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텔레그램 비밀방’에서 활동하던 인물의 내부 고발 이메일 한통이었습니다. 김완 기자는 텔레그램 비밀방의 일부 내용을 알려온 이 제보를 바탕으로 텔레그램 비밀방의 세계를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 비밀방의 성착취 가해자들은 끊임없이 그들만의 암호를 남기고 비밀방을 폭파한 뒤 다른 방으로 도망갔습니다. 김완 기자는 이들의 비밀방을 계속 추적했고, 자다가도 깨어나 텔레그램을 확인하는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아침이면 수십 개의 다른 비밀방들에 수천 개의 메시지가 쌓였습니다.
김완 기자는 이런 추적 탐사 취재를 바탕으로 11월11일치 10면에 ‘청소년 ‘텔레그램 비밀방’에 불법 성착취 영상 활개친다’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 영상 제작과 유포라는 신종 범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입니다. 김완 기자는 11월12일치 9면 ‘텔레그램 비밀방, 마약까지 손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텔레그램 비밀방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 유포 외에도 마약 거래 범죄까지 하고 있다는 내용을 역시 단독 보도했습니다. 다른 언론사는 물론, 경찰조차 김완 기자의 텔레그램 비밀방 초청이 없으면 그 내용들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의 독보적인 취재였습니다. 경찰은 <한겨레> 보도 이틀만에 수사에 착수해 불법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고등학생을 잡아들였습니다. 김완 기자가 확보한 증거가 수사에 도움이 됐음을 물론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김완 기자는 텔레그램 성착취 가해자들이 단순히 성착취 영상을 돌려보는 것만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착취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주도하는 인물은 ‘박사’라는 닉네임의 성명불상 가해자였습니다. 김완 기자는 곧바로 24시팀 오연서 기자와 팀을 꾸려 텔레그램을 통해 퍼지는 성범죄의 양상을 심층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겨레> 보도로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를 개시한 경찰과 협조해 보도 작성과 함께 ‘철저한 수사’에도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11월25일치 1면과 4~5면에 거쳐 두 기자는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4회 연쇄기획 보도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오연서 기자는 ‘박사’ 등에게 협박을 당해 성착취 피해를 당한 복수의 피해자를 발굴해 ‘박사’ 등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을 설득해 심층 인터뷰를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연서 기자는 가해자들의 범행 수법을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가해자들은 여성들을 궁지로 몰아넣어 성착취물을 제작하도록 협박하고, 이를 돈을 받고 회원제 비밀방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었습니다. 돈이 필요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위기의 여성’들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수위를 높여가며 성착취 이미지를 촬영하도록 한 뒤, 신원 공개 등을 협박하며 더 높은 수위의 범행을 이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11월26일치 1면과 8면에 걸쳐서는 성착취 가해 세계의 핵심 인물인 ‘박사’를 심층 취재한 결과를 짚었습니다. 박사는 부하 ‘직원’들을 거느리며 여성들을 겁박하고, 행동대원까지 두고 있었습니다. 남성들은 비밀방에 다른 남성들을 초대하고, 이런 성착취 영상들을 돈벌이에 활용했습니다. 입장료 150만원을 받고 ‘최상위 등급방’을 운영하고,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역시 이 과정에서의 취재 결과물도 경찰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유했습니다. 아울러 텔레그램 비밀방의 가해 세계에서 ‘신상 공개’, ‘지인 능욕’, 특정 직업군을 대상화하고 성착취물을 만드는 방 등으로 모방 범죄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보도했습니다.
취재팀은 단순히 범죄의 표피만 드러낸 것이 아닙니다. 김완 기자와 오연서 기자는 11월27일치 1면과 9면에서 소라넷 사건, 웹하드 양진호 사건 등을 거치면서 성착취 영상을 이용한 범죄가 어떻게 텔레그램이라는 보안 메신저로 이동하게 됐는지 그 ‘맥락’을 짚어 보도하였습니다. 평범했던 젊은 남성들이 어떻게 성범죄 가해자로 변해가는지도, 실제 가담자 인터뷰를 통해 짚었습니다. 게다가 ‘박사’ 외에도 ‘n번방’이라는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의 시초가 된 비밀방, 이 방을 연 ‘감시자’와 같은 인물들의 통사를 짚어서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가 단순히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11월28일치 1면과 9면을 통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를 막을 대책은 어떤 것이 있고, 이 대책을 위해 정부와 수사기관, 사법기관이 어떤 점을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풀어냈습니다. 김완 오연서 기자를 이렇게 4회에 걸친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기획 보도를 통해 텔레그램 성범죄의 전말을 전무후무하게 탐사보도하며 철저한 수사의 필요성을 환기하였습니다.
두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텔레그램 범죄자들로부터 신변의 위협까지 당했습니다. 두 기자의 보도가 ‘특별취재팀’이라는 바이라인으로 나간 이유입니다. 두 기자의 추적 취재가 시작되면서 ‘박사’의 방을 비롯한 비밀방에선 기자의 신상을 털자는 모의가 시작됐습니다. 박사는 기자의 신상을 털어오는 이를 ‘10만원 후원’으로 인정해 특별한 방에 입장시켜주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자신이 ‘노예’로 만든 여성에게 명령할 수 있 는 권한도 주겠다고 했습니다. 곧 기자의 개인정보가 털렸습니다. 심지어 기자의 가족 신상까지 내걸고 ‘이벤트 : 기레기 ○○○를 잡아라’를 진행했습니다. 기자와 가족의 신상은 곧 수십 개의 비밀방에 유포됐습니다. ‘길 다닐 때 항상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겠다’는 협박 글도 올라왔습니다. 박사나 ‘감시자’ 등이 했던 피해 여성을 옥죄는 수법과 동일합니다. 두 기자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에서 취재를 이어가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텔레그램 성착취 세계의 제보자와 성착취 피해자, 가해자 등 대부분이 신상이 알려지면 2차 피해 등이 우려되는 관계로 피치 못하게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보도는 다른 매체가 후속 보도로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탐사 취재 결과물을 보도해냈습니다. 타 매체는 주로 경찰에서 텔레그램 성착취범들을 검거할 때, 수사 속보 형식으로 보도를 따라왔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은 김완 오연서 두 기자가 수집한 증거물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완 기자의 첫 보도가 있고 이틀 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2일 텔레그램에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한 고등학생을 입건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28일에는 경북지방경찰청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구매하거나 판매한 혐의(아동청소년보호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6명을 검거하고 이중 4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 밖에도 경찰청 지휘 아래 전국 곳곳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여성계와 다른 언론들로부터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범죄 탐사보도의 전형이다’, ‘철저한 성범죄 보도로 여론을 환기했다’, ‘기자가 범죄자의 협박을 피해 바이라인까지 숨기며 보도를 해야 하는 현실. 이 기사 시리즈를 널리 공유해주세요’ 등과 같은 호평과 응원을 받았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켰으며 현재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황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습니다. (2019년 12월 6일 기준)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