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ㅇ), ② 단독기획(ㅇ)
하청업체 임금체불 피해 심각... 대기업 발주공사 구조적 문제
2019년 4월, 울산MBC 탐사보도부 돌직구 팀으로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3년 전 한화케미칼이 발주한 2공장 CPVC 라인 증설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있는데, 하청업체 사장은 임금체불로 구속이 된 반면 원청업체 사장은 멀쩡히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즉각 취재에 착수해 사실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두 달여에 걸친 취재결과 한화케미칼로부터 공사를 따낸 원청업체 광영 E&C(돌직구에서는 G사로 표현)가 발주처로부터는 공사비 426억 원 전액을 현금으로 받고 태극엔터프라이즈 등 하청업체에는 전액 전자어음을 돌린 뒤 부도를 냈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체불 피해를 입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원도급사 광영의 부도가 예정된 수순을 밟은 것처럼 고의부도 의혹이 짙었고, 발주처인 한화케미칼이 당초 너무 낮은 단가로 공사를 발주한 점, 하청업체들이 계약서도 없이 공사에 동원돼 무더기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던 관행 등 대기업 발주공사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드러나
집중 취재, 보도하였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발주처인 한화케미칼과 1차 도급자인 광영, 2차 하도급자인 태극엔터프라이즈 등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국내 대기업 발주공사는 구조적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괄도급계약으로 진행됩니다.
일괄도급계약은 흔히 턴키베이스 계약으로 불리는데 최저가 입찰에서 도급자가 구매와, 건설, 시운전까지 모두 책임을 지고 완공한 뒤 키만 돌리면 공장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발주처에 인도하는 건설방식입니다.
공사를 따 낸 원청사들은 공사를 하는 도중 발주처의 요구 등에 따라 설계변경을 일삼고 때문에
공사비가 2배 이상 뛰고, 이에 따른 추가공사비 분쟁이 시작되면 원청사는 떠나고 하청들만 남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돌직구 팀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잇따르는 고질적 병폐인 임금체불사건 가운데 천문학적 부도를 낸 한화케미칼의 비리에 주목하고 심층보도를 하였습니다.
원청사의 횡포, 추가공사비 분쟁
계열사 대표의 갑질로 여러 번 공분을 산 한화그룹은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며 지난 2010년부터 공사비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이 현금은 1차 도급자에게만 전달되고 2차 하청들은 여전히 어음을 받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현금을 받은 원청사 대표는 한화로부터 추가공사비를 받지 못하자, 손해를 줄이기 위해 보란 듯이 부도를 내고 대비를 했지만, 끝까지 공사를 한 태극엔터프라이즈 등 하청사들은 직원 임금도 주지 못해 대표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하청업체, 일만 하고 부도... 대표는 임금체불로 구속
발주처 한화토탈은 부도가 예상된 원청사 G사에 공사도 시작하기 전에 20억 원을 줘 커넥션이 있지 않나 하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울산MBC 돌직구 방송이후 프로그램 내용을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서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발주처와 하청사들의 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대기업 발주공사 문제점, 하청업체들의 임금체불 사태 계속
울산MBC 탐사기획 돌직구는 2년 전에 진행된 한화케미칼 발주공사의 문제점을 단독으로 파헤쳤고, 이 공사로 발생한 체불사태가 2019년 5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 수많은 하청 근로자들의 피와 땀으로 지어졌지만 이듬해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문제의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단독, 기획 보도했습니다. (타 매체 선행방송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방송 이후에도 하청업체 임금체불 문제는 근절되기는커녕 더욱 교묘하고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돌직구팀은 임금체불 원인이 원청인 대기업들의 갑질에 있음을 주목하고 이들의 발주공사의 문제점과 고의 부도, 그리고 대기업들이 말로만 내세우는 상생협약의 이면을 심층 보도하여
수사기관의 조사와 정부의 법 개정, 그리고 한화그룹의 재발방지 약속까지 이끌어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검찰·경찰 재수사, 고의부도 의혹 조사... 후속 보도 계속
2019년 5월 14일 울산MBC 탐사기획 돌직구 <일만 했는데 “우리가 죄인입니까?”> 방송 이후 지역사회와 경찰, 검찰에서 즉각 재수사에 착수해 1차 도급자 광영E&C의 고의부도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태극엔터프라이즈 등 하청업체의 피해 구제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그동안 제대로 소리를 내지 않았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더 이상 잘못된 관행을 보고 있을 수 없다며 관계기관에 진정을 내고 법률 개정 요구를 하고 나선 것입니다.
한화그룹은 방송 이후 현행 공사 발주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한화그룹은 1차 원청사에 공사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이 현금이 2차 하청업체에는 전달되지 않는 폐단을 막기 위해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2차 하청업체를 참여시켜 피해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울산 남부경찰서와 울산지검도 2016년 한화케미칼 2공장 라인 증설 공사에 참여한 하청 근로자 수백 명이 발주사와 한화그룹의 횡포로 아직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진정사건에 대해 재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울산MBC탐사기획 돌직구는 연중 기획으로 우리사회 대표적인 약자이자 을인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고통에 주목하고 더 이상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을들의 반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앞으로도 후속 보도를 계속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잘 나가던 벤처기업 대표의 아내로 사모님 소리를 듣다 하루아침에 식당 종업원으로 전락한
김정숙 씨의 외침(프로그램 말미)이 아직도 귀에 맴 도는 듯합니다.
"하루아침에 이게 갑질의 횡포인지 아니면 중소기업의 애환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사는 거 아닙니까. 중소기업이 모여야 대기업도 되고 대기업이 그렇게 해야 이 나라가 부강한 나라가 될 텐데 이렇게 해서 누가 중소기업 운영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