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3,600억 원대 주택청약 이자를 주지 않는 금융 사고를 저지르고도 이를 은폐했다.”
청약저축 이자 미지급 사태 보도는 전 국민은행 직원의 이 같은 내부 제보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청약 저축은 공적 기금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자율을 정하는데, 정부가 2006년 2월 정했던 규칙을 스스로 어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규칙 개정 전의 가입자에겐 규칙 개정 전의 이자율 6%를 보장한다는 규칙을 만들었는데, 정작 시행할 땐 모두에게 개정 이후의 인하된 이자율 4.5%를 적용했습니다. 1.5% 만큼 지급하지 않았던 겁니다.
오래전 일이었기 때문에 취재를 결정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보통 청약 저축은 수십 년 가입해있는 경우도 많고, 이해 당사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의성이 있다고 판단, 취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한 달여에 걸쳐 관련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이자율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했던 한 민원인이 소송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2011년 한 가입자가 청약을 해지하다, 법대로 이자를 돌려달라며 은행에 문제를 제기했고, 소송까지 간 사례였습니다. 이자 135만 원을 돌려달라는 소액 소송이었는데, 1심은 민원인이 승소했지만, 최종심에서는 패소했습니다. 민원인이 4.5% 이자율을 적용하는 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여럿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6%를 적용하는 게 ‘명백하다고’ 재확인합니다. 판결문만 봐도 이 판단은 너무나 명확했습니다. 반론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는 한 민원인에 대한 판결일 뿐, 전체 가입자에 적용시킬 수 없었습니다.
당시 판결문을 토대로 수소문에 나섰습니다. 오래 전 일이라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관련자를 여럿 만나 기억의 조각을 맞추기 시작했고, 민원인이 살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발품을 판 끝에 당시 민원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소송을 벌였던 민원인은 당시 소송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심과 2심, 최종심까지 2년 넘는 소송의 모든 자료를 확보한 우리 팀은 본격적인 팩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수천 쪽에 달하는 소송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은행 내부 제보자의 제보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이미 국민은행은 이자율 규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정부는 그냥 4.5%를 지급하라고 지시합니다. 잘못을 고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냥 눈감아 버린 셈입니다. 이후, 135만 원 이자를 돌려달라는 한 민원인의 소액 소송을 제기하자, 그제야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합니다. 은행과 손잡고, 율촌과 김앤장 같은 대형 로펌과 함께 전방위적으로 민원인을 제압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우리의 문제의식은 이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법을 만들었던 정부가, 스스로 법을 위반해도 되는가. 잘못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면 사과하고 제대로 고치는 게 옳은 게 아닌가. 그럼에도 “법대로 이자를 달라”며 문제제기를 한 서민을 상대로, 이렇게 몰아붙여도 되는 것인가.
더 나아가, 드러나지 않은 잘못은 잘못이 아닌 것인가. 대한민국의 ‘절차 정의’가 그렇게 허술한 것일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보도가 나오기까지 청약 이자를 추적 보도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청약 이자율이 잘못됐다는 걸 수많은 국민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이유는, 관련 규정이 복잡하게 돼 있는데다, 정부조차도 이를 제대로 홍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언론사 입장에서도 내부 고발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이슈취재팀은 내부 고발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나아가 관련 서류 역시 방송에서 나간 극히 일부분의 서류를 제외하고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관련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다른 언론사들은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쉽사리 이 문제를 다루지 못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단순히 수사 기관의 ‘입’을 통해 확인을 받아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내부 고발자와 내부 서류 확보 없이는 쉽게 다룰 수 없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속 보도는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추적, 적확한 법리 분석을 통한 결과물이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법원의 최종심은 4.5%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을 민원인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여럿 들어 원고 패소 판결을 했을 뿐 6%를 적용하는 게 명백하다고 재확인했습니다.
해당 보도 이후, 이런 법리를 근거로 곳곳에서 집단 소송에 착수했습니다. 한 로펌에서는 청약저축 이자 집단 소송 팀이 구성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우리 보도의 근거가 된 일부 자료를 국회에서도 공유 및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면, 상임위 차원에서 관련 질의 및 제도적 보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로서는 제도적 보완을 기대했지만, 국회가 계속 파행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일입니다.
