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 계기>
부산은 바이러스가 퍼지듯 빈집이 창궐하는 ‘빈집 팬데믹’ 도시입니다. 1년 이상 빈집은 2만2120호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폐가 수준의 빈집은 7806호로 서울(9249호) 다음 수준입니다. 빈집이 퍼지는 속도는 더 빨라질 예정입니다. 고령의 소유주가 사망 후 집이 장기간 방치되는 경향성을 고려할 때 초고령화 도시 부산은 빈집과의 불가피한 공존을 앞두고 있습니다.
흔히 빈집을 생각하면 단독주택을 떠올리지만 부산 빈집 4채 가운데 1채는 1999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25.6%)입니다. 아파트 재개발 연한이 30년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년 내 25년 이상인 노후 아파트 빈집 문제가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빈집은 주택과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지만, 관련 법과 대책은 현실과 맞지 않아 표류하는 실정입니다. 부산 빈집 절반은 무허가 주택이지만 현행법상 무허가 주택은 빈집 정비 계획과 예산 수립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통계도 조사 기준과 기관에 따라 뒤죽박죽입니다. 빈집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한 철거가 시급하지만, 지원비는 쥐꼬리 수준으로 소유주가 철거를 고사하는 현실입니다.
부산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라면 누구나 빈집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압니다. 동시에 한 기관만이 나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방치됐습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골든아워’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제신문 사회부 저연차 기자로 이뤄진 ‘빈집 특별 취재팀’이 뭉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8월 뙤약볕 아래 서구 초장동 빈집 밀집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취재 과정>
이 기획은 서구 초장동 단독주택 2181세대 빈집 전수조사에서 출발합니다. 초장동은 전체 인구 3903명 가운데 40%(1572명)가 65세 이상인 ‘슈퍼’ 초고령화 동네입니다. 절멸하는 마을 공동체의 현주소입니다.
취재진은 경성대 도시계획과와 함께 2017년과 2020년 초장동 빈집 데이터를 토대로 2024년 초장동 빈집 골목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초장동 모든 골목을 돌며 공·폐가 알림 스티커와 전기계량기 작동, 쓰레기 방치 여부, 이웃 주민 증언을 토대로 빈집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전수 조사했습니다. 단순한 빈집 규모가 아닌 빈집 발생 시점에 따른 빈집 간 연계성을 밝힌 건 이번 기획이 처음입니다.
현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빈집은 오래된 폐가 빈집을 핵심축으로 삼고 동심원처럼 퍼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2017년 106곳이었던 빈집은 2024년 363곳으로 3배 이상 늘었고, 한 번 빈집이 되면 10곳 중 9곳은 계속 빈집으로 남았습니다.
급경사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빈집은 해를 거듭할수록 마치 바이러스가 퍼지듯 확산했습니다. 도시철도와 공동어시장 등 시가지와 가까워 상대적으로 정주 여건이 좋다고 여겨지는 동네에서도 일대 빈집이 늘며 슬럼화가 이뤄지자, 빈집이 생겨나는 현상이 새롭게 관찰됐습니다.
이처럼 신속한 철거가 시급했지만 기존 빈집 정책과의 괴리는 명확했습니다. 취재진이 살펴본 오래된 빈집은 주로 경사가 높은 곳에 지어진 협소주택(50㎡ 이하·15평)입니다. 차나 오토바이가 다니지 못하는 좁은 길이 유일한 통로인 빈집도 대부분이라 활용보다는 철거가 시급했습니다. 그러나 현행 철거 지원비(1400만 원)로는 기계 차량이 들어오지 못해 사람이 직접 폐기물을 날라야 하는 인력 철거 예산을 충당하기에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빈집 소유주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미약했습니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일본에서 만난 교토여대 이노우에 에리코 교수는 “빈집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소유주의 무책임”이라고 지적합니다. 지자체가 빈집 정비·철거를 위해 소유주의 동의를 구하려 해도 상속인의 연락 두절과 다수 소유주의 모호한 권리 등을 이유로 거부하기 일쑤였고 이들이 방치한 빈집 탓에 지역 공동체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주민은 지지부진한 정비에 지쳐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지자체 빈집 업무 담당자는 1~2명 수준이고 유명무실한 법과 제도 아래 기피 업무가 된 지 오래입니다.
