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장애인의 인권 문제를 들여다보다 전남의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 30분이 넘게 걸린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학생들이 하루에 학교를 오가기 위해 통학버스에서 4~5시간을 보내야한다는 점에 많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특수학교에 다니는 중증‧최중증 장애 학생들에게는 ‘등굣길’이 ‘고통길’이나 다름없다는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보도의 핵심은 단순 보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 얼마나 변화가 있는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특수학교 학생들은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등교를 하고 있었고, 그동안 숱한 학부모들의 지적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광주일보는 연속 보도를 한 이후 한 달의 시간 간격을 두고 통학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문제 의식을 환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4월20일, 20시10분 매일 왕복4시간…특수학교 학생‘전쟁같은 등·하교’
2 4월21일, 20시00분 42만㎞탄 버스로 편도120㎞등교…위험 안고 달린다
3 4월22일, 20시40분 학생 안전문제에 전남교육청‘돈 타령’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먼저 전남의 특수학교 9곳의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직접 버스를 함께 타고 가는 안을 계획했으나, 학교 측에서 완강히 반대해 통학 버스 안에 탑승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직접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통학버스를 뒤따라가는 방식으로 특수학교 학생들의 고통을 간접 체험했습니다.
특수학교 학생들의 일과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이른 시각부터 시작됐습니다. 전남 영광군에서 함평군에 있는 특수학교를 다니는 지적장애인 중학교 3학년 친구는 새벽 6시 40분에 첫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2시간 5분 만에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워낙 길다 보니 화장실을 가게 될까 물도 마시지 못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직접 등교하는 모습을 보니 통학버스에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버스 기사가 직접 버스에서 내려와 학생들을 일일이 들어 안고 버스에 태우기도 했습니다. 특수학교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통학 버스라기에는 생소한 모습이었습니다. 비장애인 학생보다 훨씬 세심한 도움이 필요한 특수학교 학생들임에도 최소한의 장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불편을 일방적으로 감내하라는 방식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행태가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닌, 수십년 학창시절 동안 반복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특수학교 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지난 10여년 동안 학부모들은 이같은 불편 사항을 지적하면서 전남도교육청 등에 끊임없이 개선 요구를 해 왔지만 통학 노선 한 번 바뀐 적이 없었습니다. 집에서 승용차로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지역을 넘나들며 매일 두 시간 이상을 오가야했습니다. 성인이 운전해서 따라가도 2시간 넘는 통학은 쉽지 않았던 만큼 아이들이 느꼈을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또 학교별로 운영 중인 노후화된 버스도 문제였습니다. 전남 9개 특수학교에서 운행 중인 통학 버스는 29대지만 16대는 차량 연한을 넘어선 노후 버스였고, 18대는 주행거리 12만km, 특히 30만km를 넘긴 차량도 10대 가량으로 조사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늘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총 29대 버스 중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버스는 8대에 불과했습니다.
공립학교 4곳과 사립학교 5곳 등 전남지역 특수학교 9곳에서 학교별로 1대에서 4대를 운영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장애 학생들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특수학교는 부족하기 때문에 4~5곳의 시‧군을 묶어 노선을 정했습니다. 여러 시군의 학생들을 태우는 탓에 최소 1시간에서 최대 2시간 30분까지 버스 운행 시간이 길 수밖에 없고 하루에 왕복 240km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통학노선을 다변화하고 노후화된 차량을 개선해달라는 요구에도 학교측은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는 말과 교육청은 예산 타령만 한 채 십수년 간 달라지는 점은 없었습니다. 당장 바꿔야 하는 버스들이 16대에 달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며 올해도 1~2대만 교체할 계획입니다.
