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알권리’는 그 중요성에 비해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지 못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국민 알권리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기자들도 정작 알권리가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며 왜 중요한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민주사회에서 알권리는 철저한 기록관리와 투명한 정보공개 두 축을 중심으로 실현되지만 그동안 이런 주제를 다룬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올초 취재팀은 우리사회 구석구석 국민의 알권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독자들에게 그 중요성을 일깨워보자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여기에는 기자들이 그동안 취재과정에서 직접 목격한 권력기관들의 ‘묻지마’ 비공개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습니다.
취재팀은 먼저 지난해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 운동을 벌여온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과 접촉했고 1개월여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기획안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입법부·사법부·행정부 등 권력기관의 정보공개 및 기록관리 실태를 점검해보자’는 것에 방점을 두고 전국단위 설문조사와 현장 취재, 전문가 취재 등을 병행하며 3개월 동안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팀은 크게 세가지 부분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1) 직관적이고 쉽게 읽히게 쓰자
취재팀이 기획단계에서부터 가장 우선시한 것은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알권리, 정보공개, 기록관리… 모두 어렵고 생소한 주제입니다. 취재팀은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알권리’가 왜 내 삶과 우리 사회에 중요한지, 그리고 현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없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쓰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시리즈 전체의 보도 방향과 주제 선정, 사례 발굴 모두 이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2) 정보공개제도를 최대한 활용해보자
권력기관의 정보공개 수준은 그 사회 민주주의와 알권리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취재팀은 지난 4개월 동안 입법부·사법부·행정부·지방자치단체·교육청 등 기관들을 상대로 1600건 넘는 정보공개 청구와 이의신청을 통해 보도에 필요한 자료들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정보공개를 활용한 것은 공공기관의 ‘입맛대로’ 공개 실태를 직접 확인하고 공직사회에 일종의 경각심도 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 정보공개제도가 시민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알리려는 취지의 보도인 만큼 우리가 먼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보자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3) 조명받지 못한 문제를 발굴하자
정보공개와 기록관리는 모두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공직사회 특유의 ‘관성’은 외부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취재팀은 이런 점을 감안해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문제점들을 발굴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국회의원 기록물이 1년에 달랑 7건밖에 남겨지지 않는다는 점, 법으로 정해진 국가기록원 비밀기록물 현황이 엉터리라는 점, 지역별 정보공개 예산이 크게는 2554배나 차이가 난다는 점, 기록물 무단파기와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밖에 없었다는 점 등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밖에 취재팀은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의견뿐 아니라 정보공개·기록관리 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균형있게 듣고 기사에 반영하려 노력했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으며 취재원이 익명을 요구한 경우가 아닌 한 실명보도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와 기록관리 실태를 지적하는 보도는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획보도는 ‘알권리’라는 큰 주제 아래 여러 분야의 정보공개 및 기록관리 문제점들을 심층보도했다는 점에서 기존 보도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제 특성상 타 매체 반향이 크지는 않았지만 세계일보 보도 이후 의미있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시작한 ‘조례를 찾아서-대한민국을 바꾼 지방자치’(5월2일자) 연재의 가장 첫 보도로 앞서 취재팀이 수소문 끝에 어렵사리 만난 박종구 전 청주시의원 인터뷰를 싣고 청주시 정보공개조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1995년 이후 박종구 전 의원과 청주시 조례를 들어 알권리의 중요성을 조명한 것은 세계일보 보도가 처음입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의미 있는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엉망’이었던 국가기록원의 비밀기록물 통계가 개선될 전망입니다. 이 통계는 국민이 국가의 비밀기록에 다가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로 평가됩니다. 경찰청과 방위사업청 등은 관련 현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간의 현황을 새로 확인해 국가기록원에 보냈다고 취재팀에 밝혀 왔습니다. 외교부와 과학기술정통부는 특정 시점 비밀기록물이 폭증하거나 사라진 이유를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기록원은 비밀기록 관리의 첫 단추로 그동안 비밀에 준해 관리되던 공공기관들의 ‘대외비’ 기록들을 비밀이 아닌 일반 기록물로 취급하는 내용의 공공기록물법 시행규칙 개정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는 8월 집계되는 기관별 비밀기록물 현황을 보다 철저하게 확인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취재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8월 이후 기관들이 비밀기록물 생산·보유·폐기 현황을 국가기록원에 정말 제대로 통보했는지를 한번 더 점검하는 후속보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제도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에서는 첫 보도 후 “향후 정보공개 정책 수립에 참고하고 싶으니 설문조사 원문을 제공해줄 수 있느냐”며 취재팀이 공공의 창과 수행한 설문조사 원데이터를 요청해 왔습니다. 아울러 설명자료를 내고 “정보공개와 관련해 국민 입장에서 귀담아 듣고 신속하게 개선하여 정책 투명성과 국민 알권리를 더욱 강화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안부는 또 지방자치단체 정보공개 예산을 비교하는 보도 후에는 “서울시의 정보공개 우수사례를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사례집 등을 만들어 보겠다”고 취재팀에 밝혀왔습니다.
