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 아래 항목 중 선택 후 제작경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한강 이남의 최초 이전복원, 그 험난한 과정
“역사의 죄인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자산을 파괴하는 주체가 공공기관인 동래구청이란 사실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왜 우리는 그것을 막지 못하고 있죠?”
“동래구청 신청사 부지 아래에서 발굴된 유적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구청의 개발을 바라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지기 때문이죠. 그들의 바람대로 돼선 안 됩니다.”
“국가사적 복천고분과 동래구청 아래의 동래읍성 생활유적지는 부산의 심장입니다. 그곳이 파괴된다는 것은 부산의 마지막 남은 역사문화환경지구가 소멸되는 것을 뜻합니다.”
“부산에 오래 산 주민으로서, 옳지 못한 일입니다. 이렇게 자꾸 파헤치고, 무너뜨리고, 새로 짓고...역사는 사라지고 땅값은 올라갑니다. 좀 그대로 두면 안 된답니까? 대다수의 일반 시민에게 분명 잘못된 일이에요.”
낡은 동래구청은 새 집을 원했다. 헌 건물을 헐고 신청사를 지으려 했다. 다른 장소도 찾아봤다지만 현 부지인, 동래읍성 생활유적지를 고집했다. 헌 집은 지하가 없었지만 새 집은 지하주차장이 계획됐다. 동래구청 부지 아래엔, 동래읍성이 지나가고 있고 유적이 산재해 있었다. 유적을 파괴하고 새 집을 짓겠다는 뜻이었다. 언론은 현상 보도에 그쳤다. 구청이 신청사를 지으려 한다는 계획, 유적이 발견된 사실 등을 짤막하게 나열할 뿐이었다. 부산시민의 공공자산인 역사 유적지를 훼손하려는 동래구청에 대한 비판 기사는 없었다. 언론이 단순한 사실만을 보도하자, 동래구청의 신청사 건립은 가속도가 붙고 유적의 가치는 묻혀 갔다. KBS는 타 언론과 달리 구청을 견제했고 최초의 현장공개, 한강 이남의 최초의 이전복원을 끌어냈다. 구청의 기록보존, 즉 유적지 파괴 시도를 막은 보도다.
동래읍성 생활유적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부산에서 군사시설 해자와 읍성, 당시 시대인의 흔적이 동시 발견된 것은 최초였다. 또, 동래읍성은 조선이 성을 개혁했다는 증거기도 했다. 왜적의 침입에 힘없이 무너진 임진왜란 이후, 영조는 성을 넓혀 백성도 성 안에 들어와 살게 했다. 성 안으로는 군사시설과 관청 등만 두던 과거와는 대조적인 형태다. 부산에서 이러한 형태가 남아있는 성터는 동래가 유일하다.
동래구청이 이러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리에 위치한 것은 다행이자 불행이었다. 공공기관 부지에 발굴된 유적이기 때문에 민간인의 소유지보다 보존될 가능성은 높았지만, 구청이 나서 훼손시킬 경우 민간 난개발의 빌미가 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신청사 건립이 충분한 시민사회의 공론화 과정과 언론의 감시, 감독이 필요했던 이유다.
하지만 동래구청은 새집 터에서 발견된 생활유적 가치에 눈 감았다. 신청사를 짓기 위해 유적지를 파괴할 경우,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될 동래의 난개발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신중함도 잃었다. 다만, 신청사를 짓고 난 뒤 ‘앞으로 발굴되는 유적지는 매입해 현장 보존토록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허한 약속이었다.
동래 파괴는 곧 부산의 남은 역사지구마저 없애는 것임을 알려야 했다. 발굴 조사부터 비공개로 진행되는 까닭에 시민들은 자신들의 공공자산에 대한 향유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부산의 역사지구는 개발과 관련 행정을 처리하는 몇몇에 의해 파괴돼도 되는 사유자산이 아님을 경고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동래구청은 유적을 파괴하고 새 집을 짓게 됐다. 대신 문화재청은 ‘이전 복원’이라는 조건부 허가를 내렸다. 애초 기록 보존이었던 결정을 4개월 동안의 끈질긴 취재로 뒤집은 셈이다. 발굴 관계자들은 ‘동래구청의 생활유적 이전복원’은 한강 이남으로는 최초의 이전 복원이라며 취재진에게 그만 아쉬워해도 된다고 말했다.
