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025년5월23일 졸업 대신 유학…짐싸는 석박사
2 2025년5월23일 자율성 높고 연구비도 충분…“한국 돌아갈 생각 없다”
3 2025년5월23일 국내 이공·의학계열 박사 학위 외국인 절반은 해외로 떠난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10월, 과학기술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미국 보스턴을 찾았을 때였습니다. 전 세계 석학들이 모여 연구하는 하버드 의대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렸습니다. 의아해하던 제게 학교를 안내하던 교수님이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최근 많아졌습니다. 하버드 의대뿐 아니라 MIT에서도 한국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취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그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마침 중국 정부 차원에서 과학기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올 때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정부나 기업 할 것 없이 인재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유학이나 취업을 위해 해외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상반되게 느껴졌습니다.
우선 한국 학생들이 얼마나 해외로 향하고 있는지 통계를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이나 양자 통신 분야의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 전공자들의 해외 유출 실태를 분석해보고자 했습니다. 연구와 산업 현장에서 고급 인력으로 분류되는 석박사 대학원생으로 범위를 좁혀서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생산하는 통계 중에는 이공계 유학생의 유출을 집계하는 통계가 없었습니다. 지난 4월에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공계 유학생 국내외 체류 현황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마저도 시계열 변화는 볼 수 없었고, 2024년 현황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에서는 “교육부에서 유학생 통계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공계 전공자들만 따로 분류하고 있지 않아 올해부터 이공계 유학생에 대한 체류 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여러 통계 지표들을 찾아보던 중 ‘교육통계연보’가 눈에 띄었습니다. 교육통계연보는 1964년부터 생산돼 시계열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고, 대학원 현황에서 전공 계열별로 입학생과 졸업생, 중퇴생 통계를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의 대학원 입학생 수와 졸업생 수, 중퇴자 수를 연도별로 일일이 찾아 엑셀로 옮겼습니다. 시계열 추이를 살펴보니 이공계 대학원 입학생과 졸업생, 중퇴자는 매년 증가 추세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지표는 입학생 수와 졸업생 수의 증가 폭 차이였습니다. 입학생 수는 1만명 이상 늘었지만, 졸업생 수는 7000명도 채 늘지 않았습니다. 입학생 수와 졸업생 수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석박사 학위를 포기하는 이공계 대학원생이 늘고 있다는 통계를 처음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통계를 제대로 분석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원과 학계 교수님들께 자문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유학생 통계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을 찾아낸 의미 있는 분석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공계 유학생 이탈 현황을 확인한 뒤, 실제 유학을 고민하거나 유학 중인 대학원생들을 인터뷰했습니다. 해외에 머무는 대학원생들에게는 이메일로 연락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담담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이공계 엘리트를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 환경, 부족한 연구비, 후진적인 대학 문화 등이 공통적인 이유였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한국이 AI나 양자 기술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하기 어려운 현재의 상황이 단번에 이해됐습니다.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 전제는 인재인데, 한국 사회는 인재의 중요성을 아직까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도 최근까지는 이공계 인재 유출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게 <한국이 싫어서 떠나는 이공계 엘리트> 시리즈 기사를 기획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는 상, 중, 하 세 편으로 나누어 기획했습니다. 시리즈 <상>편은 교육통계연보를 통해 분석한 이공계 대학원생의 이탈 추이를 분석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통계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미국에서 공부하는 이공계 석박사 5명을 심층 인터뷰해 실었습니다. 해외로 향하는 한국 학생들은 돌아오지 않는데, 국내에 오는 외국 유학생들은 한국에 머물기보다 떠나기를 선택한다는 추세도 통계를 활용해 보도했습니다.
