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 아래 항목 중 선택 후 제작경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물음표는 2019년 9월 시작됐습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수민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피해자가 5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말일까? 경찰청은 무엇을 기준으로 데이트폭력을 구분하고 있을까. 이혼 후 재교제를 하던 경우는? 동거 중에 일어난 데이트폭력은? 이런 물음표는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매년 발표하는 통계를 접하고 더 떨칠 수 없었습니다. 여성의전화는 같은 기간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피해자가 230명이라고 했습니다. 그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살인에까지 이른 데이트폭력 실태를 직접 조사해보자,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은 경찰 3명, 판사 2명, 검사 1명, 지방공무원 1명이 있습니다. 모두 현직으로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실명 인터뷰는 6명이 응했습니다. 해당보도는 제보에 의존해 취재하지 않았으며 취재원과의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직접취재와 현장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 기타 특이사항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교제 상대에게 살해당한 피해자가 108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최초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식하게’ 취재했습니다. 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시스템에서 ‘교제&사망’, ‘연인&살해’, ‘데이트&폭력’ 등의 키워드를 조합해서 판결문을 추출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이용한 키워드 조합은 101가지에 이릅니다. 그렇게 모은 판결문이 140건이 넘었습니다. 저희는 또 다시 많은 물음표와 마주쳤습니다. △이른바 ‘썸’만 탄 걸로 보이는 경우는? △헤어진 지 10년가량이 흐른 경우는? 등의 물음표를 여러 차례의 토론과 합의, 상호 검증을 통해 해결하고 108개의 사건을 추렸습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모두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서로 사귀다가 상대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 108이란 숫자에는 열흘에 1명이 교제상대에게 죽음을 당하는 끔찍한 현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그 현실은 가장 가까이에 있던 상대가, 또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상대가 가해자로 변했을 경우 피해자가 범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본질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과 본질을 독자에게 보다 더 적합하게 설명하기에 기존의 ‘데이트폭력’이란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고 저희는 판단했습니다. 국내에서 데이트라는 용어가 갖고 있는 서정성 또는 낭만성을 감안했을 때 특히 그랬습니다. 저희는 이 범죄의 관계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교제살인’이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셋째, 취재를 통해 드러난 새로운 사실과 문제의식을 독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1인칭 스토리텔링, 디지털 인터랙티브, 판결문 데이터 베이스, 교제살인 피해자 달력 등을 제작했습니다.
우선 내용적으로, △1인칭 스토리텔링을 도입 기사(인트로)에 적용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웠던 상대로부터 죽음을 맞아야 하는 그 공포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 공포는 일상적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기사를 읽고 있는 ‘나’와 먼 일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함께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다만 서술 과정에서 왜곡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기사의 해당 내용에 해당하는 판결문을 노출함으로써 그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는 △기사와 판결문을 함께 노출하는 디지털 인터랙티브를 ‘인트로’ 뿐 아니라 기획 전반에 최대한 적용함으로써 교제살인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다 분명히 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저희는 판결문 분석 과정에서 해당 판사의 성인지 감수성에 따라 양형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 사실의 근거를 독자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여자들은 이렇게 죽었다’는 제목의 판결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해당 데이터베이스에는 저희가 분석한 판결문 108건(2심 판결문 포함 124건)이 모두 PDF 형태로 실려 있습니다. 다만 사건 특정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가해 또는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하여 판결문의 범죄 사실 등은 모두 ‘모자이크’ 편집했으며 해당 판결의 이유를 알 수 있는 양형 이유를 중심으로 공개했습니다. 에필로그를 통해서는 실제로 범행이 일어난 날짜를 해당년도 달력 이미지에 표기한 ▲교제살인 피해자 달력을 제작해 독자에게 선보였습니다. 역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교제살인 선행보도는 없었으며 표절 역시 없습니다.
▶ 우선 독자들은 열흘에 1명이 교제 상대에게 죽음을 당한다는 사실, 그 사실을 전하는 새로운 용어(교제살인)와 1인칭 스토리텔링 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트위터 상에서는 기사를 링크한 ID ‘둥글게’의 게시물이 5,380회, ID ‘최똘복’ 3,573회 등 수 천회 리트윗됐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해당 기사를 트위터를 통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태와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는 말을 새로 만들었다. 매우 중요한 언론의 역할이다(둥글게)”, “범죄는 절대로 데이트란 말로 설명될 수 없는 단어다(한소리)”, “가해 범죄자와 살인이란 범죄에 본질을 집중시킨 단어라 좋았다(Less is Less)” 등의 반응이 저희한테는 특히 감사했습니다.
