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5월09일, 04시00분 [단독]돈 세탁소로 유명한데…'北연루'거래소와150억 거래한 국내 업체들
2 5월09일, 04시20분 [단독]北,코인 탈취 후 수상한 돈 흐름…국내 거래소, '자금세탁'통로 됐다
3 5월12일, 04시00분 [단독]캄보디아 자금 세탁소와'수상한 코인 거래'...1년여간28억 오갔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수상한 코인 거래 있다”는 제보와 거래소의 거짓말
올해 3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캄보디아의 후이온(이하 후이원) 그룹과 거래 중이라는 제보가 왔습니다. 후이원 그룹은 세계 각국 범죄단체가 자금 세탁을 위해 이용하는 곳으로 악명 높습니다. 전자결제 서비스 ‘후이원 페이’, 가상자산 거래소 ‘후이원 크립토’, 불법 온라인 플랫폼 ‘후이원 보증’을 운영하며 온라인 사기 범죄 조직을 위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입니다. 특히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가 해킹 자금을 세탁한 곳이기도 합니다.
제보가 사실이라면 거래를 막아야 했습니다. 우선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정말로 후이원 그룹과 거래하는 게 사실인지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도움으로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첫 요청에 가상자산 거래소는 ‘통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수차례 설득하고 한참을 기다려 받은 내역은 ‘0’. 거래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자료였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십원 한 장 오간 사실이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여러 취재원의 도움을 받아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득하며 재차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받아본 거래내역은 합계 180억원을 넘겼습니다. 1년여간 후이원 그룹과 100억원 넘는 거래를 한 거래소도 있었습니다. 다른 거래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규모의 차이는 있었지만 4대 가상자산 거래소 모두 억대 거래를 해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의 실패였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는 2022년 3월부터 ‘가상자산 금융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 룰에 따라 1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옮길 때는 신뢰도가 높은 ‘화이트리스트’ 거래소와 거래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의심 거래로 추정되면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그러나 후이원 그룹과의 수천회에 걸친 거래는 100만원 이상 건에 대해서도 문제없이 이뤄졌습니다. 거래소들이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노력을 약속하며 100만원 미만 거래 건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약속한 직후에도 그랬습니다.
□북한 해킹 자금 입금 뒤 늘어난 수상한 거래
가장 먼저 낸 기사에서는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후이원 그룹과 150억원대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후이원 그룹이 북한도 범죄 자금을 세탁하는 곳임을 고려하면 사안이 더 중대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취재 이후인 지난 5월 초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가 후이원 그룹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했지만, 일부 거래소에서는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후이원 그룹과의 거래를 활발하게 이어가는 실정이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거래 금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거래소도 자체 인력으로 자금세탁방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후이원 그룹 간 1년6개월여간 거래내역을 분석해, 두 번째 기사에서 북한의 해킹 자금 입금 전후로 거래가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라자루스는 지난해 5월 말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DMM 비트코인’을 해킹해 비트코인을 탈취, 그중 일부를 후이원으로 입금했는데, 한 가상자산 거래소와 후이원의 거래규모가 그 직후부터 크게 늘어 116억여원의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짚었습니다. 특히 99.95% 이상의 거래가 범죄 자금 세탁에 주로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북한의 해킹 자금 일부가 국내로 세탁돼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 번째 기사에서는 국내 범죄 자금 세탁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와 후이원 그룹이 이용된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동남아 등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자금세탁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를 수집 중이며, 일부 자금세탁 업체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로 돈을 받아 후이원 그룹을 통해 자금세탁을 하는 거래내역이 확인됐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미신고 사업자와 가상자산 거래 금지를 권고하지만, 그 외 거래소에 대해서는 개별 거래소 자체 판단에 맡겨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보도 이후 후이원 그룹의 영업이 중단됐습니다. 텔레그램 측에서 후이원의 채널을 차단하자 영업 중단 공지를 낸 것입니다. 그러나 취재 기간 연락해온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 미국 본사는 후이원의 셧다운이 또다른 범죄 플랫폼의 출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여전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가상자산 자금세탁처로 이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후속 보도를 작성했습니다. 여전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자금세탁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 개선, 거래소의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과 모니터링 노력이 더해진다면 그 규모를 줄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자금세탁, 넘어야 할 산 아직도 많지만...