■ 아쉬워해야 하는 이유
기사의 목적은, 이전 복원이 아니었다. 역사지구를 개발로부터 지켜내는 것이었다. 부산은 지금 온 몸이 난개발로 망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동래구청이 먼저 나서 구청 재산권을 이유로 유적을 훼손하는 것은 투기세력에게 좋은 먹잇감이다. 동래구가 손해를 보더라도, 300년 역사를 지킨 선례를 남겼어야만 앞으로 발굴될 동래 유적지를 지킬 수 있다. 동래구청 이전복원이 결정된 날, 동래의 또 다른 개발 대상지인 복천고분(국가사적) 주변을 둘러싼 5천 세대 규모 아파트의 조합원들은 구청이 앞으로 재개발을 막을 근거는 없을 것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KBS부산의 이번 취재는 단순한 문화재 보호만을 주장하는 보도가 아니다. ‘언론의 감시가 공공자산을 지킬 수 있는가’란 물음에 대한 답이다.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은, 해당 유적지를 지킴과 동시에 언론의 보도 행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함께 안겨준다. 이제껏 언론은 유적이 발굴되고, 사라지고, 새 건물 착공식을 열었다는 현상 전달 보도 방식을 반복해 왔다. 그 탓에, 동래뿐만이 아니라 부산의 수많은 경관과 환경이 파괴됐다.
언론의 지형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겠지만, 무분별한 도시화를 막는 일은 앞으로 언론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난개발이 진행될 때, 훼손되는 가치는 본래 자리에 있던 것의 역사성도 있겠지만 공공성 역시 흠집날 수밖에 없다. 함께 누려야 할 자산을 일부 계층이 독점하는 것은 누리지 못하는 대다수에게 박탈감을 안긴다. 이러한 박탈감은 결국 부동산 공화국, 불로소득, 불공정과 같은 현대 정치의 숙제와 직결된다.
언론은 여기서 해법을 제시해야만 한다. 공공자산이 많을수록, 사람들은 패배와 좌절감과 같은 불행을 덜 느끼고 최소한의 공유자산은 누릴 수 있다는 안심을 하게 된다. 문화재를 다룬 기사지만 한국사회의 불평등을 정치와 언론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고민한 기록이다. 동래읍성지와 같은 공공자산은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자산이자, 함께 누릴 때만이 비로소 도시의 공정성은 담보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시민 공동 소유인 자산을 충분히 함께 향유하고 있는가.” 이 보도의 출발점이다.
■ 동래구청의 뻔뻔한 거짓말
동래구청은 거짓말을 했다. 취재진은 통신사에서 간략하게 난 유물 발굴 기사를 보고 현장 촬영을 하고 싶다고 했다. 동래구는 거절했고 취재진은 사진 자료라도 제공해 달라 요청했다. 구청은 현장을 촬영한 사진은 물론 영상, 기록물 모두 없다고 답했다.
고고학자들에게 물어봤다. 유물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땅 위에 개발을 할 경우, 전문가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발굴조사 용역을 받은 연구기관이 주최가 되는 ‘학술 자문회의’와 문화재청의 ‘전문가 검토회의’가 있으며 문화재청에 2가지 종류의 회의 보고서 제출이 의무라 했다.
법 규정으로 명시돼 있는 회의 여부를 동래구청에 다시 물었다. 동래구청은 그런 심의와 결과를 작성한 보고서가 없다했다. 법 위반임에도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한 셈이다. 문화재청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당일, 답변이 즉각 돌아왔다. 신청사 건립에 제동이 걸릴까 걱정한 동래구청이 심의를 진행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셈이다.
‘유구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하층유구에 대한 조사와 동래읍성 성벽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엔 조사의 필요성은 물론, 유구의 가치를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인근 상인의 도움을 받아, 발굴 현장이 보이는 옥상을 몇 군데 물색했다. 집터, 배수로 등 다양한 유적이 넓은 발굴조사 부지에 펼쳐져 있었다. 높은 철벽으로 사방이 가로막힌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사진 자료 한 장 줄 수 없다던 동래구청을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즉각 취재진에게 동래구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KBS 단독으로 ‘첫 공개’된 발굴 현장
민간 건물 옥상에서 촬영한 방송이 나간 뒤, 동래구청은 대국민 현장공개를 결정했다. 발굴조사가 시작된 지 1년 만이었다. 공개 날, KBS는 유적 70여기를 세세하게 촬영해 방송했다. 문화재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지엔 애초, 일제강점기부터 조선시대 전기까지 4개의 시대 층이 퇴적돼 있었다. 하지만 현장이 공개됐을 땐 상층부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중기 이후의 유적지가 이미 사라진 뒤였다.