단독주택 형태의 빈집에 국한한 선행 보도와 달리 ‘부산 빈집 팬데믹’ 기획은 노후 아파트 빈집 문제를 지역에서 처음 부각했습니다. 재개발·정비 수요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수도권과 달리 인구 감소세인 부산 노후 아파트는 재개발 동력도 사라져 일대 슬럼화와 누수, 붕괴 문제 등 관리 사각지대에서 방치됐습니다. 단독주택 정비에 초점 맞춰진 현행 소규모정비법만으로는 노후아파트, 주거 복합 상가 빈집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역부족인 실정입니다.
더불어 국제신문이 지난해 故 예서(10) 양이 등굣길에 숨진 청동초 참사를 계기로 천착한 통학로 안전 문제와도 연결해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빈집 방치로 인한 정주 여건 훼손은 고령층 주민부터 부산 미래세대인 아이들까지 미치는 전 사회적 피해라는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빈집과 통학로 안전을 엮는 시도는 지역사회 처음으로 행정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끌어내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나아가 지역 주민과 부산시·지자체 빈집 부서, 전문가를 찾아 빈집 팬데믹을 막을 ‘처방전’을 모았습니다. 신속한 철거와 공공매입을 위한 예산 확충과 조직 확대, 민간 유인책 확보가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부산 빈집 절반은 무허가 주택이지만 현행법상 무허가 주택은 빈집 철거와 정비 대상에 빠져있어 상위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통학로 일대에 빈집이 몰려 학생 등굣길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지역 정주 여건을 해치고 공동체를 와해하는 빈집 소유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미국과 일본 해외 취재를 통해 정책 사례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의 토지은행을 통한 녹지 공원화 정책을 토대로 빈집을 들어낸 자리를 녹색 정원으로 채우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일본 빈집세와 빈집뱅크 정책을 토대로 효과적인 혜택과 제재 방안을 도입해 빈집 소유주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실명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개인정보 노출을 꺼린 취재원을 익명으로 표기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든 취재원을 만나거나 전화해 직접 취재했고,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연합뉴스) 인구감소로 텅 빈 부산 옛도심, 2030년까지 빈집 2천채 정비
https://www.yna.co.kr/view/AKR20241121109900051?section=local/busan/index
-(kbs부산)부산 빈집 ‘만 채’…고강도 정비 착수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12397
-(부산mbc)부산 빈집 정비 본격화..′소유권 문제′ 난항
https://busanmbc.co.kr/01_new/new01_view.asp?idx=269511&mt=A&subt=0
-(knn)빈 집 1위...부산형 특단 대책 추진
https://news.knn.co.kr/news/article/165553
5. 사회에 끼친 영향
초장동 빈집 골목에서 출발한 기획은 부산 지역사회가 힘껏 응답했습니다. 부산시는 지난달 21일 박형준 부산시장 주재로 제47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6년간 760여억 원을 투입해 빈집 2000동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부산형 빈집 정비 혁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취재진도 해당 회의 토론자로 참석해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또 빈집 사업 통합과 효율적 운영을 위한 컨트롤 타워인 빈집정비단을 신설하고 빈집 은행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습니다.
부산경찰청은 드론 탐색 등 대대적인 빈집 순찰과 범죄 예방 활동에 나섰고 부산시 교육청은 통학로 환경개선 용역에 빈집이 통학 환경에 미치는 위해성 조사를 추가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시 국정감사에서는 이성권 의원과 조승환 의원의 빈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또 KBS ‘추적60분’ 취재진의 협조 요청이 들어오는 등 국제신문 창간기획에서 최초로 사용한 ‘빈집 팬데믹’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국제신문 창간 77주년 ‘빈집 팬데믹’은 빈집 숫자만 공개하는 기존 통계에서 나아가 직접 골목을 다니며 전수조사한 끝에 빈집 발생 패턴을 증명했고 지역사회 변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또 부산시 인권센터와 부산대 학보사 ‘채널PUN’ 등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와 후속 보도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공정보도, 정당한 정보수집, 취재원 보호 등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