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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45회 · 2019년 5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7

지옥고 아래 쪽방

한국일보 기획취재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취재; 단독기획
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이 골목 쪽방은 전부 우리 집주인 소유야. 여기 월세를 모아 인근에 빌딩도 하나 세웠대.”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듯했습니다. 지난 겨울, 기껏해야 1평 남짓 되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쪽방에 쪼그려 앉아 들은 말입니다. 모든 고민을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스쳤습니다. 지난해 11월, 인근 국일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주거복지 실태를 취재하던 중이었습니다. 반복된 만남에 쪽방 주민 박모씨는 반갑다는 듯 “한번 온 기자가 다시 오는 경우는 잘 없던데”라며 전기매트 위 따뜻한 자리를 권하더니, 이런저런 속내를 들려줬습니다. “(정부 지급) 주거급여가 2만원 오르자 집주인이 월세를 3만원을 올려버렸다”는 그의 한숨이 깊었습니다. 이때까지 기자의 관심은 온통 그가 사는 장소가 얼마나 낡고, 춥고, 좁은가에 쏠려있었습니다. 온수는커녕 겨울철 난방도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쪽방은 사람이 살만한 공간이 못 되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바퀴벌레가 우수수 쏟아져 십수년 동안 굳게 잠겨 있었고, 햇빛은 한 톨도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여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릴지, 해결책을 모색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은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들려 온 ‘집주인’ 한 단어가 뇌리에 꽂혀 떠나질 않은 겁니다. “집주인은 누군데요? 어떤 사람이에요?” 본능적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갑자기 집주인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자 박씨가 이어간 답은 들을수록 기묘했습니다. 20년 넘게 사는 동안 쪽방의 실소유주는 제대로 만나 본 적이 없다는 것, 건물주가 이 일대 쪽방 건물을 여러 채 보유하고 두둑한 월세 수익을 올린다는 것, 이를 통해 쌓아 올린 부로 빌딩을 세운 재력가라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의 주거비용이 높아지면서,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으로 주거 취약계층이 내몰린다는 보도는 줄을 이었지만, 지옥고로도 분류되기 어려운 쪽방, 그야말로 노숙과 주거의 경계에 놓인 쪽방이라는 최저주거 전선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변변한 화장실도 없어 볼일을 볼 때마다 공원 공용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는 집 아닌 집, 고장 난 구석이 있어도 집주인이 하도 외면해 시군구가 나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기 일쑤인 인간성의 사각지대. 이런 곳에서 노숙을 겨우 면한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주거급여)를 받아 월 20~30만원의 세를 내고, 건물주는 혈세로 제공되는 온갖 수리를 만끽하고 또 이 월세를 받아 건물을 세운다니. ‘이 모든 것이 과연 합법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무엇보다 이게 옳은 사태인가‘ 온갖 의문과 감정이 소용돌이 쳤습니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하나씩 알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인근 15채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뗐습니다. 박씨의 말은 어렴풋이 사실이었습니다. 1980년대 아버지로부터 인근 건물 8채를 나눠받은 여섯 명의 남매는, 5채 건물에서 매달 1,400만원(평균을 통한 추정값) 이상의 현금 소득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이 일가가 인근 역세권에 지하 1층, 지상 5층의 건물을 세운 것도 문서로 확인됐습니다. 그야말로 고장나고 병든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주거기본법의 최저주거기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 존엄하게 살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조금도 만족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버티는 빈자(貧者)의 누락된 인권도 떠올랐습니다. 과연 여기뿐일까. 첫 퍼즐 조각이 자리에 들어맞자 관심은 자연스럽게 서울시 전체 쪽방으로 옮겨갔습니다. 구조적 문제라면 전부 함께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락 없이 동시에 과장 없이 사태를 들여다보기 위해 서울시 내부 쪽방 현황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전체 주소지를 손에 쥐고 올 1월부터 4월까지 등재된 건물 주소를 토대로 318채 건물의 토지와 건물 등기부등본 587통을 샅샅이 뒤져 실소유주 추적에 나섰습니다. 등본 비용만 60만원이 들었습니다. 인쇄하고 확인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재확인하는 등 혹시 있을 실수를 점검해가며 확인한 전모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허가 건물 등의 이유로 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75채를 제외하면 243채 건물, 270명 소유주 중 최소 188명, 70% 가까이가 다른 곳에 살면서 월세만 챙기는 이른바 ‘부재지주(不在地主)’였습니다. 