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업무추진비 2,400만 원 ‘펑펑’ 쓴 곳?
...고위 간부 아들 한약국
이번 취재는 전북자치도청 소속 간부 공무원인 모 국장이 아들의 사업장에 업무추진비를 자주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취재에 착수해 해당 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해봤더니, 2년 여 동안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한약국에 천만 원이 넘는 업무추진비를 그야말로 ‘펑펑’ 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장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부하 과장들까지 가담해 모두 2,400만 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국장 아들의 영업장에 지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국에서는 심지어, 문제의 한약국에 지출된 내역만 쏙 빼고 공개하는 등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업무추진비 비리가 광범위하게, 또 조직적으로 이뤄졌지만 내부 시스템은 이를 전혀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해당 국장이 관리하는 한 민간 위탁 업체가, 공고가 나기도 전에, 국장 부인 소유의 상가에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내고 입주했던 사실도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고위 간부의 명백한 이해충돌 행위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전북도지사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감사도 진행돼 결국 해당 간부는 최종 ‘해임’ 처분을 받았습니다.
업무추진비, ‘공개의 함정’
취재진은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이 해당 간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올해 전북도청 간부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고위 간부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투명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그러나 버젓이 집행 목적을 ‘복사 후 붙여넣기’ 하거나, 한 달 동안 똑같은 회의만 다섯 번을 했다고 기재하는가 하면, 금액이 큰 명절 선물 건만 사용 장소를 누락하는 등 부당 사용 의심 사례가 수두룩했습니다.
다만 분석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쪼개기 결제나 시간·장소 누락 등 꼼수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외부 감시를 피해갈 수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업무추진비 공개 제도는 의무 공개 항목이 제한적이고 구체성도 떨어져, 실제적인 감시에 있어 한계가 뚜렷합니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결국 내부 감사에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인데, 문제는 공직 사회의 의지입니다. 자치단체장부터 고위 공무원, 지방의원들이 ‘너도 나도’ 쓰는 것이 업무추진비이다보니, 감시에도, 제도 개선에도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업무추진비 공개 제도 시행이 소기의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비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만큼 이제 제도를 손질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쌈짓돈? ‘150억 대’ 혈세!
업무추진비를 흔히 ‘쌈짓돈’·‘주머닛돈’에 비유합니다. 관행적으로, 공무원 개인이 손쉽게 빼먹을 수 있는 돈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용어는 마치 업무추진비가 ‘소액’이라는 뉘앙스를 줍니다. 그래서, ‘업무추진비’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혈세가 투입되는지 분석해봤습니다. 전북자치도청과 14개 시군에서 올해 편성한 업무추진비를 모두 합해봤더니 한해 155억 원에 달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수천 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어마어마한 세금 중 얼마가 부당하게 쓰이고 있는지, 파악조차 어려운 현실입니다.
지자체판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는 그 성격이 매우 포괄적인 만큼 ‘불법의 경계선’을 넘나듭니다. 때문에 업무추진비를 빙자한 세금 유용은 지역 언론이 정기적으로,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특히 현재 업무추진비 공개 대상에서 제외돼있는 ‘부서운영·정원가산 업무추진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실제 시민단체 등에는 이 ‘비공개 업무추진비’를 자치단체장 등이 마음대로 유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깜깜이’ 지적을 받아온 사정 기관들의 특수활동비처럼, ‘지자체판 특활비’로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속적인 감시를 이어가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의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전주MBC의 최초 보도 이후 통신사 등을 중심으로 관련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달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전주MBC 보도를 토대로 이 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졌습니다. 이를 전후로 타 방송사도 이 사안을 비중있게 다루는 등 한 매체의 보도로 끝나지 않고, 지역 사회 의제화에 성공한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내밀하게 이뤄졌던 전북도청 고위 간부들의 업무추진비 관련 비리는, 결국 전주MBC의 보도로 세상에 드러나 시시비비가 가려지게 됐습니다. 보도 이후 해당 간부는 감사를 거쳐 최종 ‘해임’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간 업무추진비 비리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쳤던 데 비하면, 중징계가 내려진 겁니다. 이번 보도에 대해 공직사회 내부에서 느낀 충격도가 컸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도청 고위직들의 일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며 결국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한 공무원은 ‘씁쓸하지만, 통쾌한 보도였다’며, ‘공직사회에 경종을 크게 울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북자치도청은 현재 업무추진비 비위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보도는 전북도청 한 고위 간부들의 조직적 업무추진비 비리를 파헤침으로써, 공직사회 기저에 깔린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관행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경종을 울렸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전북도청 간부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전수 분석하고, 전체 업무추진비 규모와 제도의 한계까지 추가 보도해 사안의 심각성을 잘 드러냈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는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보도 당사자에게 충분한 반론 기회를 제공했으며, 보도 이후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