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O)
지난 3월 29일, 피범벅이 된 신생아 한명이 무궁화 열차 화장실 변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다음날 아침 경찰에 자진 출석한 아이 엄마는 고작 21살 대학생이었습니다. 같은 날, 인천에서는 두명의 신생아가 버려졌습니다. 그 중 한명은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신은 어떤 이들에겐 축복이고 선물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어떤 이들에겐 비극입니다. 특히 아무 대책 없이 어쩌다 부모가 된 청소년에게는 부정하고 싶은 현실입니다. 1070명. 이 절망을 끝내 짊어지지 못한 미숙한 부모가 지난 10년간 버린 아이들의 생명입니다. 이 가운데 5분의 1은 10대 부모가 낳았습니다.
자신도 부모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버리는 이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던 걸까요? 이들이 소중한 생명을 낳아 차가운 길바닥에 버릴 때까지 어른들은 왜 도움을 주지 않은 걸까요? 서울신문이 약 3개월 간 취재해 보도한 기획 시리즈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총 4회)는 이런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기본법상 청소년(9~24세)에 임신·출산해 부모가 된 이들에 집중했습니다. 지난해 청소년이 낳은 출생아 수는 모두 1만 4600명. 출생신고가 안 돼 투명인간처럼 키워지거나, 조부모의 호적에 올려졌거나, 출생과 동시에 버려진 아기들까지 합치면 2만명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연간 출생아(32만 6900명·2018년 기준) 중 16분의 1이 청소년 부모의 자녀라는 얘깁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지만, 청소년 미혼모나 부부에 대한 기획보도는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존 기사들은 단순 영아유기 사건 보도나 성인 미혼모에 관한 기획이 대다수였습니다. 청소년기에 성관계 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로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 때문입니다. 실제 청소년이 낳은 아이는 몇 명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어른들이 쉬쉬하고 손가락질만 하는 사이 어린 부모가 낳은 아이들은 계속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서울신문은 총 4회 13편의 기획 기사를 통해 평범한 학생이 어떻게 부모가 되는지 따라갔습니다. 순간의 선택 때문에 범죄자로 전락하는 청소년 영아유기 범죄의 뿌리를 파고들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른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으로 아이를 키우는 청소년 부모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1회 <축복받지 못한 출산>에서는 청소년 임신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시선을 보여줬습니다. 5월 2~6일 일반인 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부모’라는 키워드를 듣고 떠오르는 긍정 또는 부정 단어 중 3개를 선택하도록 한 결과 ‘걱정된다’(90.3%)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어차피 제대로 키우긴 어렵겠지만, 임신했다면 그래도 낳아서 직접 길러야 한다’는 이중적인 인식도 드러났습니다. 많은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것을 부정적(52.8%)으로 봤고, 입양 보내는 것에도 회의적(73%)이었습니다.
또 이런 시선에 시달리다 벼랑 끝에 내몰린 청소년이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판결문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최근 3년간 24세 이하 피고인들의 영아유기 및 살해 법원 판결문 20건(피고인 26명)을 입수·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 배경을 이해하게 하는 공통 키워드 5개를 도출했습니다. ‘화장실’, ‘무지’, ‘아빠’, ‘국선’, ‘장애’입니다. 청소년 피고인의 영아유기 판결문만 분석해 이들의 범행이 ‘사회적 고립’이라는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짚은 기획은 처음입니다. 결코 동정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지만,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생명이 버려진 측면도 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회 <어린 부모 100명의 속마음>에서는 실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협업해 전국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을 대면과 서면, 전화로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기존 보도들이 한두 건의 사례로 기사를 풀어낸 것과 달리, 서울신문 기획은 직접 100개 가정의 사연을 발굴해 실제 청소년 부모가 얼마나 사회적 편견과 생활고에 시달리는지 다뤘습니다. 특히 이들이 일반인들의 인식처럼 비행 청소년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청소년과 똑같다는 점, 이들도 꿈과 희망을 갖고 있지만 주위의 시선 때문에 너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3회 <복지 사각지대 놓인 청소년 부모>에서는 청소년 부모를 돕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짚었습니다. 서울신문은 이를 파악하기 위해 청소년 부부(16세 여성과 18세 남성 커플)와 함께 일주일간 동행하면서 실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취재했습니다. 중고교생이지만 딸을 낳아 키우면서 독립해 생활하는 이 커플은 혼인신고조차 할 수 없는 어린 나이라 법적 부모조차 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은 당당한데, 오히려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손가락질 탓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마지막 4회 <청소년 부모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에서는 청소년 부모의 자립을 돕는 국내 단체들의 고군분투에 대해 다뤘습니다. 국가의 지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작은 단체들이 청소년 부모를 도와 독립된 주거지 구해주기, 직업학교 소개, 학업 공동체 구성 등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담아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서울신문 취재팀은 언론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청소년의 임신, 출산과 양육 문제를 정면으로 짚었습니다. 분명히 우리 곁에 있지만 그림자처럼 숨어 지냈던 청소년 부모의 스피커가 돼주었습니다. 편견어린 시선이 무서워 아이가 유치원, 초등학교에 갈 때까지도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기만 한다는 어린 부모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쳤습니다. ‘열여덟 부모’ 기획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1) 청소년 부모 설문 및 심층 인터뷰
1200km. 서울신문 취재팀원 3명이 청소년 부모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전국 각지로 취재하러 간 총 거리입니다. 취재팀은 전국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을 대면, 서면 및 전화로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특히 서울, 동해, 부산, 대구, 광주, 여수 등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청소년 부모를 만나고 편견과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의 고충을 들었습니다.
