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 아래 항목 중 선택 후 제작경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어촌 한 곳당 100억 원을 쏟아 붓는 사업]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가 발전 전략으로 ‘한국판 뉴딜’을 제시한 가운데, KBS 제주총국 탐사팀은 해양수산부가 2018년부터 추진한 ‘어촌뉴딜300 사업’을 주목했습니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국판 뉴딜’과 낙후된 어촌·어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어촌뉴딜’이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3년간 어촌·어항 300곳을 선정해 한 곳당 평균 100억 원을 투입하는 3조 원 규모 국책사업입니다. 지금까지 사업지 250곳을 선정했는데, 3차연도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예산 심사 때마다 사업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례 없이 어촌에 100억 원을 쏟아 붓는 이 사업이 과연 취지대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까? 탐사K 취재는 이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주민 없는 토목사업?…뉴딜 취지는 어디로]
어촌뉴딜 사업지로 선정된 어촌·어항 250곳 중 제주지역은 11곳입니다. 지역에서 이 국책사업을 취재하는 게 맞을지 고민됐습니다. 그런데 사전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복수의 사업 이해관계자로부터 “내부에서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바뀌는 게 없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제주에서부터라도 문제 제기를 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취재 결과, 사업이 성급하게 추진된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시행 근거가 되는 어촌어항법 개정은 지난해 2월에야 이뤄졌고, 대상지 선정 때마다 시행지침이 바뀌는가 하면, 사업 기간도 당초 2년에서 지난해 중순 들어 3년으로 늘었습니다. 해수부가 갈피를 못 잡고 시작한 사업이다 보니 사업 내용도 부실했습니다. 뉴딜 취지는 온데 간데없고, 토목공사 위주로 추진되면서 마을 숙원사업 해소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더욱이 주민 주도의 사업이라면서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비는 고작 5%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사업 추진 과정을 계속 파봤습니다.
[자문은 자문일 뿐?…자문단의 하소연]
어촌뉴딜300 사업 추진 과정을 보면 주민과 행정, 전문가로 ‘지역협의체’를 구성한 뒤 ‘예비계획’을 수립해 해수부에 공모합니다. 심사를 거쳐 사업지에 선정되면 ‘기본계획’을 수립해 해수부가 위촉한 총괄조정가의 심의를 받고 보완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사업비 별로 배치된 민간 자문위원 3명도 두 차례 정도 자문을 해줍니다. 언뜻 보면 자문체계가 잘 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우선 예비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용역사가 형식적으로 주민 의견을 듣고 특색 없는 계획을 수립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지역의원과 지방재정투자심사 위원들의 지적입니다. 지역협의체 전문가는 아무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도 반영되지 않는다고 토로했습니다.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주민들이 추가로 의견을 개진해도 반영이 쉽지 않다는 불만이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 자문위원들은 정작 사업 주체인 주민들이 뉴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며, 이렇다보니 비교적 발달한 어촌도 예산 소진이 쉬운 SOC 사업을 추진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업의 뼈대인 기본계획을 심사하는 총괄조정가들 역시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불필요한 사업이 추진되는데도 예산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다, 애쓰게 심의 조정한 것들이 지자체 단체장에 의해 변경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재생’이 아닌 ‘정비’ 사업에만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선정만 되면 끝?…수수료 9% 내고 위탁 구조]
사업비가 큰 국책사업이다보니 지방자치단체는 내실을 다지기 보다는 선정에 중점을 뒀습니다. 예비계획을 공모해 일단 선정되고 나면, 대부분 해수부 지정 공공기관인 한국어촌어항공단과 한국농어촌공사에 사업을 위탁했습니다. 집행 실적이 저조하면 해수부가 다음 대상지 선정에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예산을 빠르게 집행하기 위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위탁 기관에 사업비의 9%가량인 약 9억 원을 수수료로 지급하는데, 전문성과 적극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한국어촌어항공단의 경우 해수부가 어촌뉴딜 사업 정책을 발굴하던 2018년 협회에서 공단으로 승격됐는데, 최근 3년간 신규 채용 인원이 현원의 68%에 이르렀습니다. 이사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등 주요 임원이 대부분이 해수부 출신이다 보니 이른바 ‘해피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 기관이 과연 사업을 잘 수행하고 있을까? 해수부가 위촉한 총괄조정가와 자문위원, 그리고 지역협의체 전문가들은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꼭 필요하지만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사업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은 속출했습니다.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부터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까지. 이러다 결국 막대한 예산 낭비로 끝나는 건 아닐지 우려됐습니다. 그나마 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일부 어촌을 찾아 갔고, 사업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개선해야 할 부분을 청취했습니다. 복수의 예비 사업지 선정과 단계별 성과평가 도입 등 다양한 개선안들이 나왔습니다. 취재 응대로 인해 해수부와 관계가 틀어질 수 있는데도 기꺼이 인터뷰에 나서준 총괄조정가와 자문위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촌뉴딜 사업은 어촌 재생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고 말입니다.
