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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회 (2024년 11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5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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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서울시 마을버스 외국인 기사 추진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서울경제신문 김창영*
명태균 ‘황금폰 증거인멸의혹’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MBN MBN 명태균 특별취재팀
김건희 여사 대통령 취임식 초청 명단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고한솔·김채운·배지현*·채윤태·정환봉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확인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JTBC 김필준·하혜빈·류정화·유한울
이천 냉동고 아버지 시신 사건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YTN 신귀혜·진수환
명태균 여론조사 조작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뉴스타파 강민수*·봉지욱*·이명선*·임선응*·조원일*
김건희 여사 돈봉투·각서 및 창원산단 등 명태균 의혹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한겨레신문 명태균 게이트 특별취재팀
‘5월 9일, 맞춰진 퍼즐’ 공천개입 의혹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MBC MBC 공천개입 의혹 취재팀
‘전과 19범 조폭’이 5·18단체장?…불법 채권추심에 허위학력까지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YTN 나현호*·오선열·이강휘
“후배 검사 빼고 나만 탄핵하라” 이창수 중앙지검장 인터뷰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서울신문 임주형·송수연
일손부족 강원, 이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온라인 부문)
후보 12-01 전문보도부문 강원도민일보 김영희·최경진*·신정은*·이채윤
‘노벨문학상 한강의 언어들, 어디서 헤엄쳐 왔나’ 등 (문화 부문)
후보 12-02 전문보도부문 한겨레신문 임인택·최재봉·구둘래·장예지*
“소중한 생명, 끝까지 책임진다”...정우성, 문가비 아들의 친부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디스패치 김지호*·정태윤
그 많던 재두루미 먹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CBS 박창주
인천국제공항 4단계 민낯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대한경제신문 백경민
한수원 핵원료 매각비리 추적…수사·법개정 이끌어내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뉴스토마토 최병호·안창현*·신태현·유근윤
방시혁, 하이브 IPO로 4000억 따로 챙겼다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조진형·차준호·최석 조진형*·차준호*·최석철
제주산 빠진 감귤주스… 기후변화에 국내 먹거리 비상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디지털타임스 김수연*·이상현*
버려진 산단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송승섭·주상돈·권현지
줄줄 새는 후원금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이현주*·이동우*·이기민
그린벨트 개발이익 독식할 ‘그들’의 정체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김현지*·정윤경·공성윤·강윤서
살해 후 자살, 생존 아동의 삶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김유나*·이정헌*
이상한 나라의 세대분리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쿠키뉴스 김은빈·최은희
아이들의 다잉메시지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이영근*·이수민*·이찬규
미용성형 공화국의 그늘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조유라·박경민*·여근호
계절실종: 식물은 답을 알고 있다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이은주*·홍희경·김성은*
무너진 교실 : 딥페이크 그 후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특별취재팀
‘날씨, 밥상을 뒤엎다’ – 기후 흉작 보고서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김수영*·김형래·박예린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서영민·윤희진*
거꾸로 가는 국방부 시계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신준명*
“삶이 무너졌다” 불법 추심의 덫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부장원·이현정·유준석 부장원*·이현정*·유준석*·심원보
아이가 있는 삶, 미래와의 협상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김지수*·이은지*·박희영*
[스스로 떠난 아이들..학교는 ‘코드블루’] 정신건강, 배워야 지킨다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이상미·금창호·서진석 이상미·금창호·서진석·진태희·배아정
시의원이 임원, 아내는 유령직원’..집라인으로 드러난 ‘어촌계 카르텔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박혜진*·조성우*
교장선생님의 수상한 사전답사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MBC 김태욱·김성국 김태욱*·윤소영·신규호
태연한 살인자 양광준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G1방송 원석진*·모재성·서진형
전북도청 간부들의 업무추진비 비리 난맥상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김아연*·유철주·정진우*·강미이
창원시 지구단위계획 명태균 개입 확인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MBC경남 부정석 부정석*·김장훈*
거제시장 금권 선거 900일 추적기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남CBS 이형탁
‘출처 불명’ 가짜 한우...구멍 뚫린 축산물이력제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안상혁·김도윤*
‘인권 없는’ 중증장애 외국인…제도 바꿔냈다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김현우*·이경훈*·박지혜*·김철빈
