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하는데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둘러 집을 사라고 합니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30대까지 내 집 마련 광풍에 몸을 던지고 부동산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주말만 되면 전국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임장 버스가 출발합니다.
부동산 문제는 현재 한국경제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 중 하나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투기자본에 의한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왔습니다. 초고가 주택 보유자와 다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부터 최근 분양가 상한제까지 연이어 집값 상승 억제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은 국민 대다수가 감히 넘볼 수도 없을 정도로 치솟았고, 이런 흐름은 그동안 잠잠했던 일부 지역 부동산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대·대·광(대구·대전·광주)’이라 불리는 지역을 비롯해 부산과 울산 등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잡겠노라 ‘호언장담’ 했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는 괴리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괴리를 두고 추측과 가설이 난무했습니다. ‘낮은 금리로 풀린 자금이 지역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이다’ ‘오랜 기간 침체 돼 있던 지역 부동산이 제값을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마저도 집값이 갑작스레 오르는 현상을 명쾌하게 진단하지 못했습니다.
국민일보 이슈&탐사팀은 부동산 가격 급등에 숨어 있는 심리를 분석해보고자 했습니다.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의 메커니즘과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려 했던 게 기획의 시작이었습니다. 각종 추측성 분석을 배제하고 데이터를 통해 실체를 입증해보기로 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지역 ‘대장주’ 아파트 단지 2곳을 선정해 1445가구의 매매 내역 전체를 조사했습니다. 1만장에 육박하는 부동산등기부등본 내용을 일일이 엑셀 작업한 뒤 1993~2019년까지의 손바뀜 내용을 모두 데이터화 했습니다. 대단지 아파트 가구 전수를 분석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데이터가 제시한 ‘팩트’는 명약관화했습니다. 소문만 무성했던 외지인 투기꾼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들이 어떻게 정부 정책을 피해 왔는지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일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지역 부동산 업계 현장을 밀착 취재해 데이터가 시장의 흐름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기획기사의 1회차는 최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높은 집값 상승세를 보인 대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90년대 초반 완공한 아파트가 최근 수개월 수억원씩 가격이 뛰는 이상 현상의 구조를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대전 내에서도 가장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며 인근 지역 집값 상승을 견인한 둔산동 ‘목련 아파트’를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1166세대에 달하는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했습니다. 1993년부터 26년간 이뤄진 모든 매매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목련 아파트에 진입한 외지인(대전 외 지역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투자자)의 비율이 월등히 늘어나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외지인들은 인근지역이 아닌 서울과 수도권 비중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외지인들의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역 집값이 들썩이는 현장 역시 실증적으로 포착됐습니다.
외지인들의 목련 아파트 진입 은 2017년 8.2 부동산 대책, 2018년 9.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정책 발표 전후로 집중돼 있었습니다. 정부가 수도권과 세종시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핀셋 규제’를 내놓으면 그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투기수요가 쏠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실제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현장에서 취재한 대전지역 부동산 업계의 목격·경험담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외지인들의 진입과 이에 동조한 내지인 투자자들이 높여놓은 집값의 부담은 결국 실수요자와 세입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기획기사 2회차에서는 이런 부동산 투기광풍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추적해 보았습니다. 우선 ‘갭투자’를 통해 대전에서 돈을 번 투자자들의 행선지를 뒤쫓았습니다. 그 중 일부는 울산을 다음 먹잇감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울산 내에서도 요지로 꼽히는 옥동과 신정동으로 자금이 쏠리는 중이었습니다. 외지인들이 물량을 쓸어 담으면서 현재 해당지역은 돈이 있어도 집을 살 수 없을 만큼 매물이 씨가 말랐습니다. 정보가 조금 더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울산에서 빠져나와 부산의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까지 진출하는 중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변동 현상에 대해 ‘아무리 잡아도 튀어 오르는 두더지 잡기 게임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는 단순히 외지인들의 투기자본 유입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3회차에서는 외지인 외에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다양한 요인들에 집중했습니다. 최근 2년간 드라마틱한 가격 급등락을 경험한 광주 봉선동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봉선동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아델리움 3차’ 279세대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하고, 현장 부동산 업계 취재원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했습니다.
분석 결과 봉선동 부동산 가격의 급등락은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부동산 움직임과는 그 패턴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봉선동에서는 외지인들의 매매 흔적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간 많은 언론에서 외지인들이 봉선동 집값을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실제는 달랐던 셈입니다. 취재팀이 확인한 것은 ‘소문의 힘’이었습니다. 부동산 스타 강사들의 ‘찍어주기’와 ‘외지인들이 들어온다’는 손에 잡히지 않는 소문, 여기에 봉선동에 집을 소유한 사람들의 담합이 얽히고설키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 부동산을 향한 비합리적인 자금 쏠림 현상의 위험성을 일제히 경고했습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해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설 경우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하우스푸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습니다. 국민들이 부동산을 유일한 투자처로 인식하게 만드는 정부 경제정책의 무력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국민일보는 광풍에 몸을 던지려는 젊은 층의 모습도 담았습니다. 우후죽순 열리는 부동산 강연회 청중이나 임장 버스 승객들 절반은 30, 40대 연령층이었습니다. 정부의 대책을 믿지 않고, 부동산을 거의 유일한 계층이동 사다리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규제를 쏟아내도 내성만 쌓여가는 부동산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이것 때문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데이터에는 부동산 외에는 희망이 안 보이는 사회경제 구조에 대한 시민들의 회한이 담겨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정책과 현상의 괴리를 데이터로 입증했습니다.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현상에 대한 실증적 분석에 주력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실체를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언제 어떤 목적으로 집을 사고팔았으며, 그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수치로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널리즘의 근간인 ‘현장’으로 답했습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지역 중개업자를 전수조사하다시피 했습니다. 단지를 끼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모두 접촉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취재원들의 설명은 숫자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주민번호 앞자리가 7자 8자였던 사람들이 쓸어가다시피 했다” “1, 2진 하는 식으로 들어오는 외지인 행렬이 있었다” 등의 설명은 데이터에 힘을 불어 넣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지역 부동산 가격의 이상급등 현상을 ‘대장주’ 아파트 등기부등본 전수조사라는 방식으로 세밀하게 분석한 보도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국민일보가 언급했던 부동산 가격 급등 지역의 추이를 지켜보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를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매우 세밀하게 분석해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관련자들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