에 있었는데"…입주민 거주요건 트집잡아 내쫓고 시세차익
https://www.news1.kr/articles/?4089549
머니투데이(10월 22일)
집 3000채 매입한 기업, 임차인들 부적격세대로 몰아 쫓아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102115382686510
여수MBC(11월 6일)
광양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갈등, 국감에서 지적
https://ysmbc.co.kr/article/Oyqgon0rRpMz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이후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KBS가 보도한 임대업체의 편법, 불법 행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아파트들이 있는 지자체와 TF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또 현재 고소, 고발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또 건설사가 임대사업자에게, 임대사업자가 또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사고파는 문제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고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관련법을 올해 안에 통과할 수 있도록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이 법은 공공임대의 경우 매각을 하더라도 수익이 나지 않도록 우선분양과 일반분양 가격을 동일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즉 ‘시세차익’을 거둘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규제를 한다면 임대사업자끼리 사고파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에서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련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도록 조치해 놓은 상태라며, 임대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응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서동용 의원이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법 적용 시점을 이미 분쟁이 진행 중인 임대주택에도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부동산 문제가 심화하면서 정부가 각종 대책을 쏟아내는 때, 서민들에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입된 공공임대의 제도적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임차인과 임대업체와의 ‘고분양가’ 논란만으로 부각됐던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어냈고, 다소 복잡할 수 도 있는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 문제를 다양한 구성으로 풀어내려했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