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국민일보는 2019년 11월 ‘자녀 살해 후 자살’을 심층 기획해서 보도한 ‘엄마·아빠, 저는 왜 같이 죽어야 하나요’라는 기사로 한국기자협회 제350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기사는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하는 범죄의 심각성을 환기하기 위한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동반 자살’로 표현되는 온정주의적 시각을 비판하고, 명백한 살인 범죄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판결문과 수사 기록, 언론 보도 등을 분석했습니다.
5년이 흐른 지금, ‘동반 자살’이라는 표현은 거의 사라졌지만, 여전히 부모에 대한 온정주의적인 시각은 깔려있었습니다. 특히 범죄를 저지른 부모의 사정과 양형에 대한 이야기들은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지지만 정작 피해자인 아동에 대한 관심은 적었습니다.
피해자인 아동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살아남은 아동들은 그날의 기억 속에 어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지, 국가와 사회의 도움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조명해봐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의 판결문에 드러난 아동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수사 기관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생존 아동의 현재를 들여다봤습니다. 취재·보도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기획 초기부터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기획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죽음으로만 기록되는 ‘살해 후 자살’ 아동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한 해 20여명의 아동이 살해 후 자살로 목숨을 잃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사망해야만 통계에 기록될 뿐, 살아남는 아동에 대한 국가 통계는 없었습니다.
지난 4월 서울에서 살해 후 자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가 아내와 자녀 두 명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건이었습니다. 다행히 정신이 든 아이들이 깨어나면서, 네 가족 모두 목숨은 건졌지만 아이들은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살해 후 자살’ 국가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② 추적의 어려움
살아남은 아이들을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생존 아동들은 법무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여성가족부 가정폭력 피해 쉼터, 보건복지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으로 뿔뿔이 흩어집니다. ‘살해 후 자살’이 별도의 아동 학대 피해 유형으로 분류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기관에서조차 아이의 학대 사실만 파악할 뿐, 부모의 죽음에 동반되려 했던 범죄 전반의 사정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야 할 부모가 자신을 살해하려 했던 기억에 더해, 부모마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모습을 목격한 아동들은 일반 학대 피해 아동과 달리 더 극심한 트라우마 반응에 시달릴 수 있음에도 다른 아동학대, 가정폭력, 범죄피해 아동들과 뒤섞여 있었습니다.
국민일보는 ‘살해 후 자살’ 유형에 맞는 피해 아동을 찾기 위해 최근 2년간 발생한 언론보도를 통해 관할 경찰서를 역추적하고, 수사기관의 피해자지원센터, 구청 아동지원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을 통해 수소문했습니다.
③ 피해자 인터뷰
아동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직접 접촉은 피하고, 전문기관 사회복지사나 전담요원, 경찰, 피해 부모, 대한아동방지협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전하고 싶은 말을 보호자를 통해 들었고, 아동의 심리 상담을 지원하는 전문가로부터 어떤 심리적 혼란 상태를 겪고 있는지를 취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피해 아동은 “아빠가 무섭기도 하고, 같이 살고 싶기도 하다”라며 양가적인 마음을 들려줬습니다. 보통의 아동 학대 피해는 수년간 반복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아이가 부모에 대해 적대적인 마음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살해 후 자살’은 가해 부모가 철저히 범행 계획을 숨겼다가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은 ‘좋은 부모’와 ‘나를 해치려 한 부모’ 사이에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국민일보는 아이들의 혼란을 그대로 보도했고, 양가적인 감정 때문에 특히 별도의 범죄 카테고리로 다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④ 판결문 분석
5년 전 보도와 차별점은 판결문을 통해 범죄 특성을 분석하기보다, 아동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나 원가정 분리에 대한 의견이 드러나는 부분을 분석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가해 부모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1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부모를 여전히 신뢰하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판결문에도 드러났습니다.
재판부가 피해 아동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경우도 대다수였습니다. 이 경우 다른 성인 가족의 의사가 비중있게 반영됐습니다. 피해 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 보도했습니다.
판결문 분석으로 살해 후 자살을 ‘아동 학대’로 판단하지 않은 수사·사법기관의 잘못도 짚었습니다. 가해 부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형량을 정한 사건은 102건 가운데 8건(7.8%)에 불과했습니다.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건, 별도의 학대 보호체계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범죄 피해자로서의 지원만 인정될 뿐, 학대와 관련한 아동 심리 상담 등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⑤ 아동 전문가의 자문
피해 아동의 삶을 추적하는 형태이다보니, 당시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어느 수준까지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 많았습니다. 이를 위해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세이브더칠드런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해당 기사가 자살 또는 살해 후 자살 모방 범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사전에 점검하였고, 특히 아동이 기사를 읽었을 때 트라우마 반응이 떠오르는 등 부작용을 겪지 않도록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보도했습니다. 영국 국립 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살인 피해자 업무를 담당했던 제프리 데마르코 세이브더칠드런 선임고문의 자문도 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아동의 경우 신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나이와 구체적인 신상 정보는 일부 각색했고, 기사에 이를 고지했습니다. 또 해당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관계자의 소속 정보가 드러날 경우, 지역과 아동 사례가 특정될 수 있어 이 역시 익명으로 가리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해당 사실을 각색하지 않고 직접 전달했고, ‘살해 후 자살’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던 당시 상황과 이후 아동의 상황에 대해서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살해 후 자살’을 다룬 보도들은 있었지만, 이후 생존 아동을 추적하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기획 보도 특성상 타 매체 반향은 해당 사항이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청에서는 ‘살해 후 자살’ 사건의 경우 아동학대 유형으로 분류하고 보건복지부에 사례를 통보하지만, 가해 부모가 사망하는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기 때문에 별도의 사례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민일보 보도 이후 경찰청은 의견서를 통해 “가해자인 부모의 사망 여부를 불문하고, 사례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보호자가 사망하여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되는 경우 역시 보건복지부에 사례 제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국회에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아동학대살해죄에 미수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살해 후 자살 사건은 아동학대살해죄보다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은 살인죄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설된 ‘아동학대살해죄 미수범 규정’을 통해 살인 미수에 그친 경우 가중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피해 아동의 친권자·후견인인 미수범에게 검찰이 의무적으로 친권 상실·변경 심판을 청구토록 했습니다. 보도를 통해 살해 후 자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사법 보호 체계에서 피해 아동을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