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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회 (2019년 11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6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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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死 · 삶 ‘살아남은 자의 기억’ (방송영상 부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KBS제주 보도국 강재윤
다시 쓰다, 도시 3.0 (온라인 부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조선비즈 부동산부 유한빛·허지윤·김민정*
‘16명 살인’ 北주민 2명추방, 세상에 알린 ‘한 장의 사진’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뉴스1 사진부 김명섭*
제주도 난개발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세계일보 사진부 하상윤*
안민석 의원 불법 정치자금 3천만원 수수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KBS 시사제작1부 김덕훈·김재현*
이자스민 전 의원 정의당 입당 정치권 후폭풍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헤럴드경제 정치부 강문규·유오상*·홍태화
세월호 참사 구조 및 대응 부실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24시팀 정환봉·권지담
세월호 참사 구조지연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MBC 탐사기획팀 백승우*·남상호·최유찬*·장슬기*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하명 수사의혹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SBS 법조팀 임찬종·박원경·전형우
서울 서남부 ‘조폭형 불법택시’ 실태 추적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MBN 사회부 손하늘*·노태현·정태웅*
대통령이 불같이 화낸 ‘개별 대통령기록관’ 예산 반영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곽수근
e스포츠계 미성년자 ‘노예계약’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국민일보 뉴스부 온라인*·문동성·이다니엘·윤민섭·정진영*
KB증권·JB자산운용의 호주 NDIS 펀드 부실투자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주간국 배준희
3기 신도시 보상금 32조… 부동산 자극 우려 현금 보상 40% 이하로 줄인다 外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국민일보 경제부 전성필·전슬기*
中 달러 급했나…韓지점서 달러 모아 본토로 보냈다 外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경제부 김정현*
교통체증 주범 DT 매장, 교통부담금 납부 실태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사회부 박기주·박순엽
“이정도면 절도 아닌가요” 외 8건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뉴스1 산업2부 이승환*·배지윤·정혜민*
금피아 꼼수취업
후보 3-06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금융부 나경연*
금융후진국 민낯 드러낸 라임스캔들
후보 3-07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조진형*·이호기·오형주
부동산 가격 상승 추적기 : “외지인들 훑고 간 뒤 대전 휩쓴 ‘투기광풍’” 외 8건
후보 3-08 경제보도부문 국민일보 탐사팀 전웅빈·김유나*·정현수*·김판·임주언
채권발행 공기업 임원 채용청탁 비리
후보 3-09 경제보도부문 KBS 사회부 정재우*·박영민*·이화진·심규일
<한국 자본시장을 뒤흔든 사건> 시리즈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부 이태호*
밀레니얼 직장인 리포트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이유섭·송민근·서동철*·임형준*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24시팀 오연서*·김완*
[홍콩 민주화 시위]홍콩의 눈물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취재1팀 조해수*·조문희*
신도시 30년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e 정책사회팀 이승욱*·최성근·한다원·길해성
대학가 新쪽방촌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기획취재부 이혜미*·박소영*·박상준*·이진희
‘기소는 유예… 명예도 유예가 되나요’ 시리즈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김태훈*·김민순·이창수
경제강국, 기술독립이 만든다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주경제 아주경제 산업2부 성장중기팀
[2019 마약 보고서] ① 랜선 타고 창궐하는 마약 등 총 7편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탐사보도팀 김상훈*·홍덕화·오예진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후보 4-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아슬아슬 스쿨존’ 시리즈
후보 4-1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주경제 사회부 윤은숙·류선우*·류혜경·신동근·아주닷컴·정석준
‘제로 이코노미 시대 변해야 살아남는다’ 10회 시리즈
후보 4-1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동아일보 제로 이코노미 시리즈 취재팀
감시 사각지대 구청 권력
후보 4-1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경제신문 사회부 조성호*·최현재·김유신·박윤균·차창희