소유주들의 면면과 건물을 확보한 방법은 더 놀라웠습니다. 2008년, ‘타워팰리스’에 사는 한 소유주는 4억 가까운 빚을 내서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2층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2세였습니다. 평범한 ‘투자’라 보기도 어려운 ‘투기’였습니다. 조부모가 아들에게 쪽방 건물을 물려주고, 몇 해 뒤엔 10대 손자까지 명의자로 이름을 올리며 3대 째 대를 이어온 일가도 포착했습니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전직 인터넷 수능 강사, 중소기업 대표, 지방 부촌 주민 등이 쪽방촌 실소유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6년~2007년 개발 소식이 있을 때 지방의 큰손들이 쪽방 건물을 매입하는 양상도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쪽방촌 투기’를 했다며 낙마한 한 장관 후보자의 쪽방 건물 매입시기도 2006년입니다. 다 쓰러져가는 쪽방 건물에 왜 이렇게까지 투기를 하는 걸까. 그 배경에는 기괴한 연쇄 작용이 있었습니다. (1) 삶의 나락으로 내몰린 빈민이 정부로부터 주거급여를 받는다 (2) 집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냉골 바닥에 쭈그려 몸을 누이는 대가로 월세를 낸다 (3) 큰 빚을 내서라도 쪽방 건물을 사들이면 일단 이 월세를 다달이 챙길 수 있다 (4) 아무리 집을 방치해도 보다 못한 시군구청에서 나서 세금으로 집을 수리해준다 (5) 노숙자 등 거리로 내몰린 주거 빈민들이 많으니 세입자를 못 찾을 가능성은 낮다. ‘빈곤 비즈니스’의 공식이었습니다. 이 ‘약탈적 임대 행위’의 구조를 드러내고 ‘빈곤 비즈니스’의 공식을 해체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토대로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은 시작됐습니다. 언론 보도에서 ‘쪽방’이 참신한 소재는 아니라는 것, 오히려 상투적 공간이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폭염과 한파처럼 극한의 빈곤 속에 놓인 이들을 조명할 때, 유력 정치인이 취약한 이들을 방문할 때, 빈곤의 현장으로 ‘쪽방촌’을 다뤄왔던 날을 반성했습니다. 순간의 연민을 일으키기보다, 근본적 해법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빈곤의 무대로만 등장했던 쪽방촌 이면에 숨겨진 ‘약탈적 임대 행위’의 구조를 드러내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리고 정책 집행자와 학계, 주거복지 전문가 등과 함께 묵과되어 온 쪽방 주민들의 보편 인권을 논의의 테이블로 가져왔습니다. 보도는 주민 당사자의 입에서 시작해, 현장을 발로 뛰어 건져 올린 증언들과, 사금을 캐듯 뒤진 문서에서 탄생했습니다. 표피적으로 빈곤을 전시하지 않고, 구조의 핵심을 찌르려 했습니다. 다행히 언론계 뿐 아니라 독자들께서도 “오랜만에 본 깊이 있는 탐사보도”라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이유입니다. 디지털페이지에서는 3일에 걸쳐 지면에 보도된 기사에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했습니다. 한 번도 쪽방을 본적 없는 독자들에게, 얼마나 쪽방이 열악한 주거인지를 생생하게 구현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더욱 몰입해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디지털페이지: http://interactive.hankookilbo.com/v/jjogbang/index.html)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빈곤 비즈니스를 끊을 ‘솔루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의 길을 모색하다 단순히 쪽방 건물 실소유주를 밝혀내 비난하는 데 그쳤다면, 한국일보 보도는 기자협회보를 비롯한 많은 언론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많은 독자들과 정책 당국의 공감을 사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힘 없고 소외된 이’와 ‘정부 당국 및 입안자’ 사이의 매개(media)로 역할하면서 대안을 이끌어내는 ‘솔루션 저널리즘’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빈곤 비즈니스’의 고리를 끊고, 열악한 주거를 개선하는 현실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각지대에 놓인 쪽방의 정체성을 짚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마지막으로 정책 실행자와 현장 활동가 등이 모두 모여 문제 해결을 논의했습니다. ◇ 쪽방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다 쪽방촌에 정기 봉사를 다니는 사람, 동네 통장 등을 만나고, 쪽방촌 주민 모임을 통해 ‘등기부등본’이라는 문서가 보여주지 못하는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취재했습니다. 그 가운데 20년 넘도록 쪽방에 살고 있는 주민의 이야기, 쪽방촌에서 더욱 취약한 여성과 장애인 주민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임대주택’이라는 제도권 주거복지가 왜 이들에게는 닿지 못하는지 근본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단순히 ‘힘들고 불쌍한 빈자(貧者)’라는 틀 안에서 개인을 묘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꾸준히 노동을 손에서 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삶의 단계’로 올라가지 못하고 쪽방에 주저앉게 만든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 종로구의 '공공 쪽방 제안안'을 알리다 법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정의가 없는 쪽방은, 컨트롤타워가 없어 온갖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담당자가 흩어져 있습니다. 수십년 간 ‘애물단지’ 취급 받아온 쪽방의 난맥상입니다. 