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가. 취재착수 경위
올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쓰레기가 늘었다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마스크 등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쓰레기가 증가하자 처리에도 정체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재생원료를 수출할 나라들이 문을 걸어 잠근 영향이 컸습니다. 그러던 중 인천의 한 재활용 선별장에 화재가 난 후 인천의 자원순환 시스템 전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동시에 전국 곳곳에 생긴 쓰레기산 중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곳들이 많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과연 코로나19만의 영향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2018년 폐비닐, 플라스틱 대란 이후 분리배출의 허점, 재활용의 실체, 폐기물 정책의 구멍이 여러 번 다뤄졌는데 자원순환 시스템은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보였습니다. 현재 자원 순환 구조는 시장논리에 의해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재활용 폐기물 값이 떨어지거나 시장에 비해 공급이 넘치면 언제든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수거 대란’과 폐기물 처리비용 급등으로 인한 불법 쓰레기산 양산은 이미 시작된 상태였습니다. 취재팀은 이를 ‘값싼 쓰레기 정책의 역습’으로 정의하고 위태로운 자원순환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폐기물의 처리 과정을 좇아 ①수거 및 운반 ②선별 ③이탈 ④폐기물 처리 단계별로 접근했습니다. 각 상황의 문제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을 찾아 인천, 경기남부, 충북 청주, 경기 파주, 경기 포천 등에서 르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값싼 쓰레기 정책으로 인해 빈곤 노동자가 된 사람들 이야기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이렇게 취재한 내용은 10월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4회와 전문가의 진단을 담은 에필로그 1회로 나눠 보도했습니다.
나. 취재 주요 내용
1회는 2차 쓰레기 대란이 재발한 인천의 상황을 담았습니다. 9월 인천의 한 대형 재활용 선별장에서 불이 나고 한 달 만에 인천의 다른 선별장과 폐기물 수거운반 업체의 업무는 마비상태가 됐습니다. 선별장 한 곳만 사라져도 자원순환이 지연될 정도로 그동안의 시스템이 위태롭게 작동해왔던 탓입니다. 인천의 아파트 단지들을 돌면서 만난 경비원과 미화원은 “최근 업체들의 수거 거부로 비닐은 분리배출을 못하게 됐다. 화재 영향이 컸다”고 증언했습니다.
인천의 폐기물 수거운반업체 종사자 6명을 만나 화재 이후에 밀리기 시작한 아파트 수거 스케줄, 선별장 감소 때문에 늘어난 노동시간, 수거업체 집하장에 쌓이는 폐기물 문제를 보여줬습니다. 수거된 쓰레기가 임시로 모여 있는 집하장, 불 난 선별장 물량을 나눠받고 있는 선별장을 찾아가 정체된 자원순환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도했습니다. 수거 현장과 운반업체, 선별장을 취재해 폐기물 처리 과정의 첫 단계가 막히는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그 결과 유가성이 제일 떨어지는 비닐부터 수거가 멈춘 상태였습니다. 서울에서도 이미 비슷한 일이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2회에서는 재활용 관문의 맨 앞에 앞장 서 있는 선별장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경기도의 한 선별장을 3일 동안 찾아가 노동자들이 어떤 경로로 이곳에서 일하게 됐는지, 근로조건은 어떠한지 등을 그들의 목소리로 알렸습니다. 선별 업무는 분초가 모두 돈이고, 1시간에 10분 주어지는 휴게시간도 사실상 근로시간이었기 때문에 인터뷰는 오직 점심시간에만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최저임금밖에 안 되는 선별장 노동은 60대 여성과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직장이 재활용 선별장인 줄 모르고 한국에 왔다고 했습니다. 서울의 다른 재활용 선별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 여러명에게 접촉해 취재를 보충했습니다. 이들도 낮은 임금, 잦은 산업재해, 지독한 냄새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동안 열악한 선별장 환경에 주목한 기사는 많았지만 이를 노동 문제로 환원해 보여준 보도는 없었습니다.
3회에서는 아무리 없애도 자꾸만 생기는 쓰레기산의 비밀을 추적했습니다. 이미 지자체가 적발해 쓰레기를 치우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곳에는 여전히 폐기물 더미가 쌓여 있었습니다. 지자체가 정리를 마쳤다고 보고한 불법 쓰레기산에도 아직 일부 쓰레기가 남아있었습니다. 취재팀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사건 중 지난 해 1월 이후 확정판결이 난 55건의 판결문을 전수분석해 브로커와 내부자들의 공모로 이뤄지는 범죄구조를 고발했습니다. 최대 형량이 징역 3년6개월에 벌금은 수백만원이 대부분일 정도로 처벌 수위는 낮았습니다.
불법 쓰레기산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도 파헤쳤습니다.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불법 투기업체는 2017년 60곳에서 지난해 123곳으로 배 이상 늘었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경찰이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한 인원도 2015년 789명에서 지난해 186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각 지자체의 담당자들을 취재해 소각, 매립시설의 부족이 불법 쓰레기산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이미 불법으로 투기된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업자에게 의뢰하면서도 이 쓰레기가 다른 곳에 투기될까봐 걱정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4회에서는 전국 쓰레기의 18%를 태우는 소각장 마을의 비극을 다뤘습니다. 청주 북이면을 직접 찾아가 마을에 소각장이 들어오기까지의 역사, 소각장 증설을 두고 벌어진 업체와의 갈등, 수차례의 소송전 이후 갈라진 주민들의 상황을 들었습니다. 인구가 50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마을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쓰레기를 대신 소각해주느라 각종 갈등의 장이 되버린 상태였습니다. 시골에 몰려든 소각장은 어릴 적 친구들마저 등을 지게 만들었습니다. 취재팀은 어릴적 같은 마을에서 자라 친구로 지냈지만 소각장 증설 이후 남남이 돼버린 마을 주민들을 만나 지난 4년간 마을에서 벌어진 일을 세밀하게 보도했습니다.
갈등의 원인인 소각장 밀집은 결국 정부가 만들어낸 문제였습니다. 관련법 강화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규제를 피하기 좋은 지방에 소각장이 몰렸고, 특히 땅값이 저렴한 북이면이 주목을 받았다는 게 해당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이는 북이면만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전남 나주시와 강원도 원주, 충북 내포 등에서도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두고 극심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값싼 쓰레기 정책의 전환을 위한 전문가 제언을 담았습니다.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 7명에게 현재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영세업체에 의존한 재활용 시스템의 정비, 기업 등 생산자에 대한 책임 강화, 처리시설의 혐오시설 낙인 제거 등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임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팀은 재활용 선별장의 특성상 움직이는 영상이 열악한 상황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내 영상팀과 협업해 함께 선별장을 찾았고, 선별업무의 각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이를 기사에서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GIF 파일로 제작해 기사에 첨부했습니다. 이동하는 컨베이어벨트, 움직이는 선별노동자의 손이 담긴 GIF 파일 덕분에 기사 속 열악한 노동현장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됐습니다.
또 전국 각지의 불법 쓰레기산을 지도화 했습니다. 전국에서 신고된 쓰레기산의 주소지를 확인하고 구글 지도 제작 프로그램을 활용해 완성했습니다. ‘한국의 쓰레기산’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이 그래픽에 독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관련자들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