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O), 제보(O)
▸ “어촌계에서 룸살롱을 샀어. 이상하지? 알아보면 신기한 일이 많을 거야”
지난해(2020년) 9월 초 예전에 광산 오염과 관련된 취재로 인연을 맺었던 한 주민이 전화로 한 얘기입니다. 이해가 안됐습니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촌계원들이 유흥주점을 어떤 돈으로, 왜 샀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유흥주점 매입은 지난 2019년 9월에 이뤄졌고, 자금은 발전소를 조성하고 있는 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포스코 계열사)가 어업 피해 보상을 위해 지출한 돈이라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게다가 22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매매가격은 시세 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쌌고, 그리고 그런 돈이 허술하게 쓰인 배경에는 지역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흥주점 업주인 전직 조직폭력배와 친분이 있는 어촌계원, 지역 사업가, 지역 언론인이 연관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상한 구석이 너무 많다’는 판단 아래 바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제보를 입수한지 3일 만입니다.
▸ 막막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해 줄 선량한 어촌계원이나 주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어촌계가 있는 항구로 가서 어민들을 만나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촌계라는 공동체 특성상 어촌계장의 입김이 상상 이상 큰 점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한 달여 동안 삼척에 머물면서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습니다. ‘결국, 생업을 담보로 받은 보상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고, 이 피해가 선량한 어촌계원인 여러분들에게 전가 된다’라는 진정성 있는 설득에 어민들이 하나 둘씩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 어민들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넘겨받은 유흥주점의 시세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은 주변 부동산 20여 곳을 찾아 문의한 결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흥주점 바로 옆 건물과 토지가 삼척시로 수용된 점도 확인했습니다. 매매 시점의 넉 달 전인 2019년 5월에 있었던 일인데, 해당 건물과 토지는 3.3㎡당 168만 원선으로 거래된 점을 삼척시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유흥주점 건물이 매매된 가격인 3.3㎡당 550여만 원의 3분의 1도 안된 가격입니다. 여기에 당시 해당 어촌계의 어촌계장의 펜션도 유흥주점 매입 뒤 2달 뒤에 11억 5천만 원에 어촌계로 매입된 점도 파악했습니다. 이른바 어촌계장이 자신이 속한 어촌계에 ‘셀프 거래’를 한 겁니다.
특히 전 건물주인 유흥주점 업주와 당시 어촌계장은 매도한 건물에 다시 세를 들고 영업을 하거나,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 것도 시세 보다 매우 싼 가격이라는 게 지역 부동산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어촌계장과 일부 어촌계원, 이를 소개한 언론사 관계자 등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 제기도 입수됐습니다.
▸ 2달여 동안 진행된 취재 끝에 수상한 거래와 제대로 된 어촌계의 의결 절차 없이 해당 부동산의 거래가 이뤄진 점까지 포함해 연속보도를 시작했습니다.
▸ 첫 보도 이후엔 수협이 발전소 사업자로부터 ‘어민 복지시설 지원’ 명목으로 상가건물을 받았고, 이 건물도 시세를 크게 웃돈 가격인 27억 원에 거래됐다는 제보도 이어졌습니다. 확인 과정에서 해당 건물이 매매될 시점에 감정평가가 이뤄졌고, 그 감정평가액은 19억 7,900여만 원에 불과하단 사실도 확인해 취재와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별첨-보도물의 간략한 요약)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은 모두 부동산 매매와 연관된 당사자인 전 건물주와 어촌계장, 매입비용을 지원한 발전소 사업자 측 관계자입니다. 이와 함께 비싸게 산 부동산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어촌계 소속 어민, 관련 업종인 공인중개사 등도 포함됐습니다.
▸ 제보자와 이해관계는 전혀 없으며, 모두 직접 현장취재를 통해 이뤄진 보도로 작성됐습니다.
▸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는 취재원은 신원을 밝히지 않았고, 인터뷰는 모두 동의를 받고 진행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 최초 보도 이후 타 매체의 후속보도가 이어졌습니다(타 매체 반향 리스트 참고). 특히, 한 언론사는 이 문제를 별도 취재해 3편(2021년 1월 6일 현재)으로 기획보도를 냈습니다. 대부분 팩트는 모두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 보도 이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문제에 대해 내사를 거쳐 현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수사에 방해가 우려돼 기사에는 담지 않았지만, 현재 해경은 이런 수상한 거래 뒤에 이해당사자와 알선자 사이에 뒷돈 거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12월 23일 법원으로부터 계좌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유흥주점의 전 건물주인 전직 조직폭력배, 그와 친분이 있는 어촌계장, 지역 언론인 등 수사대상은 광범위합니다.
▸ 강원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도 현재 내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흥주점 전 건물주인 전직 조직폭력배와 현직 언론인 등 이 무렵 큰 돈을 주고 골프장 회원권 등을 사거나 해외여행을 떠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개의 수사기관이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 민간 차원의 전력사업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손도 대지 않았던 산업통상자원부와 지자체는 이번 보도를 통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제도 개선을 염두에 둔 조사입니다.