▶ 기획 진행 중 KBS1 라디오 <열린토론>(2020.11.19.)에 출연했습니다. 함께 출연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기사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소감을 개인적으로 전했으며, 방송에서 “저널리즘 형식으로 특이하더라. 잘 만들어진 기획기사”라고 평했던 진행자 정준희 한양대 겸임 교수는 방송 후 별도 인터뷰를 진행해 <신문과 방송> 12월호에 ‘고품격 저널리즘, 기자정신에만 호소하는 건 무책임’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tvN <곽승준의 쿨까당> 387회에도 출연해 ‘교제살인’의 심각성을 전달했습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11월 둘째 주 뉴스레터를 통해 “건조하게 적힌 판결문에선 느끼기 힘든 피해자 입장을 상상할 수 있다”며 저희 기획을 소개했으며, <기자협회보>도 11월 18일자 ‘숫자 너머 죽음을 기록하고 추모하는’ 제목의 기사에서 “데이트라는 서정적 단어를 지우고 교제살인이라는 화두를 던졌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일단 국회에서 제도 개선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특히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장,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이 가정폭력범죄처벌법 일부개정안을 발의(2021년 1월 6일 현재)했습니다. 권 의원은 “한 인터넷 언론이 3년간 교제폭력 사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을 죽인 살인 사건이 108건에 달함”이라며 “가정폭력의 정의에 교제 관계를 포함하여 교제폭력 범죄에도 임시 조치 등 피해자보호제도를 적용하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발의안에 명시했습니다.
▶ 양형위원회에 교제폭력 양형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 제안을 한 상태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양형 편차를 줄이는 것이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반영하는 양형위원회의 책임이란 문제의식에 따라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의 정의에 교제관계나 부부관계에서 발생한 범죄 피해자를 추가해야 한다 △교제관계나 부부관계에서 일어난 범행의 경우 ‘누범’을 양형 가중 영역에 반영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해당 의견은 공문 형태로도 발송하여 그 답을 받아 역시 기사화할 예정입니다.
▶ 또한 17개 광역지자체와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돼 있는 92개 지자체를 상대로 교제폭력 또는 부부폭력 가해자를 관리하고 피해자를 모니터링하는 네트워크 전담 기구를 설치하여 피해자 지원 단체가 주도하여 운영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개 제안 역시 내놓은 상태입니다. 법과 양형기준이 바뀌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법과 현실 사이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책임이 행정 분야에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입니다. 해당 의견 역시 공문 형태로 발송하여 그 답과 추후 진행 과정을 기사화할 예정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해당 기획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 교제살인 기획 1부와 2부 기사 19꼭지는 모두 <오마이뉴스> 톱보드(지면 신문의 1면에 해당)에 실렸으며, 그 중 17꼭지는 톱1(머리기사)로 배치됐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20 기획취재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았습니다. 지원 금액은 인터랙티브 페이지 제작 등에 사용했습니다.
▶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 등은 없습니다.
▶ 본 기획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사람이 함께 한 결과입니다. 특히 기획·취재·보도 과정에서 이정환 기자(독립편집부 부장, 기자협회 미가입), 디지털 인터랙티브 구현 과정에서 이종호 기자(데이터저널리즘 담당 기자), 이기종 부장(서비스국), 그리고 판결문 조사 과정에서 이지혜·박지선·한지연 대학생 등이 함께 했음을 밝힙니다. <오마이뉴스> 독립편집부는 기획부터 출고에 이르기까지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받고 2018년 10월 만들어졌습니다. 오랜 시간 이병한 뉴스게릴라본부장(편집국장), 오연호 대표이사 등의 격려와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도 덧붙입니다. 감사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364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산 인사 등 일선 지자체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확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는 평이다. <아빠 찬스> 보도는 끈질긴 취재를 통해 뇌물제공으로 취재를 무마시키려는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이 적극 어필됐다는 평이다. 정치인들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공정, 정의 이슈를 재차 공론화시킨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모자 비극> 보도는 소외계층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제도적 맹점을 짚어내 비판과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앞으로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연합인포맥스의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시너지 기대’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비롯해 향후 시너지효과까지 폭넓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한편 충실하고 다양한 후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와 서울신문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보도가 함께 수상했다. <알고리즘> 보도는 다양한 사회 분열과 갈등현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폭과 깊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획보도 특성을 반영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달빛노동>은 야간노동자 등 사각지대에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해 따뜻한 사회적 시선을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산물 가격의 비밀… 누가 돈을 버나?> 보도는 직접 경매과정에 참여한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심층보도를 통해 선진유통체제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워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JTBC 부산총국 <소방관들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보도는 각종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소방행정 일각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고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과 소방행정에 대한 전반적 개혁을 촉구했다는 점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JIBS제주방송 <제주 지하수의 경고 균형이 무너진다> 보도는 지하수 문제를 현장감 있게 심층 보도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책적 대안 마련을 적극 유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