파괴된 집터와 배수로는 23기에 이르렀다. 동래구청 측의 연구단은 아래층의 조사를 위해 발굴한 것이라 항변했지만 보존 의지가 있었다면 발굴을 중단하고 토지를 덮는 것이 옳았다는 다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결국 신청사 건립을 위해 밟아야 하는 법적 절차를 진행시켰을 뿐, 유적 보호는 고려대상이 아니었음을 질타했다. 지역 사학계의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해당 보도로 담긴 영상은 거의 유일한 동래읍성 생활유적에 대한 아카이브다. 또한 동래구청과 발굴 조사단 일부만 확인할 수 있던 발굴 현장을 전국민 상대의 첫 공개라는 점도 의미가 상당하다. 가장 큰 수확은, 상층부에 대한 훼손을 비판함으로써 가장 오래된 하층부 보존은 시민사회 여론을 거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 민간부지서 발견된 해자는 ‘현장보존’···문화재청의 동래구 봐주기?
동래읍성 생활유적이 발굴된 현장(동래구청 신청사 부지)에서 40m 떨어진 곳에는 해자가 발견됐다. 깊은 물웅덩이를 파내어 왜적이 쉽게 침입하지 못하게 방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군사시설이다. 민간인은 해자가 발견된 부지에 숙박시설을 계획하고 있었다. 문화재청은 해자를 현장 보존하라며, 숙박 시설 계획 변경을 주문했다.
동래읍성 생활유적은 현장 보존된 해자보다 문화재청의 전문가 검토회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취재진은 생활유적이 더 높은 점수를 받고도 현장이 아닌 이전복원 돼야하는 이유를 문화재청에 물었다. 담당자는 “군사시설은 성과 하나의 구조이나, 생활유적은 왕족과 귀족 유적과 같은 귀중한 것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생활유적이기 때문에 해체시켜 복원해도 된다는 말이었다. 복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문화재청의 허술함을 비판했다.
지역에선, 동래구청의 신청사 건립을 봐주기 위해 문화재청이 문화재 보호란 본분을 잃었다는 비판 여론이 등장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문화재청장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하고 지역 사학계는 문화재청 심의위원들에게 항의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동래구청의 궤변···이어진 내부고발
익명을 요구한 동래구의회 관계자는 구청이 과거 다른 부지를 검토했다고 귀띔해 줬다. 그럼에도 구청은 지역 유림을 앞세워 지역주민들이 반대해 발굴 현장을 떠날 수 없다 했다. 관공서가 동래읍성지 터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뜻이었다. 억지 주장이었다. 발굴조사단의 한 일원은, 보통 공공기관이 문화재 보호를 위해 읍성 밖으로 나가는 모범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라 알려줬다.
취재원들로부터 받은 자료로 사실을 확인해봤다. 동래예술회관 맞은편 부지 등 청사를 건립할 수 있는 유휴부지가 실제로 있었다. 또한 구청 말과 달리, 지역의 유림은 그런 발언을 한 적 없다고 밝혔다. 조선시대의 유교를 공부하는 단체가, 조선시대 유적 훼손에 앞장설 리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동래구청은 신청사 건립의 편리성을 위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주장한 셈이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부산시 문화재위원들의 양심고백
부산시 지정 문화재 주변에서 개발을 진행할 때는 부산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동래구청 신청사 건립도 부산시 문화재위원들의 심의를 거쳤다. 문화재위원들은 지하4층, 지상9층 규모의 신청사가 들어설 경우 땅 아래의 동래읍성이 분절되고 유적이 파괴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위원들은 사업을 보류시켰지만 동래구청은 계속해서 현상변경 신청을 했다. 문화재위원들의 힘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공공기관의 개발이었다.
