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
세계 경제는 경제성장률, 금리, 물가상승률이 제로(0)에 근접하는 새로운 환경을 맞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여느 때보다도 자산을 형성하기 힘들어졌고, 은퇴 이후 소득도 불안정해졌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혔던 은행도 사업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의 3분의 1이상이 소멸될 것이란 전망(맥킨지 보고서)까지 나옵니다.
저희 취재팀은 이렇게 달라진 경제 환경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제로 이코노미’로 개념화하고, 한국보다 이런 국면에 먼저 진입한 일본, 영국,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을 직접 찾아 소비자, 기업,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났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달라진 경제 환경을 극복하는지 보여줌으로써 한국 경제의 갈 길을 제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경제 기사는 독자에게 추상적이고 체감하기 힘든 문제로 보이기 쉽습니다. 취재팀은 이를 고려해 달라진 경제 환경이 앞으로 한국의 소비자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국의 소비자, 빈곤에 빠진 노인, 기업인 등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 달라진 경제 환경 탓에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 생생하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1>위기의 글로벌 은행들(11월 11일, A1·4·5면)
덴마크 코펜하겐의 폐쇄된 은행 지점 자리에 들어선 귀금속 거래소, 독일과 영국의 폐쇄된 점포 주변에서 소비자, 기업인, 상인을 만나 저금리, 저성장에 따른 은행업의 위기를 알렸습니다. 소비자들이 예금보다 금, 주식 등 다른 투자처를 모색해야 할 시점임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가 현실화한 스웨덴, 덴마크 소비자들에게선 “예금에 집착하지 말고 주식, 해외투자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영국과 일본에선 적과의 동침을 무릅쓰고 경쟁은행과 ‘공동점포’를 운영하는 현장을 찾아 저금리, 저성장이 은행업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2>세계로 번지는 '저패니피케이션'(11월 12일, A1·4·5면)
저성장, 저금리 고착화로 일본에서 시작된 ‘지방소멸’ 현상이 번진 유럽의 지방도시를 찾아 심각성을 진단했습니다. 한국 역시 지방소멸 위험에 처한 시군구가 89곳이나 될 정도로 지방소멸이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영국과 이탈리아 소도시에서 빈집을 ‘1유로’에 팔며 인구를 모으고, 일본 소도시에선 육아 지원정책을 강화해 젊은층을 늘리는 생존 전략도 소개해 국내 위기의 지방 도시에 시사점을 줬습니다.
<3>늙는 선진국, 느는 빈곤노인(11월 13일, A1·2면)
일본은 물론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성장 동력이 식어 가는데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는 늘며 노후준비를 못한 ‘빈곤 노인’이 생겨나고 있어 골치를 앓는 현실을 전했습니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속에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하면 미래 빈곤 노인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연금제도가 탄탄한 독일에서조차 저금리에 따른 연기금 운용수익 감소와 늘어난 노인들에 대한 지급 부담으로 “연금만으론 노후가 불안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호황기인 미국에서도 연기금 부채로 은퇴자들이 노후 불안에 전전긍긍하고 있었습니다. 일부에선 고령층 부양을 위한 세금 부담을 지는 젊은층의 불만으로 세대갈등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4>불황이 바꿔놓은 소비 패턴(11월 15일, A2면)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되자 세계 소비자들이 소비 패턴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관련 산업도 어떻게 변모하는지 소개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소비 팁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소비생활이 비교적 안정적인 복지국가 북유럽에서조차 소비자들은 월 회비를 내고 각종 생활용품을 빌려 쓰고 심지어 스푼, 포크도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일본에선 백화점 할인쿠폰까지 사고파는 ‘금권샵’, 100엔 샵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300엔 샵’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5>지구촌 곳곳 '부동산 거품 경고음'(11월 18일, A2면)
저금리, 저성장으로 자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나서며 부동산시장 버블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던 유럽국가에서 최근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덴마크에서는 부동산 투기자본 유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고, 독일에서는 부동산 매물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100명 이상이 관심을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 과열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일본과 같이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는 점도 소개했습니다.