청소년 부모는 섭외 단계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통계로는 어느 정도 잡히는 청소년 부모, 청소년 미혼모들을 주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겨우 연락이 닿은 이들은 자신의 신상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취재를 꺼렸습니다. 이들을 간신히 설득해 속마음을 털어놓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인이 아닌 청소년 부모에게서 뚜렷이 나타나는 공통적인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임신과 동시에 주변의 지지가 끊기면서 산모는 홀로 고립됐고 ▲출산 후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가난과 편견의 굴레 속에 갇힌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이렇듯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만 심층 취재해 실태 분석한 건 서울신문이 처음입니다. 기존에 나왔던 관련 기획 대부분은 몇 가지 사례로만 이뤄졌습니다. 서울신문처럼 청소년 부모를 직접 설문조사해 임신 경위부터 실제 겪는 고충, 학업 지속 여부, 경제활동 여부, 생활비 충당 방법, 상대방과의 동거 여부 등 다양하고 심도 있게 파고든 기획은 없었습니다.
또 서울신문은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기존 영아유기 사건 보도에서 벗어나 이들 범행의 뿌리를 짚기 위해 청소년 피고인의 영아유기 및 살해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기존 영아유기 보도는 사건을 표면적으로 다루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사가 나오면 독자들은 ‘어린 나이에 철없이 임신하고 아이를 죽인다’며 손가락질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최근 3년간 영아유기 및 유기치사, 영아살해 판결문을 뽑아 피고인의 나이가 만 24세 이하인 경우만 따로 추렸습니다. 문서상 확인할 수 없는 정보는 담당 변호사와 전문가, 비슷한 환경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청소년 부모들에게 물었습니다. 출산 및 유기 장소, 가족과의 동거 여부, 임신 상대방과의 동거 여부, 변호인 여부 등을 나눠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 배경을 이해하게 하는 공통 키워드 5개를 도출했습니다. ‘화장실’, ‘무지’, ‘아빠’, ‘국선’, ‘장애’입니다. 청소년 피고인 대부분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이혼해 자녀에게 신경을 쏟지 못하는 환경이거나 경제적으로 가난했습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 피고인들은 임신 사실을 주위에 알려 제때 도움을 얻지 못했고, 대부분 주거지 화장실에서 몰래 아이를 출산하고 길가에 유기했습니다. 아이 아빠를 모르는 경우도 다수였습니다. 이들은 철저히 고립돼 임신 사실을 끝까지 숨기기만 했습니다. 가난한 사정 때문에 변호인도 제대로 고용하지 못해 국선 변호인을 썼고, 장애가 있어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취재팀은 이런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임신, 출산에 대해 계속 무관심으로 대응한다면 매년 1만명 이상의 또 다른 청소년 부모도 영아유기와 살해의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 청소년 부모 실태의 다각도 조명
저희는 청소년 미혼모 얘기만 다루지 않았습니다. 미혼모, 미혼부를 포함해 동거 또는 성혼 커플,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청소년 가족의 이야기로 이슈를 확장했습니다. 이들이 저마다 겪는 어려움이 뭔지 세밀하게 나눠서 살폈습니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부분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한 후 엄마 혼자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들은 학업도 채 끝마치지 못한 상태였기에 제대로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었고, 경제적 능력이 아예 없었습니다. 대부분이 정부에서 나오는 월 80~90만원 정도의 한부모 지원수당에 기대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돼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었습니다.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청소년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조사에서 59%는 “현재 상대방과 헤어지고 연락이 끊겼다”고 답했고, 75%는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심층 조사 결과 응답 가정의 가구 전체 월소득 중 가족 1명당 쓸 수 있는 몫(가처분소득)이 76만원인 것으로 드러나, 경제적으로 열악한 수준임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전체가구 월평균 가처분소득(365만원·가구원수 평균 3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커플의 경우 함께 키우려고 하지만 현행 제도의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혼인신고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린 커플의 경우 낭패를 겪었습니다. 원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나와 아이를 키우는 실질적 양육자인데도, 아이의 법적 아버지가 될 수 없었습니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도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행 지원책은 오히려 한부모 위주로만 짜여 있기 때문에 오히려 커플, 부부임을 속이는 경우도 많다는 제도의 허술함을 지적했습니다.