문제 해결의 역량은 한 데 모이지 못하고, 주거빈곤 현상은 점점 확대되니 지자체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후한 쪽방 수만 1,264개로, 비적정 주거(비주택)가 밀집해있는 종로구의 ‘공공 쪽방 제안안’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2015년 만들어졌지만 4년 가까이 빛을 보지 못했던 정책입니다. 그리고 서울시 주택정책개발센터장이 배석한 좌담회에서 해당 안을 논의해 실질적 정책으로 발전시킬 장을 제공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옥고 아래 쪽방> 연속 보도는 먼저 언론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기획입니다. 5월 14일 'CBS 시사쟈키 정관용입니다'와 16일 tbs 'TV민생연구소'는 취재 기자를 초청해 한국일보의 보도를 다뤘습니다. <미디어오늘>은 매주 눈에 띄는 보도를 소개하는 코너 '이주의 미오픽'에 15일자 2면으로 해당 기사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기자협회보 역시 22일자에 '기획의 힘 보여준 기자들'이라는 문패로 취재 기자 인터뷰 기사를 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언론 종사자와 학자가 본보 보도를 모범적인 저널리즘으로 SNS에서 언급했습니다. 취재 기자의 후기를 담은 글은 한국기자협회가 공모한 ‘2019 기자의 세상보기 우수상’으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취재 기자는 7월 초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역신문 언론인을 대상으로 편성한 <지역기자를 위한 데이터 기반 탐사보도> 교육과정 중 ‘쪽방촌 주거 환경 보도 사례 탐구’라는 주제로 탐사보도 사례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기자협회보 5월 22일자, <[기획의 힘 보여준 기자들] "서울 쪽방 실소유자, 건물주·부유층이 다수”>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6245 -미디어오늘 5월 15일자, <[이주의 미오픽] 연민만 가득 담은 쪽방기사 넘어서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408 -CBS 5월 14일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0.5평 쪽방촌 집주인은 대한민국 0.1% 타워팰리스 주민> https://www.nocutnews.co.kr/news/5151058 -tbs 5월 16일 ‘TV민생연구소’, <절벽 끝에 선 쪽방 사람들 & 건물주에겐 현금지급기(?)> https://tbs.seoul.kr/cont/tv/lab/replay/replay.do?programId=PG2061278B 4. 사회에 끼친 영향 ◇ 당사자와 시민 단체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계획이 없으면 실패하지도 않아.” (영화 ‘기생충’ 中 기택의 말) 쪽방에 산다는 건, 단순히 1.5평 남짓 공간에 산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의 부재,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상실, 애써 시간을 때우며 체화하는 무기력 속에서 주민들은 ‘무엇을 추구, 쟁취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목표 의식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보도 이후 가장 기뻤던 소식은 쪽방 주민들이 주거권(주거기본법상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을 알게 됐고, 스스로 모여 배우는 장(場)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반(反)빈곤 운동단체인 ‘홈리스행동’은 본보 기획보도를 모은 인쇄물 4,000부를 찍어 서울 시내 쪽방촌에 배포했습니다. 활동가들은 주민들을 직접 만나 ‘빈곤 비즈니스’ 실태를 알리고, 한국일보 보도를 바탕으로 5월 29일부터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 교육’에 나섰습니다. 취재 기자는 쪽방 주민 주거권 교육에 초청을 받아, 직접 쪽방 주민들을 만나며 취재 후일담을 나눴고 이를 후속보도(한국일보 5월 31일자 사회1면 “비 새는 쪽방, 이제 당당히 수리 요구할래요”)하며 의제 설정을 이어갔습니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간과되어 왔던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합니다. “오늘을 계기로 이젠 집주인에게 당당히 요구할 겁니다. 아이 캔 두 잇!”이라 외치던 한 주민의 마지막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들리는 듯합니다. ◇ 정책 관련 움직임 쪽방촌에서 ‘여성’은 더욱 취약한 존재입니다. 한국일보 취재진은 많은 쪽방촌 주민 중에서도 여성, 장애인에 초점을 맞춰 ‘벗어나고자 했으나 빠져나올 수 없었던’ 빈곤의 굴레를 다뤘습니다. 혹여 이웃의 눈에 띄어 괜한 해코지를 당할까 봐, 쪽방에서는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여성 주민 박모씨의 이야기는 SNS에서도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보도가 나간 당일, 국토교통부는 기자를 통해 박씨와 연락을 취했고, 이후 상담을 거쳐 임대주택 이주를 진행 중입니다. 임대주택 제도가 복잡하고 접근하기 어려워서, 혹은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사각지대에 놓였던 소외계층을 언론이 발굴한 사례입니다. ‘포용적 주거복지’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주거 철학입니다. 국토교통부는 4월 23일 ‘2019년 주거종합계획’에서 비주택(쪽방이나 고시원 등 집이 아닌 거처)에 사는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지원을 강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옥고 아래 쪽방>을 계기로, 그 동안 ‘지옥고’에 집중됐던 주거복지 논의는 쪽방으로 확대됐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포용적 주거복지제고를 위한 주거정책 연구’에 착수하면서, ‘쪽방’를 조사 대상으로 포함했습니다. 