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획 구상부터 취재 착수까지>
인천에서 근대건축물 철거는 낯설지 않은 기사 소재다. 전개 흐름도 매번 비슷하다. 근대건축물 철거 소식이 전해지면, 시민사회가 비판하고, 인천시 등 지자체가 대책 마련을 약속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소유 건축물이라는 한계, 도시 개발 과정에서의 불가피성 등의 해명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백범 김구 선생이 투옥됐던 중구 내동 옛 인천감리서 바로 옆 일제강점기 직업소개소·공동숙박소 건물이 철거됐고, 산업유산이자 일제강점기 노동쟁의 현장이던 신흥동 정미소 건물이 오피스텔 공사 과정에서 헐렸다. 시민사회가 보존을 촉구하고, 지자체가 민간 소유를 이유로 대응에 한계를 표명하는 과정도 되풀이됐다.
반복되는 근대건축물 철거를 보도하며 궁금증이 쌓여갔다. 근대건축물 철거를 막을 수 없는 것일까, 민간 소유가 많기 때문에 제도적 대응은 불가피한 것일까, 근대건축물은 얼마나 철거됐고 얼마나 남아 있는 것일까, 궁극적으로 근대건축물을 남겨야만 할까 하는 물음이 꼬리를 물었다.
근대건축물을 언급할 때 인천은 빠지지 않는 도시다. 개항장이 있고, 서울 길목에 위치해 서양 문물이 가장 빨리 도입됐으며, 차이나타운의 역사도 갖고 있다. 일본식 건축물이 주로 분포한 다른 개항 도시와 달리 서구식, 중국식 건축이 도시형 한옥과 혼재하는 형태도 띤다. 인천시도 관광 홍보에 ‘시간 여행자의 도시’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해마다 ‘개항장 문화재 야행’ 행사를 연다.
근대건축의 도시, 인천에서 근대건축물 전반을 짚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남겨진 근대건축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피했다. 현장 조사와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근대건축물의 오늘을 보여주고자 했다.
기초 자료는 인천 근대건축물 관련 보도에서 여러 차례 언급됐던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을 기준으로 삼았다. 2016년 군·구 실태조사를 거쳐 인천시가 정리한 이 목록은 기존 보도에서 인천 근대건축물 숫자를 보여주는 자료로 인용됐지만, 구체적인 현황과 건축물이 공개되진 않았다. 인천일보는 2019년 3월 부평구 근대건축물 철거 취재 과정에서 인천시 담당 부서를 통해 이 목록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조차 이 목록의 연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한 행정의 불연속적인 문제를 보여준 단면이었다. 사전 취재 과정에서 인천시에 ‘근대건축물 관리계획’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시는 비공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인천시의원 자료 요구를 통해 근대문화유산 업무 경과 문서를 확보했고, ‘인천근대문화유산’ 목록의 출처를 확인했다.
취재에 본격 착수한 8월14일부터 기획 연재를 시작하기 직전인 10월17일까지 2개월 동안 총 20회에 걸쳐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에 오른 건축물 현장을 찾았다. 강화도·영흥도 등 교량으로 연결된 섬뿐 아니라 여객선을 타야만 닿을 수 있는 덕적도·장봉도 등 섬 지역 13개 근대문화유산도 직접 취재했다. 접근이 여의치 않고 이미 문화재로 지정된 섬 지역 2개만 현장 조사에서 제외했고, 백령도에 위치한 2개는 현지 주민 도움을 받았다. 인천일보가 직접 현존 여부를 확인한 근대문화유산은 206개다.
현장 조사와 함께 자료 분석도 병행했다. 건축물 소유·거래 현황을 보여주는 등기부등본을 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210건 모두 발급받았다. 이 과정에서 철거를 확인한 근대건축물 46동 가운데 15동이 지자체를 포함한 공공기관 소유였다는 점을 밝혀냈다. 민간 소유를 이유로 보존의 한계를 앞세웠던 지자체 해명이 실상은 행정적 문제였음을 드러낸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인천근대문화유산’ 목록 자체의 허술함도 나타났다. 연도별 항공사진으로 철거 건축물 46동의 흔적을 되짚어본 결과, 34동은 목록이 작성된 2016년 이전에 이미 철거된 사실이 확인됐다. 근대건축물 관리 정책의 근간이 되는 지자체 목록마저 오류투성이로,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기획 연재부터 후속 보도까지>
사전 취재를 바탕으로 10월20일부터 주 1~2회씩 기획 기사를 연재했다. 기획 기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구성했다.
