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심층 기획)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
지난 2017년 중환자실이 부족해 도내 병원을 헤매다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낸 김 모 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중환자실을 기다리다 죽는 사람이 있다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김 씨의 사례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실제 현장이 궁금했습니다. 한 달 동안 제주도 내 종합병원 중환자실을 취재한 결과, 2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중환자실을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비단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중환자실 부족 이면에는 지역과 사회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KBS제주 탐사K 팀은 4회에 걸쳐 제주지역 중환자실 실태와 중증 응급의료 체계를 되짚고 더 나아가 지역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통계보단 현장을
제주지역 인구는 매해 늘고 있지만 중환자실은 매해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통계보다는 실제 도민들이 겪는 의료 실태를 카메라에 담는 게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는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제주지역 6개 종합병원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수차례 공문을 보내고, 관계자를 찾아가 설득한 끝에 제주지역 국립병원인 제주대학교병원과 지역응급센터인 서귀포의료원, 권역응급센터인 제주한라병원 등 3곳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과 저녁 병원을 수시로 오가며 한 달 가량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이른바 ‘뻗치기’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환자실이 부족해 전원을 가지 못하고 숨진 85살 할머니를 만났고, 중환자실이 부족해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는 중증외상환자와 보호자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차례 설득 끝에 보호자들은 촬영을 허락했습니다. 이들 모두 더 이상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병원 관계자들과 가까워지며 중환자실 부족의 속사정에 대해서도 알게 됐습니다. 늘리면 늘릴수록 적자인 중환자실의 수익구조, 더 나아가 간병비 부담으로 인한 일반실 입원 거부, 주취자와 무연고자의 중환자실 차지 등. 단순 병원 문제로만 생각했던 중환자실 부족 실태는 우리 사회 문제와 직결돼 있었습니다.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 1편에서는 중환자실 부족 실태를 있는 그대로 카메라 담았고, 2편에서는 중환자실 부족의 구조적인 원인과 의료진들의 현장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3편과 4편에서는 제주지역에 맞는 중증의료체계와 대안 등을 담았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사항 없음
4. 사회에 끼친 영향
타 매체 보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탐사K 보도 이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중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제주지역 종합병원 간 중환자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네트워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자들이 전원을 갈 때 곧바로 수술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중환자실 간호사 부족과 관련해서는, 제주도에서 간호사 처우 개선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말 결과를 발표해 현장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KBS 보도 이후 이달 진행된 제주도의회 정례회 예산 심사에서 중증 응급 의료체계 예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취재진은 지역 자체 뉴스 프로그램인 <7시오늘제주>를 통해 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과 김원 제주응급의료센터장,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 한영진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 등 관련 전문가들을 섭외해 중환자실 문제와 대안을 모색하고, 관련 조례와 지원 방안 개선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진은 오랜 시간 병원과 환자를 설득하며 이번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다시는 중환자실을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생생한 현장의 의료 실태는 물론 중환자실 부족의 구조적인 원인과 제주지역의 한계를 지적하고, 더 나아가 제주지역에 맞는 중증 응급의료 체계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생사를 가르는 현장에서 취재 윤리를 잘 지킨 점, 보도 이후 제주도와 제주지역 종합병원이 협력해 제도 개선에 나선 점, 단순 비판과 문제 들추기를 넘어 현장 의료인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면서 기존 언론보도 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하며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부문 후보로 추천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