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 아래 항목 중 선택 후 제작경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세 개, 3천만 원. 끝까지 간다”
MBC는 전봉민 국회의원과 그 가족을 둘러싼 편법증여와 인허가 특혜 의혹, 이해충돌 논란을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전 의원뿐 만아니라 형제들까지 얽힌 사안이었습니다. 시작이자 종착점은 아버지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이었습니다. 당사자들의 해명과 반론이 필요했고, 아들들은 모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유일하게 전 회장만 승낙해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지난 12월 부산에서 만난 전 회장은 믿기 힘든 얘기를 꺼냈습니다.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더니 느닷없이 돈 얘기를 했습니다. “3천만 원 가지고 올게”. 보도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금품을 제시한 겁니다. 반론을 듣기위해 만난 자리였습니다.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법 위반 사실을 고지하고 거절했습니다.
전 회장은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건설업으로 성공했고, 자신이 가졌던 부의 상당수를 아들 삼형제에게 물려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일반적인 증여의 형태는 아니었습니다. 첫째 아들인 전봉민 의원이 가진 900억 원대 막대한 재산은 대부분 비상장 주식입니다. 전 의원이 대주주인 회사들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건설사로부터 일감과 사업기회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과정을 추적하는 것과 동시에 전 의원이 절차에 맞게 세금을 납부했는지 여부가 취재의 한 축이었습니다. 편법 증여 의혹이었습니다.
전 의원이 부산시의원이었던 기간 이뤄졌던 일가족 회사들의 사업 인허가 과정도 살펴봤습니다. 대표적인 사업이 송도해수욕장 근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1조원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였습니다. 취재 결과 전 의원 일가의 사돈과 지인이 인허가 과정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사업성이 축소됐고 관할 지자체는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전 회장을 만나 이런 의혹에 대해 물었습니다. “편법 증여나 인허가 특혜는 없었다”는 해명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다 전 회장이 선을 넘어섰습니다.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수차례 요청하더니 급기야 돈 얘기까지 꺼낸 겁니다.
850억으로 불렸다..취재가 시작됐다
취재는 아주 평범한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국회의원 재산 1위라는 전봉민 의원은 젊은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을까? 재산 공개 자료를 하나하나 따라가 봤습니다. 전봉민 의원은 회사 두 곳에 총 6억 8천만 원을 투자해 대주주가 됐습니다. 지역 건설사였습니다. 아파트 분양과 도급 공사로 돈을 벌었습니다. 단기간에 매출 1천억 원대 회사로 컸습니다. 지분 가치는 858억 원으로 뛰어 125배 불어났습니다. 전 의원은 회사가 크는 동안 내리 부산시의회 의원이었습니다. 동시에 회사 임원도 맡았습니다. 올해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신고한 재산은 총 914억 원입니다. 개인적으론 가늠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큰 숫자입니다.
동수토건과 이진주택. 전 의원과 형제들이 나눠 지분 100%를 가졌습니다. 설립 이후 공시된 모든 감사보고서를 뒤졌습니다. 5백 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 주석에는 특수 관계인과의 거래, 공사와 분양매출에 대한 정보들이 있었습니다. 여러 보고서에 조각조각 흩어진 정보들을 퍼즐 맞추듯 맞춰갔습니다. 그 결과 두 회사는 이진종합건설이란 또 다른 건설사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버지 전광수 회장이 최고경영자이자 최대주주인 회사였습니다. 연도별로 실적추이를 그려봤습니다. 아들들의 회사는 주로 아버지 회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업 기회를 제공받는 일감 떼어주기 행태도 보였습니다. 편법증여가 의심됐습니다. 복수의 회계 전문가들과 검증했습니다. 증여세를 내지 않고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세청을 통해서도 위법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나머지 공사 중엔 부산시와 산하기관으로부터 수주한 건들도 있었습니다.
1조 원대 건설사업..사돈이 인허가
지금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바로 옆 매립지에 1조 원대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허가 과정이 석연치 않았습니다. 원래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은 50%밖에 못 세우는 땅이었습니다. 전 의원 일가 회사가 부지를 산 뒤 1년 만에 이 비율이 80%로 뛰었습니다. 직전 토지소유주였던 한진중공업은 20년 넘게 규제에 묶여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바다 조망을 가리는 69층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인허가였지만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었습니다. 200대 규모 주차장을 지어주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됐습니다. 당시 전 의원은 3선 시의원이었습니다.
규제를 푼 건 부산시였습니다. 공무원과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쳤습니다. 심의에 참여한 위원은 총 16명. 한 명씩 전 의원과의 이해관계를 따져봤습니다. 공식적인 기록만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관계자들을 탐문했고, 흩어져있던 여러 기록들을 모았습니다. 그러다 민간위원 신분으로 위원회에 참여한 전직 고위공무원 한 명이 눈에 띄었습니다. 부산시청 전 주택국장 윤 모 씨. 확인해보니 전 의원의 사돈이었습니다. 전 의원 막내 동생의 장인이었던 겁니다. 이 동생은 사업시행사 임원이자 대주주였습니다. 사위를 포함해 사돈 일가가 소유하고 경영하는 회사의 사업 인허가를 윤 씨가 심의한 겁니다.
