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부산에서 꼬리 잡힌 나스닥 상장 사기
지난 2023년 8월, 한국 벤쳐 업계는 크게 들썩였습니다. 케이팝 팬들을 겨냥한 글로벌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류홀딩스가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 직상장에 성공한 겁니다. 하지만 10불에서 시작한 주가는 상장 수 개월만에 1불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투자 실패는 투자자의 숙명같은 것이라지만, 정작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 다수는 주식을 받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류홀딩스 거품의 비밀은 부산의 한 투자 사기 사건에서 실체를 드러냅니다.
부산 해운대 초고급 아파트 LCT에 거주하며 3백억 원대 코인 부자로 알려진 한모 씨의 사기 사건을 취재하며 한류홀딩스와의 연결고리를 발견했습니다. 한 씨는 해운대 일대 주부층을 대상으로 주식과 코인 등을 싸게 살 수 있다며 투자금을 받은 뒤 돌려막기 식으로 갚아왔습니다. 돌려막기가 점점 힘들어지던 와중 한 씨는 한류홀딩스 투자총책 A 씨와 만나 크게 ‘한탕’을 노립니다.
취재는 부산 한 씨의 사기사건에서 한류홀딩스의 범죄 행위로 확대됩니다.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문제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지 등을 1년 가량 끈질기게 취재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동네 사기꾼에서 나스닥 사기꾼으로..부산 총책 한모 씨
한 씨는 전환사채를 구매하면 주가의 10%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주지 않았고, 격하게 반발하는 피해자에 대해서만 돌려막기 식으로 일부 변제를 이어왔습니다. 여태까지 피해자 대부분은 동네 주부 대상이었기에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는 않았습니다. ‘동네 사기꾼’이던 한 씨는 2023년 초 투자자문회사를 열고 본격적으로 투자자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 종목이 바로 한류홀딩스였습니다.
■사실상 ‘몸통’ 전국 총책 A 씨의 등장
한류홀딩스 투자 과정에서는 전국 총책 A 씨가 개입됐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한 씨가 사람을 모아오면, A 씨가 투자자를 설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공모가 10불인 주식을 6천원에 판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유명 연예인과 전직 국회의원도 참석해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한류홀딩스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언론 보도까지 더해지자 투자자들은 의심치 않고 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상장 뒤에도 주식은 8개월이 넘도록 입고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전국 총책 A 씨의 사기 혐의를 밝혀내다
한 씨와 A 씨가 사기를 공모했다는 심증은 확실했지만, 물증이 없었습니다. A 씨는 주식이 있지만, 금감원이 주식 입고를 막고 있어 못주는 것이라고 항변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이 문제라면, A 씨에게 책임을 묻기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금감원은 해당 규제가 사실인지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도 나스닥 공모 과정에 대해 몰랐습니다. 의혹 보도를 이어가며 한류홀딩스 내부자를 수소문했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길고 긴 설득을 통해 내부자로부터 A 씨의 주식 보유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A 씨가 가진 한류홀딩스 주식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사기 피해 규모를 밝혀내다
피해자 대부분이 변제를 받기 위해 고소를 꺼리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특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경남 모처에 있는 한 씨 회사 내부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온갖 협박에 움츠러든 그를 설득해 한 씨의 법인 계좌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투자자들로부터 3백억 원을 가량을 받아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 씨 회사 직원들이 개인 계좌로도 투자금을 받았단 제보도 이어지고 있어 실제 피해는 더욱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A 씨와 한류홀딩스 경영진간의 커넥션
보도가 나간 뒤 한류홀딩스 경영진은 A 씨와의 관계를 전면 부정했습니다. A 씨는 한류홀딩스의 투자자일 뿐이고, 직책을 맡고 있지도 않아 부산에서의 사기 피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고문변호사를 통해 기자 본인을 시세조종행위로 미국 법정에 세우겠단 협박도 이어갔습니다.
A 씨가 한류홀딩스 투자설명회와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영상들을 찾아냈습니다. 미국 나스닥 주식거래소 건물을 배경으로 경영진들과 찍은 사진도 입수했습니다. 한류홀딩스 내부자료를 통해 A 씨와 한류홀딩스 전 최대주주의 수상한 거래 정황도 포착합니다.
한류홀딩스는 상장 자금을 모으는데 애를 먹었는데, A 씨의 사모 자금을 받아 상장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상장 뒤 부산 남포동의 한 건물 매각 대금을 미끼로 사모 자금을 돌려받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돈만 받아낸 뒤 기업을 상장시키고, 가치가 불어난 회사 자금을 멋대로 빼간 겁니다. 금감원의 조사로 해당 사실이 밝혀지며. 부산에서의 사기 피해금이 한류홀딩스 상장에 직접 쓰였단 것도 드러났습니다.
■금감원 방관하는 동안 커진 투자 사기
50인 이상에게 투자를 받기 위해선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증권신고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회사의 경영상태와 재무상태, 경영진 등을 알려주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하지만 한류홀딩스는 한국에서 투자자를 모집했음에도 미국 기업이란 이유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대주주의 범죄 이력과 부실한 수익구조를 알 길이 없었습니다. 금감원은 한류홀딩스가 증권신고서 미제출을 방관, 방조했을 뿐 아니라 A 씨의 거짓말을 확인해주지 않는 등 취재 내내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보도를 통해 증권신고서 제출 여부와 심사 기한 등을 정해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피해자 상당수는 가정 주부였습니다. 배우자 몰래 투자를 한 사례가 많아 부득이 익명 처리했습니다. 또, 내부 자료를 건네준 취재원도 특정될 가능성이 높아 불가피하게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와의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두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023년 초중순 한류홀딩스 상장 관련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첨부하겠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방관하던 금감원은 보도가 나간 뒤 부랴부랴 조사에 돌입했습니다. 상장 1년이 훌쩍 넘은 올해 11월, 금감원은 상장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한류홀딩스 전 경영진들을 검찰에 고발합니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투자 업무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공시하거나 언론 등에 제공하겠다는 대응방안을 내놨습니다.
전국 총책 A 씨는 본인이 파는 주식이 상장 전 발행된 주식(구주)이라 상장 다음날 바로 거래할 수 있다며 사람들을 현혹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나스닥에서 거래되기 위해선 통한 3~6개월가량이 소요됩니다. 금감원은 이 사실을 보도자료에 적시하며 해외주식 투자시 유의점을 알렸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의 지원은 없었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