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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51회 · 2019년 11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7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경향신문 모바일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기획
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하루가 멀다 하고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하는 노동자의 소식을 전하는 보도가 나옵니다. 경향신문은 산재 관련 소식을 열심히 전해 왔지만, 단건의 보도가 가질 수 있는 파급력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질병과 사고를 합치면 하루 6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습니다. 이 끔찍한 현실을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알리고 사회적으로 환기를 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이르렀고, 이들의 죽음을 아카이브화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매년 1000명가량, 하루에 3명꼴로 산재 사망사고로 숨진다는 통계 숫자는 사람들에게 추상적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으니 노동자 한 명, 한 명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산업재해 현황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만, 그나마도 산재로 인정받아야 그 기록에 오를 수 있습니다. 산재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신청조차 할 수 없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나 1인 자영업자 등의 사망은 여기서 제외됩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노동부 본부로 취합되는 중대재해 보고에 주목했습니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등과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노동부에 이를 신고하게 돼 있습니다. 또한 노동부 지청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중대재해를 조사하고 재해조사의견서를 내고 있습니다. 이 기록에 주목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노동부가 취합하는 2016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중대재해 보고 목록을 입수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에 의뢰해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한 재해조사 의견서 1305건 전수를 입수했습니다. 의견서를 확보한 뒤 5명으로 팀을 꾸려 이를 입력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의견서는 PDF 이미지 파일 형식이어서 이를 스프레드시트에 입력하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입력 작업은 지난 9월 말부터 꼬박 한 달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습니다. 의견서에는 사고자의 성명, 나이, 숙련도, 직업뿐만 아니라 사고 당시의 상황도, 재해 원인 등의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었습니다. 이를 일일이 시트에 입력했습니다. 입력하는 동안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목록과, 의원실을 통해 받은 목록과 의견서 자체의 내용이 다르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어 서로 맞춰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보도를 하기 전날까지도 숫자가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1692명이라는 사망자의 수를 최종 확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발생 유형, 시간대, 사망자 연령, 숙련도, 업체규모, 그리고 발생 원인까지 통계를 냈습니다. 통념과는 달리 추락 사고는 5m 이하에서 가장 많이 난다는 사실과 초심자들보다는 고숙련 노동자들에게서 많은 재해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공휴일 사고가 전체의 20%가 넘는다는 사실도 집계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원청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차그룹, 대림그룹, 포스코 그룹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또한 입력하면서 정말 어이없고 허망한 사망 사고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무런 안전 장비 없이 높은 곳에서 작업하다가 떨어지거나, 작동 중인 기계를 정지하지 않고 정비하다가 끼이는 사고는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런 사고 원인들을 유형화하기 위해 재해 원인을 90여 가지로 분류했고, 사건별로 재입력·분류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이를 통해 유사 사고가 많은 10가지 사고를 분류했고, 며칠마다 한 번씩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지를 밝혀내 보도했습니다.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사고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장 취재로 보완했습니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이동식 타워크레인 기사 유족을 취재해 사고 전후의 상황을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지반 침하라는 어이없는 사고 원인과 함께 원청인 한진중공업이 사고 이후 유족에게 ‘근로계약서가 없어 산재 처리가 어렵다’며 유족을 기만하려고 한 것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6일 근로복지공단은 한진중공업의 주장과 달리 유족의 산재 신청을 승인했습니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현직 노동자 3명과 집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산업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산재예방 순찰차(패트롤카)와 동행해 직접 눈으로 사고가 잦은 소규모 건설 현장을 확인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취재는 초기부터 아카이브가 목적이었던 만큼 인터랙티브 뉴스를 염두에 두고 구상했습니다. 사망 노동자 한 명 한 명의 사고를 생생하게 기록하기 위해 작은 아이콘 형태로 노동자들을 화면에 표시하고 이를 클릭하면 사고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데이터 정리, 취재 작업과 병행해 인터랙티브 사이트를 제작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 인터랙티브 사이트 주소 : http://news.khan.co.kr/kh_storytelling/2019/labordeath/index.html) (인터랙티브 사이트 이미지 캡처) 인터랙티브와 함께 신문 1면을 차지하는 인포그래픽도 초기부터 구상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냉면의 취향, 대기업 소비 현황 등 1개 면 전체를 차지하는 인포그래픽 보도를 꾸준히 해 왔습니다. 이번 사고 노동자 사망 보도에서도 좀 더 내용을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포그래픽을 고민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직장안전보험위원회(한국의 근로복지공단) 본관 옆에 지난 100년간 주요 산재사망자의 이름과 사인을 명패 형태로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강원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에서도 사망한 탄광 노동자들의 이름을 벽에 빼곡하게 새겨놓은 기념물이 있었습니다. 이를 참고해 지면에 사망 노동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 놓는 형식의 그래픽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편집 회의 과정을 거치면서 신문 1면에 사망 노동자의 이름과 나이, 재해 원인을 펼치는 방식의 기획안이 확정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별도의 제보자는 없었고 자체적으로 기획을 구상했습니다. 