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대한민국은 ‘스펙 공화국’입니다. 누군가는 진학을 위해, 누군가는 취업과 출세를 위해 다양한 스펙을 준비하고 또 만듭니다. 가장 인정받는 스펙 중 하나는 상(賞)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는 돈으로 사면 안 되는 것들을 사고파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상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누구는 돈을 벌기 위해 상을 만들어 팔고, 누구는 스펙을 얻기 위해 돈을 주고 그 상을 샀습니다. 특히 사회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 언론사에서 권위와 공신력을 앞세워 상을 파는 경우가 많다는 게 취재 도중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이런 관행에 대해 침묵하면서 사회 어두운 곳 한 켠에 숨어있었습니다, 서울신문은 언론의 부끄러운 민낯을 공개하고 자정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기획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또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에 내세울 스펙을 쌓고자 혈세를 들여 상을 사들이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기관도 돈 주고 상 받기 관행이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서울신문은 기사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함께 이번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보도 과정 전반의 기획과 취재는 서울신문이 담당했으나 각 지자체에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는 경실련 명의로만 진행했습니다. 전국 242개 지자체와 339개 공공기관에 모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자료를 수집했고, 돈 주고 상받기 정황이 발견된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이름은 모두 실명 처리해 상당성을 높였습니다.
또 정보공개 특성상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부실하게 답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접수된 광고집행 내역을 교차 검증하는 방법으로 부실하게 답변한 기관에 재답변을 요청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총 212개 기관(지자체 121개·공공기관 91개)이 최근 5년간 언론사 또는 민간단체 주관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며 93억원의 혈세를 지출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한 최소한의 금액으로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상당수 기관장이 개인 자격의 상을 받으면서 광고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경실련은 배임 혐의가 있다며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했고,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또 기관장 상 주는 데 부당하게 쓰인 예산 환수 운동도 전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신문은 또 한 국립대 연구진(혹시 있을 불이익이 우려된다며 익명 요구)과 함께 국회의원들이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현실을 빅데이터로 분석했습니다. 시상단체는 국회의원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시상식 권위를 높이려 하고, 국회의원은 선거 때 활용할 스펙을 쌓기 위해 주는 상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치권이 시상단체에 협조하면서 우리 사회에 돈 주고 상 받기 문화가 더 확산되는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지자체의 돈주고 상받기 관행을 전수조사한 이후 정부 차원에서도 서울신문처럼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망라한 조사는 없었습니다. 앞서 일부 지역 언론이 그 지역 지자체를 단편적으로 조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 서울신문 보도처럼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망라한 보도는 없었습니다.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날 지상파 3사는 모두 메인 뉴스에서 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매체에서 서울신문 기사를 인용해 보도를 했습니다. 뉴스뿐만 아니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등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같은 내용을 다루는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국민권익위원회는 서울신문 보도를 접한 뒤 연말까지 각 지자체 전수조사를 통해 지자체의 돈 주고 상 받기 관행을 파악하겠다고 전해 왔습니다. 또 기관장이 개인 자격의 상을 수상하면서 광고비로 예산을 집행하는 건 입법 조치를 통해 법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각 기관장의 돈 주고 상 받기 관행을 감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서울신문은 매달 한 차례 외부 자문위원을 초청해 본지 기사를 평가하는 독자권익위원회를 개최합니다. 지난달 26일 열린 11월 독자권익위원회에선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가 이달의 으뜸 기사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자체 장과 정치인이 돈을 주고 상을 받는 현실을 잘 지적했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은 또 사내 고문 변호사 및 경실련 자문 변호사로부터 법적 자문을 구하며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와 관련해 반론보도 요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이의신청은 전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1회 전체 총평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언론의 취재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옮은 것이냐에 대한 일부 의견도 나왔다. 취재원 보호 대의는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에 심사위원 모두 공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에 대해 심사위원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산재 사망자를 전수 조사하고, 조사 보고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사도 좋았지만 특히 1면에 사망자 명단을 싣는 파격적인 편집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 명단을 마우스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역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고, ‘종이 신문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일깨운 보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가장 무서운 기사’라는 평가에 심사위원들도 공감했다. 그러나 산재 사고는 언론이 일회성 집중 기획이 아닌 평상시에도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미쉐린 별과 돈 그리고 브로커>가 선정됐다. 이 보도는 120년 전통의 미쉐린 평가에 대한 언론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취재 등 입체 취재가 돋보였고, 많은 해외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 언론상을 받을 수 있는 수작으로 꼽은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편, 이 보도가 사회적 합의를 훼손한 점에서 수작임에 틀림이 없지만 민간단체에 불과한 미쉐린에 대해 공영방송이 너무 과도한 취재 투자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영방송은 보다 공적 영역에 취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충청타임즈 <구본영 천안시장 결국 낙마> 기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언론이 무소불위의 민선시장 인사비리를 집요한 취재로 제어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2년 7개월간 천안시의 ‘구독중단’ ‘광고중단’ ‘취재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라는 이른바 4개 불이익을 극복하면서 이뤄낸 보도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들은 이에 더해 동료 지역언론의 외면까지 극복하면서 진실을 밝혀낸 매체의 집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부산의 <슈퍼타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해운대라는 지역 문제를 다뤘지만 전국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라는 것에 공감했다. 화재와 빌딩풍 등 초고층 재난에 대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라는 점에서 공들인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직접 소방훈련을 시험해 보이는 등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