컨트롤타워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쪽방 정책의 근간을 위해, 전국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시 정책 “쪽방 관련 대책을 세울 때마다 집주인들의 민원이 빗발쳐 일이 쉽지 않았다. 으레 가진 자일 줄은 예상했지만, 보도에서의 면면을 보니 더욱 기가 찼다.” 보도 이후 만난 서울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말입니다. 공무원은 “본보 보도로 추진하려는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도 전해왔습니다. 시는 기존 매입한 쪽방촌 건물에 화장실, 샤워장, 세탁실 등 편의시설과 자활작업장, 재난 쉼터 등을 갖춘 ‘지원시설’을 조성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의 민원으로 답보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보도를 계기로 정책에 힘이 실렸고, 내진설계나 장애인등편의법 기준에 맞춘 공사를 위해 추경예산 편성 논의 중입니다. 그 밖에 다른 쪽방촌에도 지원시설을 건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주거복지 정책을 펼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주거복지모델 2.0: 2019 서울주거복지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는 6월 26일 진행되는 서울주거복지포럼 2회 토론자로 나설 예정입니다. ◇그 외 국회안에서도 보도를 계기로 쪽방 등 집이 아닌 비적정 주거에 대한 토론이 활발합니다. 5월 2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비적정 주거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돼, 쪽방과 여관·여인숙, 고시원에서 반복되는 가난한 이들의 비참한 삶과 문재인 정부가 가야할 주거복지 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중재 피신청 등 해당 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45회) 지옥고 아래 쪽방 / 한국일보

지옥고 아래 쪽방 한국일보 이혜미 기자 ‘신 계급사회’를 다룬 영화 ‘기생충’이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전 세계 보편 현상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영화가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로 통칭한 주거빈곤 중 ‘지하’에 주목했다면, 현실에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최저 빈곤이 도심에 있습니다. 바로 ‘쪽방’입니다. 기획은 지난해 11월 쪽방에서 만난 한 주민이 “이 골목 쪽방 건물 여러 채가 모두 우리 집주인의 소유이며, 월세를 모아 인근에 빌딩도 세웠다”며 무심코 건넨 말에서 시작됐습니다. 얼핏 봐도 쪽방은 사람에게 세를 놓을 만한 공간이 안 되었습니다. 방문을 달아주지 않아 겨울철에 비닐로 냉기를 막았다는 이야기, 화장실이 없어 인근 공원으로 기어가 용변을 본다는 이야기는 귀를 의심하게 했습니다. 사람에게서 시작한 보도는, 현장에서 건진 증언과 사금을 캐듯 뒤진 문서에서 탄생했습니다. 서울시 내부자료의 전체 쪽방 주소지를 손에 쥐고 등기가 되어 있는 건물의 등기부 등본을 모두 떼봤지만, 글자로만 존재하는 270명 실소유주 이름은 아무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5개월간 쪽방촌을 들락거리고, 중간 관리인과 주민, 마을 통장, 쪽방 봉사자 등을 만나며 실소유주의 정보와 가족관계 등 관련한 증언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빈곤 비즈니스’의 면면은, 고장 나고 폭주하는 신자유주의 그 자체였습니다. 쪽방 주민들은 법에 명시된 ‘주거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서울 내 전체 쪽방촌에 한국일보 보도를 편집한 인쇄물이 4000부 배포됐습니다. 주민들은 정책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습니다. 적어도 노숙의 경계에 놓인 이들에게 비인권적 공간을 임대하며 쌓은 부를, 가진 자들이 부끄럽게 여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준비 기간 내내 응원과 격려를 보태 주셨던 동료 선후배들과 기획을 아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쪽방 주민들이 조금 더 안전한 공간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이 회차 수상작 2019년 5월

제345회(2019년 5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경제보도부문 · 1편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
3-04 서울경제신문 윤경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2편
대한민국 요양보고서
4-03 한겨레신문 권지담·이주빈·황춘화·정환봉
지옥고 아래 쪽방 지금 보는 작품
4-07 한국일보 이혜미·김혜영
지역 취재보도부문 · 1편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
6-11 광주MBC 우종훈·남궁 욱·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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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취재보도1부문 SBS
삼성 회계부정·증거인멸 의혹
후보 취재보도1부문 YTN
하루 밤새 사라진 ‘수술실 CCTV’ 법안
후보 취재보도1부문 MBC
조선일보·경찰청 청룡봉사상, 누구를 위한 상인가
후보 취재보도1부문 CBS
‘성접대’ ‘150억원 배임’ 등 최상주 아시아경제 회장 비리 의혹
후보 취재보도1부문 KBS
‘文의 남자’ 양정철, 서훈 국정원장과 한정식집 ‘밀담’(영상)
후보 취재보도1부문 더팩트
박근혜 정부 정보경찰 ‘전방위 언론사찰’ 첫 확인 등
후보 취재보도1부문 YTN
5.18 전두환 신군부는 왜 이준규 목포서장을 죽였나
후보 취재보도1부문 민중의소리
윤중천·김학의 사건
후보 취재보도1부문 국민일보
SK·현대 3세 대마 구매·흡연 혐의
후보 취재보도1부문 뉴시스
UAE원정정비 韓 단독수주 결국 날아갔다
