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 ◯ )
○ 지난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 1980년 당시 광주에 있던 미군 정보부대를 알게 됐습니다. 거기서 근무했던 유일한 한국인 ‘김용장’ 씨의 존재를 들은 겁니다. 오래 전 한국을 떠났다는 그에 대한 정보는 ‘남태평양 어딘가에 있다’뿐이었습니다. 5.18 재단과 연구자 등이 수년간 찾았지만 허사였습니다.
○ 단내 나는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았습니다. 첫 통화 후 한숨이 나왔습니다. 김용장은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묘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5.18 진실은 아득하다. 동에서 서까지 거리만큼이나 멀다”는 겁니다. 수차례 통화 후, 남태평양 ‘피지’로 향했습니다. 정식 인터뷰 약속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 지난 3월 14일, 첫 방송이 나갔습니다. 왕복 22시간의 비행과 10시간의 차량 이동. 살갗을 에우는 태양의 이글거림을 견뎌내고 얻은 야자수 열매 같았습니다. 저희는 미 육군정보사령부 501정보여단 524대대 광주파견대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주요 쟁점에 대한 김용장의 상부 보고사항을 인터뷰했습니다. 물론 그의 주장일 뿐입니다.
○ 그래서 2부를 해야 했습니다. 2부는 주장 검증이 뼈대입니다. 그가 말하는 보고문건을 찾고, 교차 증언을 얻어야 했습니다. 저희는 2부 제작 과정에서 김용장의 신분과 직책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김용장은 가짜 정보관’이란 일각의 주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군사정보관 신분증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광주의 적은 광주 안에 있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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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방송 후,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김용장의 주장에 힘이 실렸습니다. 2부에서 인터뷰한 전영욱(K57 수송병) 씨는 수송기를 타고 와서 온 보안사 편의대원들을 활주로에서 직접 목격했으며, 수송기에 시신 7구를 본인이 직접 실은 적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고3이었던 오일교 씨는 “시민군으로 위장한 편의대원을 따라다니다 계엄군에 체포됐다”는 경험담을 털어놨습니다.
○ 미국 취재에서는 미군 무관(중령) 제임스 영과 마사 헌틀리를 인터뷰했습니다. 제임스 영은 당시 미 대사관 무관이었으며 이후엔 국방정보국(DIA)을 거친 미 정보요원이었습니다. 영은 501정보여단 광주파견대의 존재 사실과 당시 한국인 직원이 있었음을 증언했습니다. 또 김용장이 주장하는 미군의 정보보고 체계를 재차 확인했습니다. 체로키 파일보다 2천여 장 많은 미 비밀문건 파일을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단 사실도 처음 확인했습니다.
○ 지난 5월 13일, 1부의 두 주인공이었던 김용장, 허장환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김용장은 1부 인터뷰에서 “이번이 광주의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인만큼 필요하다면 한국에 가서 증언하겠다”고 했습니다. 5.18 관련 단체들의 지난한 노력으로 회견이 성사됐으며, 이후 다른 계엄군들의 양심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공군보안대장 운전병이었던 오원기 씨는 “김용장을 보고 용기 냈다”면서 전두환의 광주행 헬기 탑승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부마사태 때 공수대원으로 편의공작대 활동을 했다는 홍성택 씨, 11공수여단 62대대장 이제원 씨 등 계엄군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용장 증언은 바로 이 부분, 망설이던 누군가에 용기를 줬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 3부는 5월 30일에 방송했습니다. 3부 내용은 TBC 단독촬영 영상과 언론검열 파일입니다. 한 언론학자가 보안사의 신문검열 파일 전부를 보관해오다, 39년 만에 저희에게 공개한 겁니다. 당시 많은 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현장 취재를 했고, ‘조준사격’ 같은 중요 기사를 실었지만 전부 삭제 당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향후 법정 증거가 될 만큼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언론 검열은 신군부의 5.18 역사 왜곡 시발점이었습니다.
○ 저희도 39년 미스터리를 풀 결정적 열쇠를 찾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3부작을 통해 그 열쇠로 향하는 ‘이정표’ 하나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장을 통해 미 정보부대의 광주 주둔, 미군 정보보고 체계를 확인했습니다. 아르헨티나, 페루에서도 군사독재 정권 과거사조사에서 비밀 해제된 미국 문건이 결정적 단서가 됐습니다. 가해자가 입을 닫고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유죄 판결의 증거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용장, 허장환에게 용기를 얻은 계엄군들의 양심선언이 나오기 시작했단 점이 무엇보다 의미 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첨부
4. 사회에 끼친 영향
◯ 국무총리실과 외교부는 5.18 관련 미 국방성, 미 501정보여단 문건의 전면적인 비밀 해제에 대해 미 정부에 공식 요청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힘
◯ 전두환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인 광주지방검찰청은 김용장, 허장환, 오원기 씨 등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해 참고인 조사를 실시함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자체 언론 윤리 강령을 준수함.
6. 기타 고려사항
◯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