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피부과와 성형외과 몇 군데에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병원 안은 2030 여성, 70대 할머니, 중년 남성 등 다양한 환자들로 북적였습니다. 이들은 적게는 몇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을 아름다워지기 위한 값으로 기꺼이 지불했습니다. 미용의료가 예상보다 훨씬 더 우리 삶에 파고들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와 동시에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의료 붕괴를 다룬 보도들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쉽게 의사를 만날 수 있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의사는 점점 만나기 힘들어지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미용성형 공화국의 그늘’ 시리즈는 이런 익숙하면서도 낯선 광경에서 시작했습니다.
‘미용의료 호황’ 통해 ‘필수의료 위기’ 보여주기
정부는 2월 6일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며 필수의료 강화, 지역의료 인력 확보, 고령화 대응 등의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지금도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가 없는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언론은 대부분 ‘왜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종사라지 않으려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고충이나 필수의료 또는 지역의료에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주로 다뤄졌습니다.
그러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듯이 필수의료라는 버려진 폐허가 있다면 어딘가는 도망친 낙원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의사들도 필수의료를 떠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대신 선택한 곳’인 비급여 시장, 그 중에서도 완전 비급여인 미용성형 의료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강남구 피부과 445곳 손품 팔아 확인
취재팀은 미용의료 시장의 무분별한 팽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앞으로 필수의료가 붕괴되면 벌어질 일’보다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필수의료 붕괴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특정 진료과목 쏠림 현상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인 시민들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현상이 독자들에게 피부로 느껴지게 하는 데에는 실제 숫자만큼 강력한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재팀은 다소 무식하지만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의원실을 통해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강남구 내 피부과 전문의 의원 명단과 일반의, 진료과목미표시 전문의 의원 명단을 확보했습니다. 일반의, 진료과목미표시 전문의 의원 중 포털사이트에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명시해 둔 의원을 다시 추렸습니다.
그렇게 추려진 피부과 전문의 의원 163곳, 일반의·진료과목미표시 전문의 의원 중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명시한 의원 294곳 등 총 457곳에 전화를 걸어 ‘만 3세 아동의 두드러기 진료를 보는지’를 문의했습니다. 이 중 폐업하거나 취재 기간인 10월 말 휴가 기간 중이었던 12곳을 제외한 445곳에 전화 취재를 완료했습니다.
이를 통해 포털사이트에 피부과라 등록한 의원 5곳 중 3곳이 소아 피부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는 통계를 얻었습니다. 이들 대다수가 피부 질환 진료를 거부하는 이유로 ‘비급여 진료만 본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기존에도 ‘피부과 간판 걸고 피부 질환 안 본다’는 보도들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강남구 전체를 전수조사한 보도는 없었기에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수가, ‘장부’로 단순화
필수의료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떠나 미용의료로 몰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소득 차이가 결정적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필수의료와 미용의료의 소득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필수의료에 매겨진 건강보험 수가(진료행위가 발생하면 나라에서 의료인에게 지급하는 수당)이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수가가 낮으니 진료 한 건 당 벌어들이는 수입이 적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쉽게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미용의료로 빠지게 됩니다.
취재팀은 숫자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건강보험 수가는 의료인이 아닌 시민들에게는 다소 복잡한 개념입니다. 이를 가장 쉽게 보여주는 방법은 소득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득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직관적인 방법은 ‘장부’라고 봤습니다. 취재팀은 병원의 사무처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일일 수입 장부’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필수의료와 미용의료, 두 진료과의 수익을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섭외 단계에서부터 하루 진료 기족을 모두 공개해 줄 수 있는 취재원을 찾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필수과인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미용의료 봉직의 모두 섭외가 쉽지 않았습니다. 환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부담감과 좁은 의사 사회 내부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취재를 시작했으나 두 사례 모두 섭외를 완료하는 데에는 2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필수의료의 저수가 문제를 지적한 보도는 여럿 있었으나, 필수의료가 미용의료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돈벌이가 안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두 의사의 하루 진료 기록 전체를 확보한 덕분에 인터랙티브 기사도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인터랙티브 기사에는 지면 기사에 미처 싣지 못한 환자의 연령대와 진료 내용, 진료 당 수입이 시간대 별로 비교돼 있습니다. 단순히 지면 기사 내용을 글이 아닌 다른 시청각적 수단으로 옮기는 것을 넘어서 독자들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내부고발자’를 찾다
취재팀은 미용의료가 호황을 누리며 필수의료 인력과 새내기 의사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 ‘네트워크 의원’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제보를 접했습니다. 네트워크 의원의 운영 방식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취재팀은 실제로 각기 다른 네트워크 의원 5곳에서 진료와 시술을 받으면서 이들의 운영 구조를 파악했습니다. 이 의원들은 명칭은 달랐지만 상담실장 피부 진단-의사 시술-필요 시 상담실장 사후 관리로 이어지는 영업 구조가 모두 동일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미용 시술 가격을 낮춰 유인하고 의사들이 문진 시간 없이 빨리, 많이 환자를 시술하게 함으로써 ‘박리다매’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였습니다.
취재팀은 네트워크 의원에서 근무했던 일반의 ‘내부 고발자’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네트워크 의원들이 의사 자격을 갓 취득한 일반의들을 고액 연봉으로 유혹하고, 이들을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진료에 투입한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취재팀이 만난 네트워크 의원에서 근무했던 한 일반의는 “신상이 소문날 경우 이 바닥에서 일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일하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보도를 통해 의료계 자정 작용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미용의료 시장의 팽창과 필수의료 황폐화 사이의 연결 고리를 짚은 보도는 없었습니다. 내부고발자들의 목소리가 시리즈 마지막 보도에 담기면서 그 고리가 알려졌다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미용의료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실명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보도 시 의사의 경우 의료계 내부 사이버불링, 환자의 경우 향후 진료 차질을 우려한 사례는 익명 보도했습니다. 또한 병·의원명을 적시할 경우 명예훼손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익명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든 취재원은 만나거나 전화로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수의료의 위기와 미용의료 호황을 다룬 보도들은 꾸준히 나왔습니다. 그러나 미용의료가 얼마나 호황인지, 왜 돈벌이가 잘 되는지, 왜 의사들이 필수의료 대신 미용의료에 몰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구조적으로 다룬 보도는 없었습니다. 선행 보도에 대한 표절도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용성형 공화국의 그늘’ 시리즈가 나가자 독자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습니다. 독자들은 특히 ‘강남에 피부 질환을 보는 피부과가 적다’는 내용이 담긴 1화에 대해 “강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피부질환을 보는 피부과와 미용만 하는 피부과를 구분해 적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감을 보내왔습니다.
의료계에서도 ‘진작 이런 기사가 나왔어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필수의료 저수가 문제에 대해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는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한 기사라는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는 “필수의료 의사들의 이탈 상황에 대해 짚으면서도 그 배경을 설명한 기사” “기사를 보며 놀랐다”는 반응을 전해왔습니다. 대한성형외과학회에서도 재건성형 등 성형외과 중 필수의료와 관련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다뤄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왔습니다.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11월 30일 정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료인력 전문위원회’에서는 미용의료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용시장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미용 행위에 대한 분류 기준을 마련해 의사가 수행하는 미용 의료와 그렇지 않은 미용 서비스를 구분하고, 경미한 미용 목적 행위는 일정 자격요건을 갖출 경우 의사 외 직역에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취재팀에 시리즈 취재 과정에 대해 문의하며 직역 개방 등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 동아일보사 기자윤리위원회의 기자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사항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