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
경기도 내 장애인단체를 출입하는 본 기자는 매년 전국 17개 시·도에서 열리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이하 대회)’와 관련,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다양한 선수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장애인의 직업적 기량을 겨루고 사회적 능력을 높이자는 취지의 이 대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개최하며 올해로 39회를 맞습니다. 대회가 6월26일부터 28일까지 2박3일간 열리는 만큼 대회 한달 전인 5월 초부터 장애인단체와 접촉하기 시작하면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부터 “지난해부터 대회에 필기시험이 갑자기 도입돼 지적·발달 장애선수들이 참여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며칠 뒤 대회 운영 위탁을 맡은 한국장애인고용안전협회는 대회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운영위원회의를 열었고, 회의 내용을 파악하기 시작하자 실제로 ‘필기시험’ 관련 논의가 오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취재 결과 이 대회는 지난해부터 화훼장식, 안마, 네일아트 등 세 가지 직종에 ‘필기시험’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회 출전선수들은 필기시험에서 고득점을 얻어 상위권에 들어야만 실기시험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는데, 이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국가 기능사 자격증 수준'으로 고난도임은 물론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필기시험 응시 자체가 어려운 선수들에 대해선 어떠한 배려도 없는 갑작스런 변화였습니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 대회에서 화훼장식 직종에 도전한 선수는 총 41명. 그 중 절반이 넘는 28명이 이 필기시험 탓에 탈락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올해 필기시험이 폐지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회 출전 자체를 포기한 경기도 선수만 30명에 달했습니다. 장애인단체들은 가장 큰 이유로 “필기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꼽았습니다.
이에 본보는 ‘장애선수 꿈 가로막는 새로운 장벽,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필기시험’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우선 대회 운영위원회에 참여했던 단체와 인물 등을 중심으로 필기시험 때문에 탈락한 선수, 필기시험으로 인해 출전을 포기한 선수 등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필기시험을 도입하는 건 결국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깊은 한숨을 전했습니다.
2년 전 대회가 서른일곱번 치러지기까지 필기시험에 대한 별다른 필요성도, 어떠한 언질도 없던 상황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해 이 시험을 왜 추가하게 됐는지, 반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데도 왜 폐지하지 않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장애인 출전선수들의 장애 유형을 배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필기시험 잣대가 반드시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판단, 5월13일자 6면에 ‘지적장애인에 필기시험?… 道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시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시작으로 연속 보도를 실시하게 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보도 및 취재는 경기도 내 장애인단체들과 단체가 연결해준 사회복지관 및 장애 당사자 등 인터뷰를 기반으로 진행됐습니다. 또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경기도 외 타 시·도에 있는 대회 운영위원회와 장애인단체에도 동일 사안을 취재하면서 보도됐습니다. 본보와 해당 장애인단체들, 본보와 해당 대회 운영위원회·사회복지관, 본보와 장애 당사자 등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장애선수 꿈 가로막는 새로운 장벽,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필기시험’ 취재는 경기도의 단독 보도로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또 같은 이유로 타 매체가 경기일보 기사를 받아쓸 수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본보가 ‘장애선수 꿈 가로막는 새로운 장벽,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필기시험’ 관련 기사를 연속보도하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이 시험이 출전 선수들의 도전을 가로막는 장벽이 됐음을 인정하고 차기 대회부터 논란이 된 예선 필기시험을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단 측은 5월17일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지적·발달장애 출전선수 등 일부 장애 유형 당사자들이 필기시험 부담감으로 대회 출전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공단의 장애 감수성이 다소 미흡했음을 인정한다”며 “필기시험이 본 대회 참가에 제한을 줄 소지가 있다고 판단, 다음 대회부터는 필기시험을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대회 진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수준을 판가름할 기준은 필요하다고 보고 필기시험 대신 예비 실기시험을 치루는 식의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이는 출전선수들은 물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유관 장애인단체들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 결과물이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올해 경상남도, 광주광역시 등 경기도 외 지역에서도 필기시험으로 인해 대회 출전 포기자가 발생했던 상황에서 공단의 결정이 반가운 소식이라는 분위기가 전해졌습니다.
또 일부 지자체의 장애인단체들은 필기시험 논란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각각 공식 건의를 고려하던 상황이었는데, 경기일보 연속보도 후 건의 대신 차기 대회의 철저한 감시를 예고하며 감사함을 전해왔습니다.
이에 본보는 다음 대회부터 장애 출전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 없는’ 운영방식이 도입되길 기대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이번 기사가 5월13일 처음으로 보도되자마자 본보 논설위원실은 ‘지적장애인에 새로운 벽, 필기시험.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꼭 필요할까’라는 사설을 5월14일 싣고 취재에 적극 지지를 보였습니다. 논설위원실은 해당 사설을 통해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장애인의 특성을 감안한 방식으로 능력자를 양산하는 게 기본 취지이나, 지난해부터 생긴 필기시험은 도입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장애인·비장애인을 떠나 ‘기능 경연’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대회마저도 또 다른 장애인 장벽이지 않을까”라며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특히 단순 보도에 그치지 않고 심층적인 연속보도를 통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뤄내 장애 당사자들에게 기능력 향상 및 도전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보도에 있어 취재기자들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에 대해 외부 지원 등은 없었으며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도 없었음을 밝힙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