시리즈 <중>편에서는 좀 더 심층적으로 이공계 학생들이 떠나는 이유를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해외로 떠나거나 유학을 고민 중인 학생들은 첫 번째로 일자리를 이야기했습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대우가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이공계 박사인력 배출에 비해 박사급 연구개발 일자리 증가 폭은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연구비 부족이었습니다. 지난 정부의 R&D 예산 삭감 여파와 함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연구 과제로 현장의 연구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오랫동안 학계의 문제로 꼽혀왔던 후진적 연구실 문화가 지적됐습니다. 국내에서 석사 과정을 밟다가 지도교수와의 마찰로 학위를 포기한 이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담았습니다. 이 같은 문제 역시 연구과제 중심으로 연구실을 운영하는 학계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시리즈 <하>편에는 대선 기간인 만큼 주요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이공계 이탈을 막기 위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AI의 중요성을 하나같이 강조하면서도, 기초연구 지원과 인재 양성에 대한 구체적 공약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과학기술 현장에서는 AI에 편중된 공약보다 인재 확보와 기초연구 육성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 실질적으로 연구직을 수용할 수 있는 기관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고, 대학원생들이 교수 지원 없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실적 없는 연구에 대한 꾸준한 지원, 교수에게 주어진 제왕적 권력을 분산하는 제도적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이공계 인재 이탈에 대한 보도는 단편적 현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공계보다 의대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다는 통계 기반의 보도들이 대표적입니다. 취재진은 단순히 이공계 이탈의 현상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원인과 해결방안을 종합적으로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대학원생들은 모두 익명을 전제로 취재에 응했습니다. 국내 학계가 좁은 덕에 혹여나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해서였습니다. 특히 지도교수의 만행으로 학교를 관둔 취재원들에 대해서는 더욱이 개인 신상이 드러날까 우려했습니다. 취재진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인터뷰에 응한 취재원의 개인 신상이 특정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 이후 전자신문 칼럼에서 본보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공계 이탈 실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관련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기초연구 질적 고도화, 해외 체류 박사후 연구원의 국내 복귀 프로그램 신설 등 정책 방향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기정통부는 “투자 확대(정부 R&D 투자 중 10% 이상을 기초연구사업에 투자) 및 안정적인 지원규모(과제 수 등) 확보 기존 연구자의 성장 단계에서 학문의 특성(‘연구의 성장’)을 반영한 지원체계로의 개편, 유연한 예산 운용으로 현장의 예측가능성 제고, 해외 체류 박사후 연구원의 국내 복귀(Re-shoring) 프로그램 신설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학의 연구 생태계 확충을 위해 기존 개인단위·경쟁형 기초연구 지원방식과 차별화된 대학 단위의 새로운 지원체계의 신규 도입 여부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외 이공계 인재들의 처우와 연구 환경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석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국내외 교육기관, 연구소, 기업 등에서 관련 활동을 하는 연구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는 8~9월 중 보고서를 통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7회 전체 총평
제41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0개 부문에서 67편의 보도가 출품됐고 그중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스타파의 <‘댓글공작’ 리박스쿨 잠입> 보도는 ‘리박스쿨’에 잠입해 댓글 조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미끼로 한 댓글 팀원 모집, 초등학생 대상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 서울교대와의 업무협약, 리박스쿨 대표의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위촉 등을 통해 이 단체가 단순 극우 인사들의 모임을 넘어 정권과 연계된 조직적 활동을 펼쳤을 가능성을 드러냈다. 쉽지 않았던 잠입 취재의 과정과 보도 이후 전국 시도교육청 전수 조사가 이뤄지는 등 파장이 매우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국민 신뢰 저버린 선거관리위원회> 보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상한 부정 선거론을 사전선거 첫날 투표소 취재를 통해 검증한 보도로 부실 관리의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보도 직후 선관위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기사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예방한 효과와 더불어 선관위에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보도로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윤석열 정부 3년, 감사원의 민낯>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정부에서 감사원이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감사원 내부 문건, 국회 제출자료 등과 감사원 관계자 10여명의 심층 인터뷰를 교차 검증해 입체적으로 고발했다. 감사원 내부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개혁의 필요성을 공론화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반면교사’의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2216편 추적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항공 2216편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제작진이 쏟은 노력과 과학적 접근은 압도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블랙박스가 놓친 4분 7초의 공백을 복원하기 위해 주변 CCTV를 확보하고 항공기 궤적을 복원해 당시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언론이 과학적,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냈다. 방송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취재팀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사고조사위에 정보 공개와 책임 있는 조사를 요구했다. 가려진 진실을 찾아내려는 언론의 집요한 노력이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경인일보의 <납치 살인 피해자 ‘600장의 SOS’> 보도가 선정됐다.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잔혹한 납치 살인극을 벌인 것으로 단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을 경인일보는 피해자가 경찰에 600여 장에 달하는 처벌의견서를 냈다는 점, 그럼에도 경찰은 성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다 구속영장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참극이 발생할 때마다 공권력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따른다. 이 보도는 변화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호소로 다가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남 지역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30분 넘게 걸린다는 믿기지 않는 실태를 담았다. 단순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 마련까지 제시하는 등 기자의 문제의식과 밀착 취재의 노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지역 장애 학생들의 열악한 통학 여건이 더 널리 알려지고, 등하굣길 개선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은 목포MBC의 <수백억 졸속 공모 논란…‘농촌 협약’ 사업 파헤쳐봤더니> 보도가 선정됐다. 농림부가 최대 3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농촌 협약 사업 공모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발생한 가짜 혹은 부실 자료의 실태를 고발했다. 엉터리 계획서가 난무한데도 농림부는 신청 시·군 18곳 중 한 곳만 탈락시켰는데, 올해 공모를 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예산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음 해 예산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불사하는 행태를 꼼꼼한 현장 취재로 꼬집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