1편부터 3편까지는 현장 취재, 자료 분석으로 확인된 근대건축물 관리 실태를 짚었다. 근대건축물 철거와 소유 현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등기부등본 분석 과정에서 지자체가 철거 절차를 진행 중인 근대건축물 사례도 파악해 보도했다. 현존 근대문화유산 164개 주소지를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입력해 토지이용계획을 분석하고 도시정비사업 구역에 21개(12.8%)가 포함된 점도 확인했다. 취재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일제강점기 징용 현장인 ‘미쓰비시 줄사택’에 보존 권고를 내린 사실도 포착했다. 이를 별도 기사로 최초 보도하면서 지역사회에 알리기도 했다.
4편부터 6편까지는 일제강점기 신도시, 산업유산, 어업유산 등 주제별로 근대건축물 밀집지역을 집중 조명했다. 이들 지역은 일제 무기공장 노동자 주택, 항만 산업단지, 파시의 흔적 등 인천 지역적 특성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특히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방치된 섬 지역 어업 관련 근대건축물을 본격적으로 다룬 기사는 해양도시 인천 지역언론에서도 그간 찾아볼 수 없었다.
7편부터 10편까지는 행정의 문제를 진단하고 제도 보완 방향, 근대건축물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근대건축물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11편에선 전문가 특별 대담을 마련해 근대건축물 전반에 걸친 독자의 이해도 돕고자 했다. 기획 연재 과정에서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질의응답, 관련 조례 개정 움직임, 인천시 개선 방향 등도 별도 기사로 보도해 제도 개선 흐름도 보여줬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주민과 건축물 관련자 23명, 전문가·작가·활동가 16명, 공무원 5명 등 총 44명이다. 현장 취재 과정에서 실명 노출을 원하지 않았던 주민 6명은 익명으로 처리했고, 실무자급 공무원 4명은 소속만 밝혔다. 취재원들과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
총 44명의 취재원 가운데 주민과 건축물 관련자 23명은 모두 대면 취재했다. 전문가·작가·활동가 16명 중 13명은 직접 만나 현장을 동행하거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머지 3명에게만 전화 인터뷰로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공무원의 경우 문화재청·부산시 소속 2명을 제외하고 대면 취재했다.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의 전수조사를 기반으로 한 이번 기획은 지난 8월14일부터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한 11월27일까지 3개월여에 걸쳐 직접 취재한 결과물이다. 연안여객선을 타고 덕적도·장봉도 등지의 섬을 직접 방문했고, 서울·부산·경기 지역 근대건축물도 현장 취재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서울·부산 사례는 대면 인터뷰 대신 현지 방문을 바탕으로 사진 촬영, 전화 취재 등만 진행했다.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된 백령도 건축물 2동의 현존 여부는 현지 주민 도움을 받아 파악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항장을 품고 있는 인천에선 근대건축물을 조명하거나 철거 사태를 지적하는 기사가 그간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보도됐다. 그러나 이런 관심에도 민간 소유뿐 아니라 지자체가 소유한 근대건축물이 끊임없이 철거됐다. 이번 기획 기사는 단편적인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인천 근대건축물 관리 실태 전반을 보여주고자 했다.
인천시가 지난 2016년 작성한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을 언론사 최초로 입수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지자체가 목록을 보유한 인천 근대건축물의 현존·철거 현황을 전수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한 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210개 근대건축물의 등기부등본을 모두 발급받아 소유 현황을 분석했다. 근대건축물 관련 선행 보도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시도였다. 이를 통해 지자체 소유 근대건축물의 철거 실태를 보도했고, 외지인 소유 현황을 분류해 거주 목적과 상관없는 근대건축물 숫자를 파악했다.
또한 산곡동 영단주택처럼 근대건축물이 대규모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시점에서 현존 근대문화유산 주소지를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하고 토지이용계획을 분석해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구역에 포함된 근대건축물 현황을 보도했다.
‘인천근대문화유산’ 전수조사와 병행해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에 보전 대상으로 분류된 근대건축물 현존·철거 실태도 최초로 보도했다.
