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618명. 원전 주변 지역의 갑상선암 공동소송 원고인단 숫자입니다. 이들은 경주 월성과 울진, 고리, 영광에 있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수십 년간 살았고, 갑상선암에 걸렸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암과 원전 피폭은 무관하다”는 말만 되풀이 해 왔습니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과 주민들의 암 발병과 무관하다는 것. 정부는 지난 2011년 이런 내용을 담은 공식 역학조사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법원은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소송에서 주민들이 아닌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원전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은 정말 안전할까’. CBS의 취재는 이 간단한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취재를 진행할수록 ‘안전하지 않다’, ‘위험하다’는 결론에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기존 연구는 시작부터 ‘모순’이나 ‘한계점’이 곳곳에서 발견될 정도로 허점이 많았습니다.
먼저 CBS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내년 원전 인근 주민들의 건강 역학조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단독 취재했습니다. 취재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를 끈질기게 접촉해 2중 3중으로 크로스 체크했습니다. 정부가 원전 관련 대규모 건강 역학조사에 나서는 건 지난 2011년 이후 정확히 10년 만입니다. 현재 정부가 이전 정부의 과오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것을 바로잡을 의지도 있었던 겁니다.
이번 조사는 환경부를 중심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합니다. 환경부가 원전 주민들의 피폭에 관한 조사에 나선 것은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 담당 부처가 원전 피해와 방사성 물질 유출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아니었다. 이번 조사의 의미가 더 큰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정부의 대규모 역학조사는 경주 월성 원전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CBS가 월성 원전 900m 앞에서 사는 황분희(73)씨를 만난 이유입니다. 황 씨와 인근 주민들은 지난 2014년 이후 만 6년 동안 정부에 이주대책을 요구해 왔습니다. 모두 갑상선암이나 다른 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월성 원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수로를 사용합니다. 방사능 방출량이 타 원전의 10배에 달합니다.
환경부와 원안위, 산자부 등 이해관계가 다른 부처들의 합의를 끌어낸 건 ‘중재자’ 역할을 한 양이원영 의원입니다. 탈핵운동가 출신인 양 의원은 21대 국회 입성 후, 원전 주민들의 건강역학조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담는 것이 국회의 ‘본령’이라면, 양 의원은 그 본령에 충실했습니다. CBS는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되던 10월 중순 양 의원을 만났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원전 주민 역학조사에 대해 묻고, ‘예산 확보’라는 국회 역할에 끝까지 충실해달라 당부했습니다.
기존 정부의 연구 결과를 뒤집은 서울대 백도명 교수도 만났습니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인근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 또 어떤 경로를 통해 주민들 몸에 축적되는 지 등에 대해 전문가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CBS의 끈질긴 추적 보도로 국회도 움직였습니다. 국내 원전 인근 주민들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초대해 ‘피해 증언대회’를 열게 된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정부 말만 믿었던 주민들은 묵은 응어리를 토해내듯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들의 아픔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세상에 나온 만큼, CBS는 증언대회 현장을 찾아 주민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충실히 기록했습니다.
앞으로도 CBS는 정부의 역학조사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국회의 예산 확보와 환경부의 역학조사 진행, 조사 결과 발표, 후속조치 등을 끝까지 추적해 보도할 것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익명 취재원은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두 직접 취재하고 쓴 기사입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의 원전 주민 역학조사 착수 사실은 2020년 10월 26일 CBS 보도가 최초입니다.
오마이뉴스와 평화방송, 의학 전문지 등 몇몇 언론사에서 원전 주민들의 증언대회와 정부 역학조사를 후속 보도했습니다.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확보 돼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역학조사를 발표하면, 타 매체 반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월성 원전 1호기 폐쇄에 관한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직후 CBS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우리는 이번 보도를 통해 핵발전소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비경제적 가치가 조명되고, 정치권과 시민 사회가 이를 고민하도록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한 내용에 대한 사실여부를 철저히 확인했고, 국내 원전과 환경 분야의 최고 전문가의 자문 및 검증을 거쳤습니다. 모든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관계부처와 한수원, 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나 반론 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