윤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사위나 사돈이 하는 사업인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진정성이 의심됐습니다. 윤 씨는 부산시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맡았던 건축직 공무원 가운데 한 명입니다. 시 산하기관 건설 부문 임원으로도 있었습니다. 30년 넘게 부산시 건축 인허가와 밀접한 업무를 맡았는데, 몰랐다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위원장을 했던 당시 고위공무원은 현재 이진종합건설에서 부회장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전광수 회장과는 고향 선후배사이입니다.
아들은 묵묵부답 아버지는 ‘돈’
전 의원의 얘기를 들어야했습니다. 사실상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는 제대로 냈는지, 시의원 기간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해명과 반론이 필요했습니다. 전 의원은 시의회 해양도시위원회에서도 활동해 도시계획과 각종 건설 인허가 과정에서 직접적인 이해충돌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전 의원에게 수십 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하고, 질의서도 보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습니다. 국회 의원회관 주차장에서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를 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정도의 답변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광수 회장의 반론도 필요했습니다. 아들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목적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또 떼어줬는지, 사돈이 인허가 심의에 참여한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물어야했습니다. 아들과 달리 아버지는 답변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에서 전 회장을 만났습니다. 여러 의혹에 대한 해명과 함께 전 의원이 국회의원 공천을 받은 과정도 비교적 자세히 들었습니다. 그러다 전 회장이 청탁을 시작했습니다.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더니 급기야 금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평생 인연을 맺자는 취지의 말도 꺼냈습니다.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성공한 건설업자이자 국회의원과 사업가로 삼형제를 키운 아버지. 얼마나 자주 이런 일이 있었던 걸까.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정부, 지역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시도가 있었고 일부라도 이뤄졌다면 드러난 것보다 문제는 심각해보였습니다. 전 회장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하자 "아들일이라 그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 의원 일가가 부정한 방식으로 부를 쌓고 권력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했다면 낱낱이 밝혀질 겁니다. 취재는 진행형입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공시자료와 등기부등본, 각 지자체가 보유한 인허가 서류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현장 취재와 유선 취재를 통해 관계자들로부터 정보를 취합하는 등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기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관련 증언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복수의 진술을 비교, 대조했고 확보한 자료를 통해 재차 검증했습니다. 당사자 반론 청취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보도 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와 수차례 실명, 익명 인터뷰했고 각종 문헌과 객관적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는 전봉민 의원 일가가 진행하는 사업 인허가 과정에 사돈이 참여한 사실과 일감 떼어주기를 포함한 편법 증여 의심 행태 등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이후 MBC보도를 바탕으로 다수의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KBS, SBS, JTBC, YTN 등 방송사와 경향신문, 한겨레, 조선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등 신문, 연합뉴스, 뉴시스 등 온라인 통신사 등이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MBC보도 이후 전봉민 의원은 소속 정당이었던 국민의힘을 탈당했습니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수의 정당이 논평 등을 통해 진상조사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으며, 일부 정당은 직접 관련 의혹을 조사 중입니다. 부산의 시민 단체는 전 의원 일가를 고발해 부산지방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으며 소속사 확인을 마쳤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반론과 언론중재위 피신청 사항은 없으며, 외부지원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4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산 인사 등 일선 지자체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확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는 평이다. <아빠 찬스> 보도는 끈질긴 취재를 통해 뇌물제공으로 취재를 무마시키려는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이 적극 어필됐다는 평이다. 정치인들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공정, 정의 이슈를 재차 공론화시킨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모자 비극> 보도는 소외계층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제도적 맹점을 짚어내 비판과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앞으로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연합인포맥스의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시너지 기대’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비롯해 향후 시너지효과까지 폭넓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한편 충실하고 다양한 후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와 서울신문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보도가 함께 수상했다. <알고리즘> 보도는 다양한 사회 분열과 갈등현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폭과 깊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획보도 특성을 반영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달빛노동>은 야간노동자 등 사각지대에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해 따뜻한 사회적 시선을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산물 가격의 비밀… 누가 돈을 버나?> 보도는 직접 경매과정에 참여한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심층보도를 통해 선진유통체제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워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JTBC 부산총국 <소방관들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보도는 각종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소방행정 일각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고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과 소방행정에 대한 전반적 개혁을 촉구했다는 점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JIBS제주방송 <제주 지하수의 경고 균형이 무너진다> 보도는 지하수 문제를 현장감 있게 심층 보도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책적 대안 마련을 적극 유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