<6>제2의 와타나베 부인들(11월 21일, A8면)
일찍이 저성장, 저금리 국면에 진입한 일본, 유럽 등에서는 수익을 보기 힘든 자국 대신 해외 자산에 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과거 일본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자산을 쥐고 흔들던 와타나베 부인들이 세계 곳곳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해 해외 투자에 적극적이어서 미래 투자 트렌드로 굳어질 조짐임을 알렸습니다. 이 외에 저금리 시대 살아남기 위해 절세에 힘쓰는 등 ‘저금리기 재테크 천태만상’을 보여줘 국내 소비자들에게 참고가 되도록 했습니다.
<7>금융업계 치열한 생존경쟁(11월 22일, A1·8면)
제로 이코노미 시대에 진입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생존의 시험대 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치르는 현장을 보여줬습니다. 세계 곳곳의 금융회사가 0.1%포인트의 수익이라도 더 거두기 위해 요양원, 기숙사 등 틈새 투자처를 탐구하는 한편 골드만삭스가 “우린 IT회사다”라고 선언하는 등 ‘탈(脫)금융회사’로 체질개선에도 나서고 있는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반면 변화에 굼뜬 국내 금융회사들의 현실이 심각함을 지적했습니다.
<8>선진국금융 '돈 굴릴 곳 만들기' 총력(11월 25일, A8면)
저금리 장기화로 예·적금으로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졌지만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한국의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돈 굴릴 곳을 찾아다니는 투자자들이 늘고, 정부도 비과세금융상품을 확대해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금융상품이 복잡하고 각종 규제 등으로 새로운 투자처가 나오기 어렵다는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이런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새로운 시대 국민들의 자산형성을 위한 금융상품이 개발되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9>연금 리모델링, 선택 아닌 필수(11월 27일, A8면)
저금리·저성장·고령화 문제로 인한 세계 주요국의 연금고갈 문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등을 소개했습니다. 저금리와 저성장은 연금의 재원 수익률을 떨어뜨리는데 속도를 내는 고령화는 공적연금 및 퇴직연금을 고갈시키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퇴직연금 활성화를 통해 연금고갈 문제를 극복하려하고 있고 기업들도 퇴직연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퇴직연금 가입률도 저조하고 수익률도 1%대에 머물고 있어 문제가 유독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10> ‘금융 이해력’이 생존의 기본(12월 2일, A8면)
제로이코노미 시대에는 자산형성이 어려워져 금융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수익률을 얻기 어려워 불완전판매, 금융사기 등 피해를 입으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금리가 장기화된 북유럽에선 부모가 내 아이 자산형성을 위해 ‘금융 조기교육’에 나서고 영국, 캐나다 등은 아예 금융을 의무교육화한 현상 등을 알렸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가급적 취재원을 밝히되, 구조조정 등 민감한 상황에 처한 기업인들은 익명으로 소개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일본, 영국, 독일, 덴마크, 스웨덴 현장 취재임을 적시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제로금리에 따른 영향은 단편적으로 보도된 바 있지만,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에 따른 종합적인 경제의 현상을 다룬 기획은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① 정부,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개편해 노후자산 형성 지원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11월 13일 퇴직·개인연금을 개편해 노후자산 형성을 유도하는 ‘고령인구 증가 대응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본보가 기획에서 지적한 노후 연금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장기간 나눠 받는 사람에게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노후 자산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개인연금 세제 혜택도 늘리고 추가 불입을 허용해 개인연금 가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② 은행연합회, 초등학생을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 개발
본보가 저성장, 저금리로 자산 형성이 어려워진 환경에선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한 뒤 은행연합회는 12월 9일 초등학교 학년별 교과 과정과 연계한 온라인 금융교육 콘텐츠 ‘경제맨 레이스’를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융위원회도 소비자를 위한 금융교육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③ ‘제로 이코노미’ 시대의 개념 확산
본보 보도 이후 재테크 블로그에는 기획 시리즈는 물론 ‘제로 이코노미’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달라진 경제 환경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융회사들도 관련 시리즈를 스크랩해 참고하며 달라진 시대에 맞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본보에 시리즈를 한 데 모아 참고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와 회사는 동아닷컴 홈페이지에 별도의 아카이브 페이지(http://www.donga.com/news/Series/70010000000933)를 마련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소속사 확인을 거쳤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기관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 피신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