▸ 이와 함께 이 건물들을 어민들에게 사실상 제공한 발전소 사업자(삼척블루파워)의 모기업인 포스코에서도 현재 거래 부적절성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발로 뛰는 보도의 전형입니다. 민자사업의 특성상 간단한 회계장부 하나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두 달여에 걸쳐, 휴일도 반납한 춘천과 삼척을 오가며 취재를 했습니다. 발전사, 건설사, 어촌계, 지역 언론인, 공무원, 부동산업자 등 수백 명의 취재원을 만났습니다. 그 결과, 감정평가서와 발전소 사업비 지출내역, 어촌계 획의록 등 다수의 내부 자료를 확보해 단순 의혹 제기 수준이 아닌 범죄 수준까지 취재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지역에선 타사의 후속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첫 보도는 단일 건으로 유튜브 조회수 20만을 넘기는 등 시청자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 본 보도는 경찰의 전방위적인 수사로 이어지면서, 언론을 통한 토착비리 근절의 모범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위와 같이 소속사의 확인을 거쳤으며,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 외부 지원은 없었고, 취재와 보도에 대한 어떤 이의제기도 없었습니다.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도 없었습니다.
한 국 기 자 협 회 귀 중
▲별첨 - 방송기사 목록 및 개요
○1편 : 2020. 11. 10(어민 소득증대 위해 유흥업소 매입?)
⇒ 지난 2019년 발전소 사업자가 어업 피해 보상 명목으로 삼척지역 한 어촌계에 유흥주점 건물을 매입해 줌. 이 과정에서 매매가격이 주변 시세 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싼 22억 원에 거래된 것으로 드러나 어민 반발.
○2편 : 2020. 11. 10(펜션도 매매…주인은 어촌계장)
⇒ 유흥주점이 매매된 후 2개월 뒤 어촌계는 보상 명목으로 펜션도 매입. 그런데 이 펜션은 다름 아닌 당시 어촌계장 소유의 펜션. 펜션 역시 비싸게 매입했고, 어촌계장은 이 펜션을 판 뒤에 다시 싼 임대료로 세를 들어 살고 있는 상황 확인.
○3편 : 2020. 11. 11(주점에 펜션까지, 동의 있었나?)
⇒ 유흥주점과 펜션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어촌계장은 일부 어촌계 집행부는 제대로 된 의결 절차 없이 매입을 추진. 특히, 펜션의 경우는 정관에 기재돼 있는 총회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 게다가 참석 계원의 일부 서명을 위조했다는 의혹도 제기.
○4편 : 2020. 11. 11(수상한 어업 보상…어떻게 된 건가?) ⇒ 기자 출연
○5편 : 2020. 11. 15(본사 9시- 어촌계에 '유흥주점'을?…수상한 어업 피해 보상)
⇒ 발전소 사업자가 어업 피해 보상 명목으로 제공한 유흥주점과 펜션이 비싼 값에 매매되거나 재임대한 정황 확인. 절차상 문제도 제기.
○6편 : 2020. 12. 16(20억 건물, 27억에 매입…이름만 '어민 복지')
⇒ 지난 2019년 어촌계와 별도로 삼척수협이 ‘어민 복지시설’ 명목으로 발전소 사업차 측으로부터 제공 받은 상가건물과 토지도 비싸게 매입된 상황 포착. 특히, 이 건물과 토지는 감정평가까지 이뤄졌는데 평가액인 19억 7천900여만 원보다 7억 원가량 비싼 27억 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진 점 포착. 넘겨진 건물도 1년이 넘도록 어민 복지시설로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점 지적.
○7편 : 2020. 12. 16("감정평가도 없이"…보상제도 '구멍')
⇒ 이렇게 허투루 쓰인 어민 보상금은 민간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과도하게 발생한 사업비는 그대로 전기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8편 : 2020. 12. 16(발전사업 피해 보상 '관리감독 사각') ⇒ 기자 출연
○9편 : 2020. 12. 18(본사 광장-수상한 어업 피해 보상 더 있다…관리·감독 '사각지대')
⇒ 감정평가액이 책정돼 있음에도 수억 원을 더 들여 어민 복지시설을 매입한 삼척수협과 발전소 사업자간 수상한 거래 지적. 민간 차원의 발전사업이라는 이유로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점 조명.
○10편 : 2020. 12. 31(수상한 어업 피해 보상, '전방위 수사')
⇒ 보도 이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어촌계장 이 모 씨와 어촌계원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입건하고 현재 계좌 추적 중에 있음. 강원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도 내사.
회차 심사평
제364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산 인사 등 일선 지자체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확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는 평이다. <아빠 찬스> 보도는 끈질긴 취재를 통해 뇌물제공으로 취재를 무마시키려는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이 적극 어필됐다는 평이다. 정치인들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공정, 정의 이슈를 재차 공론화시킨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모자 비극> 보도는 소외계층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제도적 맹점을 짚어내 비판과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앞으로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연합인포맥스의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시너지 기대’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비롯해 향후 시너지효과까지 폭넓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한편 충실하고 다양한 후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와 서울신문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보도가 함께 수상했다. <알고리즘> 보도는 다양한 사회 분열과 갈등현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폭과 깊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획보도 특성을 반영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달빛노동>은 야간노동자 등 사각지대에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해 따뜻한 사회적 시선을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산물 가격의 비밀… 누가 돈을 버나?> 보도는 직접 경매과정에 참여한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심층보도를 통해 선진유통체제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워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JTBC 부산총국 <소방관들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보도는 각종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소방행정 일각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고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과 소방행정에 대한 전반적 개혁을 촉구했다는 점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JIBS제주방송 <제주 지하수의 경고 균형이 무너진다> 보도는 지하수 문제를 현장감 있게 심층 보도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책적 대안 마련을 적극 유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