문화재위원들은 또한, 동래구청의 현상변경을 통과시킬 경우 구청과 함께 동래 읍성지 내에 자리한 복천고분 재개발 역시 막기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었다. 위원들은 아는 것이 많았지만 외부로 이러한 내막을 이야기할 순 없었다. 인터뷰를 하면 결국 제 발등 찍기였다. 보류로 시간을 끌었어도 결국 심의를 가결시켰다는 사실은 문화재위원들이 언론에 나설 수 없게 한 족쇄였다.
문화재위원들은 제보하지 않았다. 동래구의 수상쩍은 취재 비협조로 취재진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기사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KBS부산이 동래 일대에 일어나는 역사지구 내의 난개발을 단독으로 수차례 지적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위원들의 양심 고백 때문이다. 찾아간 것은 취재진이었지만 제보만큼이나 위원들의 이야기는 절박했다. 따라서 기사로 인해 위원들이 얻을 이익이 있다면, 학자의 본분을 다하려 노력했다는 약간의 위안일 것이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보도자료에 의존하지 않은 보도
동래구청 신청사 건립은 기사가 많이 됐다. 다만, 이를 보도하는 대다수의 언론은 동래구청이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했다. 촬영 현장을 직접 찾아 유적 상태를 확인하는 취재진은 전무했다. 동래구청이 제공하는 사진자료로 기사를 쓰는 것은 구청과의 협조 속에서 신속한 기사를 쓰는 일임은 맞다. 하지만, 이러한 취재 방식을 택하면 구청이 무리하게 진행하려는 신청사 건립을 비판적으로 담을 수 없다.
또한, 자료를 받아 기사를 쓰는 것은 뉴스 독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 시민을 대신해서 구청의 유적 훼손을 감시해야 한다면 취재진은 현장 공개를 구청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KBS 부산은 발굴 조사 이래 단 한 번도 논의조차 된 적 없는 ‘대국민 현장 공개’를 끈질기게 요구했고 결국 74기에 이르는 조선시대 전, 중기의 생활유적을 시청자께 보여드렸다.
더 나아가, 그동안 지배적이었던 뉴스 프레임을 바꿨다. 지역 언론은 해당 사안에 대해 기사 제목을 ‘동래구청 신청사 부지서 발굴된 유적’이라 표현했다. KBS 부산은 최초로 ‘동래읍성 생활유적’이란 언어를 사용했다. 타사의 표현은 시민이 공동자산인 역사 유적지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는데 걸림돌이 될 거라 생각했다. 타 매체의 제목은 유적 보존과 향유보다 신청사 건립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시민을 위해서라면 표현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유적 발견 기사에서 ‘동래구청 신청사 건립’이란 향후 계획 전달은, 유적 보존 방안을 공론화로 고민한 뒤에 제기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KBS가 주목한 ‘복천고분’과 ‘동래읍성 생활유적’
KBS는 단독으로, 복천고분 주변 아파트 재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심의 의혹’과 신청사 건립을 위해 ‘유적을 훼손하는 동래구청’을 보도했다.
동래읍성 생활유적으로 시작한 취재는 복천고분 대규모 아파트 건설 사업 비판 보도로까지 이어지며 2020년도 하반기를 채웠다.
해당 공적서는 동래읍성 생활유적 연속보도로 제출되지만, 복천고분 개발을 포함한 문화재 관련 KBS 보도는 결국 하나로 연결돼 있다.
‘부산의 마지막 남은 역사문화환경지구는 누구의 것인가’,
‘지역자치단체는 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언론은 난개발에 책임이 없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가.’
동래읍성지 터 내의 거대한 2개의 개발을 좇으며 취재진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개발로 파괴되는 대다수의 자산을 지자체와 언론이 적극적으로 변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얼마 남지 않은 공공자산이 사유화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언론은 공정을 기록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따라서 이 공적서는, 기사의 의미를 설명하는 보고서이자 기자 스스로에게 주는 숙제기도 하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BS 보도는 동래구청의 신청사 건립 사업을 구청이 아닌 시민의 공공자산 향유권과 문화재 보호 측면에서 다룬 첫 보도였다.