특수학교 지원이 십수년째 제자리인 현실에서 특수학교 특수성을 반영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듀 택시를 이용해 학생들을 개별 통학 또는 소규모로 나눠 통학할 수 있게 하고 택시와 교통비를 지원해 시간을 줄이는 방안, 특수학교 학급을 늘리고 교사와 실무사를 확충하는 방법, 교육청의 통학 전담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습니다. 또 전남의 특수교육예산 비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점을 제시해 특수학교 학생들이 더 이상 방치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이번 보도의 핵심인 ‘한 달 뒤’ 모습을 확인해 보니, 우려했던 대로 장애학생들의 통학 현실은 변한 것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 달 전과 똑같이 학생들의 통학 버스를 따라가보니 통학 시간은 2시간 이상 걸렸고, 버스 탑승 인원, 학교에 도착하는 버스 시간 등 대부분 그대로였습니다. 학생들은 2시간 넘게 기다려야하는 불편함과 고통을 참고 있었습니다. 또 통학 버스 기사가 휠체어를 탄 학생을 들어올리는 모습도 똑같이 볼 수 있었습니다.
교육청은 통학 차량에 대해서는 운영 효율화 방안에 따라 순차적으로 바꾸겠다는 입장만 반복했습니다. 학교와 도교육청은 보도 이후 올해 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는 입장만 확인했습니다. 학부모들이 수십년 동안 통학 환경 개선을 요구해 왔더라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 이후에도 예산 등을 이유로 개선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같은 현실을 짚기 위해 한 달 여 시간을 두고 후속 취재를 했고, 실제로 변하지 않는 통학 차량 현실을 확인한 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절실한지 짚는 보도를 했습니다.
당장 학생들의 등하교 현실이 나아지기는 어려운 것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장애학생들의 통학 현실, 학습권을 침해받는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통학 차량을 타고 안전하게 오가면서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기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전남의 특수학교 통학노선과 등하교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전남 특수학교들의 통학버스를 직접 운전해 2시간 넘는 거리를 따라다니며 확인하고, 여러 학부모를 만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를 영상으로 담아 광주일보 자체 유튜브 채널과 인터넷 기사에 함께 올려 독자들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리프트가 없이 통학버스 기사와 학부모가 직접 휠체어 타는 학생을 들어올려 버스에 태워야 하는 모습 등을 영상과 텍스트를 함께 기획해 유튜브 쇼츠로 올렸고,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https://youtu.be/RFZtxrlpwhI?si=-JH9Wdk9EaVDKWz9
https://youtube.com/shorts/pc-6NboSS3E?si=13sXtIhlCOG_E6dU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에 선행보도 되거나 타 보도를 표절한 바 없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광주일보가 특수학교 학생들의 열악한 통학 여건 개선의 필요성을 보도한 이후 전남 서부권 공립특수학교 신설 계획이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특수학교의 시설을 확충하고 열악한 통학 여건을 개선할 움직임이 가시화됐습니다.
전남도교육청은 통학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무안군 옛 일로초 죽산분교장 부지에 전남 서부권 공립특수학교 ‘온미래학교’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온미래학교는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될 예정입니다.
실제 최근 5년간 전남 지역 특수교육대상자는 16.2% 증가했고, 목포와 무안 등 전남 서부지역은 2020년 대비 26.8%나 늘어 교육 사각지대가 발생했지만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특수학교에 다니는 중증‧최중증 장애 학생들이 이동하는데만 하루에 4시간이 넘게 걸리고, 주행거리 30만km를 넘긴 노후화된 버스를 타고 등교한다는 현실을 가감없이 짚었습니다. 장애학생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장애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새벽 6시에 기상하는 학생들의 등하굣길에 동행하고 직접 버스를 뒤따라가며 멀고도 험한 통학 현장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광주일보는 십 수년째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를 묵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개별‧소규모 분산 통학, 교통비 지원, 통학 전담 지원체계 등 방안을 제시하고 전남교육청의 특수학교 지원 예산을 늘려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광주일보의 취재 및 보도는 언론인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관련자들의 이의 제기,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취재후기
(417회)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광주일보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
광주일보 양재희 기자
전남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30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과 궁금증을 안고 시작한 취재였다. 몸이 불편하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중증·최중증 학생들이 어떻게 하루에 4~5시간 버스를 타고 통학할까.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등굣길은 고통 길이나 다름없다는 기획을 하게 됐다.