프리 스커트 캠페인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이슈취재팀 정경윤·정혜경·김민정*·원종진*·이경원*
기소유예, 검사님 선처의 함정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보도부 송명희*·김재현*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제주 중환자실 리포트)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보도국 강인희·문준영*·조세준
‘지자체 징비록’ 글로벌 테마파크 ‘춘천 레고랜드’의 민낯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박정민*·진유정*
인권위와 복지부에 경종 울린 노숙인보호시설 불법 운영실태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진유정*·박정민*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우리사회 시각, 문제없나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영동CBS 보도제작국 유선희*
농수산물시장 불법 수의계약 의혹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MBC 뉴스취재부 유희정
‘의혹투성이’ 민선6기 광주시-맥쿼리 제2순환도로 변경협약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정치부 윤현석·오광록·김형호*
광주 수돗물서 ‘발암물질’ 검출, 광주시 정보공개 안했다.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사회부 김형호*
정상회의 코앞인데…구멍 뚫린 하늘 보안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부 김영록*·김준용*
몽골 헌재소장 성추행 사건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홍현기*
꿈을 빼앗긴 학생 선수들…경기도 학교운동부 5년간 197개 해체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체육부 황선학·이광희·강현숙
입국 수속만 7시간”…평택항 ‘지옥터미널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지역사회부 김종호*·김영래*·이원근*·임열수*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 ‘연초박’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취재부 강동엽·임홍진·한범수*
유성온천 ‘우라늄·라돈’ 고농도 검출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취재부 정재훈*·서창석
10년 만에 지켜진 ‘일본 석탄재’ 약속
후보 6-15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경제부 황준성·이준석*·김준석*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학살 진실을 재조명하다-‘런던에서 산내까지’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도일보 행정과학부 임효인
부산 청년 미래보고서] “우리는 민달팽이입니다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디지털콘텐츠팀 이승훈*·이우영·이상배*
잘못된 민자협약…6년의 기록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강릉 보도국 박상용*·김남범
노숙인 요양시설 불법과 인권 침해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춘천MBC 보도국 백승호
끌려간 사람들, ‘증언’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경남 보도부 정영민·강건구
주택건축의 함정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경인센터 고태현*
대마도가 품은 제주 4.3 수장학살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CBS 보도제작국 이인·고상현*
‘불법만연’ 음식물폐기물 실태
후보 9-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취재부 정기형·황보·이원주*
농어촌 외국인의 ‘눈물’ - 코리안 드림은 없다
후보 9-08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CBS 보도제작국 박요진*
’KTX대관령터널‘ 내 소방시설 부족
후보 9-09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강릉 보도부 박상희*·김남범
안동시장 측근 비리
후보 9-10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안동MBC 보도팀 엄지원*·최재훈*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 세계일보 사회부 김청윤 기자 취재를 시작할 때부터 군 대대장이, 경찰서장이, 그리고 군 법무관 서열 1위이자 군 최고 사법기관장이었던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는 못했다. 시작은 “대표님이 월급을 빼앗아간다”는 근로자 한 명의 고충을 듣고 쓴 이었다. 지면에도 배정받지 못하고 온라인으로만 출고한 작은 기사다. 그럼에도 기사에는 힘이 있다. 누군가는 밤늦게 울면서 전화를 했고, 누군가는 만나자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항의했으며, 누군가는 법적 대응을 운운했다. 이 사이에 흑막은 점차 걷혀갔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이 식품기업이 세금계산서를 위변조해 방위사업청 군납사업을 따 냈다는 것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릴 수 있었다. 두 번째 기사를 쓰면서 사건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서 있는 취재원을 만날 수 있었다. 극도로 불안해하던 취재원들과 함께하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대표가 빼앗아 간 월급의 종착지는 이 법원장이었다. 뇌물이 회삿돈이라는 게 드러나지 않도록 개인 계좌에서 급여 일부를 돌려받은 것이다. 차명 계좌내역과 텔레그램 내용 등 확실한 정보도 얻었다. 그리고 언론이 할 수 없는 일은 검찰에 맡겼다. 