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사상(沙上), ‘모래 위’의 땅
사상하단선은 부산 사상구 사상역(도시철도 2호선)을 출발해 부산 사하구 하단역(도시철도 1호선)을 연결하는, 신설 예정인 지하철 노선입니다.
모래 위의 땅을 뜻하는 ‘사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상하단선이 지어지는 사상구 일대는 낙동강 지류였던 늪지대를 모래로 메워 만든 곳입니다. 매립지 특성상 연약지반이 대부분이라, 공사 전부터 토목 전문가들은 굴착공사로 인한 땅꺼짐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꼴 ‘땅꺼짐’, 공사와의 연관성?
올해 8월 초, 가깝던 취재원을 통해 “올해 들어 새벽시장 주변 땅꺼짐이 유독 잦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상구를 통해 땅꺼짐 위치를 확인해보니, 공교롭게도 대부분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이었습니다. 횟수로 따지만 모두 7차례였고, 운행 중이던 차량이 빠지거나 신호등이 푹 꺼질 정도로 규모도 컸습니다. 땅꺼짐 발생 시점은 공교롭게도 지난 2023년 지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흙파내기 작업’이 진행된 뒤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상하단선 공사와 땅꺼짐의 연관성이 크게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 보도가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은 8월 21일,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에서 하룻밤 사이 땅꺼짐 현상이 두차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불과 한달 뒤인 지난 9월 21일,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에서 두차례나 대형 땅꺼짐 현상이 하루 만에 또 발생했습니다. 이날은 대형차 두 대가 빠질 정도로 땅꺼짐 규모가 컸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발주처인 부산교통공사(부교공)는 “공사와 땅꺼짐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부교공은 땅꺼짐 원인으로 공사가 아닌 ‘노후관로’를 꼽았습니다. 사상구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 대부분 사상하단선 구간에 집중 발생하는 상황에서, 부교공 말대로라면 사상구에서 유독 사상하단선 주변만 노후관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후관로를 관리하는 부산시에 물어보니, 주변 관로는 매설된 지 10년이 채 안됐습니다.
공사와 땅꺼짐 사이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공사 시작 전 사상하단선 기술자문위원회 등 시공 안전성을 검증했던 관계자를 만나 당시 상황을 전해 듣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불과 1년 전, 사상구가 공사현장 민원을 이유로 전문가들과 현장점검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연약지반에 공사가 진행돼 지반침하가 불가피하다,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사실이 처음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대책마련은 없었습니다. 부교공의 일방적인 해명이 무색해진 겁니다.
■사상하단선 땅꺼짐만 12차례, ‘예견된 人災’
취재를 해보니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에서 공식 확인된 것 외에 땅꺼짐 현상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2년 동안 12차례나 됐습니다. 반론권 수준에서 부교공의 해명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보다, 전문가들이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공사와 땅꺼짐 사이 연관성을 밝히는 쪽으로 보도방향을 틀었습니다.
사상하단선과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 시공에 앞서 작성되는 ‘안전관리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시공사가 공사에 따르는 사고위험요인을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전문기관에 검토를 의뢰하는 ‘안전관리계획서’와, 발주청이 시공 등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술자문심의위’가 열린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곧바로 국회의원실을 통해 ‘안전관리계획서’와 ‘기술자문심의위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전문가들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관되게 공사로 인한 땅꺼짐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부교공이 작성한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하며 “지하매설물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관련사항을 보완해 계획서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 기술자문심의위는 ‘안전관리비 증액’을 요청했지만, 둘 모두 부교공에 의해 묵살됐습니다. 법상 안전관리계획서 재검토는 의무사항이 아니었고, 턴키방식에 묶여 안전관련 예산 증액도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시공 전부터 땅꺼짐 우려가 나왔고, 시공 뒤 전문기관 우려대로 땅꺼짐 현상이 그대로 발생한 말그대로 ‘예견된 인재’였습니다.
지난 11월 열린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해서도 사상하단선 땅꺼짐 현상은 명백한 ‘인재’임이 재확인됐습니다. 조사위는 땅꺼짐 현상의 원인으로 ‘지하매설물’을 들었습니다. 사상하단선 관련 공사비만 8천억원이 넘는데, 공사 전 지하매설물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다 땅꺼짐이 발생한 겁니다. 또 예산 문제로 땅꺼짐을 완벽하게 막을 대책마련이 어려워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다보니, 결국 예견된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도 밝혀지는 등 KNN이 지적해온 턴키방식의 한계도 언급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해당 사안과 관련된 익명취재원 중 상당수는 공사와 관련된 부교공과 시공사(SK에코플랜트)였습니다. 대면 인터뷰 요청했으나 인터뷰를 거절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보도된 사안은 기자가 직접 담당부서와 국회의원실에 취재, 자료 요청했습니다. 취재와 방송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 이뤄졌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에서 땅꺼짐 발생이 잦아지고, 공사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2024년 8월 13일 첫 보도), 전문가들이 발생 전부터 지반침하 경고를 해왔다는 보도(2024년 8월 23일 보도) 모두 KNN의 단독 보도를 통해 지역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전국지는 물론, 지역의 대부분 매체는 이 보도를 이어받았습니다.