‘人災’로 드러난,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땅꺼짐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정기형·조진욱·최혁규*·하영광
사기로 얼룩진 국내 최초 나스닥 직상장 스타트업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KNN 하영광·정기형
위기의 서해5도, 인천바다의 미래는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일보 전예준
마치 ‘외딴 섬’...대전축구협회와 지방종목단체의 오늘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도일보 심효준
5·18 기억과 미래 공존, 광주 금남로의 재발견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유지호·이삼섭·강승희·양광삼·박현*
수도권 운명을 닮은 ‘팔당’ 이야기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이종우*·공지영·이시은*
다시 동학-철학실종시대, 사라진 강원동학사를 찾아서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김진형·김여진
부산 빈집 펜데믹
후보 8-06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정지윤*·조성우*
유럽에 부는 한국주거문화 바람
후보 8-07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남도일보 서정현
사회적 재난, 전화금융사기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전주 KBS전주 전화금융사기 기획취재팀
환상 속의 섬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제주 신익환*·고진현
칠십에 찾은 새 사랑, 노망? 로망!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청주 진희정·김성은*
AI 돌봄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충북 김병수*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CBS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CBS 서민선 기자 “대통령이 군인들 예약을 취소시키고 그 자리에 들어가 골프를 쳤다.” 시작은 한 문장의 제보였다. ‘오물 풍선’ 등 북한 도발을 이유로 국방부 차원에서 현역 군인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리고 예약을 취소했는데, 그 자리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들어가 골프를 쳤다는 내용이다. 이중, 삼중, 사중의 팩트체크를 했다. 대통령 일정을 확인하고, 골프장 예약 및 취소 내용을 확보해 비교했다. 당시 골프를 쳤다는 사람들, 골프장 직원들, 예약이 취소된 사람들을 수소문해 확인했다. 추정되는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따라 경찰의 교통 통제 여부와 인근 CCTV 등을 살펴봤다. 취재 결과 복수의 구체적인 증언과 사정기관에 보고된 관련 민원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예약 취소된 구체적인 숫자와 이를 토대로 대통령의 정확한 라운딩 시간까지 특정할 수 있었다. 그 앞뒤에는 경호처 직원들이 골프를 쳤다는 사실까지 파악했다. 하지만 모두 정황일 뿐, 직접 증거는 될 수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향했고, 대통령의 골프 현장을 포착할 수 있었다. 경호처에 발각돼 휴대전화 초기화 등 ‘입틀막’을 당했지만, 자료를 강탈 당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끝까지 지켜내 보도할 수 있었다. CBS 기사는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대통령의 골프 현장을 언론사 최초로 포착했다는 사실을 넘어, 현 정국의 난맥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취재·보도였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골프라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국정·민심·언론을 대하는 대통령과 참모들의 태도와 인식까지 드러냈기 때문이다. 최근 밝혀진 바로는, 대통령은 골프를 치면서 계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계엄 때 국회에 투입된 707특임대 부사관들과 골프를 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서울경찰청장은 조사에서 “CBS 보도 직후 경호처에서 비화폰을 지급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후속 취재로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하겠다.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한국경제신문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한국경제신문 조철오 기자 방위산업 업계 종사자들을 알게 되면서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기획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국산 잠수함 도면 등 기밀이 대만으로 유출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 때였습니다. 저는 방산과 무관한 사건기자입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방산 문외한인 제가 업계 사람들과 사귀면서 안갯속에 감춰진 실체를 조금씩 알 수 있었습니다. 틈날 때마다 다수의 기술 유출자와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결국 실제 유출된 핵심 도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방산 보안 담벼락은 무너져 있었고, 군사 기술은 노출돼 있었습니다. 기술 유출은 힘들게 개발한 기업을 엉망으로 만들고, 산업 생태계를 훼손하는 악질 범죄입니다. 특히 방산은 국방·전쟁·외교 등과 직결돼 있어, 유출 시 돈으로 추정할 수 없는 피해를 봅니다. 올 상반기 ‘잠수함 도면, 해외로 유출’, ‘기업 경영난 때 기술이 샌다’ 등 기사를 두 차례 썼습니다. ‘취재가 틀렸다’란 대외적 공세, 법조인들의 집단 항의 등 예상치 못한 거대한 벽을 마주했습니다. 이 현상은 결국 낡은 규제, 제도의 결함, 정부 실패 등에 있었다는 하나의 결론으로 도달했습니다. 이번 3편의 기획 보도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K방산이 국내 경제를 이끌 주요 축으로 부상한 이 시점에 우린 무너진 담벼락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저는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진일보한 후속보도를 하겠습니다. 이번 기획은 캡 김대훈 선배가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족한 능력을 보완해 준 김형호 사회부 부국장 등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 SBS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 SBS 김보미 기자 ‘의사들이 개원자금 어떻게 구하는지 아세요? 