이 법원장은 국방부에서 파면 조치를 받은 것에 이어 검찰이 구속기소했고, 연루된 경찰서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있는 뇌물 공여 업체 대표가 어디까지 검은손을 뻗쳤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가 정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생각이다. 취재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있었다. 후배의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흔쾌히 특별팀을 구성해 취재를 함께해주신 조현일, 박현준 선배께 누구보다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풍족하지 않은 인력 상황에도 팀 구성을 허락해주신 편집국장과 부장들께도 감사드린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응원을 아끼지 않은 편집국 선후배와 출입처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황경상 기자 출근길, 없던 습관이 생겼다. 집 앞에서 공사 중인 건물을 잠시 올려다본다. 4층 높이에 난간도 없이 뻥 뚫린 공간 사이로 비계발판이 보인다. 실수로 발을 헛디디기라도 한다면? 갖은 상상이 든다. 상·하수관 정비 공사 현장을 지나친다. 2m가 넘는 깊이로 땅을 파냈는데 양쪽 굴착면이 거의 수직이다. 아무 덧댐도 없이 드러난 흙의 속살 사이로 사람이 들어가 작업을 한다. 무너진 흙더미 사이로 매몰된 사고들을 기록한 조사 보고서들이 스쳐 갔다. 끊이지 않는 노동자 사망 사건을 단 건이 아니라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덤볐다. 지난 1년 9개월 동안 벌어진 노동자들의 사망 사건을 조사한 1305건의 재해조사보고서를 읽고, 사건 개요와 원인을 입력하는데 5명이서 한 달 반이 걸렸다. 그에 담긴 죽음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일은 그보다 더 괴로웠다. 가장 충격을 준 건 100m 높이에서 추락하거나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이 아니었다. 겨우 몇십cm 높이의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다가 넘어져 사망한 사건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이 무서웠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길에 목격한 어느 노동자는 A형 사다리를 가로등에 걸친 채 올라가 두 손으로 작업 중이다. 추락 방지 장치 같은 건 없다. 보고서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장면과 똑같다. 단지 그 노동자들의 부주의가 문제일까? 죽으려고 출근하는 사람은 없다. 시간에 쫓기고 비용에 목이 타는데 안전을 챙길 여유 따위는 없어서다. 그렇게 작업하면 안 된다고, 네가 다치면 나도 엄청난 벌금을 맞고 옥살이까지 해야 한다는 각오 정도는 있어야 작업 환경이 바뀐다. 이 죽음을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 부르는 이유다. 하루 3명의 노동자가 죽는 세상에서 책상머리에 앉아 일할 수 있는 처지가 못내 불편했다. 1692명의 죽음을 기록하고 알렸다는 사실로 많은 격려를 받았지만, 고인들의 죽음이 늘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다. 이번 보도가 조금이나마 변화의 물꼬를 텄으면 한다. 끝으로 이번 작업에서 큰 활약을 했지만, 회원이 아니어서 함께 수상하지 못한 김유진·이아름 두 사람의 노고와 아이디어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충청타임즈 충남 천안 이재경 주재기자 현직 자치단체장과의 ‘싸움’은 외롭고 고단했다. 첫 기사의 제목은 <대가성 정치자금? 체육계 술렁…>. 천안시장이 자신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인물을 천안시체육회 정규직으로 부정 채용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후속 취재를 통해 그가 부친과 배우자 이름으로 불법 쪼개기 후원금을 냈다는 사실과 또 다른 채용 비리 의혹도 보도했다. 시청 감사관과 경찰서 정보과장이 채용 비리 소문을 덮으려 한 사실도 지면에 옮겼다. 파장은 컸다. 시민단체와 정당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시의회에서 조사 특위 구성안을 발의하며 천안시장을 압박했다. 보도를 부인하던 천안시장은 언론중재위와 고소 절차를 아예 생략하고 뜻밖의 강수(?)를 뒀다. 기자와 신문사를 상대로 사상 초유의 ‘행정행위’로 언론탄압에 나섰다. 충청타임즈에 시장 직인이 찍힌 공문을 보내 ‘신문 구독 중단’, ‘취재 협조 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 ‘광고 중단’ 등 4개 조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공문은 시청 공무원 2000여명이 공유하는 내부 전산망에 게시돼 이행을 강제했고 현재까지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천안시장은 정작 기자와 충청타임즈에 대해서는 2년여간 자신의 재판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하지 못했다. 무고죄를 의식했을까. 충청타임즈는 언론탄압이 시작되자 한국기자협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자협회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개입을 외면, 고발은커녕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협회는 왜 존재하는가. 현재 이 언론탄압 사건은 2018년 7월 본 기자와 지역 경실련의 고발(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피고발인: 당시 천안시장, 홍보담당관, 시청공무원노조위원장 등)로 대검찰청에서 재항고 심리가, 고등법원에서 재정 신청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첫 보도 후 2년 5개월 1일 만에 시장직을 박탈당한 구본영 전 천안시장. 하지만, 충청타임즈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신문 구독과 광고를 무기 삼아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비열하고 무지막지한 공권력의 언론탄압 행위. 반드시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져야 한다.
