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ㅇ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10월, '많은 의사와 약사 등 의료 전문직이 불법적으로 대출을 받고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병원과 약국을 개원, 개국할 때 소요되는 필요 자금을 대출하는데 '브로커'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한단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어떤 식으로 브로커들이 대출을 알선하고 있고, 신용보증기금의 제도 운영에는 문제가 없는지 취재에 나섰습니다.
우선 취재진은 실제로 대출 브로커들이 어떤 수법으로 불법 알선을 대출하는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개원 예정 의사들을 섭외해 상담을 시도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브로커들은 모두 시중 은행과 연계된 위탁 법인에서 일하는 대출 상담사였습니다. 이들은 '닥터론'과 같은 의료인 전문 은행 대출 상품을 판매함과 동시에 불법으로 신용보증기금 대출을 알선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악용된 제도는 '예비창업보증' 제도입니다. 예비창업보증은 전문자격과 기술, 지식 분야의 유망한 창업자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 신용보증기금이 은행 대출 보증을 서주는 제도입니다. 최대 10억 원까지 보증을 서주는데, 이때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보증을 서주는 게 원칙입니다. 다시 말해 10억 원이 필요하면 내 통장에 10억 원이 있다는 걸 증빙해야합니다. 하지만 많은 개원의들이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브로커들은 이를 노려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불법 수수료를 받아내는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잠입 취재를 통해 브로커들의 불법 행위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들은 "자금 세탁", "합법 행위가 아니다"는 식의 발언을 해가며 스스로 불법임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비슷한 수법으로 논란을 빚은 광덕안정 한의원 사태를 언급하며 신용보증기금 대출 보증이 까다로워졌지만, 자신들만의 경력과 노하우로 최대한 보증을 받아내겠다고 확언하기도 했습니다.
또 실제로 이런 불법 대출을 통해 개원한 병원·약국 리스트도 확보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토대로 크로스체크를 한 후 입장 취재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약국들은 불법 대출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거나,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답변은 직접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의 녹취 속 내용과 상충됐습니다. 또 결국 2년 만에 폐업을 하며 부실 대출로 이어진 한방병원 사례도 포착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이 7억 원이 넘는 금액을 보증해줬지만, 부도가 나며 대부분을 손실로 떠안게 된 상태였습니다. 해당 병원 원장은 취재진의 질의에 "타인이 돈을 송금해준 건 맞지만 대출 상담사가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대출 방법을 소개해줬을 뿐"이라며 사실상 불법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또 취재진은 어렵게 브로커들 간의 대화 녹취를 확보했습니다. 자금을 실질적으로 빌려주는 이른바 ‘쩐주’들 가운데는 의사들이 많다는 내용도 포함돼있습니다. 또 실제 대출업계에서 활동한 익명의 관계자를 통해서 쩐주들 중에는 세무사, 컨설팅업자, 의료기기 업체 대표 등이 포함돼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일종의 ‘불법 의료 대출 생태계’가 형성돼 암암리에 부정한 금전 이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의사와 브로커, 쩐주 모두 ‘공생관계’이다 보니, 공공연하게 이루어져도 외부에 알려질 수 없는 구조임을 확인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 제도 운영의 허점도 발견해 지적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광덕안정 한의원 사태 이후, 피보증인으로부터 자금을 위변조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추가로 받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선 계속해서 불법 대출 알선이 이뤄지고 있었고 전혀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용보증기금은 계좌 조회 등 조사 권한이 없어, 피보증인의 자금 출처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보증서 발행 조건으로 자기 자본 증빙만을 내세운 것은 큰 구멍이 존재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우리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입니다. 이런 불법 대출은 정작 자금이 정말 필요한 예비창업자에게 돌아가지 못하도록 악영향을 미칩니다. 예비창업보증은 한 해 평균 7-8천억 원가량 되고, 지난 2022년에는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중 90% 가까운 금액이 의료 전문직에게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부실금액은 513억 원, 올해는 9월까지 301억 원이 발생했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브로커 간 대화 녹취에선 신용보증기금 직원을 접대하는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정말 필요한 곳에 지원이 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특이사항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신용보증기금은 SBS 보도에 대해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허위 자기자금 증빙 등 예비창업보증 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서울 송파경찰서에 불법대출에 관여한 브로커들과 의사, 의료기기 업체 대표 등 10여 명에 대한 고발장이 제출된 상태입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더불어 보도 직후 브로커들이 소속되어있던 일부 시중 은행에서도 자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확인 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411회)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SBS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
SBS 김보미 기자
‘의사들이 개원자금 어떻게 구하는지 아세요? 우리 세금이 들어가요.’ 첩보를 처음 접했을 때 흠칫했습니다. 최근 매일 아침, “12월 정형외과 OPEN”이란 현수막을 보면서 출근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또 들어서네. 바로 건너편에도 정형외과 있는데 장사는 잘 되려나?’란 오지랖 섞인 생각만 했을 뿐, 새 병원을 짓는데 들어가는 자금과 그 출처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우리 세금이 들어간다는 걸까, 직접 개원 대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먼저 취재를 도와줄 의사들을 수소문했습니다. 그후 함께 이 업계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대출 브로커를 찾아가봤습니다. 상담 받아보니, 진료과목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임대 보증금에 인테리어, 의료장비, 직원 월급 등 포함하면 의원 한 곳 여는 데 5억 원은 넘게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은행 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신보 대출’, 즉 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한 불법 대출을 이용해야 된다는 게 브로커들의 은밀한 제안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불법 대출은 쉬웠습니다. 그동안 적발이 안 된 이유도 명료했습니다. 서로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즉, 의사들은 수수료는 들지만 개원으로 더 큰 돈을 벌 수 있단 생각에 불법대출에 대해 함구하고, 수수료를 나눠먹는 브로커도 외부에 알릴 리가 만무했습니다. 여기엔 세무사, 의료기기업체들도 소개 명목으로 수수료를 나눠먹었습니다. 끈끈한 공생 관계를 기반으로 한 불법 의료 대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겁니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그만큼 이제까지 정부지원금이 허술하게 지급되어온 경우가 빈번했단 의미입니다. 많은 언론이 감시망이 되어 지적을 하지만, 어느 순간 또 뚫리길 반복입니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손보아야 합니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란 말이 옛말이 될 수 있도록, 작은 제보 하나 놓치지 않고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