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 취재입니다.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문제를 연속보도하던 가운데 외부취재를 통해 삼성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전 대형 회계법인들을 동원해 만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단독입수했습니다. 또, 국민연금이 자체 평가한 보고서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각종 공시자료까지 추가 확보해 삼성의 위·탈법 행위를 밝혀냈습니다. 합병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콜옵션 행사 관련 보고를 받았던 녹취파일도 보도했습니다. 법조팀뿐 아니라 탐사팀 인력도 결합해 만든 결과물입니다.
해당 보도는 단기간 취재로 쉽게 나온 단발성 보도가 아닙니다. 한겨레는 대법원에 넘어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사건부터 현재 검찰이 수사하는 분식회계 사건까지 관심을 놓지 않고 집요하게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이 ‘유령기업’ 계획을 이용한 새로운 사실뿐 아니라 관련 의미를 담은 해설 기사, 전망 기사 등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에버랜드 동식물 유령사업’, ‘이재용, 콜옵션 직접 보고받았다’ 등은 몇 가지 특이 사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각각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쪽에서 양쪽 기업가치를 평가한 딜로이트안진과 삼성KPMG 보고서를 토대로 삼성 합병의 문제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짚었습니다. 타 언론사는 삼성의 ‘콜옵션 은폐’에 초점을 맞춘 검찰 수사만을 따라갔지만, 한겨레는 위 보도로 삼성이 합병 전부터 제일모직 주식만을 갖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을 위해 제일모직 가치를 어떤 식으로 부풀렸는지까지 나아갔습니다. 저희는 다수의 회계사들과 함께 회계법인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해 삼성이 회계방식까지 바꿔가며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삼성의 유령사업 동원과 자산 은폐라는 새로운 의혹을 밝혀냈습니다. 삼성은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을 설득하기 위한 주요 근거로 위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무리하게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리려다보니 삼성 쪽은 ‘에버랜드 동식물을 이용한 헬스케어’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사업의 가치를 3조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진행된 바 없는 유령기업임이 드러났습니다. 또, 같은 맥락에서 반대로 삼성물산의 가치평가를 낮추기 위해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 7천억원은 고의로 누락시켰습니다. 또, 합병 이후에는 이러한 위법 행위들을 감추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콜옵션 관련 보고를 받는 등의 의혹도 보도했습니다.
세 번째, 출입처에 국한되지 않은 ‘탈 부서화’를 이뤄냈습니다. 법조팀은 출입처에서 올해 4월부터 <이재용 ‘삼바 콜옵션’ 직접 전화 보고받았다> 등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수사를 연이어 단독 보도하며 회계법인뿐 아니라 ‘신용평가사 회계사기’ 등의 쟁점을 주도했습니다. 탐사팀은 외부 취재로 회계사, 변호사, 시민단체 등을 취재해 ‘유령 기업’을 밝혀냄으로서 한겨레는 2015년 삼성 합병을 전후로 이뤄진 삼성의 위법행위를 전반적으로 다룰 수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며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춘 결과입니다.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직접 취재했으며, 데이트라인 등을 포함한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으며 타 매체의 보도를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YTN, KBS 등 국내 유수 매체들이 비중 있게 <한겨레> 보도를 받아쓰거나 인용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한국 사회에 무소불위 영향력을 행사하는 삼성의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은 새로운 사안은 아닙니다. 이 부회장은 상속세를 아끼려 종잣돈으로 주요 계열사들을 헐값에 사들이는 방법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키워왔습니다. 이로 인해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으로 이건희 회장이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2014년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극도로 나빠졌고, 이 부회장은 대기업에 우호적인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내에 경영권을 신속히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택한 방법은 삼성 합병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삼성물산을 낮은 가치로 제일모직과 합병시켜야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만이 3조가 넘는 이득을 봤고,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큰 피해를 봤습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서민 노후자금에 욕심내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뇌물 혐의를 극구 부인했습니다. 결국 국정농단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이 부회장을 풀어줬고, 대법원의 판단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한겨레> 보도로 삼성이 회계법인까지 동원해 제일모직 가치를 터무니없이 뻥튀기했으며 이 보고서로 삼성물산 주주들을 설득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이 부회장이 분식회계에 직접 관여된 증거도 찾아냈습니다. 검찰은 이 혐의가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또, 참여연대는 저희가 입수한 보고서를 토대로 적정 합병비율을 재산정해 이 부회장이 얻은 재산상 이익이 최대 3조 6천억 원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한겨레>가 보도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공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근거”라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검찰 수사는 물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합병무효 소송,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소속사인 한겨레신문사에서 특종상 신청과 이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입니다.
자본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점에서 언론의 존재 이유인 ‘감시견’ 역할을 해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삼성바이오를 다루는 대부분의 언론사는 검찰 수사를 다루는 단건 보도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한겨레>는 취재 폭을 넓혀 새로운 의혹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삼성합병을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심도 있게 분석했습니다. 회계법인의 보고서에만 그치지 않고 각종 공시자료, 국민연금 보고서 등을 입수하는 등 다양한 취재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또, 삼성물산이나 안진 등 당사자의 반론에도 힘썼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 및 언론중재위 제소는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