후보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청약 이자 미지급 사태
후보 경제보도부문 SBS
삼성물산의 뒷거래와 사라진 혈세 100억
후보 경제보도부문 KBS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
수상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홍남기 “국가부채 마지노선 40%로 재정운용” 文 “근거가 뭐냐, 미국은 107%라는데”
후보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광저우에 밀린 ‘K패션 메카’ 동대문
후보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문재인 정부 2주년 달군 소득주도 성장 토대 논쟁
후보 경제보도부문 중앙일보
무너지는 산학협력
후보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공공기관 경영평가 리포트
후보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게임은 질병인가?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전자신문
도시의 허파가 사라진다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대한민국 요양보고서
수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알권리는 우리의 삶이다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마약중독자의 고백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핌
‘여성 살인의 전조 스토킹’ - 1심 판결 381건 분석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특집 3부작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약물성범죄 연속기획]- 피해 여성 두 번 울리는 낡은 수사관행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대한민국 마약을 말하다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공간혁명 – 학교가 바뀐다, 학생이 바꾼다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선린복지재단 비리 120일간의 기록...대구 복지 역사를 다시 쓰다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어린이보호시설 설치 기준 제각각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춘천
부산 중구청장 재산 축소 파문, 유권자 알권리 확보에 경종 울려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CBS
청주 모텔 인허가 의혹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청주CBS
도지사에 청탁...강원국제회의 센터 채용 입찰비리 집중 추적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춘천
장애선수 꿈 가로막는 새로운 장벽,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필기시험’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도 넘은 서귀포시 불법 행정...도감사위, 관련 공무원 무더기(21명) 훈계.주의 처분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주신보
거짓말로 받은 대통령 훈장..‘엉터리 효행상’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방문판매에 개밥까지.” 故’ 이은장 집배원 돌연사 의혹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MBC
삼동면 ‘롯데 별장’ 국유지 40년 넘게 사유화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상일보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
수상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MBC
무연고 장애인 그늘, 동향원 인권 유린 사태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학자적 양심 저버린 인력양성사업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책임 없는 결론이 산불 키운다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영동CBS
노인 복지단체 ‘검은 비리’ 의혹 · 인권 실태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C광주방송
‘끝나지 않은 귀환, 불러보지 못한 이름’ 대일항쟁기위원회 부활 이끈 기획 및 후속보도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금기의 땅, 70년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부산
일만 했는데 “우리가 죄인입니까?”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FM경기방송
제주 ‘카지노 대형화’ 약인가 독인가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CBS
다시 보는 ‘검시 기록’-5.18 학살보고서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특권 내려놓기’ 부산시장이 저버린 약속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현장 생중계 (온라인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울산MBC
<불법촬영물 1장 죗값 7만 9천원..판결문을 통해 본 ‘불촬’ 대한민국의 민낯> 시리즈 (온라인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광주 첫 방문, 물세례 받은 황교안 대표 (사진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스쿨미투는 졸업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SBS
하루 배달 거리 139km...집배원의 ‘극한 하루’ (방송영상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KBS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