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 입국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외국인 혐오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사회의 외국인 혐오는 주로 우리나라에 비해 경제력이나 외교력 등이 약한 나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한국에는 크게 고용허가제와 계절 근로자 제도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허가(합법) 외국인 노동자로 구분되는데,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와 달리 미허가(불법) 외국인 노동자는 정확히 몇 명이나 되는지 실태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전남 신안군 흑산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양망기에 빨려 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에 어선에서 추락한 외국인 노동자가 바다에 빠져 숨지거나 로프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런 사건이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에게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과연 얼마나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농어촌에서 일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이를 명확히 답해줄 정부기관이나 지자체는 없었다. 매해 고용허가제로만 5만 명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 들어오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불법 외국인 노동자가 양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농어촌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전체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의 20% 정도에 불과하고 한두 명씩 따로 떨어져 일하는 경우가 많아 언론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획보도 8부작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의 ’눈물’ - 코리안 드림은 없다>를 준비하게 된 이유다.
농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100여 명을 전북 군산 개야도, 전남 신안 흑산도, 전남 완도 노화도, 전남 담양, 전남 화순, 전남 나주 등 전남과 전북지역 일선 시군을 순회하며 취재하는 과정에서 직접 만났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동티모르 등 국적도 다양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취재할 때 이주민 여성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마저도 안 될 경우에는 통역 앱과 손짓, 발짓 등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시민단체나 이주 여성 등 20여 명을 직접 만나 취재하기도 했다. 이들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취재기자 대신 전달하기도 하고 취재기자가 마련한 김밥, 토스트, 과자 등을 전해주기도 했다. 이밖에 외국인 노동자와 노무사를 함께 만나고 고용플러스센터를 찾아가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취재 결과 농어촌의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제조업 등 2차 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처럼 표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일하지만 문제는 계약서가 허울뿐이라는 점이었다. 근로시간과 장소, 숙소, 급여 지급방식 등이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제조업 등 2차 산업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한국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최소한의 노무 관리가 이뤄지기 쉽지만 농어촌은 달랐다. 일부 외국인 노동자 개인이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있지만 근로시간 등을 두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거로 활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권 침해를 당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의사소통 능력 부족이지만 하루 종일 혼자 일하며 한 달에 하루나 이틀 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애초에 차단돼 있었다. 제조업 등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의 노동여건이 갈수록 차이가 나고 인권침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근로기간을 연장해 4년이 넘도록 한국에서 일하더라도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취재 과정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고용주와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휴대전화의 녹음과 녹화 버튼에 언제나 손을 올린 채 지내고 있었다. 반복되는 폭언폭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장 변경이라도 신청하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밀린 임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들은 내쫓기고 있었다. 1년이 넘도록 함께 일한 고용주에게 단 한 번도 이름이 불린 적이 없었다는 외국인 노동자의 고백은 취재 과정에서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하는 대목 중 하나였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오면 외국인 노동자의 이름은 사라지고 ‘야’와 같은 비속어가 대신하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려 노력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한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지만 농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다. 곰팡이 가득 핀 숙소나 허름하고 악취가 나는 양식장과 비닐하우스, 무인도 등에서 생선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상황에서 이들은 편안히 잠조차 제대로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 잠금장치조차 없는 비닐하우스나 조립식 건물에서 지내며 고용주나 이웃 주민의 성폭력 피해에 노출돼 있었다. 술자리 강요나 불쾌한 신체 접촉은 일상적이었으며 반복적인 성추행 피해가 있더라도 신고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불법 외국인 노동자 신분이 되거나 강제 출국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거나 인권침해를 호소할 정부기관이나 지자체는 없었으며 이들은 이주민 여성이나 종교 단체가 꾸린 민간단체에 의존해 단어 그대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이들은 돕는 한 이주민 여성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현실은 한국사회가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에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관심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모든 취재원의 실명을 공개하려 노력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기자가 만난 취재원은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을 지적하는 시민단체나 이주민 여성, 종교단체 관계자, 외국인 노동자 고용주들로 이들과 어떤 이해관계도 맺지 않았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현장 취재를 포함해 보도에 필요한 모든 취재는 광주CBS 박요진 기자가 취재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한 이후 전남과 전북지역 섬 3곳을 포함해 광주와 전남전북 지역 농어촌을 차량과 선박 등을 이용해 2박 3일, 1박 2일씩 취재를 다녔다. 취재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숙박도 하며 이들의 애환을 기사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다양한 취재원을 직접 만나 현장감을 살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도하기 위해서였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나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의 경우 등 민감한 상황이라 익명을 요구하는 제보자들이 많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 신분으로 일하거나 이미 한국을 떠난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여러 이주민 여성을 만나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고용노동청 등에 대한 사전 취재를 토대로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 관련 통계는 절반의 진실만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의 실태가 통계에 반영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공해주는 통계수치에 기대기보다는 현장을 취재하며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기사를 써야겠다고 판단한 이유다. 하루 수백 킬로미터를 차량으로 운전했고 2시간 넘게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기도 했다.