(3) 구체적 개선방안 모색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은 문제 제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취재 과정에서 어린 부모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봤습니다. 임신 또는 출산 전후, 양육 과정 등에서 청소년 부모가 실질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기사에 담아냈습니다.
우선 처음부터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게 예방 차원에서 성교육을 강화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현행 성교육은 학교에서 의무교육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차원에서 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보도했습니다. 이는 실제 ‘어린 부모’가 될 수 있는 자녀를 둔 성인 독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원치 않더라도 임신을 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 누구에게 연락하고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출산 이후 양육 과정에서는 정부에서 어떤 지원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임신 상대방과 헤어져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일 경우 상대방으로부터 법적으로 소송을 통해 양육비를 받아낼 수 있다는 점까지 알렸습니다. 대부분의 청소년 부모들은 이를 모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취재팀이 양육비에 관해 알리자 ‘고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서울신문 기획은 단순히 ‘청소년기에 임신하면 안 된다’며 고리타분하게 가르치기보다, 실제 청소년 부모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부합니다.
이외에 보도 관련 특이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청소년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이들 인터뷰는 모두 익명 보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소년 부모는 인터뷰 때문에 자신이 미혼모, 미혼부라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이런 문제를 보완하고자 기사에 심층 인터뷰 결과와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 보도해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저희 시리즈는 제보에 의존해 취재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원과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취재와 현장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존 보도는 주로 성인까지 포함한 미혼모들의 사연을 다뤘습니다. 또 청소년 부모에 대한 보도 역시 사례 위주의 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청소년 부모의 고충에만 집중해 심도 있게 이슈를 파고들었습니다.
서울신문 자체 취재가 많아 타사에서 받아쓸 수 있는 기사는 적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10대 청소년 부모의 삶에 대해 조금씩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신문 보도 이후인 5월 27일 MBC에서는 서울신문 기사에 등장했던 청소년 부부 사례를 앞세워 10대 청소년 부모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미성년자라 혼인신고가 어렵다는 점, 어려서 양육 및 출산 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점, 한부모 가정 지원을 받으려고 부부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또, 1회 영아유기 판결문 기사가 나간 뒤 쿠키뉴스는 기사 내용을 전제 보도했습니다. 이후 국민일보, 오마이뉴스, 전북일보, 베이비타임즈, 베이비뉴스 등 다수 언론에서 미혼모 관련 기획성 기사를 보도하는 등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시리즈는 청소년 부모 문제를 선제적으로 의제화하는데 역할했다고 생각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독자 반응 및 인식 개선, 기부 문화 영향
서울신문 ‘열여덟 부모’ 기획은 이때까지 우리 사회에서 없는 존재처럼 치부됐던 청소년 부모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매회 기사가 포털 뉴스 페이지에 오를 때마다 400~500개 안팎의 댓글이 달리는 등 공론장에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청소년 부모의 영아유기와 유기치사 판결문을 분석한 1회가 출고되자 포털사이트에서는 곧장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며 잘못된 선택을 할 때까지 방치한 어른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독자들은 “책임과 처벌은 왜 다 엄마 몫인가. 무책임한 아빠를 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면서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세요. 평생 죄책감에 살지 마세요. 어른들이 잘못했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청소년 부모를 감쌌습니다. 청소년 부모가 영아유기라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이들도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데도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서 나오는 반응이었습니다.