시리즈 1회 1면에 실린 1200명의 사망자 명단은 김용균씨 등 사회적으로 실명이 알려진 재해자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성씨만 기재했습니다. 시리즈 1회에 실린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 노동자 유족 기사의 경우 숨진 노동자의 아내 요청으로 사망자 및 아내의 이름을 익명 혹은 가명 처리했습니다. 2회에 실린 건설 노동자 3인과의 집담회도 3인 중 1인이 익명을 요청해 이를 수용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경우 타 매체도 단건 혹은 기획 등으로 다루긴 했지만 경향신문처럼 1년9개월간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아카이브를 만든 방식은 없었습니다. 기자협회보,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KBS 저널리즘 토크쇼 등 미디어 비평 매체는 이번 보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소개하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등의 라디오 매체에서도 경향신문의 이번 보도를 소개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타사의 칼럼 등에서도 이번 기획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일보 이희정 미디어전략실장은 11월28일자 <‘조국 이후’ 냉소에 빠진 기자들에게> 칼럼에서 “얼마 전 경향신문의 기획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까지 중대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1,200명의 이름으로 채운 1면에선 ‘퍽, 퍽, 퍽… 노동자의 몸이 터지고 부서지는 소리’(소설가 김훈)가 생생히 들리는 듯했다”고 적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의 저자 조남주 작가도 12월6일자 한국일보 1면 <김용균 1주기 기고>에서 “며칠 전 한 일간지 1면을 보는데 그 일이 떠올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웹 아카이브에 들어가 사람 모양의 아이콘을 몇 개 누르다가 멈췄다. 반복되는 죽음의 기록들을 더 이상 읽고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11월27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이모 집의 냄새>라는 칼럼에서 “얼마 전 경향신문이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산업재해로 사망한 분들, 1200명을 모두 호명해 내었다. 40~50대가 50%를 넘고, 대부분 50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셨다. 우리 이모부 같은 사람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박철현 일본 테츠야공무점 대표는 12월3일자 서울신문 칼럼 <“사람이 먼저다”>에서 “서울신문 칼럼인데 경향신문 이야기를 하게 생겼다. 도의상 해서는 안 되는 짓이지만 그만큼 충격적인 지면 구성이었고, 내용도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 줬다. 다른 매체가 지소미아나 야당 대표의 단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경향신문 11월21일자는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라는 시리즈를 선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협회보]재해사망자 1200명 이름… “이토록 무서운 지면 있었나”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6929 [미디어오늘]사망 노동자 1200명 이름으로 채운 경향 1면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744 [미디어스] 1200명의 산재 사망 노동자 이름으로 채운 경향신문 1면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7769 MBC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0995401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https://youtu.be/II1-eUGI42Q KBS 저널리즘토크쇼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34617 [한국일보] ‘조국 이후’ 냉소에 빠진 기자들에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1271843368793?did=NA&dtype=&dtypecode=&prnewsid= [한국일보] [김용균 1주기, 작가 조남주 기고] 살기 위해 매일 일터로 향할 뿐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2031433028392 [서울신문] [박철현의 이방사회] “사람이 먼저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203030004 [한겨레] [세상읽기] 이모 집의 냄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18595.html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1월21일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첫 보도가 나온 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이 있었습니다. 평소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를 맡아 산재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던 김훈 작가는 시민사회단체의 의뢰를 받아 본지에 특별 기고를 보내왔고, 이는 기획 2회차에 실렸습니다. 정치권과 노동계에선 잇따라 관련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경향신문 특별기획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라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법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개별 노력에 더해서, 고용안정 등 구조적 차원의 노동개혁, 산업구조 개혁에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강신업 대변인도 국회에서 논평을 내고 경향신문 보도 내용을 언급하면서 “이윤 찾기에 바빠 노동자의 안전을 경시해온 기업은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정부와 국회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매일매일 3명의 노동자가 영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대노총도 보도 내용에 대해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이제 곧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김용균 사망 1주기가 된다. 아직도 끔찍한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노총도 “위험의 제공자, 위험한 작업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 자가 안전을 책임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예방 책임을 강화하고, 처벌을 무겁게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도 이번 보도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습니다. 노동건강연대는 박혜영 노무사는 “오늘 경향신문의 기사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 꽤 많은 듯 하다”면서 “이는 그동안 있어왔던 수많은 죽음을 사회적인 사건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페이스북에 “‘어쩌겠니’라고 하는 순간, 일하는 사람들이 떨어지고 끼고 부딪히고 깔린다. 이제 ‘바꿀’ 때”라고 적었습니다. 경향신문 보도 이후 노동부는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관행에 대해 “조만간 노동부 차원에서 양형 기준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산재예방 정책 수립을 위한 사회적 자산인 재해조사의견서 공개에 대해서도 “(산재 사고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개인정보 문제 및 회사 공정 기밀 유출 등) 난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12월9일자 경향신문 1면에 실린 이재갑 노동부 장관 인터뷰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2082246025&code=940702)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이번 보도가 한국사회에서 산재 사망사고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자체 평가가 있었습니다. 