우리 세금이 들어가요.’ 첩보를 처음 접했을 때 흠칫했습니다. 최근 매일 아침, “12월 정형외과 OPEN”이란 현수막을 보면서 출근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또 들어서네. 바로 건너편에도 정형외과 있는데 장사는 잘 되려나?’란 오지랖 섞인 생각만 했을 뿐, 새 병원을 짓는데 들어가는 자금과 그 출처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우리 세금이 들어간다는 걸까, 직접 개원 대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먼저 취재를 도와줄 의사들을 수소문했습니다. 그후 함께 이 업계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대출 브로커를 찾아가봤습니다. 상담 받아보니, 진료과목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임대 보증금에 인테리어, 의료장비, 직원 월급 등 포함하면 의원 한 곳 여는 데 5억 원은 넘게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은행 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신보 대출’, 즉 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한 불법 대출을 이용해야 된다는 게 브로커들의 은밀한 제안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불법 대출은 쉬웠습니다. 그동안 적발이 안 된 이유도 명료했습니다. 서로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즉, 의사들은 수수료는 들지만 개원으로 더 큰 돈을 벌 수 있단 생각에 불법대출에 대해 함구하고, 수수료를 나눠먹는 브로커도 외부에 알릴 리가 만무했습니다. 여기엔 세무사, 의료기기업체들도 소개 명목으로 수수료를 나눠먹었습니다. 끈끈한 공생 관계를 기반으로 한 불법 의료 대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겁니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그만큼 이제까지 정부지원금이 허술하게 지급되어온 경우가 빈번했단 의미입니다. 많은 언론이 감시망이 되어 지적을 하지만, 어느 순간 또 뚫리길 반복입니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손보아야 합니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란 말이 옛말이 될 수 있도록, 작은 제보 하나 놓치지 않고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 매일신문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 매일신문 윤수진 기자 지난해 7월,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에서 한 법인이 냉장고 하나만 둔 점포를 운영하며 1년에 115억원 가까운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당시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이 전국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었기에, 우리 지역에서도 관련 의혹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그 실상을 자세히 조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재를 이어간 결과, 사건은 경찰의 ‘수사 거래’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엄중해졌습니다. 이후 구의원 무마 정황 이슈까지 모두 놓치지 않고 보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0월부터는 온누리상품권 이슈가 전국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고, 저희 취재 역시 탄력을 받아 900억원대의 부정유통의 실체와 전문 업자들의 존재까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보도를 통해선 구조적 허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최근 들어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온누리상품권 환전한도 및 구매한도 하향과 처벌조치 강화, 비정상 사용 금지, 지류 상품권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저희의 남은 바람은 한 가지입니다. 누군가 생계를 걸고 하는 일에, 더 이상 편법이나 부정이 횡행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희는 2025년에도 부지런히 발로 뛰겠습니다. 값진 상을 주신 한국기자협회, 언제나 응원 아끼지 않는 매일신문 선·후배 동료들, 저희를 믿고 제보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 KNN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 KNN 이태훈 기자 지난 수십년동안 산림청과 지자체가 재선충을 잡겠다며 쏟아부은 예산만 1조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재선충은 확산되고 산림파괴만 더 심해졌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소나무의 자연 쇠퇴가 시작됐습니다. 소나무는 사라지고 그 자리엔 침엽수나 활엽수가 자라나 우리의 숲을 지탱시켜주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방제 정책은 숲이 건강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한두 그루도 아닌 이렇게 많은 소나무가 고사하는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재선충이다? 기후변화다? 혼란스러웠습니다. 모두가 재선충 때문이라고 하는데 저만 재선충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여러 방제현장 취재와 산림 전문가 인터뷰, 국내외 논문 등을 통해 소나무가 사라지는 원인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취재에 있어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소나무가 사라지는 원인은 재선충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후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소나무는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내용을 취재하기 전까지 저 역시도 산림청의 발표처럼 소나무가 죽는 원인은 재선충 때문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재선충에 확진된 소나무 비율이 7% 정도인 점을 확인하고 난 뒤부터는 모든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어떤 현상 뒷면에는 새로운 사실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재선충 취재를 통해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둬야한다는 말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