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 ○ )
“유통기한 없는 마약 기사”
마약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은 50년 동안 변하지 않았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은 오랫동안 일명 ‘뽕쟁이’로 불려야 했고 또 ‘처벌의 대상’으로만 취급받았습니다. 그 사이 이들은 더 깊은 음지로, 또 막다른 길로 깊숙이 숨어야만 했습니다. 자신이 투약하고 있는 필로폰이 무엇인지, 왜 끊을 수 없는 것인지 영문도 모른 채 말입니다.
마약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론 대부분은 지금까지 마약을 선정적 보도의 단골 소재로만 소비해왔습니다. 마약 중독자를 악마화하고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보도, 자극적이지만 무책임한 보도를 해왔습니다. 한국을 마약 오염국으로 만든 주범에는 언론의 이름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보도 행태는 2019년 현재도 여전합니다. 최근에는 ‘마약’이 큰 화제로 떠오르자 언론 대부분은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마약 관련 기사는 제쳐두고 조회수가 보장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취재진은 마약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 그리고 언론의 시각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약을 접해보지 않은 국민에게는 마약의 위험성을 알려줄, 이미 중독된 사람에게는 치료의 길을 보여줄, 회복 중인 중독자에게는 용기를 줄 종합적인 기사가 아직 한국에는 없습니다. 심지어 필로폰 등 주종 마약류에 대한 과학적 보도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수차례 회의 속에 저희는 마약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 에버그린(Ever-Green) 콘텐츠를 구상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목표는 ‘마약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유통돼야 할 기사’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토론을 거듭한 끝에 △마약 중독이 개인과 가정을 파괴하는 구체적인 모습 △마약범죄심리 억제를 위한 수사기관 및 수사기법 소개 △마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과학적 지식(위험성)과 역사 △국내 마약 정책의 제도적 한계 등 4갈래로 대주제를 나눴습니다. 총 보도 편수는 50편 이상으로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세부적인 보도 원칙을 세웠습니다.
△마약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알릴 것 △마약 예방에 무게를 둘 것 △마약 중독을 개인의 일탈로 취급하지 말 것 △마약 중독은 치료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릴 것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말 것 △마약 투약 방법과 효과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말 것 △마약 중독자의 단약(마약을 끊는 일) 과정을 반드시 포함할 것 △식약처, 관세청,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마약 예방 공익광고 영상을 본문에 삽입할 것 △경각심을 위해 본문에 경찰 또는 검찰 관련 사진을 삽입할 것 △자살 예방 보도준칙을 참고해 중독 치료에 대한 안내 문구를 기사 마지막에 삽입할 것 등입니다.
다만 이 기획기사는 기존의 문법을 탈피하기 위해 사례-원인-대안이 아닌 사례와 사례 사이에 정보제공 기사 등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보도 초기만 큰 관심을 끌다가 이후에는 관심이 떨어지는 기획기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계획을 세운 뒤 시민단체와 검·경을 비롯해 마약 관련자들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약이라는 특성상 관련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수사기관이나 시민단체의 협조를 얻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수사기밀,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대표적인 이유였습니다. 당연히 저희의 취재 목적을 정리한 서류들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설득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3주 동안 진행한 사전취재 끝에 예상보다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수집된 정보에는 ‘자극적인’ 내용도 많았던 반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정보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저희는 한 시민단체로부터 마약 중독자들이 직접 작성한 수기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해당 단체를 찾아가 양해를 얻어 잠시 살펴본 수기는 놀라웠습니다. 마약 중독자 개인의 성장배경부터 마약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 구속과 출소를 반복하며 느낀 점, 이후 치료에 들어가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수기는 마약 중독자뿐만 아니라 중독자의 가족들이 작성한 수기도 포함돼 있어 의미가 컸습니다.