국제신문
-市 이상없다더니 더 커진 싱크홀…공포 확산(2024년 9월 24일 1면보도)
(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40924.22001006477)
부산일보
-사상~하단선 올해 8차례 땅꺼짐 “이러다 나도…” 시민 불안 증폭(2024년 9월 24일 8면 보도)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92318233857883)
부산KBS
-‘땅 꺼짐’ 원인은 노후 수도관?…“공사 영향 가능성”(2024년 8월 22일 보도)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5988?type=journalists)
부산MBC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잇단 땅꺼짐..원인은?(2024년 8월 21일 보도)
(https://busanmbc.co.kr/01_new/new01_view.asp?idx=266767)
KNN은 단순히 사상하단선 공사와 땅꺼짐 사이 연관성 ‘의혹’을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치책 마련을 위한 후속보도도 이어갔습니다. 보도에 활용한 자료는 KNN이 단독 입수한 만큼, 같은 주제로 타 매체가 보도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판단합니다. 특히 법상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법령개정 추진안도, KNN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내용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부교공 질타나선 관계기관
KNN의 관련보도 직후, 부산시 국정감사에서도 사상하단선 땅꺼짐 현상은 주요한 이슈로 다뤄졌습니다. 송기헌 의원은 “부산광역시가 사상~하단선 지하철 공사 구간 안전점검을 통해 싱크홀 이상 징후를 포착했음에도 공사를 강행했다”며 질타했고, 시는 대책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이 외에도 사상하단선 주변에서 땅꺼짐 현상이 12차례나 발생하자, 국토부도 현장점검에 나섰고 부산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부산시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사상하단선 공사현장을 찾아 대책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법령 개정 움직임
KNN은 첫 보도부터 연약지반에서 대규모 굴착공사가 이뤄지는 만큼, 공사로 인한 땅꺼짐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는 “앞으로 대규모 굴착공사 관련 안전관리대책에서 땅꺼짐을 독립적인 챕터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이 나왔음에도, 법령상 한계점은 뚜렷했습니다. 시공사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서에 대해 전문기관이 안전문제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전문기관의 검토)고 덧붙이더라도, 보완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전문기관이 확인(전문기관의 재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송기헌 의원실을 통해 전문기관이 재검토를 의무화하도록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사상하단선 땅꺼짐 관련 보도는 대부분 매체가 다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땅꺼짐 현상 ‘발생’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에 그쳤습니다. KNN은 사상하단선 땅꺼짐과 관련해 지하조사위가 땅꺼짐 원인을 밝히기 전부터, 자체 입수한 문서를 통해 공사와 땅꺼짐 사이 연관성을 짚었고, 대규모 토목공사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턴키방식’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KNN의 보도와 관련해 부산 지역언론시민단체인 부산민언련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두차례나 ‘주목 보도’로 꼽기도 했습니다.
[부산민언련, 8월 3주 주목보도]
KNN은 원인으로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사상하단선 공사를 지목했다. “싱크홀 발생지는 모두 지난 2022년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 사상하단선 1구간 주변으로, 현재 흙 파내기 공사가 한창”이라고 전했다. 부산교통공사는 공사장 주변 상하수도 관로가 노후해서 발생한 문제일 뿐, 도시철도 공사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KNN은 “발주처인 부산교통공사와 사상구청이 모두 책임을 떠넘기면서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부산민언련, 10월 마지막주 주목보도]
부산 사상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땅꺼짐’ 현상에 대해 단발성 사고 보도에 그치지 않고 가덕신공항 등 대규모 관급공사에 적용되는 ‘턴키 방식’의 입찰 제도 문제를 지적한 보도였다.
이번 연속 보도와 관련해 KNN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정정·반론 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등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1회 전체 총평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열기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결과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연일 이슈의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대통령이 ‘무인기 파문’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치 않은 시점에 군 골프장에서 한가로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쉽지 않은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처의 강력대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사수하는 등 언론 본연의 책무를 다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통령이 주말에 체력단련을 위해 골프를 칠 수도 있지’란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때와 시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도 세 차례 골프를 즐긴 날 모두 ‘국군통수권자’로서 시의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보도는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러시아, 중동 등 세계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일선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시대에 뒤떨어진 보안상의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었다는 평이다. 이 보도로 서로 고소·고발전을 이어왔던 기업들이 소를 취하하고 K방산의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일련의 성과도 참작했다. 한편 지난해 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비슷한 기사를 출품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국경제신문은 이후 10개월여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구멍 뚫린 한국 방산업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SBS의 김보미 기자가 수상했다. 많은 의사와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원·개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현실과 특히, 여기에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는 후속조치로 이어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도된 사례에서 보증 브로커로 의심되는 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고소,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임과 동시에 “예비창업보증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 등이 호평의 근거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을 보도한 매일신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관계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부정 유통되는 실태를 연속적으로 잘 지적했고 나아가 지역적인 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지역언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속보도 중 ‘온누리상품권 부당이익을 환수조치 한다’는 기사는 불법적 이득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름지기 언론의 순기능과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다. 이번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을 파헤친 KNN의 보도는 그런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소나무의 AIDS’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경남지역 확진율이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재선충병의 확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재선충 방제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해마다 얼마나 많은 방제예산이 집행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산림당국의 재선충 방제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잘 조명한 이번 보도는 단순히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는 기존의 언론보도와 달리, 내용 자체가 참신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