KBS 보도 이후로도, 타 언론사는 구청의 유적 훼손을 질타하지 않았다. 기사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청사 건립 조건부 승인’이라는 사업 과정을 설명하는 보도가 대다수다. 취재진의 기사가 타 매체의 반향을 불러오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의미가 있는 것은, 신청사 건립으로 기울어진 보도 지형이 KBS의 유적 보존 보도로 인해 균형성을 찾았다는 점이다. 신청사 건립 관련 소식만 접할 수 있던 시민들에게 해당 기사는 문화재 보존을 함께 놓고 고민할 수 있는 공론장 마련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 KBS 10/19 <동래읍성 '이전 복원' 가닥..유적지 결국 훼손?> 보도 이후
뉴스1, 문화재 나온 동래구청 신청사 사업 허가..최종 심의 남아(11/2)
부산일보, 동래읍성 유적 위에 신청사 건립 밀어붙이는 동래구청(11/2)
연합뉴스, 부산 동래구 신청사 건립 '조건부 허가'...최종심의 남아(11/2)
▷ KBS 12/17 <동래읍성 유적 옮겨서 보존.."훼손 우려"> 보도 이후
뉴스1, 문화재 나온 동래구청 신청사 사업 허가..최종 심의 남아(12/21)
국제신문, 문화재청, 동래구청 신청사 건립 조건부 승인(12/20)
노컷뉴스, 문화재청, 동래구청 신청사 건립 조건부 승인(12/21)
연합뉴스, 김우룡 동래구청장 "문화재 보호 힘쓰겠다"(12/30)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동래구청은 앞으로 발굴될 유적을 토지 매입으로 보호한다고 했다. 신청사 부지에서 발굴된 유적은 원래라면 기록으로 남기고 전부 사라질 계획이었지만 KBS의 보도로 ‘이전 복원’이 결정됐다. 문화재청의 동래읍성 생활유적 이전 복원 결정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문화재 보호 측면에서, 시청자의 공공자산에 대한 공공기관의 개발은 아쉬운 측면이 크다. 하지만 보도로 인해 신청사 건립이 지연됐다. 동래구청은 앞으로 할 개발사업 허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강 이남 최초의 이전 복원으로, 선진 사례를 남겼다.’고 평가받는 기사지만 수 편의 보도 중 어디에도 이러한 문구는 등장하지 않는다. 기자는 일부러 이러한 사실을 숨겼다. 기사로 권력기관에 맞서 얻은 자랑스러운 성과지만, 결과적으로 한계가 있는 조치란 점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기자가 추구해야 할 것은, 스스로를 위한 업적 과시보다 시민 권리 보호기 때문이다.
동래구청은 곧 이전복원을 한 뒤 청사 건립에 들어간다. 유적을 해체한 뒤 완공된 청사 안에 들이는 작업은 물리적 한계가 상당하다. 제대로 복원하겠다는 구청의 약속이 공허한 말이 되지 않도록 취재진은 건전한 비판을 지속할 것이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KBS 부산방송총국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근거 없는 일방적 비판이나 대립을 지양하고 현장 취재와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공공기관의 동래읍성 유적지 훼손’ 문제를 냉정하게 비판하려 노력했습니다. 완전한 동래읍성 생활유적의 이전복원과 복천고분을 비롯한 동래읍성 터 안의 남은 유적지가 앞으론 현장 보존되길 희망합니다. 아울러, 본 단독 취재 보도는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이 없음을 밝힙니다.
회차 심사평
제364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산 인사 등 일선 지자체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확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는 평이다. <아빠 찬스> 보도는 끈질긴 취재를 통해 뇌물제공으로 취재를 무마시키려는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이 적극 어필됐다는 평이다. 정치인들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공정, 정의 이슈를 재차 공론화시킨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모자 비극> 보도는 소외계층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제도적 맹점을 짚어내 비판과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앞으로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연합인포맥스의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시너지 기대’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비롯해 향후 시너지효과까지 폭넓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한편 충실하고 다양한 후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와 서울신문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보도가 함께 수상했다. <알고리즘> 보도는 다양한 사회 분열과 갈등현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폭과 깊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획보도 특성을 반영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달빛노동>은 야간노동자 등 사각지대에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해 따뜻한 사회적 시선을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산물 가격의 비밀… 누가 돈을 버나?> 보도는 직접 경매과정에 참여한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심층보도를 통해 선진유통체제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워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JTBC 부산총국 <소방관들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보도는 각종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소방행정 일각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고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과 소방행정에 대한 전반적 개혁을 촉구했다는 점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JIBS제주방송 <제주 지하수의 경고 균형이 무너진다> 보도는 지하수 문제를 현장감 있게 심층 보도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책적 대안 마련을 적극 유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