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았고 취재 목적에도 가장 적합한 자료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단체에서는 마약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교육용 자료’라는 이유로 제공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이 단체 담당자와 수시로 통화하고 또 방문하면서 설득하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단체에서는 “이 수기가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작성자들이 꺼릴지도 모른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취재진은 각 수기 도입부에 “내가 쓴 수기가 다른 중독자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보고 설득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들이 다른 중독자들을 돕기 위해 숨기고 싶은 과거를 기록했던 것 아니느냐”며 “언론을 통해 이를 공개하면 더 많은 중독자, 일반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일주일이 넘는 노력 끝에 해당 단체에서 수기를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단체 관계자는 “언론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 꼭 좋은 기사로 보답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후 비공개 사항인 국책 연구보고서들도 다수 입수해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동시에 검·경 정보원과 국가기록원을 통해 일부 마약 수사보고서도 확보하면서 취재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다만 앞서 취재를 요청했던 전직 경찰, 교수, 국립과학수연구원, 관세청, 해양경찰 등이 협조에 난색을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협조 없이는 미완의 시리즈가 될 공산이 컸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취재에 응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취재진은 변수를 안은 채 4월 17일 [마약중독자의 고백] 첫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마약 투약으로 무려 5번이나 재범을 저지른 한 남성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음날(18일)에는 남편과 딸, 그리고 본인까지 마약에 중독됐던 여성, 그리고 마약으로 어머니와 누나, 가족들이 고통받는 남성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이들이 겪는 고통이 생생히 담긴 기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2편까지 보도되자 마약 관련 시민단체들과 마약 수사관, 교수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현재 약물중독을 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기사를 보여주면서 용기를 주고 있다는 의사, 마약수사계 경찰관들끼리 기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소식, 연구목적으로 마약 중독자들이 작성한 수기 원본을 받고 싶다는 요청 등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저희에게 수기집 일부를 공유해줄 수 있는지 문의해오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2편까지 보도된 이후 취재 협조를 망설이던 전문가들과 단체에서 기꺼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회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김은미 법독성학과장(5월 23일자) △윤흥희 한성대학교 마약알콜학과 교수(5월 20일자) △국립부곡병원 약물중독진료소 장옥진 의료부장(5월 17일자) △해양경찰청 박주식 형사마약계장(6월 7일자) 등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된 상태입니다.
관계 부처와 전문가 사이에서 [마약중독자의 고백] 기사가 공유되면서 먼저 취재를 돕고 싶다고 연락이 온 경우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마약 중독자의 사례와 동시에 △관세청 국제조사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안전기획관 △이범진 아주대 약학과 학장 인터뷰 기사도 차례대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독립기관인 마약청(가칭) 신설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의 마약단속국(D.E.A)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 DEA에 취재 협조 요청서를 전달했고, DEA 미국본부에서 이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현재까지 보도한 내용만으로도 마약 수사관 사이에서는 저희 기사를 ‘마약 백서’로 부르고 있습니다.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수기 작성자는 실명이 공개될 경우 개인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이외에 다른 취재원은 모두 실명 공개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 및 취재원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만 붙였으며 모든 기사는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진행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마약중독자의 고백] 시리즈가 보도된 후 지상파 방송국을 중심으로 비슷한 기획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KBS가 지난달 14일 [나는 약물중독자입니다]라는 이름의 기획기사를 총 6편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이후 SBS가 마약 중독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대한민국 마약을 말하다] 기획기사를 보도했습니다. SBS의 경우 ‘자살 예방 보도준칙을 참고해 중독 치료에 대한 안내 문구를 기사 마지막에 삽입한다’는 저희의 보도 원칙도 차용했습니다. 해당 문구는 별다른 마약 관련 보도준칙이 없음에도 뉴스핌이 국내 언론 중에서는 처음으로 마련했습니다.