학생들과 함께 통학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학교 측이 완강히 반대해 직접 운전하면서 통학차량을 뒤따랐다. 어떤 학생들이 어떻게 타는지 눈으로 보고 영상으로 담았다.
학생들은 차로는 30분이 안 되는 거리를 여러 시·군을 거쳐 2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성인이 운전해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30~40만㎞를 주행한 노후화된 버스를 타고, 휠체어 리프트가 없어 기사가 직접 학생을 들어 올려주는 일상이 반복되며 학생도 학부모도, 기사도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십수 년째 개선해달라 요구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고 호소했다. 통학 버스를 타고 안전하게 오가면서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취재했다.
취재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갔지만, 통학 현실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친구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학부모들은 마음 놓고 자녀들에게 물도 먹이고 잠도 더 재워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취재부터 보도까지 절대 혼자서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늘 애정과 열정으로 이끌어주시는 광주일보 선배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회차 심사평
제417회 전체 총평
제41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0개 부문에서 67편의 보도가 출품됐고 그중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스타파의 <‘댓글공작’ 리박스쿨 잠입> 보도는 ‘리박스쿨’에 잠입해 댓글 조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미끼로 한 댓글 팀원 모집, 초등학생 대상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 서울교대와의 업무협약, 리박스쿨 대표의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위촉 등을 통해 이 단체가 단순 극우 인사들의 모임을 넘어 정권과 연계된 조직적 활동을 펼쳤을 가능성을 드러냈다. 쉽지 않았던 잠입 취재의 과정과 보도 이후 전국 시도교육청 전수 조사가 이뤄지는 등 파장이 매우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국민 신뢰 저버린 선거관리위원회> 보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상한 부정 선거론을 사전선거 첫날 투표소 취재를 통해 검증한 보도로 부실 관리의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보도 직후 선관위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기사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예방한 효과와 더불어 선관위에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보도로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윤석열 정부 3년, 감사원의 민낯>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정부에서 감사원이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감사원 내부 문건, 국회 제출자료 등과 감사원 관계자 10여명의 심층 인터뷰를 교차 검증해 입체적으로 고발했다. 감사원 내부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개혁의 필요성을 공론화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반면교사’의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2216편 추적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항공 2216편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제작진이 쏟은 노력과 과학적 접근은 압도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블랙박스가 놓친 4분 7초의 공백을 복원하기 위해 주변 CCTV를 확보하고 항공기 궤적을 복원해 당시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언론이 과학적,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냈다. 방송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취재팀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사고조사위에 정보 공개와 책임 있는 조사를 요구했다. 가려진 진실을 찾아내려는 언론의 집요한 노력이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경인일보의 <납치 살인 피해자 ‘600장의 SOS’> 보도가 선정됐다.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잔혹한 납치 살인극을 벌인 것으로 단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을 경인일보는 피해자가 경찰에 600여 장에 달하는 처벌의견서를 냈다는 점, 그럼에도 경찰은 성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다 구속영장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참극이 발생할 때마다 공권력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따른다. 이 보도는 변화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호소로 다가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남 지역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30분 넘게 걸린다는 믿기지 않는 실태를 담았다. 단순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 마련까지 제시하는 등 기자의 문제의식과 밀착 취재의 노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지역 장애 학생들의 열악한 통학 여건이 더 널리 알려지고, 등하굣길 개선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은 목포MBC의 <수백억 졸속 공모 논란…‘농촌 협약’ 사업 파헤쳐봤더니> 보도가 선정됐다. 농림부가 최대 3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농촌 협약 사업 공모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발생한 가짜 혹은 부실 자료의 실태를 고발했다. 엉터리 계획서가 난무한데도 농림부는 신청 시·군 18곳 중 한 곳만 탈락시켰는데, 올해 공모를 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예산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음 해 예산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불사하는 행태를 꼼꼼한 현장 취재로 꼬집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