향후 산재 사망사고 아카이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자는 공감대도 형성이 됐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없었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도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51회)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황경상 기자 출근길, 없던 습관이 생겼다. 집 앞에서 공사 중인 건물을 잠시 올려다본다. 4층 높이에 난간도 없이 뻥 뚫린 공간 사이로 비계발판이 보인다. 실수로 발을 헛디디기라도 한다면? 갖은 상상이 든다. 상·하수관 정비 공사 현장을 지나친다. 2m가 넘는 깊이로 땅을 파냈는데 양쪽 굴착면이 거의 수직이다. 아무 덧댐도 없이 드러난 흙의 속살 사이로 사람이 들어가 작업을 한다. 무너진 흙더미 사이로 매몰된 사고들을 기록한 조사 보고서들이 스쳐 갔다. 끊이지 않는 노동자 사망 사건을 단 건이 아니라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덤볐다. 지난 1년 9개월 동안 벌어진 노동자들의 사망 사건을 조사한 1305건의 재해조사보고서를 읽고, 사건 개요와 원인을 입력하는데 5명이서 한 달 반이 걸렸다. 그에 담긴 죽음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일은 그보다 더 괴로웠다. 가장 충격을 준 건 100m 높이에서 추락하거나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이 아니었다. 겨우 몇십cm 높이의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다가 넘어져 사망한 사건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이 무서웠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길에 목격한 어느 노동자는 A형 사다리를 가로등에 걸친 채 올라가 두 손으로 작업 중이다. 추락 방지 장치 같은 건 없다. 보고서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장면과 똑같다. 단지 그 노동자들의 부주의가 문제일까? 죽으려고 출근하는 사람은 없다. 시간에 쫓기고 비용에 목이 타는데 안전을 챙길 여유 따위는 없어서다. 그렇게 작업하면 안 된다고, 네가 다치면 나도 엄청난 벌금을 맞고 옥살이까지 해야 한다는 각오 정도는 있어야 작업 환경이 바뀐다. 이 죽음을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 부르는 이유다. 하루 3명의 노동자가 죽는 세상에서 책상머리에 앉아 일할 수 있는 처지가 못내 불편했다. 1692명의 죽음을 기록하고 알렸다는 사실로 많은 격려를 받았지만, 고인들의 죽음이 늘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다. 이번 보도가 조금이나마 변화의 물꼬를 텄으면 한다. 끝으로 이번 작업에서 큰 활약을 했지만, 회원이 아니어서 함께 수상하지 못한 김유진·이아름 두 사람의 노고와 아이디어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이 회차 수상작 2019년 11월

제351회(2019년 11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1편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
1-01 세계일보 조현일·박현준·김청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지금 보는 작품
4-07 경향신문 김지환·최민지·황경상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
5-01 KBS 홍찬의·김민준·조용호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6-12 충청타임즈 이재경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슈퍼타워
9-04 KBS부산 이이슬·장성길·류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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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스커트 캠페인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기소유예, 검사님 선처의 함정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제주 중환자실 리포트)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지자체 징비록’ 글로벌 테마파크 ‘춘천 레고랜드’의 민낯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인권위와 복지부에 경종 울린 노숙인보호시설 불법 운영실태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우리사회 시각, 문제없나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영동CBS
농수산물시장 불법 수의계약 의혹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MBC
‘의혹투성이’ 민선6기 광주시-맥쿼리 제2순환도로 변경협약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광주 수돗물서 ‘발암물질’ 검출, 광주시 정보공개 안했다.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정상회의 코앞인데…구멍 뚫린 하늘 보안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몽골 헌재소장 성추행 사건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꿈을 빼앗긴 학생 선수들…경기도 학교운동부 5년간 197개 해체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입국 수속만 7시간”…평택항 ‘지옥터미널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수상 지역취재보도부문 충청타임즈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 ‘연초박’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유성온천 ‘우라늄·라돈’ 고농도 검출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10년 만에 지켜진 ‘일본 석탄재’ 약속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학살 진실을 재조명하다-‘런던에서 산내까지’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도일보
부산 청년 미래보고서] “우리는 민달팽이입니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잘못된 민자협약…6년의 기록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강릉
노숙인 요양시설 불법과 인권 침해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춘천MBC
끌려간 사람들, ‘증언’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경남
슈퍼타워
수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부산
주택건축의 함정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대마도가 품은 제주 4.3 수장학살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CBS
‘불법만연’ 음식물폐기물 실태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농어촌 외국인의 ‘눈물’ - 코리안 드림은 없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CBS
’KTX대관령터널‘ 내 소방시설 부족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강릉
안동시장 측근 비리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안동MBC
死 · 삶 ‘살아남은 자의 기억’ (방송영상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KBS제주
다시 쓰다, 도시 3.0 (온라인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조선비즈
‘16명 살인’ 北주민 2명추방, 세상에 알린 ‘한 장의 사진’ (사진보도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뉴스1
제주도 난개발 (사진보도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