청소년 부모에 대한 일반인 인식 조사를 다룬 기사에서는 “어린 나이에 임신한 건 쓴 소리 들을 만하지만,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은 칭찬하고 응원해줘야 한다”는 반응이 상당수였습니다. 또 “나이 들고 부모가 되어도 아이를 학대하거나 버리는 경우는 많다. 부모라는 자리는 나이보다는 인성이다”라면서 “미혼모든 10대 부모든 아이를 낳아 기르기로 결심한 부모에 대해서는 많은 지원과 격려가 이뤄져야 한다”면고 쓴 이들도 많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였던 ‘낙태’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습니다. 독자들은 “원치 않은 임신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10대 청소년 부모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영아유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낙태죄 폐지가 맞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서울신문 기획은 단순히 독자들의 관심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기부 문화로도 이어졌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취재진이 청소년 부부와 일주일간 생활하며 동행 취재해 보도한 3회 기사가 출고되자, 포털사이트에는 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댓글이 수천개 달렸고 전국 각지의 평범한 부부, 직장인들이 어린 부모를 지원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독자들은 “저도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린 커플의 대견함에 감동했다. 무책임한 어른도 많은 세상에 기특하다”면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녀 양육이 버겁게 느껴질까봐 걱정된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꼭 보탬이 되고 싶다”고 알려왔습니다.
한 유명 유튜버는 청소년 부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1000만원의 거금을 선뜻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구독자 수가 75만명에 달하는 유튜버 ‘연두콩’은 “채널 구독자 중에 18~25세가 가장 많은데, 이 중에도 미혼모가 있을 것 같다. 유튜브 시작 초기 한 구독자가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는 메일을 보냈는데 당시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한 게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면서 “미혼모에게 필요한 임신키트, 아기용품 등이 전달될 수 있도록 기부를 결심했다. 앞으로 청소년 미혼모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서울신문 기획은 청소년 임신, 출산이 단순히 일부 청소년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는 문제이며, 이들이 쉬쉬하며 낳아 키우는 아이 역시 우리 사회에서 꼭 보듬어야 할 대상임을 부각했습니다.
(2) 정부 지원 강화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가 없는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싱글맘의 날 국제컨퍼런스에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가족부는 한부모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덜기 위해 지원금액과 대상을 대폭 확대해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고 이들이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 없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보호받도록 정부가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습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부터 한부모 가족 지원금액을 13만원에서 20만원으로,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했지만 더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가부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기존 정책이 선별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특정 가정에게만 이뤄진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보다 보편적인 정책을 펼쳐 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3) 시민단체
서울신문 기획이 나간 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름다운재단, 한국미혼모네트워크,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등 많은 단체에서도 기사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어린이재단은 연일 기사를 페이스북 등 SNS에 공유하며 ‘꼭 읽어야 할 기사’라고 평했습니다. 또 “열여덟 부모가 세상의 모든 비난과 냉대에 몰려 어두운 벼랑 끝에서 아이를 잡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잡은 손을 놓지 않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기획은 5월 28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비혼청소년 임신갈등 상담 사업 교육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참고 자료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회의에는 여성가족부 이창은 사무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천명옥 본부장, 상명대 복지상담대학원 배희분 교수,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이명화 센터장, 청소년 미자립가정 지원시설 킹메이커 배보은 대표, 서울 성북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현진 국장 등이 참여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청소년 비혼 부부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기사”. “청소년 부모 상황을 세밀히 파악할 수 있는 양질의 기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7월 이후 미혼모지원상담센터 등에서 열릴 강의에서도 교재로 쓰일 예정입니다.
(4) 교육계
서울신문 기획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의 임신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교육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청소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성교육을 해야된다는 기사에 많은 교육계 인사들이 공감을 표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청소년 부모’ 기사를 잘 봤다. 서울신문이 교육을 완전히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열여덟 부모’ 기획은 회사 내부에서도 호평 받았습니다. 지난 5월 28일 열린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옴부즈만 제도) 회의에는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장, 홍영만(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 그늘진 곳을 비추는 탐사기획은 늘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면서 “열여덟 청소년부모 기사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의제 설정 능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습니다.
본 기획은 사내 특종상 신청 예정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숨어있는 청소년 부모를 찾아 정밀 분석하기 위해 취재 과정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일부 협업했지만 별도의 금전 지원 등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