국회기록보존소는 세계일보 보도 이후 그동안 국회의원실 실무진을 대상으로 한 정규 교육과정에서 빠져있던 ‘국회의원실 기록물 관리’ 강의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도록 국회사무처에 정식으로 요청했습니다. 국회기록보존소는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기록물이 무더기로 폐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정당별로 의원실 몇 곳을 정해 어떤 기록물들을 남겨야 하는지 분석하는 일종의 ‘모델링’ 계획을 세웠으며 현재 내부 조율 중에 있습니다. 이에 앞서 국회 사무총장 비서실은 국회 관련 보도 직후 취재기자를 국회로 초대해 국회사무처 등의 정보공개 문제점과 개선책에 대한 자문을 구했습니다.
기록학계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연재가 이어지는 동안 다수의 기록학계 전문가들은 “세계일보 보도가 회자되고 있다”며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연재가 마무리될 무렵엔 국가기록원 측이 “오는 기록의 날을 맞아 공공기록물법 제정 20주년의 의미와 공과를 짚어봤으면 한다”고 취재팀에 먼저 연락을 해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취재팀은 이소연 국가기록원장과 곽건홍 국가기록관리위원장, 김익한 한국국가기록연구원장 등 이 분야 권위자들과 함께 우리나라 국가기록관리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냉정하게 짚어보는 후속기사를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템 기획 단계에서부터 편집인, 편집국장 등의 격려가 여러 차례 있었고 관련 시리즈 보도를 10회나 이어갈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습니다. 편집국장과 한국기자협회 세계일보 지회장으로부터 ‘이달의 기자상’ 상신을 추천받았습니다.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및 세계일보 자체 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5회 전체 총평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8개 부문 6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4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 많았다. 이중 한겨레신문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와 한국일보의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요양보고서’에 대해 기자가 3개월 넘게 교육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원에 취업해 한달 동안 일하며 취재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눈으로 기사를 보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른 지역의 방문요양보호사들을 추가로 인터뷰하고 200여명을 설문조사하는 등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파고들어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즘 기사들의 호흡이 짧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취재에 1년 가까이 걸린 기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보고 이 분야에서 좋은 취재와 기획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옥고 아래 쪽방’은 쪽방이라는 최저 주거 환경에서 소위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장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등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주인이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시·군·구에서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세입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세를 내고, 결과적으로 건물주는 혈세로 관리하고 월세까지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우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이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쪽방 내부 사진을 더해 쪽방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점,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쪽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대안도 모색했다는 점도 칭찬을 받았다.
다만 쪽방 건물주가 꼭 지탄받아야할 대상이냐, 선과 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거리도 주는 기획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기획도 주목을 받았으나 기사가 원래 제목과 달리 미혼모 문제, 청소년 출산 문제로 되돌아간 것으로 읽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의 ‘대법원 한진重 통상임금 엉터리 판결’은 기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허겁지겁 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대법 판결이 허술한 계산과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짐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직권 판결 수정’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무성의한 판결문 작성 관행에 경종을 울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것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내쫓기고 외면되고’12살이 기댈 곳은 없었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친아빠도 소녀를 학대했다’는 점을 단독보도한 후, 소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 즉, 부모·경찰·법원이 모두 한 소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왜 소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