슈퍼타워 KBS부산
슈퍼타워 KBS부산 시사제작부 장성길 기자 <슈퍼타워> 2부가 방영된 지난달 3일, 공교롭게도 101층, 국내에서 2번째로 높은 엘시티에 입주가 시작됐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던 해운대 미포, 엘시티 입주민들은 호사스런 바다 조망을 누리게 됐지만 이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더 이상 하늘도, 바다도 볼 수 없다. 정책으로 규제해야 할 공공은 토건 마피아와 유착했다. 개발업자의 전방위적 로비는 전문가의 입을 막았다. 대다수 언론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초고층이 4번째로 많은 나라다. 국내 초고층 건물 3곳 중 한 곳은 부산에 있다. 부산은 초고층 광풍 한가운데 서 있다.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고삐 풀린 질주에 제동을 걸어야 했다. ‘초고층은 누가 어떻게 왜 만드는 것인가?’ 이 질문에서부터 취재가 시작됐다. 지난 10년간 부산의 용도지역변경 현황에 따른 종상향과 용적률의 변화추이, 그리고 개발허가 자문과 심의위원회 회의록 등을 전수 조사하며 초고층의 특혜 의혹을 객관적으로 따졌다.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초고층이 어떤 식으로 ‘탐욕의 상징’으로 변질됐는가도 조사했다. ‘초고층이 도시 개발의 바람직한 대안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미국, 중국, 뉴질랜드, 일본 4개국 10여개 도시를 돌면서 각 국가의 초고층 개발과 이를 둘러싼 갈등, 빛과 그늘을 들여다봤다. 초고층이 안전하지 않다고는 흔히들 말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는 전무했다. 화재, 바람, 에너지, 건강 등 네 분야에 걸쳐 마천루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따져봤다. 연구소와 대학교의 협조를 받아 하나하나 실험을 통해 검증했고, 새로운 팩트들을 발굴했다. 건설업계와의 불편한 관계를 우려해 연구소에서 계획했던 실험을 갑자기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지난 10개월여간 ‘초고층의 불편한 진실’을 끝까지 다룰 수 있도록 옆에서 힘이 됐던 보도국 선후배, 그리고 작가와 편집자 등 <슈퍼타워> 제작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 KBS 뉴스제작3부 홍찬의 기자 우리에겐 잘 모르거나 나와 다른 것은 덮어놓고 배척하거나, 좋아 보이는 남의 것은 무조건 신봉하는 의식이 있다. 한 번 그 편견과 선입견의 프레임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발간 4년째를 맞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도 나에겐 그런 것처럼 보였다. 전 세계의 미식을 평가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미쉐린이지만 정작 120년 동안 베일에 가려진 평가 시스템은 한 번도 제대로 된 검증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이 취재가 미디어가 그동안 만들어 놓은 맹목적인 권위에 대해 의문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거대한 권위처럼 보여도 지레 굴복하거나 주눅들 필요는 없다. 미쉐린 가이드도 이윤을 추구하는 일개 민간 회사에 불과하고 하나의 맛 평가 기준을 제공해 줄 뿐이다. 의심해보고 실제로 검증하기 전까지는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믿는 것은 어리석을 수 있다. 미쉐린 가이드 취재는 전혀 생소한 분야인 데다 관련자들이 대부분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부담이 꽤 컸다. 자료조사부터 인터뷰, 확인 작업까지 거의 대부분의 취재가 외국어로 진행돼야 하는 것도 또 다른 난관이고 도전이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을 스스로 의심해보고 곱씹어봐야 했다. 취재 논리와 팩트에 의문이 생기면 끊임없이 나 자신과 관련자들에게 질문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그냥 지나쳤을지 모를 가치 있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곤 했다. 여러 사람의 믿음과 신뢰로 쌓아 올려진 과정이 더 가치 있다. 1년 전 실체가 없었던 아이템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봐 줬던 이수연 부장과 정신없이 바쁜 부서 상황에서도 배려를 아끼지 않은 구영희 부장은 끝까지 취재를 성원해주고 믿어줬다. 보도본부 수뇌부와 시사기획 창 팀도 상당히 큰 비용이 드는 해외 취재를 전폭적으로 믿고 지원해줬다. 영상취재부는 빡빡한 인력 운용의 어려움 속에서도 뛰어난 촬영기자 2명을 보름 동안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도록 해줬고, 영상편집부는 9시뉴스 연속 보도를 위해 유능한 편집요원을 2주 동안 전담 배치해줬다. 밀알 같은 작은 결과물이지만 많은 이들의 믿음과 신뢰가 있어서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