외부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김밥이나 샌드위치, 치킨 등을 사들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났다. 외국인 노동자들과 숙식을 같이 하며 1년에 설과 추석에만 육지에 나올 수 있는 그들로부터 수십 번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는 감정이입이 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
날짜 제목
11월27일 [르포1]섬이라는'감옥'에 갇힌 외국인 노동자…화장실 없는'곰팡이'숙소(방송/노컷)
11월28일 [르포2] "마음에 안 드니 나가라"내쫓기는 외국인 노동자(방송/노컷)
11월29일 "감히 날 무시해"폭언·폭행에 골병드는 외국인 노동자(방송/노컷)
12월2일 "한국사람이면 저런 데서 못 살제"…섬·양식장 등에 홀로 지내는 경우도(방송/노컷)
12월3일 최저임금은커녕 시급5000원 받는 외국인 노동자(방송/노컷)
12월4일 "지옥 같아서 도망쳤다"성폭력에 노출된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방송/노컷)
12월5일 산재사고 당해도 병원 못 가는 외국인 노동자의'설움'(방송/노컷)
12월6일 '인권침해에 신음하는'외국인 노동자 위해'노동허가제'도입 필요(방송/노컷)
12월7일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의'눈물'닦아주자'인권'차원에서 접근 필요(방송은6일CBS매거진 특별대담)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는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에 초점을 두고 기획기사를 보도한 사례는 없었다. 기획 보도의 특성상 타 매체의 반향은 없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 CBS 보도를 토대로 전남지방경찰청이 전남지방경찰청장 지시로 기사에 언급된 외국인 노동자 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와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그동안의 무책임한 행태를 반성하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약속했다. 기획기사 대부분이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에서 주요 기사로 다뤄지면서 ‘가장 많이 본 뉴스’ 2위에 오르고 많게는 2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성폭력에 노출된 채 일하는 외국인 여성 노동자 관련 기사를 제외하면 안타깝게도 외국인 혐오를 드러내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항의 메일은 물론 회사에 연락해 욕설을 퍼붓는 청취자와 독자도 있었다. ’‘우리도 과거 비슷한 대우를 받고 일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의 일자리를 뺏는 존재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청소도 하지 않고 치우지도 않는 미개한 사람들’이라는 댓글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들이 일하지 않으려 하는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어쩌다 혐오의 대상이 됐는지 고민도 많았다. 광주CBS 시사프로그램인 ‘CBS 매거진’의 특별대담을 포함해 9번의 기사로 너무도 견고한 외국인 혐오를 깨뜨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우리 안의 부끄러운 실태, 민낯을 보여주면서 작지만 강한 울림을 줬다는 평가 받고 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주 CBS의 ’ 농어촌 외국인의 눈물 – 코리안 드림은 없다 ‘ 연속기획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보도되지 않았던 우리 농어촌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자체 평가를 받았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한 내용에 대해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신청 등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