다만, 이보다도 사소하게 넘겼던 청약의 이자율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이에 대해 정부의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우리 이슈취재팀은 5차례에 걸친 자체 회의를 통해 보도 원칙을 정했습니다.
첫째, “‘정치적 접근’이 아닌 ‘법리적 접근’을 취한다.”
이는 기사의 프레임과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사실 기사의 주제를 놓고 “당신도 못 받은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기사의 주목도를 높일 수는 있었을 겁니다. 사실 팀 토론 과정에서, 이목을 끌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해야 보도의 파장도 생기고, 그것이 공익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는 반박도 있었습니다. 지난한 토론 결과, 시청자에게 법리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게 언론의 책무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분명 6%를 적용하는 게 옳다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에 따라 상황에 따라 법리는 달리 적용될 수도 있으며, 자연히 법적 판단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치적 접근’보다 ‘법리적 접근’을 우선한 이유입니다.
다만, 단체 소송의 움직임이 생긴다면, 이에 대한 부분은 발생 상황에 따라 거론하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보도 이후 단체 소송 움직임이 있었고, 사흘 뒤 우리는 관련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런 원칙은 취재원을 선정하는 과정에도 적용됐습니다. 법적으로 정확한 법적 자문을 받기 위해, 실질적으로 유사 소송의 법적 판단에 관여했던, 또 직접 법적 판단을 내린 경험이 있는 ‘전관(前官)’ 법조인을 그 대상으로 추렸습니다. 가령, 우리 팀이 취재원으로 선정했던 성기문 변호사는 전 춘천지법원장 출신으로, 현재 소액 소송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취재원은 “국토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한결같은 해석을 내놨습니다.
둘째, “드러나지 않은 잘못은 잘못이 아니라는 정부의 철학에 경종을 울린다.”
취재 중 국토부 실무자는 당시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실무자는 ‘실수’라는 식으로 말했지만, 우리는 법을 만들 때의 상황보다도, 그 이후의 대처들에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국민에게는 법령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정작 정부는 필요할 때 법령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그 결과 국민에게 피해를 줬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당시 정부의 대처 방식의 문제점에 무게를 실어 보도했습니다. 당시 은행조차도 이자율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는 보도는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끈질기게 추적해 나온 결과물이었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잘못’에 대한 정부의 대처 방식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보도 이후, 국토부는 “이미 법적 판단이 끝났다.”는 거짓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슈취재팀은 이런 해명의 문제점을 다시 짚는 기사를 통해, 팀 자체적으로 정했던 이 ‘두 번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셋째, “내용이 어려운 만큼 뉴미디어를 활용한다.”
사실 방송 뉴스에서 어려운 경제 뉴스를 전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슈취재팀은 이번 보도를 준비하면서, “과연 방송 뉴스가 이렇게 설명할 게 많은 경제 뉴스를 담아낼 그릇이 될 수 있는가.” 고민했습니다. “6% 이자율을 4.5% 이자율로 계산했다.”는 문장 하나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벅찰 수 있습니다. 이를 되새길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송 뉴스는 한번 흘려들으면, 신문처럼 다시 되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자율이라는 수치가 계속 등장해야 한다는 점, 여기에 1심과 2심 재판부의 복잡한 경제 법리에 대한 판단까지 얽히고설켜 있다는 점 등 ‘쉬운 구술 방식’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며칠 동안 하나의 기사를 두고 다양하게 써봤지만, 우리가 쓴 쉬운 뉴스의 ‘최댓값’ 조차도, 적어도 방송 뉴스에서는 전달하기에는 한계를 절감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뉴미디어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2분 안팎의 리포트에서는 어떻게 기사를 작성해도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설명하는 뉴미디어 텍스트 기사를 함께 출고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뉴스에서는 SBS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고지했습니다. 뉴스 홈페이지에 방송 리포트와 텍스트 뉴스를 함께 배치시키는 시도를 통해 시청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방송 뉴스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SBS 이슈취재팀은 국토교통부와 국민은행으로부터 어떤 반론신청을 받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의 조정 요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