취재 과정에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후이원 그룹의 관계, 국내 자금세탁 업체와의 연관성 등을 알아보기 위해 가상자산 기업들과 접촉했습니다. 후이원 그룹이 국제적인 자금 세탁 통로인 점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어떻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긴 시간 거래가 이어져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업계 사람들은 몇몇이 알고는 있었지만, 거래소의 영향력을 고려해 아무도 공론화를 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몸집이 큰 기업이 가상자산 거래소이고, 그런 가상자산 거래소를 건드리는 것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객 혹은 잠재적인 큰 고객을 건드리는 것이기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재에 응하다가도 거래소를 언급하면 답변을 피하는 이들이 많아 국내 기업 대신 외국 기업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취재도, 보도도 쉽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와 후이원 그룹의 거래내역을 확보해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었습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겼습니다. 달마다 날마다 다르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어느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혹은 그보다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최소한 허가된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서 범죄 자금이 들어가고, 합법적인 자금으로 세탁돼 나오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취재하고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여전히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자금세탁 위험성은 존재하지만, 최소한 이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후이원 그룹과 거래하지 않게 됐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기를 자행하는 범죄 조직이 있고, 후이원 그룹이 그들의 자금 세탁처로 기능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후이원 그룹이 국제적인 범죄 조직을 넘어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의 돈 세탁 창구 중 하나라는 사실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이원 그룹이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후이원 그룹에 대한 보도는 많았지만 어디까지나 먼 나라 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에 후이원 그룹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 내역, 국내 범죄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보도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가 시작된 지난 3월에는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별다른 제재 없이 후이원 그룹과 거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된 뒤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후이원 그룹의 위험성이 알려졌고, 보도 사흘 뒤에는 모든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후이원 그룹과의 거래를 차단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외국의 일로 여겨지던 후이원 그룹의 자금세탁과 국내 거래소와의 연관성을 밝혀냄으로써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범죄가 만연하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보도 이후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후이원 그룹을 통한 가상자산 자금세탁 문제, 북한 자금 유입 가능성에 대해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설명을 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 일부도 역시 수사기관에 제공했습니다.
앞선 보도에서 지적했듯 여전히 국내 거래소는 ‘미신고 사업자’ 외 해외 금융기관과 자유롭게 거래하는 상황입니다. 보도를 통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왔지만 실제로 개선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저희는 후이원 그룹 외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기관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후속 보도를 준비 중입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7회 전체 총평
제41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0개 부문에서 67편의 보도가 출품됐고 그중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스타파의 <‘댓글공작’ 리박스쿨 잠입> 보도는 ‘리박스쿨’에 잠입해 댓글 조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미끼로 한 댓글 팀원 모집, 초등학생 대상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 서울교대와의 업무협약, 리박스쿨 대표의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위촉 등을 통해 이 단체가 단순 극우 인사들의 모임을 넘어 정권과 연계된 조직적 활동을 펼쳤을 가능성을 드러냈다. 쉽지 않았던 잠입 취재의 과정과 보도 이후 전국 시도교육청 전수 조사가 이뤄지는 등 파장이 매우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국민 신뢰 저버린 선거관리위원회> 보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상한 부정 선거론을 사전선거 첫날 투표소 취재를 통해 검증한 보도로 부실 관리의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보도 직후 선관위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기사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예방한 효과와 더불어 선관위에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보도로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윤석열 정부 3년, 감사원의 민낯>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정부에서 감사원이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감사원 내부 문건, 국회 제출자료 등과 감사원 관계자 10여명의 심층 인터뷰를 교차 검증해 입체적으로 고발했다. 감사원 내부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개혁의 필요성을 공론화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반면교사’의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2216편 추적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항공 2216편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제작진이 쏟은 노력과 과학적 접근은 압도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블랙박스가 놓친 4분 7초의 공백을 복원하기 위해 주변 CCTV를 확보하고 항공기 궤적을 복원해 당시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언론이 과학적,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냈다. 방송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취재팀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사고조사위에 정보 공개와 책임 있는 조사를 요구했다. 가려진 진실을 찾아내려는 언론의 집요한 노력이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경인일보의 <납치 살인 피해자 ‘600장의 SOS’> 보도가 선정됐다.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잔혹한 납치 살인극을 벌인 것으로 단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을 경인일보는 피해자가 경찰에 600여 장에 달하는 처벌의견서를 냈다는 점, 그럼에도 경찰은 성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다 구속영장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참극이 발생할 때마다 공권력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따른다. 이 보도는 변화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호소로 다가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남 지역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30분 넘게 걸린다는 믿기지 않는 실태를 담았다. 단순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 마련까지 제시하는 등 기자의 문제의식과 밀착 취재의 노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지역 장애 학생들의 열악한 통학 여건이 더 널리 알려지고, 등하굣길 개선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은 목포MBC의 <수백억 졸속 공모 논란…‘농촌 협약’ 사업 파헤쳐봤더니> 보도가 선정됐다. 농림부가 최대 3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농촌 협약 사업 공모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발생한 가짜 혹은 부실 자료의 실태를 고발했다. 엉터리 계획서가 난무한데도 농림부는 신청 시·군 18곳 중 한 곳만 탈락시켰는데, 올해 공모를 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예산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음 해 예산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불사하는 행태를 꼼꼼한 현장 취재로 꼬집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