- 뉴스핌: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 등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 SBS: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02-2679-0436)에 전화하시면 무료로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독은 꼭 치료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매체가 [마약중독자의 고백]에서 보도한 내용들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 중독에서 재활까지 자신과 사투 벌이는 마약환자 24시/시사저널/5월 20일
- 공동체 생활 통해 마약 중독자 회복 돕는 '경기 다르크'/노컷뉴스/5월 24일
"처벌 대신 국민 세금으로 마약중독자 치료? 사실은..."/오마이뉴스/5월 20일
"마약 공급자 엄벌, 단순투약자는 치료에 중점을"/파이낸셜뉴스/5월 12일
신종마약 ‘액상대마’ 확산…마약조직과의 싸움/연합뉴스TV/5월 12일
순간의 호기심, 영구적 뇌 손상 부른다/경향신문/4월 25일
"망가져봐야 무서운 줄 알게 돼"…마약 전과 3범 정모씨의 고백/조선일보/4월 23일
대부분은 자극적인 마약 보도 대신 마약 중독자를 이해하려는 시도와 이들을 치료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마약중독자의 고백]는 제도적 변화와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읽고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1차적 목표입니다. 공적설명서 제출일 기준 총 30편의 기사가 보도(추가 보도 예정)됐고 누적 조회수는 15만건을 웃돌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CP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반응입니다. 또 보도 일자와 관계없이 모든 기사의 조회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소 이를 수 있지만 ‘유통기한 없는 마약 기사’를 만들자는 취재진의 목표가 순항하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약중독자의 고백] 시리즈는 한 편씩 보도될 때마다 관계 부처는 물론 시민단체와 전문가, 마약 중독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취재진이 가장 많이 연락을 받은 건 “위로가 된다”는 마약 중독자들의 목소리였습니다. 마약에 중독됐던 평생 숨어 살아야 했던 이들, 중독도 치료가 된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이들이 직접 연락해 “고맙다”고 말하기란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희에게 연락해 온 중독자들에게는 치료를 위해 상담소와 병원 등에 연결해줬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부곡병원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산하 송천재활쉼터에서는 저희의 기획기사를 마약 중독 치료자들을 위한 교육용 자료로 사용하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 국립부곡병원과 송천재활쉼터는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마약 중독 치료시설입니다.
이 중 국립부곡병원 측에서는 “N.A모임(자조모임) 효과에 버금갈 정도로 환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례가 많은 기사”라며 “병원의 중독치료프로그램 중 하나인 약물 교육에서도 기사를 사용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언론의 역할에는 사회적 모순을 들춰내 제도를 바꾸는 것도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걷어내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기획기사는 마약에 대한 독자들, 언론의 인식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마약에 대한 종합적인 에버그린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사회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일 것입니다. 마약에 호기심을 가진 누군가가 ‘마약’을 검색한다면 [마약중독자의 고백] 기사를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마약에 중독된 누군가가 마찬가지로 ‘마약’을 검색해도 결과는 같습니다. [마약중독자의 고백]를 50편 넘게 계획한 이유는 여러 목적 중에서도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마약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약중독자의 고백] 기사는 우리에게 울타리로, 또 치료의 길로, 눈물겨운 공감의 이야기를 전달할 콘텐츠로 남게 될 것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마약중독자의 고백]은 마약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까지 마치 성(性)을 대하듯 마약을 입에 담는 것조차 불편하게, 또 모르는 게 약이라는 식으로 취급했습니다. 성(性)을 덮어놓고 쉬쉬한다고 청소년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듯, 마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춘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합니다. 사회의 어둠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를 양지로 길어 올려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마약 중독자의 고백]은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인터뷰가 아니라 마약 중독자들의 성장배경부터 마약을 접하게 된 계기, 이로 인한 개인과 가정의 파괴, 단약 과정, 마약에 대한 과학적 분석까지 풍부하게 담아낸 최초의 기사입니다. 현재까지 마약 중독자는 물론 마약 중독자의 언니, 동생, 조카 등 무려 14명의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누군가는 마약으로 삶이 파괴되는데, 언론은 이를 흥미로운 소재로 치부하는 풍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였다는 점 역시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공중파 방송사에서 먼저 같은 취지의 기획기사를 시도했다는 점, 동시에 많은 언론사가 마약 중독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기사에 주목한 사실은 괄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이 기사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마약중독자의 고백]은 외부 지원 없이 뉴스핌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보도한 기사입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