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MBC취재진은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잠적 사실이 알려진 이후 지난해 9, 10월경 정보기관 등 여러 루트로 한국 정착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북송된 딸의 안전 문제 등의 염려가 있다는 부탁을 받고 보도를 자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초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이 북송을 원한다며 직접 제보를 해오면서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부인 이 모 씨는 10여 차례의 통화, 문자 메시지로 자신이 처음부터 한국행을 원하지 않았고 이런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한국에 오게 됐다며 북송을 원한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시간을 들여 대화를 나누면서 이 씨 주장 자체의 모순은 없는지, 즉흥적인 요구는 아닌지를 살폈습니다. 무엇보다 교차 검증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조 씨 부부의 한국 망명 작전을 잘 아는 정부/정보기관 인사를 수소문하고, 상세한 내용을 취재해 주장의 사실 여부를 따졌습니다. 정치권으로까지 억측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주장 중에 검증된 정확한 내용만을 선별해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소식통은 조 씨 부부의 한국행 과정과 부인 이 씨의 북송 요구 주장을 검증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인물입니다. 또한 인용하지 않은 추가 정보/정부 당국 관계자의 확인을 거쳐 보도에 신중함을 기했습니다. 각 취재원들에겐 취재 의도 및 보도화 가능성을 사전 고지했습니다.
기자와 언론에 대한 신뢰가 바닥입니다. 보도의 정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나마 검증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이번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교차 검증 노력 덕분에 1)조성길 대사 대리가 미리 탈북을 기획한 점 2) 프랑스 미국 등의 망명을 타진하다 실패한 뒤 한국행을 모색한 점 3) 부인 이 씨가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북한에 알리면서 외교전이 펼쳐진 점 4) 이 때 뿐 아니라 한국에 들어와서도 이 씨가 북송을 요구한 사실 5) 최종적으로 한국행 망명 서류를 자필로 작성했다는 정보당국의 해명 6) 그럼에도 여전히 북송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등이 밝혀졌습니다. MBC 취재로 감춰져있던 새로운 ‘팩트’가 발굴됐고 사안의 앞뒤 맥락이 온전히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부인 이 씨 주장의 신빙성도 검증됐습니다.
이 사안 관련 하루 앞선 선행보도로 상세한 맥락이 설명되지 않으면서, 야당 정치인을 중심으로 국정감사를 통해 음모론이 제기됐습니다. 정보기관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여론 전환용으로 이 사안을 공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MBC가 어떻게 취재했는지와 이 씨의 제보 사실을 투명하게 알리면서 이 같은 억측도 힘을 잃었습니다. 독자와 시청자에게 “왜 사람들이 이 뉴스를 신뢰해야 하는지”를 투명하게 알렸기 때문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MBC 방송 전날인 10월 6일 JTBC 뉴스룸의 보도로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사실이 먼저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선행 보도에는 “복수의 정보관계자가 한국행을 선택해 국내에 정착했다고 확인했다”는 것 외의 사실관계가 담기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납 의무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관리하던 자금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자녀의 장래문제 또한 망명에 영향을 미쳤다”와 같은 선정적인 추측이 주가 됐습니다. 확인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본래 이 씨가 기사화를 원하던 북송 요구는 담기지 않아, 또다른 의문을 낳게 했습니다. 결국 한국 거주 사실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인 이 씨는 큰 좌절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술한 것처럼 MBC는 그동안 취재로 확인된 한국행 경위, 그리고 부인의 제보 경위와 주장을 상세히 밝혔습니다. 그 결과 한국일보, 조선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 다수 매체가 MBC 보도 내용을 받아서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덕분에 사안이 이해됐다’는 다른 언론사 기자들의 격력도 이어졌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양극화된 한국 정치지형에서 자칫 소모적 정쟁 소재가 될 뻔했던 이 사안이 쉽게 정리될 수 있었던 데에는 본 보도의 역할이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또 부인 이 씨의 북송 요구 자체에 대해서도 후속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윤건영 의원은 북송 요구 탈북자들에 대해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통일부도 여론을 보며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과거 이인모 노인의 장기 방북 방식이 정부 안팍에서 아이디어로 제기됩니다. 관련 후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 보도의 신중함이 관심을 모으면서 타 매체가 취재진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소속사 확인을 마쳤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반론 및 중재위 피신청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2회 전체 총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