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0)
지난해 3월 노동자 도시 창원에선 노동자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강제 동원 노동자상 건립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같은 달, 이들은 피해 2세들과 일본 나가사키 징용 현장을 둘러보는 역사 기행을 떠났다. 취재진도 이들의 요청으로 동행 취재를 하게 됐는데 일본 현지 활동가와 동포들의 증언과 현장을 취재하면 할수록 단순 기획 뉴스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취재진은 강제 동원 전문가인 일제 강제 동원 평화연구회 연구위원들을 만나 관련 내용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결과 뜻밖의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한 재일사학자의 기록물이 국가기록원에 비공개 기증돼 보관 중인데 모두 일제 강제 동원 관련 기록물이라는 것이다.” 취재진은 국가기록원의 협조를 얻어 기록물 13만 건을 전문가들과 3개월에 걸쳐 문헌 자료(종이 기록물)와 사진 등에 대한 분석 작업과 디지털 변환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다수의 희귀 기록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록물은 재일사학자 故 김광열 선생이 1969년부터 일본 3대 탄전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석탄을 생산했던 지쿠호 탄전지대를 40여 년 동안 찾아다니며 수집한 것들이다. 취재진은 이 중에서 카세트와 비디오테이프 500여 개에서 우리말로 녹음된 강제 동원과 관련한 증언을 찾아냈고 이를 토대로 일본 후쿠오카현 지쿠호와 홋카이도에서 한 달 동안 추적 보도를 이어갔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다큐물에 나오는 생생한 증언들은 1970 ~ 90년대 해방 이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탄전 지대에 정착해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상대로 녹음 한 것이며 당시 이들의 나이는 중장년층이었다. 증언에 나오는 탄광이나 광산의 사진과 탄광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노무자 명부 등을 통해 증언의 사실 관계를 뒷받침 했고 이를 토대로 일본 현지에서 전범기업이 남긴 자료와 언론 기사 등을 추적하며 완성도를 높여 나갔다.
1890년대부터 지쿠호 일대에서 12개 탄광을 운영하며 부를 축척한 전범기업 가이지마가 작성한 조선인 노무자 명부를 국내 처음으로 보도했고, 이 명부에는 특히 경남지역(당시 부*울*경)출신이 많았음을 확인해 지역성을 반영했다. 후쿠오카현립도서관에서 가이지마 회사의 역사 연표를 찾아 경상남도에서 2천 여 명을 동원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광열 선생의 기록물은 12월 말 인명 DB작업이 끝나면 내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며 이번 다큐물 역시 국가기록원에 기증됐다. 끌려간 사람들 ‘증언’은 지난해 11월 보도한 끌려간 사람들 1편 ‘지쿠호 50년의 기록’의 후속 보도작이다. 징용 피해자 박병태씨의 증언을 추적한 홋카이도 소라치군 시카고에 광산과 미쓰비시 비바이 탄광, 유바리 탄광의 징용 실태 보도 역시 국내 최초이다.
다큐물에 나오는 흑백 영상은 자료 영상이 아닌 일본 후쿠오카 지역 방송에서 지쿠호 탄전지대 생활상을 담아낸 것으로 김광열 선생이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를 복원한 것이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 기획물이였던 만큼 타 매체 선행 보도는 없었고 지난달 14일 방송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노컷뉴스, 경남신문과 경남도민일보 등 지역 신문과 통신사에서 다큐멘터리 내용을 일제히 다뤘다. 지난 1일 오마이 뉴스에서는 시민기자가 “사람 잡아먹는 곳이라...뒤늦게 들어난 일본의 만행”이라는 제목으로 다큐에 대한 기사를 심층 보도했다.
이 기사는 지난 1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 ‘다음’에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링크 됐고 다큐 내용을 요약한 보도가 지난달 4일 전국 뉴스데스크에 단독 보도됐다.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뉴스 실시간 검색 순위 7위와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일에는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취재기자가 직접 출연해 일제 강제 동원 기록물에 대한 소개와 증언 내용을 소개했다. 지난달 14일 본방송은 유튜브로도 생중계 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자체 시사제작물인 <MBC경남 ‘생방송 좋은 아침’>, <포커스 경남>에서 50분 토론회를 이어갔고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 등 자체 뉴스로 기획 보도를 이어갔다. 이 여파로 경상남도의회에서 도의원과 피해 2세, 노동*시민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제 강제 동원 역사관 건립을 위한 토론회를 지난 10일 개최했다. 이를 토대로 김지수 도의장이 내년 1월 역사관 건립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김경수 도지사가 운영위원회를 설치한 뒤 본격적인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실태 조사 사업에 착수 할 예정이다.
특히, 강제 동원 배상 판결 시점에 맞춰 방영돼 기록물의 내용을 추가 보도해 달라는 요청이 유족회 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수백 명의 유족들은 세종시 행정자치부 앞에서 다큐에서 소개한 명부 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또, 당초 비공개 기증된 기록물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끌려갔고 얼마나 참혹한 노동에 종사했으며 어떻게 죽어갔는지 밝힐 수 있는 그 동안 공개되지 않은 희귀 기록물을 통해 피해 진상 규명과 피해자 권리 구제, 관련 연구 공백을 메꿔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故 김광열 선생은 이번 다큐의 도움으로 지난 6월 ‘기록의 날‘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고 다큐멘터리는 국가기록원에 기증됐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13만 건의 방대한 기록물 분석을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참혹한 노역 실태를 방송 최초로 폭로한 점. 전범기업 가이지마 오노우라 탄광에 세워진 기념비와 관련된 기록물을 심층 취재해 일제가 식민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민족을 분열시키고 내선융화를 획책하기 위해 조선인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밝혀 낸 점.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일본 징용 현장을 추적해 문서 자료들을 발굴한 점. 참혹한 인권 유린과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증언과 실증 자료를 통해 전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6.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