[제주 아닌 전국적인 문제]
KBS 제주총국 뉴스7를 통해 4차례(12월 14~17일) 보도한 이후, 보다 많은 어촌뉴딜 사업 주체들이 문제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사업 취지 변질 등 핵심적인 문제를 추려 전국 KBS 뉴스9(12월 27일)를 통해 보도했으며, 디지털뉴스 4편을 작성해 취재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지역 사업지에서도 어촌뉴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문제점을 지적하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후속 보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뉴스 목록
[탐사K]어촌뉴딜①문제사업 오명…장밋빛 전망 어디에?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81537
[탐사K]어촌뉴딜②사업 첫 단추 예비계획 단계부터 문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81538
[탐사K]어촌뉴딜③3조 쏟아붓는데 ‘지속성’은 의문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81540
[탐사K]어촌뉴딜④진정한 어촌혁신 ‘주민주도’로 이뤄야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81541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은 해양수산부가 위촉한 어촌뉴딜 사업 총괄조정가와 자문위원, 지역협의체 전문가, 지역주민 등입니다. 사업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해수부와 관계가 틀어질 것을 우려해 취재원 일부가 익명을 요청한 겁니다.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음성 대역을 활용했으며, 인터뷰 내용은 실제 녹취 파일이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해당 기사의 모든 취재는 보도된 뉴스 상에 바이라인으로 나오는 취재기자 2명(김가람, 안서연)과 촬영기자 1명(고진현)이 직접 담당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어촌뉴딜 300 사업은 올해로 3년차를 맞는 대규모 국책사업이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기존 뉴스는 선정 결과 보도나 해양수산 관련자들의 기고문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일부 지자체 신문사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위탁 구조에 대한 문제를 단편적으로 제기한 적은 있지만,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고 개선 방안까지 고민한 심층 보도는 KBS가 처음입니다. 같은 이유로 탐사K 추종 보도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KBS 보도 이후인 12월 29일 해양수산부는 어촌뉴딜300 사업을 전담하는 ‘어촌어항재생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차관 직속 9명 규모의 3년(~23년 12월) 한시 조직입니다. 그동안에는 해수부 혁신성장일자리기획단이 어촌뉴딜300 사업을 관리해왔는데, 사업 추진 2년이 지나서야 전담기구를 꾸린 겁니다. 해수부는 “어촌·어항통합 개발이 다수 부처와의 협업 및 지자체 대상 대규모 사업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사업지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위해 이번에 전담 기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수부는 이미 준비 중이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1월부터 KBS가 정보공개청구와 관련 질의 등을 통해 수차례 문제점을 지적한 점에 비춰봤을 때 KBS 보도가 전담기구 신설 촉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 제주총국은 지역소재 방송국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출장이 제한된 코로나19 상황에도 정보공개청구를 활용한 내부문서 확보, 사업 대상지에 대한 전수 조사, 해양수산부 민간 자문단에 대한 설득 등을 거쳐 타 언론사가 다루지 못한 심층적인 문제점을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업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소품(젠가)을 활용하고, 다양한 연출 기법을 사용하였으며, 빼어난 영상미를 구현하는 등 지역 방송뉴스의 품질을 제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외 취재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음성 대역을 활용하는 등 취재 윤리를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양수산부는 KBS 보도 이후인 12월 28일 <어촌뉴딜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내고 ‘어촌뉴딜300 사업’은 ‘한국판 뉴딜’과 관련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탐사팀에 ‘한국판 뉴딜’에 대한 언급을 빼주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도에서 어촌뉴딜300 사업이 한국판 뉴딜 추진 이전에 선제적으로 추진됐다는 설명을 했고, 해수부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인정했기 때문에 수정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4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산 인사 등 일선 지자체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확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는 평이다. <아빠 찬스> 보도는 끈질긴 취재를 통해 뇌물제공으로 취재를 무마시키려는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이 적극 어필됐다는 평이다. 정치인들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공정, 정의 이슈를 재차 공론화시킨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모자 비극> 보도는 소외계층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제도적 맹점을 짚어내 비판과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앞으로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연합인포맥스의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시너지 기대’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비롯해 향후 시너지효과까지 폭넓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한편 충실하고 다양한 후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와 서울신문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보도가 함께 수상했다. <알고리즘> 보도는 다양한 사회 분열과 갈등현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폭과 깊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획보도 특성을 반영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달빛노동>은 야간노동자 등 사각지대에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해 따뜻한 사회적 시선을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산물 가격의 비밀… 누가 돈을 버나?> 보도는 직접 경매과정에 참여한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심층보도를 통해 선진유통체제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워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JTBC 부산총국 <소방관들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보도는 각종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소방행정 일각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고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과 소방행정에 대한 전반적 개혁을 촉구했다는 점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JIBS제주방송 <제주 지하수의 경고 균형이 무너진다> 보도는 지하수 문제를 현장감 있게 심층 보도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책적 대안 마련을 적극 유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