이번 기획 기사에서 소개된 근대건축물 사례도 기존 보도에서 다루지 않았거나, 짧게 언급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기획 자체가 이미 알려진 근대문화유산을 재조명하기보다 무관심 속에 사라진, 혹은 주목받지 못한 채 철거 위기에 몰린 건축물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취지였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획 기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결과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근대건축물의 현실을 끊임없이 취재해온 지역언론 동료 기자들의 보도에 상당 부분 빚을 지고 있다. 그동안 인천 지역언론과 지역사회가 근대건축물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중요성을 환기시킨 토대 위에서 보도가 가능했던 기획 기사였다. 근대건축물 철거·훼손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런 지역적 움직임이 인천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획 보도 과정에서 진행된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선 근대건축물 철거를 지적하고,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질의가 이어졌다. 시의원들은 인천일보 기사를 언급하며 “지금부터라도 무분별한 철거를 막고,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한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근대건축물을 보존하면서 지역사회가 활용하고, 가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사례를 보여줘야 주민도 설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문화관광국장과 문화유산과장은 행감에서 근대건축물 조사와 보존·활용 계획 수립, 제도 홍보 등의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
근대건축물 보존을 둘러싼 공론장도 형성되고 있다. 인천일보는 기획 취재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인천시와 부평구에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을 권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최초로 보도(온라인판 10월24일, 지면 10월26일자 1·3면)했다. 일제강점기 징용 흔적인 미쓰비시 줄사택은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일부만 남은 건물마저 철거될 위기에 몰려 있다. 문화재청 권고는 지역사회 주목을 받으며 타 매체 후속 보도로 이어졌고, 인천시·부평구는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근대건축물을 비롯한 건축자산 제도적 정비도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건축자산 지원금 상향과 학술적 가치 발굴, 자료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현재 진행 중인 정례회에서 심의하고 있다. 인천시는 12월부터 착수하는 ‘건축자산 보전방안과 진흥구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개항장과 산업유산의 체계적 관리 계획, 도시정비사업·도시재생사업 구역 내 건축자산의 활용 방안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기획은 10월20일자부터 12월4일자까지 특별 대담을 포함해 총 11회에 걸쳐 보도됐다. 기획 기사는 인천일보 1면과 종합면 주요 기사로 실렸다. 사설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인천의 근대건축물을 지켜라’, ‘근대건축물을 보존·활용해야 할 까닭’을 주제로 기획기사 내용을 다뤘다.
매달 인천일보 지면을 평가하는 ‘시민편집위원회’도 이번 기획을 주목했다. 시민편집위원회는 지난 11월16일 회의(11월18일자 지면 보도)에서 아래와 같은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근대건축물 수난사’ 기획기사 잘 보고 있다. 관리가 안 되고 있다로 그치는 것이 아닌, 반복되지 않게 어떻게 할 것인가 해법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 위원장)
“‘근대건축물 수난사’ 등 기획기사 잘 보고 있다. 인천시가 허술하게 목록만 조사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문제가 수년째 계속됐는데 이번 기회에 잘 짚어줬다.”(이희환 황해문화 편집위원)
“이번 지면에서는 ‘근대건축물 수난사’란 기사가 압권이었다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다. 지금까지 꼼꼼히 읽어봤는데 애정 없이는 쓸 수 없는 기사였다. 기자가 발로 뛰며 취재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향후 책으로 엮어도 될 정도로 좋았다”(임병구 인천석남중학교 교장)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이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등 해당 사항은 없었다.
취재후기
(363회)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 인천일보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인천일보 정치부 기자
취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어쩌면 구상 단계에서 묻힐 수도 있었다.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을 들고 무작정 주소지로 향했다. 지레짐작만으로 출발했다. 인천에서 근대건축물 철거 기사가 끊임없이 보도됐던 까닭이다. 사라진 것들의 숫자가 모여야 진전될 수 있는 기획이었다. 고백하자면, 제자리를 지킨 근대건축물을 보고 싶은 마음과 기획기사로 경종을 울리고 싶은 욕심이 충돌했다. 내면의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달여에 걸쳐 골목길을 돌고, 배를 타고, 산을 오르며 현장 취재하는 동안 46개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철거’라고 썼다.
근대건축물 210동의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으며 지자체 철거 사례도 쌓였다.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과 행정 자료에 이미 허물어진 근대문화유산이 보존 대상에 오른 사실도 확인했다. ‘민간 소유라서 어쩔 수 없다’는 상투적 해명과 ‘근대건축물 가치 재창출’이라는 진부한 업무 계획의 이면이다. 취재 내내 한마디라도 더 들어보려고 했던 김신영 기자의 질문이 고민의 지점을 넓혔다. 한 장만 고르기엔 아쉬웠던 이상훈 기자의 사진이 잊힌 역사를 담았다. 한 걸음 더 다가가서 현장을 들여다본 이창욱 기자의 발품이 행정의 한계를 짚었다. 인천 근대건축물에 관심을 기울여온 전문가와 지역사회 활동가, 지역언론 동료 기자들에게도 신세를 졌다.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며 사라지는 것을 접할 때가 많다. 기록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뿌듯함보다는 무력감에 휩싸이는 순간이 대부분이다. 이번 수상으로 다시 기록할 힘을 얻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