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10년부터 내리 3선을 안동시장을 역임한 권영세 안동시장. 그의 선거를 도왔던 핵심 참모들, 이른바 ‘측근’들의 갑질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다름 아닌 초선의 한 여성 시의원. 그녀 당사자가 측근 갑질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안동시가 권 시장의 지난 선거 캠프에서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사람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여러 건의 수의계약을 몰아줬는데, 이 과정에 특혜가 없었는지 살펴보려는 시의원의 감사 요청에 반발한 해당 측근이 의회 사무실까지 찾아와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피해 시의원이 녹음한 녹취에는 당시 상황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자신보다 연배가 있는 시의원에게 시종일관 반말과 욕설로 감사 청구를 따졌다. 시의회 사무국 직원과 안동시 공무원들, 다른 시의원들도 동석한 자리였지만 아무도 그를 말리지 못했다. 그는 누구나 다 아는 권영세 안동시장 최측근이기 때문이었다. 그간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시장 측근 비리의 실태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제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안동시는 또 다른 측근의 업체에 5억 원이 넘는 화재속보기 설치 사업을 2천만 원 이하 수의계약 형태로 주고자, 단일사업을 23개 읍면동 단위로 나눠 분리 발주를 하는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벌였다는 제보였다. 취재 결과 사실이었다. 안동시는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그 업체만 취급하는 특정 품목을 읍면동 구매 담당자들에게 명시해 수의계약을 유도했고, 23개 읍면동은 모두 동일하게 이 측근이 이사로 있는 한 업체에 화재속보기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소방면허도 없는 무면허 업체였다.
안동MBC는 이 같은 제보를 바탕으로 7회에 걸쳐 연속 기획보도를 내보냈다. 먼저 앞서 두 건은 안동시의 ‘예산 쪼개기’를 통한 측근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시의회까지 유린하는 측근들의 욕설 횡포를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바로 안동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의 규탄 성명서, 기자회견 등이 이어졌다. 이후 안동MBC는 안동시가 측근 업체를 상대로 했다는 자체 감사 결과서를 확보해 엉터리 감사를 벌인 안동시와 각성 없는 안동시장의 행태에 대한 연속 보도를 이어가면서 사안의 주목도를 이어갔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인 이경란 시의원과는 사전 협의 하에 공개 인터뷰를 진행했다. 녹취 인터뷰는 변조해서 사용했고, 안동시장 측근 두 명은 모두 해명 인터뷰를 기사에 실어 반론권을 보장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비서실과 공보실을 통해 취재 내용에 대한 공식 인터뷰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역사회에서 토착비리 보도는 여러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3선 시장은 지역구 국회의원과 맞먹는 이른바 ‘소통령’이다. 웬만한 비판 보도에도 반응하지 않고 시민사회의 반응에도 무감각하다. 4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는 대구경북 특유의 일당 독재와도 맞물린다. 시민의 평가가, 언론의 견제가 자신의 정치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오직 보수 정당의 당심만 따르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가 심각하다. 이는 기자사회도 다르지 않다. 인구 20만이 안 되는 중소도시에서 기자들도 결국엔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연결돼 있고 특히 지자체의 보조금 의존율이 높은 매체가 많은 안동은 비판 보도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안동시의 정책적 방향과 비전에 맞춘 홍보 성격이 짙은 보도가 대다수다. 이번에 불거진 안동시장 측근 중 한명도 지역의 전직 인터넷기자 중 한사람이었다.
이 같은 지역사회의 특성은 이번 보도에도 마찬가지였다. 측근 비리를 폭로하는 초반 단독보도에 지역의 언론들은 침묵했다. 어느 기자는 자신이 측근의 지인이라며, 오히려 나에게 해명성 발언을 한 사람도 있었다. 시민사회가 움직여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지역 언론은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자 그제야 보도하기 입을 열기 시작했다.
2019-11-06 [매일신문] 민주당 경북도당·안동지역위, 안동시장 측근 비리 의회 유린 사태 규탄 성명
2019-11-06 [대구일보] 민주당 경북도당.안동지역위, 안동시장 측근비리 의회유린사태 규탄성명
2019-11-04 [경북일보] 경북지역 일부단체장 비리에 연루
2019-11-13 [대경일보] 지자체장들 천태만상 비리 의혹 등
2019-11-05 [국제일보] 권영세 안동시장, "내 사전에 측근 없다. 현안에 소신 갖고 임해 달라" 주문
4. 사회에 끼친 영향
안동MBC의 지속적인 보도로 인해, 측근 업체에 대한 재감사가 결정됐다. 또한 최근 안동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질의가 집중돼 후속조치 마련 등을 안동시에 주문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시의원의 사무실에 침입해 욕설을 한 측근, 또 기자에게 폭력을 휘두른 측근에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안동시 내부에서도 각종 특혜성 수의계약과 입찰을 철저히 배제할 것을 부서마다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으로 무감각해져 있던 지역사회 내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시장은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지인임을 강조하며 안동시청 공무원을 괴롭히고, 이를 빌미로 계약을 수주했던 익숙한 풍경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시민사회도 예전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적 청렴과 깨끗한 시정을 안동시에 요구하고 있고, 시의회의 견제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토착비리 보도가 중요한 이유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단체장 측근 비리가 지역 언론을 통해 불거지고 또 지속적으로 다뤄지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경찰이나 검찰 등의 수사 취재를 통해 언론이 따라가는 형태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좁은 지역사회에선 일단 취재원 확보 자체가 어렵고, 또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 확보도 쉽지 않다. 안동MBC는 이번 측근 비리 연속보도를 통해 작은 중소도시에서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는 측근 비리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고, 타 시군에도 경각심을 높였다. 또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참여의 장을 열어줄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일당 독재의 한계를 짚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언론윤리 강령기준을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 외부 지원 및 반론신청 등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